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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지마-109화 (108/222)

109화

김 회장은 병원으로 간다고 하는 소리에 자신이 기절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밤에 그토록 느껴지던 고통이 지금은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이상했다.

‘이상하다. 지난밤에 나는 수많은 고문을 당했는데 어째서 지금은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 것이지?’

김 회장은 기억이 너무도 생생했기 때문에 절대 꿈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잊히지 않는 그 무시무시한 웃음소리를 생각하면 절로 몸이 떨렸다.

“내가 어디에 있었느냐?”

“서재에 쓰러져 계셨습니다, 회장님.”

경호원이 빠르게 대답을 해주었다.

김 회장은 주변에 있는 인물들을 둘러보았다.

큰아들과 경호원들이 자신을 돌보고 있었다.

김 회장은 몸을 일으키며 자신의 몸을 확인해 보았다.

그런데 몸에는 전과 같이 아무 상처도 없는 것이 아닌가?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어제저녁에 죽고 싶을 정도로 심하게 고문을 당했는데 지금은 아무런 상처도 없다는 것은, 결국 자신이 지독한 악몽을 꾸었다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회장은 자신이 악몽을 꾼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자신이 당한 일을 주변에 말할 수도 없었다.

자신이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이 자신을 미친놈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김 회장은 다시 한 번 몸을 확인해 보았지만 아무런 이상이 없는 것에 대해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비록 나이가 있기는 하지만 아직 치매를 겪을 정도로 정신이 약해지지는 않았다는 것은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었다.

김 회장은 평소에도 건강을 위해 많은 운동을 하고 있었고 일주일에 한 번은 간단한 건강검진을 받을 정도로 건강에 신경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김 회장은 어제의 일을 생각하니 몸이 절로 떨려와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누구에게도 말을 할 수가 없어 답답한 심정이었다.

“차를 돌려라. 다시 집으로 가자.”

“아버지,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세요. 몸이 약해져서 그런 것 같으니 말입니다.”

“내 몸은 내가 잘 아니 그냥 돌아가자. 나중에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면 된다.”

김 회장의 고집에 결국 차는 다시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돌아간 김 회장은 다시 서재로 돌아가서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자신이 서재에서 정신을 잃었다면 무언가 흔적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아무런 흔적이 없었기에 더욱 두려웠다.

지난밤에 자신이 겪은 경험은 이미 몸이 기억을 하고 .있었고, 그건 곧 절대 환상이 아니라는 소리였다.

김 회장은 오늘 밤은 경호원을 옆에 두고 있을 생각을 했다.

만약에 자신이 꿈에서 그런 경험을 하였다면 모르지만 실지로 일어난 일이라면 절대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다.

김 회장이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있을 때 인마는 그런 김 회장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었다.

‘흐흐흐, 아무리 많은 경호원을 두어도 너는 절대 벗어나지 못하게 되어 있다. 기대해도 좋을 거야.’

인마는 이미 김 회장이 어떻게 움직일지를 생각하고 그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김 회장이 아무리 많은 경호원을 준비하고 있어도 인마는 충분히 그들을 두고 김 회장을 괴롭힐 수가 있었다.

이는 바로 인마가 세론에게 새로운 아티팩트를 받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인마는 세론과 이야기를 하면서 주인인 동현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고 세론은 인마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는 인마에게 필요한 아티팩트를 만들어 주었다.

인마는 세론이 처음으로 제작한 키메라여서 그런지 세론도 인마에게는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었다.

인마가 가지고 있는 아티팩트는 몸을 투명하게 만드는 것과 모두 잠이 들게 하는 두 가지 기능이 있는 물건이었다.

이 정도의 물건이면 경호원이 아무리 많아도 충분히 김 회장을 괴롭힐 수가 있었다.

김 회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두려움이 점점 사라져갔다.

‘내가 꿈을 그렇게 리얼하게 꿀 때도 있다는 사실을 오늘 처음 알게 되었구나. 나는 진짜로 고통을 몸으로 느꼈던 것 같은데 말이야.’

김 회장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오늘은 주변에 경호원을 조금 더 많이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는 일찍 잠을 자려고 하였다.

김 회장이 혼자 있는 시간이 되자 인마는 바로 김 회장의 앞에 나타났다.

“어이, 어제는 참을 만했나 봐. 오늘 아무 이상이 없는 것을 보니 내가 어제는 너무 편하게 해주었던 것 같아. 오늘은 기대를 하라고.”

“헉! 네…놈은 어제 그놈이구나. 밖에 누가 없느냐?”

김 회장은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큰 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아무리 소리를 질러도 누구도 방문을 여는 사람은 없었다.

“힘들게 고함지르지 않아도 아무도 여기에 올 수 없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인마는 아주 친절하게 김 회장에게 설명을 해주었고 김 회장은 자신이 있는 방의 문이 있는 쪽으로 슬금슬금 이동해 갔다.

문을 열고 도망을 가고 싶어서였다.

김 회장이 문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도 인마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묵묵히 무언가를 가방에서 꺼냈다.

김 회장은 인마가 다른 일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을 보고 문이 있는 곳으로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빠르게 달려갔고 이내 문을 열기 위해 문고리를 잡아 돌렸다.

“헉! 왜 움직이지 않는 거지?”

김 회장은 아무리 힘을 써도 문을 열 수가 없자 주먹으로 문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퍽! 퍽!

문을 두들기는 소리는 김 회장이 예상한 소리가 아니었다.

마치 밀가루 반죽을 두들기는 듯한 소리였다.

김 회장이 혼자 난리를 치는 것에는 신경도 쓰지 않던 인마가 드디어 무언가를 꺼냈다.

“흐흐흐, 오늘은 이걸로 시작하는 거야.”

인마는 손에 들고 있는 것을 보고는 아주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김 회장은 그런 인마의 웃음소리에 바로 고개를 돌려보았다.

인마의 손에는 채찍이 들려있었는데 문제는 그 채찍에 날카로운 무언가가 달려있다는 것이었다.

“그… 그걸로 나를 때리려고 하는 것이냐?”

“흐흐흐, 자, 이제 시작할 시간이 돌아왔구나. 기대를 해도 좋을 거야.”

인마는 그렇게 스산한 미소를 지으며 김 회장에게 점점 다가갔다.

김 회장은 인마가 다가오자 더욱 뒤로 도망을 가려고 하였지만 등에 걸리는 것이 있어 고개를 돌려보니 벽이었다.

“어제는 내가 움직이지 못하게 해서 그런지 별로 재미가 없었는데 오늘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

인마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잠시 김 회장의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모든 옷을 벗겼다.

“자, 이제 오 분 후에는 움직일 수가 있을 거야. 최대한 도망을 가려고 발버둥을 쳐봐.”

인마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바로 들고 있는 채찍을 이용하여 김 회장의 몸을 때렸다.

휘이익!

쫘악!

“크아악! 도…대체 나에게 이러는 이유가 무엇이냐?”

김 회장은 자신에게 이런 고통을 주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

자신이 살아오면서 잘못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심하게 고통을 당할 정도로 누군가에게 죄를 짓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사람은 확실히 누구를 괴롭힐 때는 자신의 죄를 모른다는 말이 맞는 모양이었다.

“잘 생각해 봐라. 누구에게 죄를 지어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를 말이다. 생각해 내지 못하면 아마도 죽을 때까지 이런 경험을 해야 할 거야.”

인마는 김 회장에게 절대 동현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이렇게 재미있는 일을 그만두고 싶지가 않아서였다.

아무리 보아도 인마는 변태의 기질이 있기는 했다.

김 회장은 그날도 죽을 정도로 매를 맞다가 기절을 하고 말았다.

김 회장의 체력으로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을 정도로 혹독한 고통이었기 때문이었다.

인마는 그런 김 회장을 보며 아직 만족하지 못해 조금은 김 회장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

“쩝! 시간이 지나면 아마도 체력도 올라가겠지. 아직 시간이 많으니 두고 보면 알겠지.”

인마는 입맛을 다시며 김 회장을 치료하기 시작했다.

인마가 가지고 있는 포션과 아티팩트라면 김 회장의 몸을 처음과 조금도 다르지 않게 치료를 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의 몸을 치료한 인마는 옷을 다시 입혀주고는 조용히 사라졌다.

아침이 되자 경호원들은 김 회장의 지시로 문을 열고 안을 확인해 보았다.

똑똑똑.

“회장님, 아침입니다.”

노크 소리에도 김 회장의 반응이 없자 경호원들은 빠르게 문을 열고 안으로 진입하였다.

안으로 들어가니 김 회장이 어제와 같이 쓰러져 있는 것이 보였고 경호원은 크게 고함을 질렀다.

“당장 차를 대기시키고 병원으로 갈 준비를 하라고 지시해!”

“예, 팀장님.”

한 경호원이 차를 준비하기 위해 갔고 팀장이라는 남자는 빠르게 다음 지시를 내렸다.

“당장 사장님에게 연락을 하게. 어제처럼 또 쓰러지셨다고 말이야.”

“알았습니다, 팀장님.”

경호원들은 김 회장을 업어 빨리 차량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김 회장의 집은 아침부터 난리가 났다.

어제는 그냥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오늘도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은 그만큼 김 회장의 몸이 정상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김 회장의 큰아들인 김정덕은 빠르게 아버지가 있는 곳으로 움직였다.

김정덕은 아버지의 그림자에 가려있지만 대부분의 실무진이 이제는 인정을 할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예비 오너였다.

“도대체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거야?”

“저희도 아직 모르겠습니다. 다만 어제와 같이 쓰러져 계신 것을 경호원들이 발견하여 지금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병원으로 가려는 모양입니다.”

“우리도 차량을 준비하라고 하게. 나도 차를 타고 병원에 가서 아버지가 무슨 병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겠네.”

“예, 사장님.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정덕은 비서가 나가고 없자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흐흐흐, 아버지, 이제는 종종 정신을 잃을 정도로 체력이 약해지셨나 봅니다. 회사는 걱정하지 말고 몸이나 챙기셔야겠네요. 흐흐흐.’

김 회장은 자식들에게 혹독하게 경영 수업을 해왔고김 회장의 철칙이 바로 냉정하게 판단을 하라는 것이었다. 김 회장의 가족들에게는 가족 간의 정이라는 것이 메말라 있었다.

지금도 아버지가 쓰러졌는데 아들은 그 아버지의 힘을 자신이 흡수할 생각만 하고 있었다.

모두가 김 회장이 자초한 일이겠지만 그래도 누가 보아도 그리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김 회장은 차량으로 옮겨져 바로 병원으로 이동을 하고 있었다.

지금 김 회장의 몸은 정상이지만 정신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았기에 기절을 한 상태였다.

김 회장은 일성그룹에서 운영하고 있는 일성종합병원으로 이동하였고 이미 연락을 받은 병원의 의사들이 대기를 하고 있는 상태였다.

병원장도 나와있을 정도로 이들의 얼굴은 긴장이 되어 있었다.

차량이 보이자 의사들은 더욱 긴장했다.

“저기 차량이 보이니 모두 준비를 하게.”

“모든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원장님.”

김 회장을 태운 승용차는 원장과 다른 의사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와서 멈추었다.

문이 열리면서 경호원들이 김 회장을 부축하여 내리려고 하자 의사들이 경호원들을 제지했다.

“잠시 멈추시오. 우리가 옮겨드릴 것이니 그대로 두고 물러서시오!”

경호원들은 바로 뒤로 물러섰고 의사들은 김 회장을 옮겨 바로 안으로 사라져갔다.

평소보다 몇 배는 빠른 속도로 의사들은 움직였다.

병원의 수술실을 임시로 응급실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김 회장은 그곳으로 옮겨졌다.

김 회장이 쓰러졌다는 사실을 당분간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김정덕이 아버지가 쓰러졌다는 사실을 남들이 모르게 하라는 지시를 내렸기 때문이다.

김 회장이 쓰러졌다고 하면 경쟁사들이 아마도 다른 방법으로 일성을 공격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일성그룹은 김 회장이 쓰러지자 바로 김정덕을 중심으로 체제를 잡아가려고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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