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화
동현의 타작은 눈으로 보기에도 공포 그 자체였는데 어찌 감히 말리려는 마음이 생기겠는가 말이다.
한참의 타작이 끝이나자 동현은 백호 가문의 가주를 보며 냉엄하게 호통을 쳤다.
“한 가문의 가주 정도되는 인물이라면 최소한 자존심 보다는 상대를 볼 줄 아는 눈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대는 최소한의 자격마저도 없는 사람이다. 가문을 생각하는 것보다는 개인의 자존심을 먼저 생각하는 그런 심성을 가지고 어떻게 가문의 발전을 생각하겠는가 말이다. 백호 가문과는 더 이상 인연이 없다고 판단이 되니 앞으로 우리 천룡문과는 더 이상의 관계를 가지지 않기로 하겠다. 퇴출 시켜라.”
“예, 문주님.”
가네만는 동현의 지시에 바로 대답을 하고 가주와 원로들을 한번에 들고 나가버렸다.
동현은 가네마가 나가고 정장로가 남아 있었지만 얼굴에 차가움 때문에 정장로는 말도 하지 못하고 벌벌 떨고만 있었다.
가주를 개패듯이 두들겨 패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
동현이 그냥 나가버리자 정장로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휴우, 이제 천룡문과의 인연은 완전히 정리가 되었으니 가문의 미래가 보이지 않게 생겼구나.”
정 장로는 백호 가문의 힘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가주와 원로들이 저지른 잘못으로 인해 벌어졌으니 가문으로 돌아가서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가 걱정이 되었다.
그렇다고 천룡문과 전쟁을 할 수도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강력한 힘을 가진 천룡문은 다른 가문과 연합을 해도 이길 수가 없는 그런 존재였다.
아니 다른 가문에서는 이제 백호 가문의 가주와 원로들이 두들겨 맞아 쫒겨 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아마도 절대 천룡문에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고 그로 인해 천룡문과 협력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가문의 미래가 어두워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동현이 나가고 잠시 후에 영민이 들어와서 정장로에게 이야기를 했다.
“백호 가문의 사람들은 내일 우리 천룡문을 떠나 주었으면 합니다. 이는 문주님의 지시이니 장로님도 약속을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영민의 말에 동현이 이미 백호가문과는 완전히 정리를 하려고 한다는 것을 느낀 정 장로는 어쩔 수없이 대답을 하고 말았다.
“알았소. 우리 백호 가문은 바로 떠나겠소. 문주님께는 죄송하다고 전해주시기 바라오.”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장로님.”
영민이 나가고 정 장로는 급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주와 원로들이 쪼겨 나기는 했지만 멀리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에 급하게 가문의 사람들을 데리고 가려고 하였던 것이다.
정 장로가 천룡문과 좋지 않는 일이 생기는 것은 바로 다른 가문의 사람들에게도 알려졌고 그로 인해 다른 가문의 장로들은 천룡문의 힘을 느낄 수가 있었다.
백호 가문의 정장로는 천룡문의 입구에 걸레처럼 쓰러져 있는 가문의 가주와 원로들을 보고는 가문의 사람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어서 가주님과 원로님들을 차로 모셔라.”
“예, 장로님.”
가문의 무인들은 가주와 원로들이 쓰러져 있는 것에 놀라기는 했지만 정장로가 지시를 내리자 일단은 모두 빠르게 지시에 따르고 있었다.
백호 가문의 사람들은 그렇게 돌아가게 되었고 뒤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다른 가문의 사람들은 천룡문에 조심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허허허, 백호 가문의 가주와 원로라면 절대 약한 상대가 아닌데 저렇게 박살이 났다는 것은 우리 가문도 마찬가지라는 말이잖아? 이거 가주와 원로들이 오면 절대 문주에게 실수를 하지 말라고 해야겠다.’
각 가문의 장로들은 대강 상황을 유추하고 있었기 때문에 금방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다른 가문의 사람들은 벡호 가문이 당하는 것을 보고는 절대 같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들의 생각대로 찾아 온 가문은 화랑 가문의 가주와 원로들이었다.
“천룡문의 긴 동현이라고 합니다.”
“나는 화랑 강문의 가주인 최 대성이라고 하오.”
“화랑 가문의 최 민국이라고 하오.”
화??? 가문의 가주와 원로 두명이 정식으로 인사를 하자 분위기는 조금 좋아지고 있었다.
“문주에게 솔직하게 묻고 싶은 것이 있소.”
“말씀 하시지요.”
동현은 담담한 시선으로 대답을 하고 있었다.
“우리 화랑 가문의 비기를 가지고 오라고 한 이유가 무엇 때문이오.”
동현은 가주의 말에 이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다.
“가주께서는 비기를 적은 비서의 뜻을 완전히 해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동현의 질문에 가주는 조금 놀라는 얼굴을 하며 동현을 보게 되었다.
솔직히 자신의 가문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가문도 비서의 뜻을 온전히 파악하고 있지는 않아서였다.
“그걸 문주가 어찌 알고 계시는 거요?”
“저희 천룡문도 마찬가지였으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동현의 대답에 가주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동안 한국의 무인들이 있는 가문들은 사실 비서를 해석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지만 아직도 제대로 해석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기 때문에 강한 무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한 상황이었다.
물론 일부 유실이 된 서적들도 있지만 그래도 한국은 다른 곳과는 다르게 비서를 항상 다른 곳에 보관을 하고 있어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손실된 것이 적다고 보아야했다.
그러니 가문들도 대부분의 비서를 그대로 가지고 있기는 했지만 아직도 내부가 아닌 형만 찾고 있어 강한 무인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보아야했다.
동현은 그런 한국의 무인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하여 가문의 비서를 가지고 오라고 한 것이다.
이들에게 가문의 비서를 제대로 해석을 해주어 이들이 조금이라도 강해지기를 원해서였다.
한국의 일은 이들 무인들이 직접 해결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 했지만 혼자 독불 장군은 오래 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기도 했다.
상대가 없는 천룡문은 나태해지기 쉬었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결국 천룡문도 무너지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한국의 무인들이 조금은 강하게 하여 천룡문도 더 노력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면 문주가 비기를 가지고 오라고 한 이유는 이제는 비서에 있는 뜻을 해석할 수가 있어서 가지고 오라고 한 것이오?”
가주와 원로들은 호기심과 무언가 강력하게 바라는 눈빛으로 하며 동현을 보고 있었다.
동현은 저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기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여 주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우리 천룡문에서는 마침내 고대 문언의 해석을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에 지금의 실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동현의 대답은 가주와 원로들에게는 엄청난 반응을 보이게 하고 있었다.
“지……진짜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말이오?”
“정말이오?”
가주와 원로들은 진심으로 놀라서 반문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 세월 가문의 한이라고 할 수 있는 문제가 바로 고대 문언의 해석이었는데 지금 눈앞에 있는 천룡문의 문주가 가능하다고 하고 있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제가 가문의 가주와 원로님들이 있는 자리에서 거짓말을 해서 무슨 도움이 되겠습니까. 가능하니 가지고 오라고 한 것이지요.”
가주와 원로들은 동현의 눈에서 진실을 읽을 수가 있었지만 바로 결정을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는 가문의 모든 비기를 동현만이 해석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였기에 고민이 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한참을 그렇게 있던 가주가 먼저 동현을 보고 입을 열었다.
“문주, 미안하지만 우리에게 조금만 시간을 주시기 바라오. 여기 있는 원로님들과 이야기를 하고 결정을 해서 통보를 해드리겠소.”
동현도 이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를 하기 때문에 바로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를 했다.
“그렇게 하십시오. 하지만 너무 시간을 끌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지금 중국의 무인들이 한국에 오려고 대단위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정보를 들었으니 말입니다.”
가주와 원로들도 중국의 무인들이 얼마나 강한지를 알고 있기에 동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들도 충분이 중국의 무인들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어서였다.
“알겠소.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오.”
“그럼, 저는 이만…….”
동현이 자리를 피해주자 가주와 원로 그리고 장로도 화랑 가문이 머무는 곳으로 이동을 하게 되었다.
“조금 전에 천룡문의 문주가 한 이야기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가주가 그리 물으니 대답은 하겠지만 솔직히 나는 믿을 수가 없다고 생각하오. 오랜 시간을 연구를 하였던 우리 가문이오. 그런 가문의 인재들도 해석을 하지 못한 비서를 천룡문이 해석이 가능하다는 말을 어찌 믿을 수가 있다는 말이오.”
한 원로의 말에 가주도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원로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른 의견을 내고 있었다.
“나는 다르게 생각하오. 비서를 가지고 있다고만 해서 우리 가문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오. 해서 천룡문의 문주가 비서를 해석할 능력이 있다면 우리는 당연히 그에게 도움을 받는 것이 가문을 위해서도 좋다고 생각하오. 문주는 분명히 자신이 비서를 해석할 수가 있다고 하였으니 우리 가문에 있는 비서 중에 하나를 보여주어 해석을 하게 하면 충분히 알 수가 있는 일이니 말이오.”
가주는 두 원로의 대답에 듣기만 하다가 장로를 보았다.
“장로는 어찌 생각하시오?”
“저도 우선 실험을 하고 결정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가지고 있는 비서 중에 하나를 천룡문의 문주에게 해석을 하라고 하고 그가 해석을 하게 되면 다른 비서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볼 수가 있다고 봅니다.”
“좋은 생각이오. 나도 같은 생각이오. 우선은 가문의 최고 비서는 빼고 일급 비서 중에 하나를 문주에게 보여 주고 해석을 해달라고 할 생각이오. 아마도 천룡문의 문주도 충분히 우리의 뜻을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가주는 동현이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해보았지만 솔직히 현대의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의 무인들이 중국의 무인들 때문에 점점 터전을 잃고 있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한국의 무인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하는 생각에서 도움을 주기로 결정을 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제가 가서 문주를 만나 그런 상황을 설명하고 오겠습니다. 가주님.”
“아, 장로는 가시면서 이것을 가지고 가시오.”
가주는 품에서 하나의 책을 꺼내 장로에게 주었다.
장로는 가주가 주는 책을 보고 무슨 뜻인지를 바로 알아들었다.
장로는 비서를 들고 동현을 찾았다.
“어서 오십시오. 장로님.”
“문주님, 그냥 직설적으로 말을 하겠습니다. 여기저희 가문의 비서를 가지고 왔습니다. 해석을 해주신다고 해서 가지고 오기는 했지만 솔직히 가문의 가주나 원로분들은 믿지를 못하고 있습니다.”
동현은 장로가 가지고 온 비서가 한권이라는 것을 보고는 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금방 알 수가 있었다.
결국 자신이 해석을 하는 것을 보고 결정을 하겠다는 이야기였다.
동현은 한편으로는 화가 났지만 한편으로는 충분히 이해가가기도 했다.
가문의 비서를 타인에게 보여주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동현은 이들을 이해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장로님이 무엇을 걱정하는지를 알고 있습니다. 일단 가지고 오신 비서를 해석하는 것을 보고 결정을 하기로 하지요. 이번 일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니 말입니다.”
동현의 대답에 장로도 인정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동현이 강하다는 사실은 가주나 원로들도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었다.
이는 가주가 동현을 보고 내기가 얼마인지를 알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내공이 어느 정도 차이가 나도 상대의 내기를 알 수가 있는데 동현의 내기는 이들이 알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문주님이 그렇게 생각해 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랍니다.”
장로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돌아갔다.
동현은 화랑 가문의 비서라고 하는 책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