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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지마-113화 (112/222)

113화

노인은 동현을 보며 아까와는 다르게 조금은 정중하게 말했다.

상대의 신분을 들었기 때문에 최소한 예의를 가지고 대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 동현은 중국인들은 이상하게 문파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좋소, 그대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니 바로 질문을 하겠소. 지금 국내에 유통이 되고 있는 약을 중국으로 가지고 가는데 그대들이 약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소. 나는 그 약을 제조하는 자들이 있는 곳과 그 뒤에 있는 자가 리쳉이 맞는지 확인을 하고자 하오.”

동현의 입에서 리쳉이라는 이름까지 나오는 것을 들은 노인은 감추고 싶어도 감출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상대는 이미 약을 제조하려는 집단의 최종 우두머리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약을 만들려고 한국으로 들어온 조직이 어디에 있는지는 아직 우리도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소. 다만 그들이 거점을 부산으로 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 우리의 짐작이라 부산과 가까운 이곳에 자리를 잡고 감시를 하고 있었소.”

동현은 다른 중국인들이 부산에 거점을 두고 있다는 소리에 잠시 생각에 잠겨들었다.

아직 부산은 자신도 거점이 없는 곳인데 중국인들이 거점으로 삼으려고 했다면 과연 이들이 어떻게 했을지를 생각해 보았다.

아마도 중국인들이 부산에 있으려면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이 부산에 속해있는 건달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부산에 있는 건달들 중에 이들과 엮인 놈들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자 동현의 눈에서는 갑자기 시퍼런 빛이 나기 시작했다.

노인은 동현을 계속 보고 있었기 때문에 동현의 눈에서 시퍼런 빛이 나는 것을 보고는 기겁을 하고 말았다.

저런 능력을 가진 자에게 대항을 했다가 몰살을 당하지 않는 것이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당신들은 누구요?”

“우리는 중국의 무인들이오. 하지만 문주가 생각하는 약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소. 오히려 우리는 약을 제조하려는 인물들과는 반대가 되는 무리라고 보면 되오.”

“그런 사람들이 한국에 와서 여자아이들을 왜 납치한 거요?”

동현의 눈빛이 번들거리기 시작하자 노인은 지금이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여기서 말을 잘해야 살 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노인은 동현에게 최대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정중하게 사과를 하였다.

“그 점에 대해서는 정중하게 사과를 드립니다. 하지만 저나 다른 무인들의 지시로 이루어진 일은 아니라는 것만 믿어주시기 바랍니다.”

노인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노인과 무인들은 상관이 없이 다른 자가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동현은 이번 일이 생각과는 다르게 상당히 복잡하다는 것을 느꼈다.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상당한 인물들이 개입을 하고 있다는 것에 동현은 조금 골치 아팠다.

“그대들이 아무리 개입이 되지 않았다고 해도 문제는 그대들이 소속된 단체가 이번 일에 개입되었다는 점이오. 그대들이 하는 말은 진실하지 못하오. 이 말에는 아마도 부인을 할 수가 없을 것이오.”

동현이 하는 말에 노인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 동현이 하는 말은 모두가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자신들은 무인이라는 긍지를 가지고 있어 납치를 하는 일에는 개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들이 속해있는 단체에서 이번 일을 지시하였기 때문에 자신들도 결국 깨끗한 입장은 아니었다.

“충분히 타당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저희가 어찌하면 되겠습니까?”

노인은 자신들은 지금 무슨 짓을 해도 지금의 상황을 벗어날 수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동현에게 물어보았다.

“국내에 와있는 중국인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모두 알려주시오. 그리고 약을 제조하려는 중국인들이 있는 장소도 말이오. 마지막으로 그대들이 진정한 무인이라면 더 이상 이런 일에 개입을 하지 마시오. 다음에도 이런 일로 그대들을 만나면 오늘과 같은 행운은 없을 것이니 말이오.”

동현의 말에 노인은 금방 무슨 말인지 이해했다.

자신도 이번에 한국으로 오면서 처음의 약속과는 다르게 움직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중국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상부의 지시 때문에 참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아무리 상부에서 지시를 해도 남아있을 수가 없었다.

동현과 같은 고수가 있는 한국에서 무인으로서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 치욕스러웠다.

“나와 함께 온 중국인들이 있는 장소는 나도 알고 있으니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약을 제조하기 위해 온 중국인들은 아직 우리도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 이 일에 절대 개입을 하지 않을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노인은 아주 정중하게 대답했다.

동현은 노인의 눈에서 진실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다.

“가네마, 노인과 이야기를 마무리해라.”

동현의 말에 갑자기 공기가 일렁이며 가네마가 나타났다.

노인은 가네마가 등장하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도 모르게 은신을 하고 있는 실력자라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한국에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강자들이 있다는 사실에 노인의 등에 땀이 흐르고 있었다.

중국에서 이야기를 듣기로는 한국에도 무인들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그리 강자가 없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엄청난 강자들이 있는 것을 중국에서는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이 과연 천룡문 소속이라면 한국에는 이와 같은 강자들이 제법 많이 있는 것 같다. 이 사실을 중국의 무인들에게 알려 절대 실수를 하지 못하게 해야겠다.’

노인은 한국에 이런 강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만도 상당한 소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현은 가네마에게 일을 전담시키고는 조용히 밖으로 나갔다.

동현은 이번 일로 인해 해야 하는 일이 상당히 많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선은 중국의 무인들이 대거 한국에 들어와 있는데 한국의 무인들은 아직도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으니, 이를 이들에게 어떻게 알려주는 것이 좋을지를 생각해 보았다.

자신도 한국의 무인이기 때문이다.

‘흠, 중국 무인들이 대거 한국으로 와있다는 사실에 대해 대성이와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 좋겠다.’

동현은 한국 무인들에게 이런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는 대성이 속해있는 가문의 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현은 나와서 대성을 불렀다.

“대성아, 이리로 와라.”

대성이는 수호대와 경계를 서고 있다가 동현이 나오는 모습을 보고는 이미 안의 일이 해결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문주님.”

대성은 빠르게 동현의 앞에 다가서며 물었다.

“지금 한국에 중국의 무인들이 대거 들어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한국에도 무인이 있는데 중국의 무인들이 설치도록 그냥 둘 수는 없는 일이지 않냐? 그래서 가문에 연락을 하여 대책을 세웠으면 하는데 말이야.”

동현의 말에 대성은 바로 눈치를 챌 수가 있었다.

한국의 무인들이 있는 가문에 연락을 하라는 말이었다.

가문의 사람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 지적하면서 이야기하면 한국의 무인들이 손수 움직일 것을 대성도 알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바로 연락하겠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무인들이 나오면 우리 천룡문에 대해서 질문을 하지 않을까요?”

“그 정도는 상관이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 천룡문도 어차피 한국의 뿌리를 가지고 있는 전통의 문파이니 말이다.”

동현의 말대로 천룡문은 고구려의 무예를 계승한 문파라고 하였으니 이번에 한국의 무인들과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을 하는 대성이었다.

물론 한국의 여섯 가문이 천룡문을 인정하는지 여부는 대성이 관여할 수 없는 문제였다.

다른 가문의 주인들이 결정을 해야 하는 문제이지 감히 자신이 끼어들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동현은 그런 대성의 생각을 알기에 입가에 신비한 미소만 짓고 있었다.

한국의 추적 가문이라고 불리는 한씨 가문은 지금 대성의 연락에 대한 회의를 하고 있었다.

“대성이가 해 온 연락에 의하면 이 땅에 지금 많은 중국의 무인들이 와있다고 하오. 감히 중국의 무인들이 우리를 무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바로 여러 가문에 회의를 하자고 해야겠소.”

“가주의 생각이 그렇다면 바로 연락을 하시오. 나도 타국의 무인들이 우리 땅에 와서 설치고 있다고 하니 매우 불쾌한 생각이 드니 말이오.”

한씨 가문은 지금 동현이 알려준 무예를 가지고 열심히 수련을 하고 있었고 운기법을 이용하여 상당한 발전을 보이고 있어 가문의 사람들이 모두 즐거워했다.

사실 전력도 상당히 올랐고 말이다.

그동안 무력 면에서 달렸는데 이제는 동현이 알려준 체술로 인해 그동안 가문의 숙원이었던 무력이 채워지고 있다는 것을 원로들도 인정했다.

이들은 실전을 통해서 동현의 체술이 실제로 효과가 있는 무술이라는 것을 느꼈다.

체술은 실전에 사용하기 좋은 무예로 누구나 배울 수가 있지만 함부로 사용을 해서는 안 되는 무서운 무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실지로 체술을 익힌 가문의 사람이 다른 가문의 사람과 대련을 하니 아예 압도적으로 이기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였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흠이 있다면 아직 무기를 사용하는 방법이 없다는 것인데 그 정도는 감수했다. 동현에게 배운 두 가지는 한씨 가문에 엄청난 도움을 주었던 것이다.

“그동안 가문의 무력 단체들이 가장 필요로 했던 무력을 얻었지만 솔직히 사용할 때가 있을지는 의문이었는데 이번에 확실히 우리 가문의 힘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원로는 그동안 다른 가문에 무시를 당하고 있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가문의 무력 단체는 사실 말이 무력 단체였지 힘도 없는 단체에 불과하였다.

하지만 동현이 알려준 운기법과 함께 체술을 익히고 나면서는 아주 무서운 단체가 되었다.

실지로 무력 단체의 개개인이 예전과는 무려 적게는 세 배에서 많게는 여섯 배의 실력 차이를 보여 남들의 두려움을 샀다.

“모두들 그렇게 생각한다면 다른 가문에 연락을 하여 회의를 열겠습니다.”

가주의 결정이 내려지자 원로들은 반론이 없었고 바로 회의를 마칠 수가 있었다.

모두들 이번 회의의 결정에 대해 은근히 기대를 하는 모양이었다.

가주는 바로 다른 가문에 연락했고 다른 가문의 주인들도 중국의 무인들이 한국에서 설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바로 모이기로 합의했다.

한국의 무인들이 중국과 일본의 무인들에게 상당한 적의를 품고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다른 일에는 그리 신경을 쓰지 않지만 타국의 무인들에 대해서는 모두가 합심하여 대처를 해왔다.

국내에 있는 여섯 가문이 모이니 엄청난 인원이 되었다.

여러 가문이 모이고 있을 때 동현은 중국인이 토설한 내용을 가지고 남아있는 중국의 무인들이 있는 곳으로 가고 있었다.

“가네마, 이번에 남아있는 놈들은 전과는 다르게 혹독하게 다루어야 할 것이다.”

“알고 있습니다, 주군.”

가네마는 중국인 노인에게 받은 정보로 이번에 남아있는 놈들은 노인과 함께 온 무리들이 아닌 다른 놈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자들의 납치를 주도한 놈들이었고 아마도 약과도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는 무리들이었다.

노인이 아는 내용은 그리 많지가 않았지만 그래도 한국에 남아있는 무리들이 있는 위치를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동현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동현은 노인과 다른 무인들에게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었는데 바로 중국으로 돌아가라고 말한 것이었다.

동현의 지시에 노인은 군소리 않고 바로 돌아가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동현은 노인을 생각하면서 잠시 상념에 빠져들었다.

============================ 작품 후기 ============================

휴우, 이거 병원에서 글을 쓰려고 하니 생각보다 어렵네요.

남들은 아프다고 하고 있는데 한가하게 글을 쓰려니 조금 미안하기도 하고 쩝!

여튼 저도 글을 써야 먹고 사니 어쩔수없이 일단 써보고 있습니다.

아내가 입원을 하는 시기가 조금 길어질 것 같아 연재가 전과 같이 길지는 않아도 꾸준하게 끊어지지 않게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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