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화
가게에서 처음으로 청혼을 한 남자였고 그의 말 한마디가 동현을 웃기는 바람에 남자는 오늘 행운을 얻게 되었다.
프러포즈의 베스트 요리는 가격이 제법 비싸다고 소문이 나 있었지만, 그만큼 맛이 있고 귀족스럽게 나오는 요리였다.
청혼을 한 것이 소문이 나자 제법 이름이 알려지더니, 결혼을 하기 전의 남자들에게 데이트 코스로는 제일 첫 번째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동현은 음식 맛이 아닌 청혼으로 인해 소문이 나서 유명해지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미연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고는 만족했다.
프러포즈는 그렇게 젊은 남자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서울의 명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유명해지니 주변의 건달들이 무언가 얻어먹을 것이 없나하고 나타나기 시작했다. 프러포즈의 입구에는 눈으로 보기에도 껄렁한 모습은 남자들이 시비를 걸고 있었다.
“아니, 여기는 밥 먹는 곳이 아냐? 왜 우리는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거야?”
남자들 중에 가장 덩치 큰 남자가 크게 소리를 치고 있었다. 아마도 이들은 오늘 작정을 하고 온 것 같아 보였다.
입구를 보고 있던 종업원은 건달들이 시비를 걸자 상당히 조심스럽게 대하고 있었지만, 무대포로 나오는 놈들에게는 소용이 없는 일이었다.
결국 가게의 지배인이 나오게 되었고 지배인은 이들의 차림을 보고는 바로 눈치를 채고 있었다.
“무슨 일 때문에 온 것이오?”
“여기는 우리가 오면 안 되는 거야?”
남자는 처음부터 껄렁한 자세로 시비를 걸기 위해 반말로 나가고 있었다. 지배인은 눈앞의 남자가 이렇게 나오는 것을 보고는 오늘 영업하기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구에서부터 이런 놈들이 설치면 손님들이 들어오지를 못하기 때문이다. 일부는 구경을 한다고 있겠지만 거의가 다른 곳으로 갈 것이 빤했기 때문이다.
건달들이 시비를 거는 것을 보게 된 미연은 빠르게 동현에게 이 사실을 알려 주었다.
“오빠, 지금 입구에서 깡패들이 와서 난리를 치고 있어요.”
“무슨 소리야?”
동현은 자신이 하는 가게에 깡패들이 소란을 피우고 있다는 소리에 미연을 보며 다시 묻고 있었다.
“지금 입구에서 깡패들이 소란을 피우고 있다고요.”
미연도 동현이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 건달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동현에게 이야기를 하여 어서 처리를 해 주기를 바라고 한 말이었다.
“우리 가게에서 소란을 피운다고?”
“예, 지금 손님들이 들어오지를 못하고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해요.”
“알았어, 내가 나가 볼게.”
동현은 미연에게 기다리라고 하고는 바로 입구로 나갔다. 감히 자신이 하는 가게에 와서 소란을 피우는 놈들이 과연 누구인지를 알고 싶어서였다.
동현이 입구에 도착을 하니 건달도 아닌 완전 양아치 같은 놈들이 다섯이나 와서 지금 지배인과 다투고 있었다.
“무슨 일이요. 지배인.”
덩치가 큰 남자는 동현이 나오자 눈빛을 빛내며 동현에게 시비를 걸기 시작했다.
“어이 거기가 사장님이신가 보네.”
동현은 남자의 얼굴을 보며 조용한 목소리로 물었다.
“너희들 어디 식구냐? 아니 누가 보냈냐?”
동현의 말에 남자들은 얼굴이 바로 경직이 되기 시작했다. 이런 말투를 사용하는 사람은 조직에 속해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덩치 큰 남자는 그래도 용기를 내서는 동현을 보며 입을 열었다.
“그러는 당신은 어디 식구인가?”
동현은 이들을 보니 아마도 동네 양아치들 정도로 보였기에 바로 핸드폰을 꺼내 성철에게 전화를 걸었다.
동현의 가게는 강남에 자리를 하고 있었고 성철은 강남의 조직에 있는 놈이기에 바로 연락을 하면 해결을 할 수 있어서였다.
“여보세요, 오랜만이네.”
“여기 서초동인데 나, 가게 오픈했는데 여기 애들이 지금 와서 시비를 걸고 있네. 잠시 이리 왔다 가라.”
동현의 목소리가 착 가라앉아 있는 것에 성철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서초동이면 자신의 속한 조직의 관할 구역이었고, 동현이 지금 화가 나기 일보직전이라는 것을 목소리만 들어도 알 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 그래… 자, 잠시만 기다려 줘. 내가 바로 갈게.”
성철이 급하게 대답을 하자 동현은 바로 대답을 했다.
“여기 위치는 서초동 사거리에 있는 프러포즈라고 한다.”
프러포즈라면 요즘 강남에 인기가 있는 곳이라 동현의 말에 성철은 어딘지를 금방 알 수가 있었다. 그런데 거기가 동현이 하는 가게라고 하니 성철의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었다. 전화를 끊은 성철은 동현이 오픈한 가게를 생각하면서 중얼거렸다.
“개새끼 오픈을 했으면 연락이라도 하지.”
성철은 그렇게 욕을 하면서도 바로 동생들에게 연락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가기 전에 사고가 터지지 않았으면 하면서 말이다.
“야! 지금 서초동 사거리 프러포즈 근처에 있는 애들이 누가 있냐?”
“근방에 있는 애들이 있는지는 확인해야 알겠는데요? 무슨 일입니까?”
“야 새끼야 지금 꼴통이 화가 나서 지랄을 하기 일보직전이니, 최대한 가까이 있는 애들을 보내서 해결을 하라고 지시를 내려 나도 지금 간다.”
성철이 이야기한 꼴통이라는 말은 동생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하고도 남았다.
“헉! 알겠습니다. 형님.”
동생들은 빠르게 연락을 하면서 가장 가까이 있는 놈들을 차기 시작했고, 이내 빠르게 지시가 내려가고 있었다. 순식간에 지시를 내린 세기파는 자신들이 도착할 때까지만 동현이 참고 기다려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동현이 전화를 하는 것을 듣고 있던 덩치는 이거 정말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지금 전화를 하는 것을 보니 조직의 사람들을 부르고 있는 것 같은데, 자신 같은 양아치는 감히 어쩌지 못하는 인물을 지금 자신들이 시비를 걸고 있는 것이 아닐까 겁도 낫지만, 한편으로는 오기도 생기고 있었다.
“어이 형씨 이제 연락은 다한 거야?”
“형씨? 이것들이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구나?”
동현이 살살 뚜껑이 열리기 시작하자 본성이 나오기 시작했고 양아치를 보는 시선에서 살기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덩치는 동현의 눈에서 살기가 일어나자 오금이 저리며 갑자기 몸이 움직이지 않는지 그저 벌벌 떨기만 하였다.
‘헉! 잘못 건드렸다. 이거 오늘 내가 사망 신고를 하는 날인가 보다.’
동현의 살기만으로도 덩치는 몸이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고, 다른 놈들은 그런 덩치를 이상하게 생각하는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때 세기파 조직원 중에 수하들이 나타났다. 그중에 한 명은 동현의 얼굴을 아는지 동현을 보며 깊숙이 머리를 숙이며 인사를 하였다.
“형님 안녕하십니까?”
“인사드립니다. 형님.”
조직원들이 모두 정중하게 인사를 하고 있으니 양아치들은 기겁을 하고 말았다. 지금 인사를 하는 놈들 중에는 자신들이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기 때문이다.
“야! 너희들 뭐하는 새끼들이야? 내가 가게 오픈한 것도 모르고, 이런 쓰레기들이 내 가게에 와서 지랄을 하는 것도 연락을 해야 알고 진짜 한번 죽어 볼래?”
동현이 새파란 살기를 날리면서 조직원들을 보자 조직원들은 얼굴이 창백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강남의 전설인 대치동 야쿠자 사건을 모르는 세기파 조직원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만큼 그 사건은 이들에게 대단했고, 위대한 인물을 만들었기도 했는데 지금 그 전설의 인물이 화를 내고 있으니 조직원들도 바짝 긴장을 하고 있었다.
“죄송합니다. 저희들이 잘못했습니다. 지금 성철 형님이 오시고 계시니 잠시만 참아 주십시오, 형님.”
“성철이 새끼는 언제 오는데?”
동현이 열이 받으니 성철이 보고도 욕을 하고 있었다. 사실 동현의 족보를 따지면 성철도 동현의 동생이라고 볼 수가 있는 위치였다. 그만큼 동현이 건달 세계에서는 대단한 위치였다.
지금 말을 듣고 있는 놈도 동현이 어떤 위치인지를 알고 있어서, 자신의 형님인 성철을 보고 욕을 해도 감히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금 오시고 계십니다.”
“저기 있는 새끼들은 아는 놈들이야?”
동현이 가리키는 놈들을 보던 놈이 이를 박박 갈며 보고 있었다.
“예, 저희 조직원은 아닙니다. 여기 동네에 살고 있는 놈들입니다. 형님.”
“저거 빨리 치워라. 지금 열이 받아 죽을 것 같으니 말겠냐?”
동현의 말에 빠르게 대답이 이어졌다.
“예, 어서 치워라.”
남자의 지시에 건달들이 양아치 무리를 신속하게 데리고 갔다. 아마도 이제 양아치 무리들은 더 이상 두 발로 걸어 다니는 일은 없을 것이다.
동현이 양아치들이 사라지자 여기 구역을 담당하고 있는 세기파 조직의 대장 놈을 보고 다시 입을 열었다.
“여기는 누구 관할이냐?”
동현의 목소리가 차가워지고 있어서 남자는 몸이 부르르 떨었다. 여기서 잘못하다가는 조직의 운명이 결정되는 기분이 들어서였다.
“죄송합니다. 형님, 여기는 저희 세기파 관할입니다. 제가 아직 부족하여 형님이 가게를 오픈하신지를 몰랐습니다.”
남자는 고개가 땅으로 바로 처박히면서 사과를 하고 있었다. 동현은 남자가 하는 말을 들으면서 인상을 썼지만, 이내 무슨 생각인지 성질을 죽이고 있었다.
“지금 성철이 오고 있다고 했지?”
“예, 그렇습니다.”
“알았다. 너는 이름이 뭐냐?”
“예, 저는 강남에서 칠복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형님.”
칠복이는 이름이 아니라 자신의 별명이었지만 동현이 불러준다는 것만 해도 영광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감히 하늘같은 분에게 이름을 말할 수 있었다는 것만 해도 칠복이에게는 영광이었기 때문이다.
“그거 별명이냐?”
“예? 아 예, 조직에서 부르는 이름입니다.”
“인마, 본명은 뭐야?”
“예! 본명은 최영복이라고 합니다.”
“그래, 영복아 너는 앞으로 여기 프러포즈에 누가 와서 깽판을 치면 내가 책임지고 모가지를 따주도록 할 테니,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여기를 책임지도록 해라. 알겠냐?”
감히 누구의 명령이라고 거절을 하겠는가? 무조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예, 감사합니다. 죽음을 각오하고 책임을 지겠습니다. 형님.”
영복의 힘찬 대답에 동현은 이제 조금 안심이 된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만 가 보라는 손짓을 했다. 영복은 동현이 가라는 손짓에 빠르게 동생들과 사라지고 있었다.
프러포즈 지배인은 지금 눈앞의 상황에 대해 어안이 벙벙하고 있었다.
사장님이 건달들로 보이는 남자들을 다루는 솜씨를 보니 아마도 이쪽의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건달들이 동현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는 지배인도 바짝 얼어 버렸다.
“지배인은 당장 여기 정리 좀 하시오.”
“예, 사장님.”
지배인은 동현의 지시에 빠르게 대답을 하고는 최대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현은 대강 정리가 되었으니 안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때마침 성철이 도착을 하고 있었다.
성철의 차야 동현이 한동안 타고 다녔기에 한눈에 알아챌 수 있었다.
“저 자식은 필요할 때는 안 오고 이제 끝나니 나타나네.”
동현이 성철을 보며 하는 말이었다. 성철은 빠르게 차에서 내려 상황을 보려고 하였지만 동현이 이미 처리를 하였는지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는 솔직히 찜찜한 생각이 들었다.
“여기는 어떻게 한 거야?”
“야 인마! 너는 필요할 때는 안 오고 다 끝나니 나타나냐?”
동현이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성철에게 화를 풀고 있었다. 성철은 동현이 짜증은 나지만 아직 화가 난 것은 아니라는 것에 조금 안심이 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동현이 진심으로 화가 나면 얼굴에 칼바람이 불고 냉정하게 변한다는 것은 강남의 모든 조직원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강남의 조직원들은 동현이 차가워지면 모두 그냥 도망을 가라는 말이 떠돌고 있을 만큼, 그만큼 동현의 차가운 얼굴을 보고 있으면 오금이 저리기도 하지만 병신이 된다는 말이었다.
“미안하다. 여기에 가게를 오픈한지는 정말 몰랐다. 이제부터는 절대 그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해줄게.”
“이미 영복인가 하는 놈에게 그렇게 하라고 지시를 해 두었다. 내가 지시를 했다고 불만을 가지는 것은 아니지?”
“아니지 그럼 누가 감히 천하의 꼴통의 말에 토를 달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