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화
인마는 자신이 직접 개발한 새로운 고문법을 누군가에게 사용하고 싶어 미칠 지경이었다. 그런데 오늘 마침 좋은 상대가 있었기에 지금 인마의 눈빛이 이상하게 번들거리고 있었다.
김재룡은 혼자가 되자 이제 집으로 가려고 천천히 돌아서고 있었는데 갑자기 머리에 강한 충격을 받자 그대로 기절을 하고 말았다.
퍽!
“켁!”
인마는 김재룡을 빠르게 어깨에 둘러메고는 바로 사라지고 있었다.
주변에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를 않아 인마가 김재룡을 데리고 가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인마는 빠르게 자신의 차에 김재룡을 던지고는 이동을 하였다.
인마가 부산에 임시로 거주를 하기 위해 마련한 작은 창고에는 지금 김재룡이 기절해 있었다.
인마는 창고를 대여하면서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곳을 찾았기에 여기서는 누가 죽어도 아무도 오지를 않는 곳이었다.
“자식이 아주 편하게 누워 있네. 이제 깨워야지.”
인마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바로 강하게 발로 김재룡의 머리를 걷어찼다.
빠각!
강한 충격으로 인해 김재룡은 정신을 차리게 되었지만 아직 제정신은 아닌 모양인지 눈동자가 흐리멍덩했다.
“으으으…….”
“얼레? 이 자식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네?”
인마는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김재룡을 보며 다시 한 번 때리기 위해 손을 들으니 재룡의 입이 열렸다.
“으으으, 그만 때려라. 아프다.”
인마는 재룡이 아프다는 말을 하자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래, 아프겠지 자 이제 우리 진솔한 대화를 나누어 볼까?”
인마는 그렇게 재룡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지만 원하는 답을 구하지는 못했고 결국 인마가 직접 개발한 고문을 하게 되었다.
창고에서는 엄청난 비명소리가 들렸지만 아무도 그 창고에 가는 사람은 없었다. 창고에서 나는 소리는 밖에는 절대 들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연은 지금 전화를 받고 있었는데 바로 어머니에게서 온 전화였다.
“알았어요. 제가 이야기를 해 볼게요. 엄마.”
무슨 말인지는 모르지만 미연의 얼굴이 밝지 않는 것을 보니 좋은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연은 전화를 끊자 한숨을 쉬고 있었다.
“휴우, 이제 조금 살 만해지니 친척들이 못살게 구네. 오빠에게는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하나?”
미연이 어머니에게 연락을 받은 것은 큰외삼촌 때문이었다.
외삼촌은 원래 작은 공장을 운영하다가 부도가 나서 지금은 다른 공장의 공장장으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지금 삼촌의 딸인 희연이가 실종이 되었기 때문에 집안이 난리가 났다고 했다.
미연의 엄마는 그런 사실을 알고는 동현의 능력도 어느 정도 들었기에 이야기를 하여 한 번 알아보았으면 한다고, 미연에게 말을 꺼낸 것이다.
미연이 동현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을 때 동현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나 왔어.”
“아, 오빠 잘 왔어요. 안 그래도 오빠에게 연락을 하려고 했는데요.”
“무슨 일이 있어?”
동현은 미연의 얼굴이 조금 심각하게 변해 있어서 하는 이야기였다.
미연은 동현의 걱정스러운 눈빛에 그냥 편하게 이야기를 하자고 생각을 하고는 바로 전해 주었다.
“사실은 엄마에게 전화가 왔는데요. 외삼촌의 딸인 희연이가 실종이 되었다고 하면서 오빠에게 도움을 받고 싶다고 하네요. 제가 오빠가 건달들을 알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서 그런가 봐요.”
미연이 어머니는 동현이 건달들도 무시하지 못하는 인물이라는 소릴 들어, 희연의 납치가 혹시 그쪽의 인물이 관여한 일이라면 혹여 도움이라도 받을까 하는 마음에서 한 얘기였다.
동현은 미연의 외삼촌의 딸이라고 하니 바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외삼촌의 딸의 나이가 어떻게 되는데?”
“지금 고등학교 3학년이에요. 그런데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오다가 이상하게 사라졌다고 하네요. 경찰이 수사를 하고는 있지만 아직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동현은 미연이 하는 말을 모두 듣고는 조금 이상하게 생각이 들었다. 이유 없이 납치를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혹시 외삼촌이 무슨 원한관계 같은 것이 있어?”
“아니요. 외삼촌은 전에 작은 공장을 하시다가 실패하시고 나서는 지금 다른 공장에 근무를 하시고 계세요. 그리고 남에게 무슨 원한을 사실 분도 아니시고요.”
“그러면 사진은 있어?”
“예, 사진은 저에게도 있어요. 잠시만요.”
미연은 컴퓨터의 앞에 가서는 무언가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여기 있네요.”
미연의 소리에 동현은 미연의 곁으로 갔다.
동현이 보는 모니터에는 아주 순수하면서도 참신해 보이는 여학생이 밝게 웃고 있었다.
“이 여학생도 제법 예쁘네.”
“예, 희연이도 학교에서 인기가 있는 애였어요.”
“흠, 그런데 실종이 된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들을 수는 없는 거야?”
동현이 원하는 것은 바로 실종이 된 자세한 이야기였다.
그냥 두루뭉수리하게 실종이 되었다고 하면 어떻게 찾을 수가 있겠는가 말이다.
미연은 동현의 말에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모두 자세히 이야기를 해 주었다. 한참의 설명을 들은 동현은 이제 대강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흠, 그러니까. 그냥 집에 오는 도중에 실종이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중간에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지?”
“예, 경찰이 조사를 했지만 단서가 없다고 해요.”
“그럼 실종이 된 지 시간은 얼마나 흐른 거야?”
“벌써 일주일이 지났어요.”
동현은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직 단서도 없다는 것에 조금 이상하게 생각이 들었다.
그냥 단순히 가출을 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보는 사진의 얼굴은 그런 행동을 할 아이로는 보이지 않아서였다.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찾아는 보겠지만 찾을 수 있다고 장담은 못해.”
“알아요. 오빠가 최선을 다해 찾았지만 안 되는 일이라면 어쩔 수 없지요.”
미연도 최선을 다했는데 찾지 못하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단지 동현이 신경을 써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동현은 미연에게 희연에 대한 자세한 신상정보를 듣고는 종이에 기록을 하였다. 이는 가네마에게 주어 찾아보게 할 생각이었다.
여학생을 납치하는 것으로 보아 인신매매단이 개입을 하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쁘고 귀엽게 생긴 여학생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실지로는 그런 일은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컸다.
‘어느 놈이 납치를 한 것이라면 아주 세상에 태어난 것을 후회하게 해 주마.’
동현은 사실 개인적으로도 인신매매를 아주 싫어하는 성격이었다. 하물며 미연의 외삼촌이라면 자신과 남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자, 누군지 반드시 알아내서 그냥 두지 않을 맘이었다.
동현은 그렇게 희연에 대한 프로필을 만들었고 이내 가네마의 핸드폰으로 보내 두었다.
드드드-
“주군, 이거는 뭡니까?”
“그거 미연이 동생인데 납치를 당한 것 같으니 바로 조사를 해서 보고를 해라. 아마도 인신매매를 당한 것 같으니 혹시 일본 쪽도 확인을 해 보고 알았냐?”
가네마는 인신매매라는 소리에 눈빛이 달라지고 있었다.
“이 사진에 나오는 학생이 사모님의 동생이라는 말입니까?”
“그래, 외삼촌의 하나밖에 없는 딸이란다. 그래서 우리 장모님에게서 직접 연락이 오게 된 것이니 신경 써서 조사를 해야겠다. 국내의 조직을 모두 뒤집어서라도 찾아내야 한다.”
“그러면 주군의 이름을 사용해야 하는데 가능하겠습니까?”
“사용을 허락한다. 그리고 일성그룹의 문제는 당분간 보류를 하고 너는 이 일에만 신경을 써라.”
“예, 주군. 최대한 빨리 조사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가네마는 전화로 통화를 하고는 있지만 정말 믿음이 가는 목소리였다.
이제 희연의 문제는 가네마가 전담을 하였으니 조만간에 무슨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동현이었다.
드드드-
동현은 갑자기 오는 전화에 이름을 확인하였지만 이내 눈빛에 의문스러운 빛이 띄웠다.
“누구지? 여보세요?”
동현은 누군지는 모르지만 일단 걸려 온 전화이니 받기로 했다.
“김동현 씨 되십니까?”
“예, 제가 김동현입니다만 누구십니까?”
“아, 저는 한대성이 있는 가문의 당대 가주가 되는 사람입니다. 중요한 일로 그러니 시간이 되시면 우리 한번 만나보았으면 합니다.”
동현의 뜻밖의 인물이 연락을 하는 바람에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어차피 이들과는 한 번쯤은 만남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제 한국에는 문파라는 개념은 사라지고 각 가문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이들도 결국 무예를 연구하고 발전시키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좋습니다. 그렇게 하지요. 시간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습니까?”
동현이 바로 수락을 하자 잔화를 건 남자는 이내 생각하고 있었는지 약속을 잡기 시작했다.
“길게 끌지 말고 바로 만났으면 합니다. 제가 지금 서울로 가겠습니다.”
“그러십시오. 서울에 도착을 하시면 연락을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그럼.”
남자는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동현은 갑자기 연락이 온 대성의 가문의 사람이 왜 연락을 하였는지는 대강 알고 있었다. 요즘 이들이 익히는 기공법이라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운기법 때문이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다.
대성이 가지고 간 운기법은 동현에게는 이류에 불과하지만 이들에게는 새로운 세계를 보게 해 주는 아주 엄청난 것이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대성이 자신에게 배우게 될 체술은 고대 병사들이 익히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엄청난 일격필살의 위력이 담겨 있는 무술이었다.
그런 엄청난 무술을 대성 혼자만 배우게 된다는 것은 가문의 입장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이번에 수장이 직접 동현을 찾으려고 한 것이다.
“약속을 했으니 출발을 서둘러 주시오. 나도 이번 서울행에 동참을 할 것이오.”
“알겠습니다.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가주님.”
내세울 것이 추적술밖에 없는 가문이라고 하지만 엄청난 자금과 인맥을 가지고 있는 가문이 바로 대성의 가문이었다.
대성이 가지고 온 운기법은 가문의 모든 이들에게 엄청난 파장을 불러오게 되었다. 결국 가문의 수장과 원로까지 모두 모이게 되었고, 그 회의에 대성의 발언 때문에 이들이 결국 동현과 만남을 가지게 되었다.
“제가 가지고 온 운기법은 정말 제가 보아도 대단한 운기법입니다. 아마도 보고 계시는 운기법이라면 우리나라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지고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을 합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바로 가문의 무술인데, 솔직히 본 가문은 무술에 대해서는 조금 약하다는 것은 현실입니다.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이 계실지도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저희가 각 가문이 모이는 자리에 가면 무력면에서는 약하다고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저에게 운기법을 주신 분은 그런 저에게 강한 무술을 알려 주시겠다고 했습니다. 비록 배우는 기간 동안은 모르지만, 저도 간곡하게 부탁을 하여 그 무술을 우리 가문이 배울 수 있도록 허락을 받을 생각입니다.”
대성의 발언은 모든 원로들을 놀라고 하고 있었다.
실질적으로 가문의 무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었기 때문에 그도 비록 원로라고는 하지만 가문이 약하다는 것은 암묵적으로 인정하고 있었다.
요즘은 무술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무술가의 집안이라면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이 바로 가문의 무술이 아니겠는가?
대성의 말에 가문의 주인인 가주는 무서운 눈빛으로 원로들을 보며 입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