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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지마-122화 (121/222)

122화

천룡문에 대한 문제도 아직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는 이미 거의 해결이 되었고 이제 이사를 하는 문제만 처리하면 된다. 따라서 자신이 없어도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걱정을 하지 않았다.

영민이가 알아서 처리를 잘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었다.

“흠, 그 약을 쓰면 인간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가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야.”

동현은 약의 비밀이 가장 궁금했다.

고대에는 어떤 방법을 사용하였는지 현대에 와서는 거의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마법으로도 무슨 방법인지를 아직 파악하지 못했기에 더욱 강하게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다.

“일단 놈들이 누구인지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니 시간이 필요하겠지.”

동현은 그렇게 생각하고는 자리에 누웠다.

이제 걱정되는 문제는 거의 처리를 하였기에 조금은 편하게 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수호대의 인물들은 계속 계룡산에서 도사라는 인물을 수배하고 있었다.

“도대체 도사라는 인간은 어디에 있는 거야?”

“나도 모르니 이러고 있는 거 아냐.”

“그런데 그 도사라는 인간은 왜 찾는 거냐?”

“내가 알면 벌써 자리 깔았다.”

수호대원들은 지금 도사라는 인물을 찾고 있었지만 아직도 그 흔적도 발견을 하지 못해 솔직히 조금 짜증이 난 상태였다.

날이 새도록 산을 뒤지는 일이 이들을 힘들게 했다.

그렇게 산을 타고 있을 때 한 대원이 전방에 보이는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저거 집 같아 보이지?”

“어디?”

다른 대원들도 전방에 보이는 것을 주시하였고 그 모양이 사람의 손길로 만들어진 집 같았기에 입가에 절로 미소가 생겨났다.

“저기도 수련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을 테니 일단 가보자.”

대원들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바로 이동을 하기 시작했다.

가까이 갈수록움막의 형태가 분명히 보였기에 대원들은 이번에는 제대로 찾아 왔다는 것을 확신했다.

움막의 앞에 도착을 하자 한 대원이 말했다.

“안에 계십니까?”

대원의 소리에 안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시오?”

천으로 가려진 문을 열고 나오는 사람은 누가 보아도 도사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인물이었다.

나이는 대략 오십 대에서 육십은 되어 보이는 사람이었기에 대원들은 조심스럽게 말을 걸었다.

“저기, 혹시 수련을 하시는 분이십니까?”

“그렇소. 그런데 누구시기에 이리 많은 사람들이 여기를 찾아온 것이오?”

도인은 약간 궁금해하며 조금은 경계를 하는 눈빛도 보여주었다.

계룡산도 사람들이 움막을 짓고 살 수는 없게 되어있어서 대부분의 수련자들이 이렇게 숨어서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움막은 짓는 것도 힘들지만 들키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예, 저희는 도인들을 만나고자 다니는 중입니다. 혹시 도인이십니까?”

대원들 중에 가장 얼굴이 순하게 생긴 대원이 질문을 하였다.

“도인을 찾는 이유가 무엇이오?”

“예, 도를 닦는 분들은 귀신이 보인다는 말을 듣고 왔습니다. 저기 밑에서는 계룡산 도사님이라는 분이 그런 일을 잘하신다고 소문이 나서 찾는 중입니다.”

“허허허, 계룡산에서 도를 닦으면 모두가 계룡산 도사인데 그 많은 사람들 중에 누구를 찾는 것인지 알고나 다니는 것이오?”

도인은 대원의 말에 웃으면서 대답을 하였다.

“아이고, 저희는 그런 사실을 몰랐습니다. 다만 소문에 계룡산 도사라는 분이 도를 닦으며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주었다고 해서 찾아온 것입니다.”

대원은 진짜로 도를 닦는 도인을 찾고 있다는 분위를 보여주었다.

“흠, 저기 밑에 소문이 난 도사라면 나도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찾는 이유가 무엇 때문인가?”

도사는 갑자기 얼굴이 굳어지며 말을 하였다.

그런 도사의 얼굴을 보는 수호대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빛났지만 빛은 이내 사라지고 말았다.

도사는 그런 수호대가 눈빛을 빛낸 사실을 몰랐다.

“예, 저희는 경호를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희가 모시고 있는 분이 지금 귀신 때문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무당을 불러 굿을 하기도 했지만 아직도 변화가 없어 실력이 있는 도인을 찾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니 알고 계시면 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에 대한 보답은 하겠습니다.”

대원은 지극히 정중하게 도인을 보며 부탁을 했다.

도인은 그런 대원의 얼굴을 보며 잠시 생각을 하는 눈치를 보였다.

“자네들의 말이 진실인지를 모르겠지만 아래 마을에 소문이 난 도사는 지금 여기에 없네. 하지만 나도 도를 닦고 있으니 한번 가보고 싶네.”

대원들은 계룡산 도사에 대해 이미 많은 조사를 하였기에 지금 자신들이 만나고 있는 인물이 계룡산 도사라는 사실을 어느 정도는 짐작하고 있었다.

실지로 계룡산 도사라는 인물은 이곳에서 거주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 인물이기는 했다.

도를 닦는 것인지는 아직 정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눈앞에 있는 인물이 바로 계룡산 도사라는 것을 알기에 도인의 말에 그저 감지덕지한 얼굴을 하며 대답을 하기만 했다.

“아이고,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저희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지요. 지금 가시겠습니까?”

“아픈 사람이 있다고 하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으니 바로 가도록 하지. 잠시만 기다리게. 나도 준비를 해야 하니 말일세.”

도인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바로 안으로 들어갔다.

수호대원들은 서로를 보며 눈빛을 빛내기만 했다.

계룡산 도사를 찾느라고 그동안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돌아다닌 생각을 하면 당장이라도 제압을 해서 데리고 가고 싶었지만 동현이 정중하게 모시고 오라는 말을 하였기 때문에 이들은 자제를 하고 있었다.

잠시의 시간이 지나자 도인은 무언가를 챙겨 나왔다.

작은 보따리를 가지고 나온 것을 보면 아마도 저 물건을 이용하여 치료를 하려고 하는 모양이었다.

“준비를 했으니 그만 가세나.”

“예, 그런데 길이 불편한데 괜찮으시겠습니까?”

“허허허, 항상 다니는 길이니 걱정 말고 앞장을 서게.”

도인의 말에 대원들은 바로 길로 이동을 하였다.

이제 도인을 데리고 서울로 가기만 하면 일이 끝나기 때문이었다.

수호대원들이 계룡산 도사를 만난 일을 모르는 동현은 가게에 나갔다.

이제는 조금 편하게 일을 처리하면서 시간을 보내려는 의도에서였다.

주변이 그렇게 동현을 그냥 두고 볼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말이다.

동현이 가게에 도착하자 사무실에는 이미 출근한 미연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오빠!”

미연의 상큼한 인사에 동현은 아주 반가운 얼굴을 하며 받아주었다.

“어, 일찍 출근했네. 피곤하지 않아?”

“네, 이제 일이 손에 익어서 그런지 이 정도로는 끄떡없어요.”

미연이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으니 동현의 눈길이 조금은 요상한 빛을 뿌리기 시작했다.

동현은 그런 미연의 곁으로 가서는 어깨를 잡았다.

“미연아, 무리하지 마. 이제 우리가 결혼을 하면 천천히 가게를 키워도 되잖아.”

동현의 말에 미연은 눈이 떨려 왔다.

동현의 부드러운 입김이 너무 가까이 느껴져서였다.

“아, 알았어요.”

“자, 그럼 오늘도 즐겁게 일을 시작해 보자.”

동현은 미연의 그런 감정을 아직 파악하지 못하는지 즐거운 얼굴을 하며 일을 시작하자고 하였다.

미연은 그런 동현의 말에 조금 실망스러운 얼굴을 하였지만 이내 웃고 말았다.

“네에, 오빠.”

동현은 가게 일에 대해서는 거의 미연에게 일임을 하고 있었기에 솔직히 아는 것이 없어 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미연은 아니었다.

미연은 빠르게 일에 적응을 하고 있었고 동현은 그런 미연을 보고 있자니 왠지 눈치가 보여 그만 사무실을 나오게 되었다.

그때 동현의 휴대폰이 울렸다.

―계룡산 도사를 찾았다고 합니다.

“응? 지금 어디에 있다고 하냐?”

―지금 서울로 오고 있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동현은 계룡산 도사가 서울로 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자 갑자기 눈빛이 달라졌다.

“그러면 서울로 오지 말고 이번에 새로 마련한 곳으로 데리고 오라 해라. 아마도 거의 정리가 되어있을 거다.”

―알겠습니다.

동현은 계룡산 도사를 찾았다는 말에 아주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이번에는 확실히 무언가 단서를 잡을 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세론, 그 약에 대한 연구는 어떻게 되고 있냐?’

‘아직 성분을 분석하고 있는 중입니다, 마스터.’

‘아직도 분석만 하고 있는 거냐?’

‘에이, 마스터는 제가 놀고 있는 줄 아십니까? 저도 바쁘다고요.’

동현은 갈수록 세론이 요상하게 변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 요즘 아주 이상하게 변해가는데 우리 조용히 면담 한번 할까?’

동현이 살짝 기분이 상한 것 같은 말을 하자 세론은 이내 말투가 바뀌고 말았다.

‘헙! 마스터, 필요하신 것이 무엇입니까?’

‘세론, 너 말이야. 내가 가만히 있으니 조금씩 뻗대는 현상이 보이는데 이번이 마지막이다. 알았냐?’

‘넵! 알겠습니다, 마스터.’

세론의 대답에 동현은 속으로 흐뭇했다.

사실 세론과 함께 이계에서 생활을 오래 하였지만 그래도 절대 용서가 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뻗대는 자세였다.

동현은 누구도 자신에게 뻗대는 것을 그냥 넘어가는 성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세론, 마법은 얼마나 진전이 있는 거냐?’

‘예, 이제 마나가 어느 정도는 모였기 때문에 조금 나아지는 중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고서클의 마법은 사용할 수 없습니다.’

동현은 세론의 대답에 한숨만 나왔다.

세론이 자신을 보좌하고는 있지만 지금은 그리 도움이 되지 않아서였다.

예전의 세론은 상당한 도움이 되는 존재였지만 지금은 그저 생각하고 연구를 하는 그런 존재로만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할 수 없지. 최대한 마나를 모아봐라.’

‘예, 마스터.’

동현은 한숨을 쉬고는 바로 영민이에게 연락을 하였다.

계룡산 도사를 만나기 위해서는 인적이 없는 장소가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여보세요. 형님, 접니다.

“그래, 거기는 어떻게 진행이 되고 있냐?”

―예, 내일이라도 들어올 수 있게 했습니다.

영민은 동현의 연락에 자랑스럽게 대답을 하였다.

영민은 그동안 이것저것 준비를 하느라 바빴지만, 동현의 지시였기에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였다.

최대한 빠르게 준비하여 이제는 바로 입주를 할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에 대답에 자신감이 넘쳤다.

“수고했다. 지금 나도 가겠지만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해라.”

―예? 손님이라고요?

“그래, 그 계룡산 도사라는 인물을 찾은 모양이다. 그러니 준비를 해둬라.”

영민은 동현의 말이 무슨 뜻인지를 바로 깨달았다.

그토록 찾았던 인물이기 때문에 이번에 그 인물을 데리고 온다는 것에 바로 대답을 하였다.

―알겠습니다. 안채로 하면 되겠지요?

“그래, 조용한 곳이 좋지. 이번에는 내가 직접 확인을 하려고 하니 준비를 해라.”

―예, 형님.

동현은 그렇게 준비를 시키고 미연에게는 그냥 일이 있어 나간다고 이야기를 했다.

“미연아, 나는 일이 있어 조금 나가 봐야겠으니 문제가 있으면 바로 연락을 해줘.”

“예, 걱정 말고 다녀오세요, 오빠.”

동현은 그런 미연을 보고 입가에 미소를 지어주며 바로 나갔다.

천룡문이 있는 장소는 전과는 조금 다르게 꾸며져 있었다. 우선은 들어가는 출입구가 전과는 다르게 상당히 커져 있었다.

입구를 새롭게 단장하여 차량이 바로 안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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