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화
“나는 가주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하겠소. 우리 가문이 조선시대부터 시작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아직 가문에 뛰어난 무술이 없는 것은 나도 인정을 하고 있소. 비록 그동안 우리가 기공법이 남들에게 밀리지 않아 지금의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이도 얼마나 갈지는 사실 아무도 모르지 않소. 그래서 이번에 대성에게 배움을 주는 분을 우리 가문의 인물이 만났으면 하오. 나이 먹은 우리들이 배우는 것이 아닌 젊은 애들을 그에게 보내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싶소.”
가주의 말은 원로들을 눈빛을 흔들고 있었다. 원로라고 가문이 강해지는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말이다.
다만 대외적으로 그렇게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솔직히 남에게 알려지면 가문의 망신밖에 더 되겠는가.
“가주는 과연 대성의 말대로 그가 그렇게 대단한 인물이라고 생각하시오?”
“솔직히 아직은 믿을 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소. 하지만 운기법이라는 보고는 나도 흥분을 하였고 여러분도 마찬가지의 입장이라고 생각하오. 그런 운기법이 남아 있는 문파라면 나는 무술도 상당한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오. 대성의 말을 듣고 우리 가문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선 그 사람을 만나는 것이 가장 급하고 생각하고 있소.”
가주는 가문의 젊은 아이들이 지금 서서히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하는 말이었다.
가문의 무력이 약하다는 소리에 이들이 서서히 흔들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가주도 달리 방법이 없었는데, 이제는 가문을 살릴 수 있는 길이 열렸는데 그냥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일이었기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오게 된 것이다.
대성의 가문 사람들은 그렇게 대거 서울로 이동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들이 움직이는 것을 항상 주시하고 있는 눈길이 있다는 사실을 이들은 모르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가문의 어른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니, 상당히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구나. 어서 연락을 해야겠다.’
각 가문에는 이렇게 서로를 감시하기 위해 첩자가 스며들어 있었다. 돈 때문에 첩자를 하는 놈들도 있고 다른 이유로 하는 놈들도 있지만, 가문의 사람들도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그들을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입장이었다. 서로에 대한 감시가 목적이지 다른 뜻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서였다.
추적술 가문의 원로들이 대거 서울로 가고 있다는 보고는 바로 각 가문에 전해졌다.
다른 가문은 이들이 대거 서울로 가는 이유에 대해 파악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하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그 내용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었다. 이는 가문의 원로와 가주만 알고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니, 그들이 왜 서울로 가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파악이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냐?”
“예, 아직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모르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제법 중요한 일로 가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비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니 말입니다.”
“음, 그렇다면 절대 그들의 움직임을 놓치지 마라. 누구를 만나는지도 파악을 하고 알겠느냐?”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가주님.”
한국에는 무술가 협회라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그냥 말뿐인 이들로 만들어진 협회였고, 실질적으로 무술을 익히는 가문들이 뒤에서 조정을 하고 있었다.
물론 무술을 익히는 가문이 여럿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모두 여섯의 가문이 남아 이름을 유지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중에 추적을 담당하는 가문이 바로 한씨 가문이었다.
물론 이들은 군이나 정보부에 일을 많이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한씨 가문은 추적에 대해서는 다른 가문이 따르지 못할 정도로 대단히 뛰어난 가문이었다. 그에 비해 다른 무력 부분에서는 그리 뛰어난 것이 없어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지만, 항상 감시의 눈길을 줄이지는 않았는데 이번에 그 가문이 움직인다는 보고가 들어와 지금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중이었다.
동현은 자신이 지금 한국의 무술가 집안에 태풍이 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미연의 동생을 찾는 일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
미연이 항상 옆에 어슬렁거리면서 눈치만 보고 자꾸만 한숨만 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말은 안하지만 이것도 동현에게는 은근히 스트레스를 주고 있었다.
‘우쒸, 도대체 나에게 이야기를 한 지가 이제 며칠밖에 되지 않았는데, 저렇게 신경 쓰이게 하면 어떻게 하자는 거야? 아직 경찰도 단서를 찾지 못하고 있는 일을 말이야.’
동현은 미연이 답답함 때문에 그런 것은 알지만 그런다고 없어진 아이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갑갑한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그때 한대성의 가문에서 연락이 왔고 동현은 대성이 추적술을 익히고 있다는 생각이 났다.
“하하하, 한대성이 오면 희연을 찾는 것이 조금은 쉽게 끝날 수가 있겠다. 어서 와라. 한대성.”
동현은 그렇게 대성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의 강남을 지나가는 대로에는 지금 여러 대의 차가 달리고 있었다. 바로 한대성의 가문의 사람들이었다.
“아직 멀었느냐?”
“이제 다 와 갑니다.”
한대성이 동현과 만나는 장소는 바로 조용한 한식을 파는 식당이었는데, 한옥으로 되어 있고 비싸 보이는 탓에 그리 손님이 많지 않는 곳이었다.
하지만 동현은 음식 맛이 깔끔해서 자주 이용하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오늘 이곳은 동현이 한옥 전체를 빌려 놓았고 그 주변을 수호대가 지키고 있었다.
“나도 이런 집을 장만해야 하나?”
동현은 이제 문파를 만들었으니 이런 가옥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지방에 있지만 그들만의 가옥이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그 무렵 한옥의 입구에는 여러 대의 차가 도착을 하고 있었다.
“여기가 맞냐?”
“예, 저기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니 맞는 것 같습니다.”
한대성의 가문 사람들은 대성의 대답에 차에서 내리고 있었다. 이들이 모두 내리니 입구를 지키고 있는 수호대는 정중하게 물었다.
“어디서 오신 분들이십니까?”
“오늘 여기에 천룡문의 문주님과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천룡문 수호대 1조장이라고 합니다. 안으로 모시라는 전갈이 있었습니다.”
천룡문의 수호대라고 하는 인물을 보고 있는 가주는 이들의 나이가 아직 어린데도 불구하고 상당한 내기가 느껴지고 있어, 속으로는 엄청나게 놀라고 있었다.
‘허어, 일개 조장이 거의 나하고 비슷한 내기를 가지고 있다는 말인가? 정말이지 대단하다고밖에 할 말이 없게 만드는구나.’
가주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가문의 원로들도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들은 수호대를 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었다.
한대성이 하는 말을 어느 정도는 믿었지만 이 정도의 힘을 가졌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해서였다.
지금 자신들의 앞을 막고 있는 이들은 모두 여덟 명이었는데 모두가 상당한 내기를 가지고 있었고, 이들이 서 있는 위치는 누가 보아도 합격진을 짜고 있었다.
언제든지 상대의 공격에 대비를 하기 위해 움직일 수 있는 위치였기에 원로들은 상당한 저력을 가진 문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수호대가 약으로 만들어진 것을 모르고 있으니 가지는 생각이지만 말이다.
만약에 수호대가 약을 먹지 않고 그냥 있었다면 한대성도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이들이 먹은 약은 대단한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자, 이리로 오시지요.”
수호대 조장이 안내를 하여 안으로 들어가니 지금 보고 있는 수호대와 같은 존재들이 상당히 많이 있는 것이 아닌가?
가주는 수호대의 1조장이라고 하여 다른 조도 있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막상 눈으로 확인을 하니 놀랍기만 했다.
‘허어, 이들은 도대체 어디서 나타난 문파란 말인가? 대성의 말대로 고대로부터 일인전승이 그대로 유지되어 문파를 키우고 있었다는 말이라면 실로 엄청난 전력을 가지고 있구나.’
가주는 수호대를 보며 이들의 실력이 절대 만만치 않음을 기억하게 되었다. 물론 눈으로 보는 것과 실전은 다르겠지만 자신이 보기에는 이들은 나름 실전에도 어느 정도 경험이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수호대는 대성과 가문의 사람들이 지나가자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였고, 대성은 동현의 수하이기 때문에 자신도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며 지나가고 있었다.
이들이 도착을 한 곳은 한옥의 가장 안채에 해당하는 곳이었다. 동현은 바로 이곳에서 대성의 가문 사람들을 만나기로 했다.
수호대가 이들을 안내하고 있을 때 동현은 이미 이들이 도착을 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바로 보고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수호대 조장의 말에 가주와 원로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하시오.”
수호대 조장은 빠르게 보고를 하기 시작했다.
“문주님 손님이 도착하셨습니다.”
“알았다.”
동현은 대답과 동시에 문을 열고 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동현의 몸에서는 지금 엄청난 내기가 외부로 표출이 되고 있었다. 가주와 원로들은 그런 동현을 보고는 기겁을 하고 말았다. 아직까지 국내에 저렇게 많은 내기를 가지고 있는 인물은 없었기 때문이다.
동현은 내기만 있는 것이 아니었고 이계의 절대자의 기도를 오늘 그대로 보여 주고 있었다.
가주와 원로들은 지금 자신들이 보고 있는 인물이 대단한 인물이라는 것을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가 없을 정도였다.
저런 기도는 절대 따라하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모방을 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동현은 이미 경험과 절대적인 경지에 도달해 보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보이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제가 천룡문의 당재 문주인 김동현이라고 합니다.”
동현의 정중하지만 기품 있는 말에 가주와 원로들은 속으로 상당히 놀라고 있었지만 이내 침착하게 인사를 하였다.
“안녕하십니까? 추적 가문의 가주인 한봉대이라고 합니다.”
“추적 가문의 원로인 한기룡이라고 합니다.”
원로들이 모두 인사를 하자 동현은 이들을 데리고 안채로 들어가게 되었다.
“자, 여기서 이럴 것이 아니라 우선 안으로 드시지요. 제가 미흡하지만 여러분들이 식사를 하실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놓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문주님. 그럼 오늘은 실례를 하겠습니다.”
가주는 그렇게 대답을 하고는 동현을 따라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가주와 원로들은 동현을 보고는 대성의 말로도 부족한 인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저런 인물이 어떻게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는지는 모르지만 자신들의 가문에 마치 구원자와 같았다.
동현과 가주, 그리고 원로들은 한자리에 마주 앉아 식사를 마치고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문주님께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예, 말씀하시지요.”
“저희가 아는 바로는 문주님의 문파는 고대 삼국시대의 무예를 가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사실입니다. 비록 일인전승으로 이어져 왔지만 고구려의 무예를 그대로 이어 왔습니다.”
동현의 말에 가주의 눈빛이 빛나고 있었다.
지금 한국의 무예가들은 거의가 다 백제나 신라의 무예를 배운 가문들이었다. 그들은 아직도 백제와 신라의 무예가 최고라고 하지만, 사실은 당시에 가장 강한 무예는 고구려라는 것을 모르는 인물은 없었다.
고구려가 강한 이유는 그만큼 그들의 무예가 실전을 우선적으로 하고 있어서였다.
“그러면 천룡문은 고구려의 무예를 이어 가는 문파이겠군요.”
“그렇습니다.”
동현의 대답에 가주는 고개를 끄덕였고 원로들은 가문에 새로운 무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얼굴이 흥분되고 있었다.
“우리 대성이에게 체술을 전해 주신다고 들었습니다.”
가주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고 있었다. 동현은 가주가 하는 말을 듣고는 이미 약속을 한 부분이기에 바로 대답을 해 주었다.
“문파의 비기는 아니지만 강력한 수단이라 알려 주겠다고 약속을 하였습니다.”
가주와 원로들은 비기가 아니라는 말에 조금 실망한 눈빛이었지만, 이내 그런 기운은 싹 지우고는 동현에게 물었다.
“그런데 제가 듣기로는 저희 가문에 전해 주기로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동현은 대성을 보았다.
“제가 약속을 한 부분은 운기법과 체술까지는 가문에 전해도 상관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다만 그 외의 것은 우리 문파의 비기에 속하는 것이라 전하지 못하게 하려고 합니다.”
비기라는 것은 누구에게 쉽게 전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기에 가주도 인정을 하고 있었다.
“문주님의 말씀을 잘 들었습니다. 그러면 죄송스럽지만 그 체술을 구경할 수 있겠는지요?”
가주가 가장 궁금한 것은 바로 가문에 전할 수 있다는 체술이 얼마나 강한지를 알고 싶었다. 이는 원로들도 마찬가지의 입장이었기에 가주의 발언에 모두가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 작품 후기 ============================
에구 오늘은 백회를 찍는가 햇는데 결국 마지막회를 마무리 못하고 마네요.
내일은 무지건 백회를 찍고 말거얌...
내일 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