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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지마-93화 (92/222)

93화

“지금 대전에 있다고 하드라 너의 돈은 다른 남자에게 다시 사기를 당해서 결국 다시 술집으로 나가게 되었다더라.”

동현은 양미연이 당하고 있는 일들을 모두 사실대로 이야기를 해 주었다.

만영을 만나고 있을 때 이미 다른 남자가 있었고 양미연이라는 여자는 선천적으로 음란한 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 남자에게 만족을 하지 못하고 여러 남자를 거치고 있다는 말도 해 주었다.

한참의 설명을 듣고 있던 만영은 눈빛이 촉촉하게 젖어 들고 있었다. 가슴 속에 품었던 미연에 대한 사랑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있어서였다.

동현은 만영의 앞에 양미연이 살고 있는 주소와 전화번호를 적은 종이를 두고 일어섰다. 지금은 자신이 있어도 도움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 간다. 주소는 거기에 있으니 알아서 해라.”

동현이 나가자 만영은 혼자 남아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남자의 가슴에 불을 질러 놓고는 이렇게 자신을 비참하게 만든 양미연을 용서할 수가 없다는 생각과 자신이 바보 같아서 당한 것을 누구를 탓하겠는가 하는 마음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만영은 이미 어디가 이길지를 알고 있었다.

“염병할 년. 도망을 갔으면 잘살기라도 하지 결국 그렇게 사기나 당하고 다시 술집으로 가냐?”

만영은 고함을 치면서 종이를 들고 일어섰다.

대전의 술집에 다니는 양미연은 지금 눈앞에 나타난 남자를 보면서 당황하고 있었다.

“여, 여기는 어떻게??”

“그래, 돈을 들고 도망을 가서는 결국 이런 생활을 하는 것이었냐?”

양미연의 앞에 있는 남자는 다름 아닌 만영이였다. 만영은 동현이 주고 간 주소를 가지고 바로 대전으로 내려와 지금 양미연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돈을 가지고 도망을 갔다고 무슨 돈이 있었는데?”

양미연은 만영의 말을 인정하면 바로 구속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오리발을 내밀고 있었다.

만영은 그런 양미연을 보고 한숨만 나왔다. 자신의 돈을 가지고 도망을 갔다고 인정만 해도 모든 것을 잊고 용서를 하려고 하였는데, 양미연은 결국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 돈은 그렇다고 치고 나를 떠난 이유나 알자.”

양미연은 어차피 만영과는 이제 더 이상 만날 이유가 없다고 생각을 하였는지, 사실을 그대로 이야기해 주었다.

“당신이 좋은 남자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나는 강한 남자가 필요했는데 당신은 강한 남자는 아니잖아. 그래서 그런 남자를 찾아 나섰고, 결국은 떠나게 된 거야. 간단하지?”

만영은 양미연이 하는 이야기를 모두 들었고 더 이상 자신이 여기에 있을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의 순정도 버리고 떠난 여자에게 무엇을 바라겠는가 말이다.

만영은 이대로 양미연이라는 여자를 기억에서 지우기로 하고 일어섰다.

“내가 여기 온 이유를 물었지? 간단해 마지막으로 너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어. 이제 다 들었으니 그만 갈게. 그동안 참 고마웠다. 너로 인해 진심으로 행복을 느끼기는 했으니 말이다. 잘 살아라.”

만영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나가 버렸다. 양미연은 만영이 그러고 나가자, 한동안 아무 말도 못하고 그대로 서서 멍하니 만영이 나간 곳만 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좋지 않은 결과를 보았지만 만영에게는 양미연으로 인해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는 함부로 여자를 믿지 않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만영이 떠나고 양미연은 술집에 근무를 하고 있었지만 동현이 그런 양미연이 편하게 사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비룡에게 연락을 하여 양미연이 있는 대전에 건달들을 수배하여 양미연을 관리하게 하였다.

건달들이 관리를 하게 되면 양미연은 죽을 때까지 돈을 만지지 못하는 그런 신세가 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었다.

동현은 지금 앞에 있는 대성을 보고 있었다. 한대성은 양미연의 일을 처리하고는 지금 동현에게 자신을 거두어 달라고 부탁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나에게 너를 수하로 받아 달라고 하는 것이지?”

“예, 그렇습니다. 저를 수하로 받아 주십시오.”

한대성은 동현의 실력을 알고는 거의 애원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동현의 그늘에서 무언가를 배우기를 갈망하는 눈빛을 하면서 말이다.

동현은 대성의 눈빛에 어두운 그늘이 없다는 것을 보고 잠시 갈등이 되었다. 분명 전에도 본 적 있는 순수하게 배움을 원하는 그런 눈빛이었다.

‘하아, 나는 어째서 저런 놈들만 만나게 되는 걸까?’

가네마도 저런 눈빛을 하고 있어 거두어들인 것인데 지금 한대성도 그런 눈빛이라니…….

“너 솔직하게 이야기해라. 나에게 배우고 싶어서 그런 거냐?”

“예, 그렇습니다. 저도 형님처럼 강해지고 싶어서 그렇습니다. 이는 가문의 일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저의 희망이기도 합니다.”

한대성은 무술을 익히는 가문의 일원이었지만 아직은 그리 강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매일 수련을 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그 비전이 보이지 않았는데, 이제 동현을 만나게 되니 무언가 길이 생긴 것만 같아 죽기를 각오하고 매달리고 있었다.

“흠, 그렇다는 말이지? 그러면 너는 나에게 배우기만 할 생각이냐?”

“예. 무슨 말씀이신지요?”

“너는 공짜로 배우기만 할 생각이냐고?”

동현이 원하는 것은 대성이 익히고 있다는 추적술이었다.

아직 동현은 추적술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는 상태였지만 배워 두면 나중에 반드시 쓸모가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한대성은 동현의 말뜻을 아직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어 어리바리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요?”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너의 추적술을 알려 주면 된다.”

동현의 대답에 대성은 황당한 얼굴이 되고 말았다. 추적술은 가문의 비전의 기술이기 때문에 절대 타인에게는 전해줄 수가 없는 비기였다.

“죄송합니다. 추적술은 제가 알려 드리지 못합니다. 이는 가문의 비기라 절대 외부로 노출이 되지 않게 되어 있습니다.”

동현은 가문의 비기라고 하면서 알려 줄 수 없다는 소리에 바로 코웃음을 쳤다.

“너의 가문은 비기고 나에게 배우는 것은 그냥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지? 지금?”

동현이 하는 말을 들은 대성은 금방 이해를 했다.

동현이 알고 있는 것은 비기 중에 비기일 터인데, 과연 자신이 알고 있는 비기를 그에 비할 수가 있을지 고민이 되었다.

고대의 무술 중에 이미 실전된 무예를 사용하고 있는 동현이었기에 사실 추적술이라는 것은 그리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었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겠다는 생각에 대성을 보고 타협을 하려고 한 것이다.

대성은 추적술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실 추적술이라고 해서 무슨 엄청난 비기는 아니었다.

추적술은 바로 단서를 가지고 추적을 하는 방법이었다. 단지 기를 이용하여 사용하는 방법으로 아직은 누구도 모르고 있으니 그렇지, 동현이 만약에 추적을 하는 것을 보게 된다면, 이내 따라할 수 있을 정도로 어렵지 않은 것이었다. 다만 전문적인 추적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한참을 고민하던 대성은 생각을 정리하였는지 동현을 보고 이야기를 했다.

“좋습니다. 저는 추적술에 대한 내용을 내놓겠습니다. 그러면 저에게 무엇을 알려 주시겠습니까?”

동현은 대성의 눈빛에 대단한 결심을 하였다는 것을 알았다.

아직 가문의 비기를 남에게 알려 줄 위치는 아니지만, 이는 가문의 이상을 실현시킬 수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는 자신이 결정을 하게 된 것이다.

“내가 알려 주는 것은 바로 운기법과 한 가지의 체술이다. 운기법은 전에 이야기한 기공법과는 차이가 많은 것으로 아마도 운기법으로 운기를 하게 되면 지금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게 될 것이다. 기공법과는 차이가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체술은 고대의 무예로 과거 병사들과 군인들이 사용을 하던 것이다. 일격필살의 공격법으로 잘못하면 상대를 죽일 수도 있는 무서운 수법이다.”

동현은 자신이 알려 주게 될 무예에 대해 아주 자세히 설명을 해 주었다. 대성은 동현의 말을 듣고는 솔직히 믿어지지가 않았다.

기공법은 자신도 익히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자부를 할 만큼 안전한 방법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동현의 실력을 보고는 자신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지만, 기공법이 잘못 되었다고는 생각지 않았다.

“제가 조금 아는 것이 있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기공법이 약하다고는 생각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익히고 있는 기공법보다도 더 강하게 만들어 주는 운기법이 있다는 말은 솔직히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솔직히 현대인의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가지는 당연한 생각이었다.

동현은 이들이 왜 아직까지 무예를 배울 수가 있었는지를 조금은 알게 되었다. 이런 고지식이 남아 있으니 이들이 무예를 익히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아마도 무예는 거의 사장이 되어 버렸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믿어지지 않는다고 하니 우선 내가 아는 운기법을 전해 주겠다. 일단 익혀 보고 결정을 내려도 된다. 시간은 앞으로 한 달을 주지.”

동현은 운기법을 대성에게 전해 주었다. 앞으로 한 달 동안 대성이 운기법을 익혀 보고 결정을 하라는 말이었다.

물론 대성이 운기법을 가지고 그냥 갈 수도 있지만, 동현은 지금 대성에게 준 운기법 정도는 얼마든지 만들 수가 있는 평범한 것이었기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동현에게는 이류의 운기법이지만 이들에게는 엄청난 심법이었기 때문이다.

대성은 동현이 주는 운기법이 있는 책을 받아 보았다.

안의 내용이 모두 한글로 되어 있어 읽는데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 안의 내용을 보면서 점점 더 얼굴이 굳어 가고 있었다. 지금 자신이 보고 있는 책은 보물 중에 보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각 가문에는 원로라고 하면서 무술을 연구하는 인물들이 있었다. 그분들은 모두 평생을 무술을 연마하다가 나이를 드시면 자동으로 연구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분들이 평생 연구하고 있는 것이 바로 자신이 들고 있는 책의 내용이었다.

대성은 책을 보면서 손이 저절로 떨리기 시작했다. 몸과 마음이 모두 책의 내용을 보느라 한시도 눈을 뗄 수가 없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한참의 시간동안 책을 보고 있던 대성이 갑자기 고개를 들고는 동현을 불렀다.

“도대체 당신은 누구십니까?”

동현은 갑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묻는 대성을 보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 시간 되면 정신이 이상해지는 그런 병에 걸렸냐?”

오히려 동현은 대성을 보며 물었다. 정신병자가 아니면 저런 행동을 할 수가 없다고 판단이 들어서였다. 대성은 동현의 질문에 황당하다는 표정만 짓고 있었다.

자기가 지금 보고 있는 책은 정말 가문의 비기 중에 비기였다. 그런 중요한 것을 보게 하였기 때문에 놀라서 물은 것을 오히려 자신보고 정신병자 취급을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수밖에 없었다.

“제가 보고 있는 내용대로만 익히면 기공법과는 확실히 다른 경지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중요한 책을 그냥 저에게 주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너도 나에게 비기를 알려 주기로 했으니 거래는 이미 성립이 된 것이 아니냐?”

동현은 대성을 보며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을 해 주었다.

대성은 동현이 보여 주는 책은 자신이 알려 주기로 하였던 추적술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었기에 오히려 동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추적술은 시간만 지나면 충분히 배울 수가 있는 것이지만, 내공은 모든 무술을 익히는 가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가 있을 만큼 중요한 것이었다.

그런 대단한 물건을 자신에게 보여주고 배울 수 있게 해 주겠다는데 대성이 반대를 할 이유가 없었다.

“제가 잠시 정신이 어디로 도망을 갔던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사죄를 드리겠습니다. 앞으로 스승님으로 모시겠습니다.”

대성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바로 큰절을 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동현은 아직 제자를 키우고 싶은 마음은 손톱만큼도 없었다.

“제자는 무슨 제자 너 나의 수하가 되기로 하지 않았냐?”

“예, 그렇습니다. 분명히 처음에는 그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그러면 되었다. 나는 수하들이 강해지는 것을 원하지, 약한 놈은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동현의 간단한 논리로 인해 대성은 바로 동현의 수하가 되고 말았다.

대성은 동현에게 자신이 배우는 비기들을 가문의 사람에게 전해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 비기는 자신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반드시 주인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 문제였다.

동현은 대성이 가문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이번에 자신도 하나의 문파를 개설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현이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가 거창한 것이 아니고 그냥 폼이 날 것 같다는 이유에서라는 것이 문제지만 말이다.

“우리 문에 비기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문주이니 허락을 하마. 하지만 너희 가문의 사람들은 우리 문에 은혜를 입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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