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화
하지만 그렇다고 동현이 희연의 영웅이 아닌 것은 아니었기에 아직도 동경의 눈빛은 변하지 않았다.
미연의 집에는 그렇게 동현을 만나기 위해 사람들이 모이고 있었다.
동현은 그런 사실도 모르고 저녁이 되자 미연과 함께 가게의 일을 마무리하고 조금 빨리 퇴근을 했다.
“어서 가요.”
“그래, 알았어.”
동현과 미연은 집으로 가기 위해 다정하게 차에 탔다.
동현은 최대한 편하게 운전을 하고 미연의 집을 향해 달려갔다.
퇴근 시간이라 조금 차가 밀렸지만 동현은 미연과 함께 있어서 그런지 평소와는 다르게 그리 불편하지는 않았다.
확실히 여자랑 있으니 동현도 조금은 부드러운 남자가 되는 모양이었다.
미연의 집에 도착해 차를 주차하고 내리니 미연이 부드럽게 팔짱을 끼었는데 오늘은 왠지 전과는 다르게 물컹거리는 느낌이 동현의 가슴을 떨리게 했다.
‘이거 기분이 좋기는 한데 어쩐지 조금 묘하기도 한 것이 이상하네.’
동현은 미연이 이러는 이유를 모르니 조금 불안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집 앞에 도착을 하여 벨을 누르니 바로 문이 열리고 어머니가 아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어서 오게, 김 서방.”
“예, 안녕하세요.”
동현은 미연의 어머니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 들어가니 거실에는 자신이 구해준 희연과 그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가 있었다.
희연은 동현을 보자 바로 달려와서 안겼다.
“형부!”
동현은 희연이 바로 안기니 부드럽게 안아주었다.
“그래, 처제도 이제 건강해 보이네.”
동현이 희연을 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해주었다.
“히잉, 형부는 연락을 한다고 하고는 연락도 하지 않고…….”
희연은 투정에 동현은 환하게 웃어주었다.
“하하하, 이렇게 귀여운 처제에게 연락을 하지 못할 정도로 이 형부가 바쁜 일이 생겨서 그랬으니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
동현은 희연에게 그렇게 말을 하였고 희연의 아버지를 보았다.
희연의 아버지도 인사를 하지 못해 오늘은 서로 초면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희연이 아비 되는 사람이네. 우리 희연이를 구해주어 정말 고맙네.”
“아닙니다. 집안의 일인데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지요.”
동현은 이번에 희연을 구하기 위해 움직여서 제법 돈을 벌어 이득을 취했지만 말은 번드르르하게 했다.
“아닐세. 애비가 되어 딸아이를 구해 주었는데 인사도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지.”
“하하하, 희연 처제를 구한 일은 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으니 그만하셔도 됩니다.”
동현의 말에 희연의 가족들은 조금 궁금한 얼굴이 되었지만 동현이 사업을 크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업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이 있었다고만 생각하고는 그냥 넘어가고 말았다.
“자, 김 서방 시장할 테니 우선 식사나 하세.”
“역시 우리 장모님이 세상에서 저를 가장 잘 아십니다. 하하하.”
“원, 사람도…….”
미연의 어머니 덕분에 곤란한 상황을 모면한 동현은 빠르게 식사를 하기 위해 움직였다.
희연과 그의 아버지는 그런 동현이 자신들 때문에 쑥스러워서 그런 것으로만 알고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따라갔다.
동현은 미연의 집에 와서는 항상 상당히 많이 먹었는데 오늘도 마찬가지로 엄청난 식사량을 자랑했다.
“어머니, 이거 정말 맛있네요. 조금만 더 주십시오.”
“그래, 많이 먹게.”
서 여사는 동현의 그런 모습이 아주 마음에 드는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밥을 더 주었다.
“형부는 언니하고 언제 결혼을 하시는 거예요?”
희연의 발언에 갑자기 미연과 어머니는 조금 당황한 얼굴을 하고 말았다.
동현은 분위기가 갑자기 이상하게 변하는 것을 보고는 바로 입을 열었다.
“오늘 안 그래도 언니와 결혼 문제로 찾아왔는데 말이 나왔으니 이야기를 해야겠네. 어머니, 저희들 결혼하려고 합니다. 날짜는 빠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어떠십니까?”
동현의 말에 미연은 얼굴이 빨개져서 말을 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서 여사는 동현과 미연이 결혼하는 것은 찬성이었기에 이내 대답을 해주었다.
“그러면 사돈댁을 만나야겠네. 날짜를 잡는 거야 어렵지 않지만 양가의 상황을 고려해야 하니 말일세.”
“알겠습니다. 어머니께서 그렇게 생각하시면 바로 저희 어머니와 만나는 날을 잡아야겠습니다.”
“그렇게 하게.”
서 여사는 동현이 결혼에 대한 확답을 해주어 날아갈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솔직히 동현과 같은 사위를 얻은 것에 항상 고마워하고 있었기에 혹시나 미연과 사이가 틀어질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동현은 맛나게 식사를 마치고 거실에서 차를 마시며 희연의 아버지와 대화를 하였다.
“솔직히 자네가 희연이를 구해주겠다 했다는 말을 듣고 나는 믿지 않았네.”
미연에게 외삼촌인 서영철은 미연이 사귀는 남자가 희연을 찾아줄 것이라는 말을 듣고도 그리 믿지는 않았었다. 그런데 조카사위가 희연을 찾아 집으로 데리고 왔다는 것을 알고는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그 정도로 능력이 있는 남자인지는 몰랐기 때문이었다.
“하하하, 이제 그 이야기는 그만하십시오. 어찌 되었건 처제를 구하였으니 말입니다.”
동현은 희연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고 싶어 하는 말이었다.
희연의 아버지도 동현이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고는 이해를 했는지 더 이상 희연의 문제로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알았네. 이제 그 이야기는 그만하지. 대신 이제 미연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도록 하지.”
외삼촌의 끈질긴 질문에 동현은 아주 질렸다는 얼굴을 하고 말았다.
그만큼 외삼촌은 동현에게 고마움을 느꼈고 그에 대한 감사를 전하고자 동현과 이야기를 했던 것이다.
한참 동안 질문과 대답을 하고야 겨우 외삼촌의 마수에서 풀려난 동현은 바로 집으로 가려고 하였지만 그도 쉽지 않았다.
바로 처제들과 처남 때문이었다.
재영과 지연이 그리고 희연이는 동현을 그냥 두고 보지를 않았다.
그만큼 이들에게는 동현이 영웅으로 느껴졌다.
특히나 재영의 입장에서는 더 그랬다.
집안이 어려울 때 나타난 동현으로 인해 이제는 남들 부럽지 않게 살고 있었고, 집에 항상 웃음이 넘쳐나는 이유가 모두 동현이 도움을 주어서라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어서였다.
“매형, 저도 무술을 배울 수는 없나요?”
재영은 동현을 대단한 무술가로 알고 있었다.
이는 미연이 동현에 대해 무술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소개를 해주었기 때문이었다.
동현이 건달들을 알고 있는 이유가 바로 무술이 뛰어나 실력이 좋기 때문이라고 하였기에 재영은 그렇게 믿었다.
언젠가는 동현에게 그런 무술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기에 하는 말이었다.
“흠, 처남이 배우고 싶다는 무술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하는 말이야?”
“예, 누나에게 듣기는 했어요. 그래도 저는 배우고 싶어요.”
“그렇다면 내가 직접 무술을 가르치기에는 시간이 없어 안 되고 다른 사람에게 처남을 지도하게 해줄게. 하지만 농땡이를 피우면 아마도 몸이 힘들어질 거야. 각오하는 것이 좋아.”
동현은 다른 문제는 몰라도 무술에 대해서는 아주 지독하게 수련을 시킬 생각이었다.
아직 나이가 어려 @눈으로 보는 것으로//(무술의 멋진 점만 보고) 오해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실지로 재영은 매형인 동현이 @무술을 배운 것에 대해서는//(힘들게 무술을 배운 과정은) 생각지도 않고 바로 엄청난 실력을 얻게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도 했고 말이다.
“예, 정말 열심히 할게요.”
“수련이 힘들어도 절대 포기를 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해줄게.”
“알았어요.”
동현은 수호대의 사람 중 한 명에게 처남을 가르치게 하려고 생각을 하였다.
아직 나이가 어리지만 지금이라도 부지런히 배우면 나중에 자기 몸은 충분히 관리할 수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서였다.
동현은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한 동현은 부모님께 미연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할지 결정했다.
“어서 오너라.”
“지방에 간 일은 잘되었냐?”
어머니와 아버지는 동현이 사업 때문에 지방으로 갔다고 알고 있어 묻는 말이었다.
“예, 일은 잘 처리했어요. 그리고 두 분께 드릴 말씀이 있으니 방으로 가요.”
“그러자.”
아버지는 동현이 할 말이 있다고 하니 두말 않고 방으로 들어갔다.
동현과 부모님은 방에 자리를 잡고 앉아 동현의 입만 보았다.
“아버지, 저 이제 미연이와 결혼을 했으면 합니다.”
부모님은 미연과 결혼하겠다는 동현의 말에 상당히 기뻐하는 눈치였다.
사실 미연이 마음에 들기도 했지만 동현에게서 아직도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 솔직히 조금은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미연이와는 이야기를 마친 상태이냐?”
“예, 오늘 가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니 어머니가 미연이 어머니를 만나 보셨으면 합니다.”
“결혼 날짜를 잡기 위해서는 어차피 사돈댁을 만나야 하니 그렇게 하마.”
어머니는 동현의 말에 바로 대답을 해주었다.
동현의 어머니는 동현이 하루라도 빨리 결혼을 해서 자리를 잡기를 원하고 있었다.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이제 번듯하게 사업을 하고 있는 아들이었기에 가정을 이루고 사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바로 손주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컸다.
“너는 언제가 좋겠냐?”
“저는 그냥 부모님이 정하시는 날이면 다 좋으니 걱정하지 마시고 만나서 결정을 하세요.”
“그렇다면 최대한 빨리 날을 잡자.”
동현의 아버지도 하루라도 빨리 동현을 결혼시키고 싶어 했다.
그만큼 미연이 마음에 들기도 했지만 그렇게 해야 동현이 마음을 잡고 집에 붙어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서였다.
동현도 미연과 얼른 결혼해서 둘이 같이 신혼여행으로 전국을 돌면서 구경을 하려고 생각을 했기에 부모님의 결정을 그대로 따를 생각이었다.
“알았어요. 어머니가 그럼 미연의 어머니를 만나서 날을 잡도록 하세요.”
“알았다. 내가 만나 이야기를 해서 날을 잡아 말해줄게.”
어머니는 동현이 드디어 결심을 하였다는 것에 아주 만족한 얼굴을 했다.
동현이 결혼을 하면 이제는 걱정이 사라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였다.
사실 동현이 실종이 되었을 때만 해도 정말 죽고 싶은 마음만 들었는데 동현이 다시 돌아오고 나서는 집에 우환이 사라지고 전부 좋은 일만 생겼다.
이제 다른 부분이 아닌 결혼에 대한 걱정만 남았는데 그런 마지막까지 모두 해결이 되게 생겼으니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었다.
동현은 부모님과 대화를 마치고 방으로 갔다.
“휴우, 이제 대강 일을 마무리했을까.”
동현은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 생각(하고, 마무리하지 못한 것들을 정리하려고 했다.
일성그룹의 회장에 대해서는 인마가 알아서 처리를 하고 있을 것이고 @사이비 교주와 관련이 있는 계룡산 도사에 대해서는 아직도 연락이 없는 것을 보니 아직 찾지를 못한 것 같았다.
하기야 가끔 나타나는 인물을 찾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다른 문제는 거의 정리가 되었고 이제 그 도사라는 사람만 찾으면 되는 건가?”
동현은 그동안 바쁘게 움직여 왔기에 남아있는 일들을 최대한 빨리 정리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