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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지마-137화 (136/222)

137화

그런데 비서라고 할 수준이 아니었기에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짓고 말았다.

비록 고대의 언어가 조금 섞이기는 했지만 이 정도는 충분히 화랑 가문에서도 해석을 할 수가 있는 정도였기 때문이다.

“흠, 나를 시험하기 위해 준 책인가?”

동현은 일단 책의 내용을 모두 읽어보았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보아도 이거는 비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저 일반적인 무공에 대한 이해도를 적어 놓은 그런 책이었기 때문이다.

동현은 한국의 무인들이 상당히 폐쇄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이 정도까지인지는 생각지 못했다.

“우선은 가주를 만나야겠네.”

동현은 책을 들고 화랑 가문의 가주와 원로들이 있는 곳으로 다시 갔다.

화랑 가문의 사람들은 지금 장로가 돌아오자 회의를 하고 있었다.

“조금전에 장로가 가지고 간 비서는 간단한 무공에 대한 것만 적혀 있는 것인데 만약에 해석을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하면 그냥 들고 올 것이네.”

원로 중에 한명이 그렇게 말을 하자 장로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 들은 말에 의하면 이는 천룡문의 문주를 능멸하는 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지난번에 백호가문의 가주와 원로들이 어떤 일을 당했는지를 알고 있는 장로의 입장에서는 지금 상당히 위험한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로님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아시고 계시는지요?”

“나도 백호가문의 일을 들었네. 하지만 이번 일은 우리 가문의 비서를 보여주는 일이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밖에 할 수가 없었네.”

“하지만 이로 인해 천룡문의 문주가 화를 낼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셨습니까?”

“물론 화가 나겠지 하지만 그도 한국의 무인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네. 나는 그도 한국의 무인이기 때문에 이런 자리를 마련하였다고 생각하고 있네.”

원로는 고지식하게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그리 틀린 말을 하지는 않았기에 장로도 더 이상 반발을 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말을 잃고 있는데 밖에서 동현이 찾아 온 것이다.

“천룡문의 문주님께서 찾아 오셨습니다.”

“안으로 모시게.”

가주는 바로 대답을 해주었다.

동현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이미 이들은 자신이 올 것을 생각하고 모여 있는 것 같아 보였다.

동현은 이들이 하는 짓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여기 비서라고 가지고 오신 것을 돌려드리기 위해 왔습니다.”

“그래, 비서를 보니 해석이 가능 하겠습니까?”

원로는 동현을 보며 웃으면서 말을 하였다, 동현은 그런 원로를 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해주었다.

“제가 결례를 한 것 같습니다. 비서는 그냥 비서로 남아 있어야 한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이제 그런 사실을 알았으니 앞으로는 그런 일이 없을 겁니다. 정말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동현은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하고 있었다.

화랑 가문의 가주와 원로는 그런 동현을 보고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비서를 가지고 올 정도라면 충분히 해석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이야기였는데 저렇게 하는 이유는 하지 않겠다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다른 가문에서 힘으로 이들을 굴복시키지 못한 사실을 알고 있기에 화를 낼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동현은 사과를 하고는 가주와 원로들을 보며 한마디를 해주었다.

“예전의 무인은 서로가 상대의 실력을 봐주면서 살아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니 모든 것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지요. 저도 이번에 그런 사실을 알게 되었기에 이제는 더 이상 남의 일에 신경을 쓰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그럼, 즐거운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동현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그대로 나가버렸다.

가주와 원로는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이 되지 않고 이거는 오히려 상대를 더 이상하게 만들어 버렸으니 고민이 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야 상대는 그저 단순하게 도움을 주려고 하였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기에 이들은 정말 고개를 들 수가 없게 되었다.

“허허허, 인생을 살아오면서 이렇게 당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는 구료.”

“가주님 이제 어찌 해야 하는지요?”

장로는 가주를 보며 물었다.

“나라고 별수가 있겠소. 이미 상대가 더 이상 도움을 주기 않겠다고 하는데 말이오.”

가주도 방법이 없으니 장로의 말에 한숨만 쉬고 있었다.

동현은 서재로 돌아와서 이제 더 이상은 한국의 무인이라고 해서 도움을 주지 않기로 결심을 하게 되었다.

“하하하, 내가 무슨 착한 짓을 한다고 주제넘게 지랄을 하고 있었으니 그냥 평상시대로 살면 될 것을 말이다.”

동현은 정말 후회가 되었다.

자신은 그냥 한국의 무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에 이번 일을 하였지만 이들은 그런 자신을 무시하고 경멸을 하였기 때문이다.

저런 자들과는 앞으로도 일을 함께 하고 싶지가 않은 동현이었고 이제는 그냥 천룡문의 힘으로만 해결을 하기로 결정을 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이런 마음을 가졌어야 하는데 잠시 마음이 약해졌다는 것을 깨달은 동현은 이제는 두 번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기로 결심을 하게 되었다.

한국의 무인들은 스스로 들어오는 복을 걷어차버렸으니 발전이 있을지는 장담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동현의 생각은 그대로 천룡문에 전해지게 되었고 각 가문에 남아 있는 사람들도 최대한 빠르게 돌아가라는 통보를 하게 되었다.

화랑 가문의 가주와 원로들은 다시 한 번만 문주를 만나게 해달라고 하였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만나기 싫다는 대답이었다.

천룡문이 남아 있던 가문들은 모두 돌아가게 되었고 천룡문은 전과 같이 다시 수련을 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천룡문이 새로운 무인들을 만들고 있을 때 중국의 무인들이 대거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바로 현무단의 무인들이었다.

“모두 모였느냐?”

“예. 단주님.”

“이제 우리는 한국의 무인들과 전쟁을 해야 한다. 특히 너희들도 들었겠지만 한국에 천룡문이라고 하는 문파가 있는 곳을 찾아 공격을 해야 하니 그 점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기 바란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리는 무적입니다. 단주님.”

현무단의 무인들은 상당한 자존심을 가지고 있는 집단이었다.

“너희들의 실력은 믿지만 우선 천룡문에 대한 정보를 모을 동안은 사고치지 말고 한국에서 쉬면서 지내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단주님.”

현무단의 무력을 알고 있는 단주의 지시였고 이들도 아직 임무를 완수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조심을 하려고 하고 있었다.

현무단의 정보를 책임지고 있는 단체는 바로 중국의 정보국이었다.

중국도 한국의 정보에 민감하기 때문에 은밀히 정보원을 한국에 심어두고 있었다.

한국에서 정보를 책임지고 있는 정보부의 책임자는 제법 지위가 있는 자였다.

“왕진 천룡문에 대한 정보는 어찌 되고 있는가?”

“예, 지금 바로 보고를 올리겠습니다.”

왕진이라는 남자는 사십대의 남자로 정보계통에서는 오랜 시간을 지낸 능력이 있는 남자였다.

상부로부터 천룡문에 대한 정보를 모으라는 지시를 받자 이들은 최선을 다해 천룡문에 대한 정보를 모았고 지금 천룡문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두 파악을 해놓은 상태였다.

다만 이들도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이 있다면 천룡문에 대한 전력에 대해서는 아직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들이 알고 있는 내용은 그저 조금 강하다는 정도밖에는 없었으니 말이다.

한참을 보고를 받던 남자는 바로 다음 지시를 내렸다.

“지금까지 모은 정보를 모두 보내도록 해라. 본국의 현무단이라면 나머지는 모두 알아서 할 것이다.”

“알겠습니다. 바로 처리를 하겠습니다.”

중국 정보부의 한국지부에서 천룡문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현무단에 전해주고 있었다.

아직 천룡문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현무단도 정보부에서 준 정보를 토대로 천룡문을 상대할 방법을 짜고 있었다.

“단주님, 저희 현무단의 무력이면 그대로 쳐들어가서 박살을 내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우리 현무단의 무력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지 하지만 다른 한국의 무인들이 있을지도 모르니 조용히 처리를 하려고 하는 거다. 아무리 우리가 무력이 강하다고 해도 여기는 한국이라는 것을 명심해라.”

단주가 하는 말에 남자는 바로 침묵을 하고 말았다.

천룡문도 따지고 보면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경찰이 개입을 할 수가 있다는 생각을 미쳐 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죄송합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단주님.”

남자는 자신의 실수를 알기에 깔끔하게 사과를 하였다.

단주도 그런 성격을 가진 남자를 좋아 하는지 이내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왕진 나는 너의 그런 성격을 좋아한다. 남자는 자신이 실수를 하였을 때 구차하게 변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너처럼 실수를 인정할 줄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항상 그런 마음이 변치 말아야 할 것이다.”

“예, 단주님.”

“천룡문의 정보를 받았으니 우선은 현무단을 은밀히 그들의 본거지가 있는 곳으로 이동을 할 계획을 짜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단주님.”

“절대 비밀을 유지하고 시각은 열한시까지 도착을 하는 것으로 한다. 공격 시각은 열두시에 일제히 공격을 할 것이니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는 무적의 현무단원들입니다. 단주님.”

단주는 무적의 현무단이라는 소리에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현무단원이라는 자부심을 느낄 수가 있어서였다.

그만큼 현무단원들에게는 소속감이 확실하다는 이야기였다.

실지로 현무단원들은 서로 유대감이 남달라서 조금이라도 단원들이 피해를 입으면 다른 대원들이 개입을 하여 처리를 하고 있었다.

천룡문이 있는 남양주의 본거지에는 야밤에 은밀히 접근을 하는 무리들이 있었다.

동현은 서재에 있다가 천룡문으로 은밀히 접근을 하는 무리들을 발견하게 되었고 말이다.

“호오, 우리 천룡문에 은밀히 잠입을 하려는 놈들이 있네?”

동현은 천룡문의 주변에 고대의 진법을 설치하였기 때문에 절대 누구도 천룡문을 잠입하지 못하게 해놓았다.

그런 천룡문에 은밀히 접근을 하려는 놈들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오늘 밤에 지독한 고생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동현이 설치한 진법은 두 개였는데 처음이 바로 환각을 보여주는 진법이었고 그 다음에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살상진었다.

처음에 설치된 환각진에는 침입자가 생기면 바로 동현이 알수 있도록 장치가 되어 있어 이렇게 동현이 바로 알 수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동현이 신경을 쓰고 있었다면 사전에 알고 있을 수도 있었지만 솔직히 동현의 게으른 성격에 그런 일을 하고 있을 사람도 아니었기에 침입자가 발생하면 자신이 알 수 있도록 설치를 한 것이기도 했다.

“단주님 모두 도착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부 정찰조가 확인을 하였는데 천룡문은 정문만 경계를 서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의 무인들은 너무 나태해서 그런가?”

“아마도 우리가 침입을 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으니 그런 것 같습니다.”

“하기는 한국에서 자신들을 공격할 곳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 모두 정신 바짝 차리고 열두시 정각에 공격을 하라고 해라.”

“예, 이미 네 개조가 포진을 하고 대기를 하고 있습니다. 단주님.”

“좋아, 최대한 빨리 정리를 하고 한국을 떠난다.”

현무단 단주는 천룡문을 빨리 정리를 하고 바로 중국으로 갈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들이 하는 생각대로 일이 성사가 되면 그렇겠지만 과연 천룡문이 이들의 생각대로 정리가 될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시각이 정각을 알리자 천룡문의 정문을 빼고 접근을 하는 무리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접근을 하면서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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