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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지마-106화 (105/222)

106화

그래도 국세청의 일이 이렇게 대대적으로 알려지는 바람에 프러포즈가 예상과 다르게 엄청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았다.

―형님, 중국 놈이 모두 불었습니다.

동현은 아무리 생각해도 인마는 참 이상한 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상하게도 꼭 자신이 어느 정도 일을 마치고 나면 이렇게 연락을 하니 말이다.

―그래, 뭐라고 하더냐?

―예, 놈은 중국의 정보부에 근무하는 놈이 맞습니다. 이번에 한국에 온 이유는 약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약은 새로운 약을 만들기 위해 가지고 간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새로운 약은 나도 아는 사실이고, 다른 말은 없었냐?

동현은 인마가 알아낸 사실들이 이미 모두 알고 있는 이야기라 짜증이 나려고 했다.

이제부터 중요한 이야기를 하려고 했는데 동현의 목소리에 짜증이 묻어나자 인마는 빠르게 대답을 했다.

―예, 놈이 이야기한 내용을 그대로 전하면 지금 중국의 정보에는 이상한 흐름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서로가 권력을 잡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데 그중 한 명이 이번에 약을 이용하여 중국의 새로운 통치자가 되려고 한답니다. 그자는 리쳉이라는 자로 군부와 정보부의 수장을 수하로 둘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동현은 중국의 권력에 대해서는 그리 관심이 없었고 약을 필요로 하는 자가 누구인지가 가장 궁금했는데, 그자가 중국의 권력을 노리는 수뇌라는 말에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는 어떻게 한국에 이런 약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며, 그 약을 구입하여 새로운 약을 만들려 한다는 것이 조금은 이상하게 들렸다.

―그자가 한 말이 모두 진실이라고 생각하냐?

―예, 저를 속일 이유가 없으니 제가 보기에 거짓은 없다고 봅니다.

인마는 키메라라 인간적인 부분은 없지만 인간의 거짓을 알아내는 일에는 아주 타고난 눈을 가진 존재였기에 동현도 인마의 말을 믿을 수가 있었다.

그렇다면 결국 오늘 잡은 놈은 피라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닌가. 정작 필요한 놈은 나타나지 않고 저런 피라미만 잡고 있으니 동현의 기분은 솔직히 그리 좋지 않았다.

“이런 빌어먹을, 어떻게 원하는 놈은 나오지 않고 저런 피라미만 나오는 거야?”

동현이 짜증을 내는 소리에 인마는 솔직히 바짝 쫄아 자신이 혹시 실수한 것은 없는지 다시 생각해 보았다.

놈에게 알아낸 사실을 전부 동현에게 보고하였는데 어째서 저런 반응이 나오지를 아직 이해하지 못해서였다.

―인마, 너는 이제 새롭게 해야 할 일이 생겼으니 놈은 그냥 두고 이리로 와라.

―예, 형님.

인마는 대답과 동시에 중국인을 두고 동현이 있는 곳으로 갔다.

물론 중국인에 대해서는 걱정을 하지 않았다. 인마 자신이 없어도 수호대가 있기에 수호대가 처리를 하면 되었기 때문이다.

수호대는 은밀히 동현이 하는 일을 도와주고 있기에 아직은 그리 알려지지 않은 존재들이다.

동현이 수호대를 키우는 이유는 나중을 위한 준비였는데, 솔직히 수호대가 있으면 편해서 지금 동현이 귀찮아하는 일은 거의가 수호대의 몫이었다.

인마는 동현의 부름에 최대한 빨리 갔다.

“저 왔습니다, 형님.”

“그래, 너 이번에 새로운 일 좀 해야겠다.”

“무슨 일이신지?”

“이번에 나를 괴롭히는 김 회장이라는 사람을 좀 손봐야겠다.”

인마는 감히 동현을 괴롭히는 인간이 있다는 사실에 괜스레 분노를 느꼈다.

“아니, 감히 형님을 괴롭히는 놈이 있다는 말입니까?”

“그래, 내가 전에 손을 보려다가 나이가 있어 그냥 넘어갔는데, 이 양반이 도를 넘었으니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지 않을 생각이다. 가서 적당히 손보고 와라.”

“형님, 말씀만 하십시오. 누구입니까?”

인마의 눈빛이 지금 활활 타오르고 있는 것이, 아마도 김 회장을 동현의 말대로 적당히 손보지는 않을 것 같았다.

인마의 눈과 행동을 잘 알고 있는 동현이기에 역시 이런 임무에 가장 어울리는 놈이라 생각하였다.

“일성그룹의 김 회장이다.”

어차피 인마는 상대가 누구라도 감히 자신의 주군인 동현을 괴롭힌 자를 그냥 두지 않을 생각이었다. 키메라인 인마가 상대방의 권력 따위 두려워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형님, 제가 가서 처리를 하겠습니다.”

“그러라고 부른 거다. 이번에 가서 확실하게 교육을 시켜놓고 와라. 죽이면 안 된다. 알겠지?”

동현은 혹시나 싶어서 미리 당부를 해두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죽지 않고 살아 있게 만들어 놓겠습니다.”

인마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동현은 그런 인마가 조금 불안하기는 했지만 죽이지는 않을 것이라 믿고 보내기로 했다.

“어서 가서 정리하고 와라.”

“예! 다녀오겠습니다, 형님.”

인마는 그렇게 김 회장이 있는 곳으로 갔다.

동현은 인마를 보내고 조금은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가 있었다. 아직 김 회장의 문제를 모두 해결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마음이 편해져서였다.

신문사 기자의 힘이 아무리 강하다 해도 재벌가의 힘과는 비교가 되지 않기에 직접 손대기로 마음먹은 것이고, 인마 정도면 김 회장에게 충분히 겁을 먹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공포를 느끼고 이를 극복하기보다는 피하려고 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재벌이 아니라 정치인도 마찬가지로, 공포를 극복하는 인물은 드물다.

추후로는 감히 자신을 상대로 이런 도발을 하진 못할 것이다.

“이제는 김 회장도 다른 생각을 하지는 않겠지?”

동현은 김 회장이 아무리 간이 큰 인물이라 해도 인마를 상대로 다른 짓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리고 실제로 김 회장은 자신의 불안감이 현실로 나타나게 되었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을 하게 되었다.

김 회장의 일에서 신경을 끄니 이제는 중국인에 대한 문제와 삼촌의 딸인 희연에 대한 문제가 떠올랐다. 하지만 이는 어차피 시간이 필요한 일이었다.

“희연이 문제가 급하기는 한데 아직도 연락이 없으니 일이 조금 골치 아프게 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

희연의 일로 이미 가네마와 대성이 추적을 하고 있다는 것은 동현이 이번 일에 상당한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현은 그냥 있기보다는 바로 전화를 들어 확인을 하는 타입이라 그런지 생각이 나자 바로 가네마에게 연락을 하였다.

때르릉!

―주군, 무슨 일이십니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어찌 되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 연락을 했다.”

가네마는 동현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알고 있기에 이내 빠르게 설명을 시작했다.

―주군, 희연 양을 납치한 조직은 아마도 일본과 관계가 있는 모양입니다. 아직 일본으로 갔는지는 확인을 하지 못했지만, 이들이 한국 내에서 상당히 오래된 조직이라는 것을 알아냈으니 이제 추적만 하면 됩니다. 옆에서 대성이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어 이들을 찾는 시간을 줄일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가네마의 말에 동현은 이미 대성과 가네마의 서열이 정해졌다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사실 수하라고는 하지만 이들도 무예를 익히고 있는 인물이라 서열은 자연스럽게 서로의 무예를 겨루는 것으로 정해졌다. 즉, 강자가 상급자가 된다는 이야기였다.

수호대가 있기 때문에 이들은 스스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매일 수련에 박차를 가했다.

“흠, 그러면 조만간에 놈들을 찾을 수가 있다는 말이지?”

―그렇습니다. 하지만 희연 양이 아직 몸을 버리지 않았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들을 추적하는 것만도 제법 시간이 걸렸으니 말입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연연하지 말고 놈들 찾는 것에만 신경을 써라. 찾으면 나에게 바로 보고하고.”

―알겠습니다, 주군.

가네마는 동현의 목소리가 스산해지자 이내 빠르게 대답을 하였다. 이제는 동현의 목소리만 들어도 상태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는 되었던 것이다.

가네마와의 통화를 마치자 곧바로 전화가 걸려왔다. 휴대폰을 보니 영민이었다.

영민에게 천룡문이 사용할 집을 알아보라고 지시 내렸던 것이 생각난 동현은 빠르게 통화 버튼을 눌렀다.

“어찌 되었나?”

―예, 여기 좋은 자리가 있어 연락을 드리는 것입니다. 서울에서 가깝고 뒤에 산이 있어 수련을 하기에는 가장 좋은 위치 같습니다. 집도 아주 크고 보기에도 좋습니다.

그래, 잘됐구나. 내가 바빠서 가볼 수가 없으니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아니, 형님. 저보고 모든 결정을 하라는 말씀이십니까?

“그래, 지금은 다른 사람이 없으니 직접 보고 결정을 해야 하니 신중하게 결정을 해라.”

동현이 영민에게 모든 결정권을 주겠다고 하자 영민은 조금 황당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 중요한 일을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는 것은 사실 보통의 부담이 되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잘못된 부분이 나오기라도 하면 이는 평생 죄인처럼 살아야 하는 입장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었다.

영민이 주저하는 이유를 알고 있는 동현이 그런 영민에게 다시 이야기를 해주었다.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을 보니 걱정이 되는 모양이구나. 하지만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넓이와 위치만 보고 마음에 들면 바로 계약을 하고 등기를 이전해 놓고 와라 수련을 하는 이들은 힘들어서 다른 것에는 신경을 쓸 시간이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알겠지?”

동현의 말에 영민은 무슨 뜻인지를 파악하고는 이내 빠르게 대답을 하였다.

―알겠습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곳으로 골라 말씀드리겠습니다, 형님.

“그래, 수고해라.”

동현이 영민에게 다른 일에 대해 설명을 하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었는데 바로 영민이 토지를 알아보고 오면 다른 일을 시키기 위해서였다.

국내의 일은 그래도 영민이 제법 많은 인물들을 알고 있기에 영민에게 지시를 내리려고 했다.

이제 동현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려고 하는 모양이었다.

돈을 밝히기는 하지만 절대 남의 돈을 거저먹으려고 하지 않는 동현이었기에 스스로 노력을 하여 벌려고 하니 결국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중국의 일도 문제이기는 했지만 이제 누군지를 찾았으니 위로 올라가면서 조사를 하면 상대를 찾을 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동현이었다.

“흠, 중국인이 약을 새롭게 만들려 한다는 것은 그 리쳉이라는 자의 뒤에 누군가가 있다는 이야기인데, 과연 누가 약을 만들고 있는 것일까?”

동현은 최초로 약을 만든 자가 가장 궁금했다.

이번 약 제조가 아마도 고대의 무예서에서 배운 기술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과연 고대의 무예서에서 배운 것이라면 약을 만드는 방법만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무예도 있는 것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일단 적이 무예를 안다 생각하고 움직여야 나중에 불안해지지 않을 것이다.

일단 적을 너무 높게 생각하는 것도 문제지만 형편없이 취급을 하는 것도 나중에 불필요한 희생을 불러올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일단 최대한 적의 움직임을 파악한 후 움직이려는 동현이었다.

“일단 계룡산 도사라는 놈을 먼저 잡아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잘했다고 소문이 날까?”

자신이 직접 가서 잡으면 가장 좋겠지만 지금 자신이 움직이면 미연이 불안해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가게에 있으면서 미연의 마음을 안정시켜 줄 필요가 있었다.

결국 가장 빨리 올 수 있는 인물은 영민이밖에 없어서 영민이 돌아오면 바로 계룡산 도사를 찾게 하려고 계획했다.

“오빠!”

미연이 문을 열면서 동현을 불렀다.

“응? 왜? 나 여기 있어.”

“오빠, 재영이에게 전화가 왔는데 요즘 재영이가 곤란한 상황에 빠져 있는 모양이에요.”

“무슨 소리야?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니?”

동현은 처남인 재영이 곤란한 상황에 빠져 있다는 말에 의문스러운 표정을 하며 미연을 보았다.

미연은 그런 동현의 얼굴을 보며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천천히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재영이 학교를 다니면서 그동안 친구들이 없이 혼자 조용히 다녔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지금은 재영도 친구들을 만나기 시작하고 많은 친구들이 주변에 몰리기 시작하니 학교에서 노는 애들이 그런 재영을 아니꼽게 보아 서서히 태클이 들어오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 작품 후기 ============================

이제 명절이 눈앞이라 그런지 정신이 없네요.

모두 명절 잘 보내시고 새해에는 복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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