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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지마-90화 (89/222)

90화

이는 대성이 말하는 재주가 있어서 그렇기도 하지만 일단은 내용 자체가 재미가 있어서였다.

한참의 이야기를 하고 마친 대성은 동현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 가문의 비기를 말하기는 했지만 솔직히 비기라고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동현은 대성의 기공법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듣고는 솔직히 어이가 없었다. 지금 현대인이 알고 있는 기공법은 예전의 기공법과는 완전히 다르게 길을 가고 있어서였다. 이런 식으로는 평생을 익혀도 삼류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기공법이라고 해서 솔직하게 기대를 하기는 했지만 이 정도로 형편없을 줄은 몰랐네.”

동현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에 대성은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이미 동현이 어느 정도의 고수인지를 알기에 조금 기대를 하고는 있었는데, 나오는 소리에 완전히 기대가 무너지고 말았다.

동현은 대성이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보고 다시 입을 열었다.

“너는 내가 하는 말을 어떻게 생각하냐?”

동현의 말에 대성은 지금까지 기공법을 익히면서 한 번도 후회를 하지는 않았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후회가 되고 있었다.

“저는 아직 기공법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못합니다. 하지만 형님의 실력을 보고는 그냥 부끄럽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성은 솔직하게 자신이 느끼는 것을 그대로 이야기를 했다. 동현은 그런 대성을 보고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너의 잘못이 아니니 고개를 숙이지 마라. 내가 보기에는 지금 현대인들이 지난 시절의 내용을 약간 다르게 해석을 하고 있는 것 같아 하는 말이다.”

동현의 말에 대성은 이해가 가지 않는 얼굴을 하였다.

지금 고대의 무술을 재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분들이 고생을 하고 있는지를 생각하면 절대 해서는 않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대성은 그런 동현을 보며 무언가 말을 하려다가 다시 입을 다물어 버렸다.

“너는 이제부터 내가 찾으라고 한 여자를 찾아라. 그 여자를 찾으면 바로 나에게 연락을 하고 나에 대한 이야기는 절대 외부로 나가서는 안 된다. 이는 너를 키워 준 가문에도 말이다. 무슨 소리인지 알겠냐?”

동현의 차가운 목소리에 대성은 정신이 버쩍 들었다.

“예, 알겠습니다. 절대 비밀을 약속하겠습니다. 우선은 여자를 찾아서 찾아뵙겠습니다. 그때 저의 부탁을 하나만 들어 주십시오.”

“부탁이라, 그래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라면 들어주도록 하겠다.”

“감사합니다. 형님.”

대성은 동현의 긍정적인 반응에 용기가 생겼는지 힘차게 대답을 하였다. 동현도 대성이 익히고 있는 기공법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추적술이라는 것에는 관심이 갔다. 자신은 추적술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어서였다.

동현도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한 호기심을 보여 주고 있었다.

한 때 동현이 예전에 창고에서 무예서를 찾은 생각에 집의 창고를 모조리 뒤졌지만, 더 이상의 무에서는 나오지 않아 실망을 했던 터였다.

그런데 아직도 한국에는 그런 무술을 배우고 익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마음에 들기도 했다. 고대의 무예를 전수하려면 그만큼 대단한 인내력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했기 때문이다.

동현은 대성과의 일을 마치고는 바로 나가고 있자니, 밖에는 비룡과 그의 동생들이 어디 가지도 못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비룡, 오늘은 고마웠다. 다음에 우리 편하게 술이나 한잔하자.”

“그, 그래 그러자.”

비룡은 동현이 술을 먹자고 하니 저절로 목소리가 떨려왔다.

예전에 비룡은 동현과 술을 마시다가 실수를 하는 바람에 죽도록 맞은 기억을 가지고 있어서일까? 그 당시에는 비룡이 동현을 보고 존대를 하고 있을 때였고, 감히 개길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라 그냥 때리면 때리는 대로 그대로 맞고 있어야 했다.

“오늘 고마웠다.”

동현은 그렇게 인사를 하고는 가게로 돌아갔다, 동현이 떠나고 없자 비룡은 자신이 동현의 앞에서 떨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에이. 씨발 새끼 갑자기 술은 왜 먹자고 해서 사람을 긴장되게 하는 거야?”

비룡의 말에 동생들은 이해를 한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만큼 동현에 대한 공포는 이들에게는 절대적이라는 이야기였다.

그 시각 양미연은 지금 만영의 돈을 가지고 아주 화려하게 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호호호, 멍청한 놈 덕분에 아주 편하게 살게 되었어.”

양미연은 원래 만영과 그렇게 사귀고 싶은 생각이 없었는데, 친구인 동현이 나름 파워가 있어 보여 콩고물이라도 떨어질까 싶어 만영과 깊은 관계로 지냈던 것이었다.

하지만 미연이 만나고 있는 만영은 동현과는 아예 근본이 다른 인간이었다. 처음에는 양미연도 그런 만영을 보고 조금 주저하게 되었지만, 이내 마음을 모질게 먹게 된 이유가 바로 자신과 지금 함께 살고 있는 남자 때문이었다.

양미연이 먹여 주고 재워 주고 있는 이 남자는 밤기술이 아주 좋아서 양미연의 몸을 완전히 녹여 버렸다.

만영은 아직 숫총각이라 그런지 양미연을 만족시키기는커녕 중간에 끝을 내야 했지만, 미연과 만나고 있는 남자는 양미연이 아주 죽을 때까지 계속해서 해 주는 그런 타입이었다.

양미연은 그 남자를 만나고 나서부터는 정말 밤이 기대가 되는 그런 날들이었기에 만영의 돈을 노렸고, 지금은 남자와 함께 도망을 가고 있는 중이었다.

“호호호, 오늘은 어떤 자세로 해 주려나?”

양미연은 남자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이 있는 이곳은 대전이었고 이 집은 남자가 머물고 있는 곳이라고 하면서 둘이 자리를 잡게 된 장소였다.

미연은 남자가 작은 일을 시작한다고 하여 가지고 있는 돈 중에 절반에 해당하는 돈을 주었고, 남자는 그 돈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하겠다고 나가서 아직 들어오지를 않고 있는 중이었다.

양미연이 남자를 기다리고 있는 이유는 바로 오늘 밤에 남자가 새로운 기술로 자신을 죽여주겠다고 했기에 잔뜩 기대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양미연은 이상하게 하루도 남자가 없으면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남자를 밝히는 여자였다. 그런 여자를 만영이 만족을 시켜 줄 수는 없었다.

시간이 흐르고 있었지만 남자가 들어오지 않자 양미연은 오늘은 조금 늦을 뿐 별다른 의심을 하지는 않았다.

“오늘은 일이 조금 늦어서 그런가?”

양미연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기다리고 있었지만 새벽에 되도록 남자는 들어오지를 않았다. 남자가 들어오지를 않자 이내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빠르게 집의 장롱이 있는 곳으로 가서 농문을 열고는 안에 있는 가방을 꺼내고 있었다.

양미연은 심호흡을 하면서 입으로 중얼거리는 말이 있었으니 바로 이 말이었다.

“제발, 아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양미연은 그렇게 빌면서 가방을 열었다.

가방 안을 보던 양미연의 얼굴은 창백하게 변해 있었다. 그 안에는 아무 것도 남아 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양미연은 만영에게 모두 현금으로 돈을 받았고 그 돈을 커다란 가방에 보관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남자는 며칠 동안 돈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행동을 하였고, 실지로도 돈에 대해서는 크게 말을 하지도 않았다.

양미연은 그런 남자가 마음에 들어 가지고 있던 돈의 절반을 주면서 무언가 새롭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으라고 했고, 남자는 알았다고 하고 나가게 되었던 것이다.

지난밤에는 남자가 평소와는 다르게 아주 색다른 맛을 보여 주었고, 양미연은 그런 황홀한 경지는 정말 처음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완전 뿅 갔다는 말을 실감하게 되었다.

어제는 양미연이 완전히 맛이 가는 바람에 깊은 잠에 빠졌고, 남자는 그런 양미연을 두고 아침에 나간다고 하고는 나가 버렸다.

그런데 남자가 양미연이 가지고 있는 모든 돈을 가지고 간 것이다. 절대적으로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 남자가 양미연을 배신하고 말이다.

“아아아악!! 이 개새끼 감히 나를 배신하고 돈을 가지고 갔단 말이지.”

양미연은 남자가 자신의 모든 돈을 가지고 갔다는 사실에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났다.

하지만 이내 황당한 얼굴이 되고 말았다. 자신은 남자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 새끼에 대해서 아는 것이 하나도 없네?”

양미연은 남자의 이름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어떻게 남자를 찾을지가 걱정이었다. 한 가지 이 집이 남자가 살던 곳이라고 하는데 이제는 그 말도 믿을 수가 없게 되었다.

“호호호, 내가 멍청한 놈이라고 놀렸는데 나도 마찬가지였네.”

양미연은 그렇게 웃으면서 눈에서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자신이 아무리 남자를 좋아한다고 해도 어떻게 그렇게 당할 수가 있었는지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당해도 너무 깨끗하게 당했기에 이제는 허탈하기만 했다.

양미연은 그렇게 혼자 남아 있으면서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에 빠져 있었다.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똑똑똑-

미연은 갑자기 얼굴이 환해지면서 문을 열며 소리를 쳤다.

“자기야?”

그러나 문 밖에는 남자는 남자이지만, 미연이 기다리는 남자가 아닌 다른 남자였다.

“오늘까지 돈을 준다고 했는데 어떻게 된 거요?”

“예? 무슨 말씀이세요?”

“아니 신랑은 어디 갔어요? 오늘까지 방세를 준다고 해서 기다려 주었으면, 이제 주어야 하지 않소?”

남자는 바로 이 집의 주인이었다. 남자는 이 집을 빌렸고 화려한 언변으로 오늘까지는 지급을 하겠다고 약속을 하였던 것이다.

양미연은 집 주인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 양미연이 가지고 있는 돈은 호주머니에 있는 이만 원이 전부였는데, 나가서 무엇을 하라는 말인가?

“아저씨 죄송하지만 며칠만 더 기다려 주시면 안 되겠어요?”

양미연은 지금 당장에 나가게 되면 정말 갈 곳이 없게 되어 하는 부탁이었다. 그러나 양미연의 생각과는 다르게 집주인은 냉정하게 말을 했다.

“오늘까지 약속을 했으니 약속을 지켜 주든가, 아니면 집을 비워 주든가.”

집 주인은 그러면서 양미연의 몸매를 쓰윽 훑어보고 있었다.

양미연은 그런 집주인의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지금 여기서 나갈 수가 없는 입장이라 계속해서 사정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아저씨 정말 죄송한데 조금만 더 시간을 주세요. 반드시 드릴게요.”

“이것 보세요. 아가씨,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지금 여기를 빌려서 아직까지 한 푼도 주지 않았어요. 우리는 땅 파서 먹고 삽니까?”

아저씨의 말도 일리는 있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외상으로 처리를 하게 만든 남자의 능력은 양미연이 생각하기에도 대단하다고 밖에는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양미연은 지금 대전을 떠나게 되면 만영의 친구인 동현이 자신을 잡기 위해 건달들을 움직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눈앞의 아저씨가 자신의 몸을 원한다고 생각하니 결국 생각을 한 것이 눈 딱 감고 한 번 주자라는 것이었다.

“아저씨, 제가 어떻게 하면 되용?”

양미연의 코맹맹이 소리에 주인은 갑자기 눈빛이 달라지고 있었다.

이맘때쯤 동현은 자신의 가게에서 지금 주변에 새롭게 신설되고 있는 대형 가게들을 어찌 처리 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아무리 크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우리도 피해를 입을 수가 있다는 것인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

지금은 선전만 하고 있어서 그렇지,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본격적인 개장을 하게 되고 그 후는 생각보다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리 대책을 세우려고 하는 것이었다.

동현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백영이가 왔는지가 생각났다. 이제 출근을 하라고는 했는데 자신이 신경을 써 주지 않으면 골치 아프게 될 것 같았다.

“그래, 친구의 동생도 내 동생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챙겨 주자. 만영이도 그걸 원하고 있을 거야.”

사실 동현이 요즘 벌이고 있는 일은 상당히 많았다. 물론 동현이 직접 하는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을 주어 수하들이 알아서 하고 있으니, 결국은 동현이 하는 일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 작품 후기 ============================

드디어 90회가 되었습니다.

이제 백회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군요.

그런데 왜? 손구락은 따로 놀까요???

점점 머리는 굳어지고...

아아악~~~ 대고리가 굴러가게 해주세요 ㅠㅠㅠ 그래도 달려봅니다. 백회는 목표이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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