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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지마-55화 (55/222)

55화

- 너의 어머니는 내가 데리고 있으니 도착을 하게 되면 연락을 바란다.

어둠의 그림자가 -

간단하지만 금방 이해가 가는 내용이었다. 동현은 어머니가 납치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엄청난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아버지만 앞에 계시지 않았으면 아마도 분노로 인해 천장이 날아갔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몸 안에서는 강력한 기운들이 사방을 때리고 있었고 동현은 그 기운들을 다시 진정시키고 있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나자 동현은 크게 한 번 깊은 숨을 내쉬고는 아버지를 보게 되었다.

“아버지, 이번 일에 대해 제가 알아서 처리를 하겠습니다. 아마도 저와 관계가 있는 놈들이 이번 일을 계획한 것 같은데, 아마도 저를 잘 몰라서 저지른 일인 것 같습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너의 어머니는 몸이 약해 걱정이다.”

동현도 몸이 약한 어머니의 안전이 걱정이 되었다.

“아버지 저는 시간이 없으니 나중에 이야기를 하지요.”

“그렇게 해라.”

동현은 자신의 방으로 건너가 빠르게 가네마에게 연락을 하였다. 가네마는 어쌔신의 기술을 수련하고 있었고 이제 어느 정도는 사용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였기에 이번에 가네마를 이용하여 놈을 찾으려고 하였다.

“선생님 어쩐 일이십니까?”

가네마는 동현이 오랜만에 연락을 하니 반가운 마음에 하는 말이었다.

“가네마 이번에 출정을 해야겠다.”

동현의 목소리가 심상치 않자 가네마는 안색이 굳어지고 있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우리 어머니가 납치를 당하셨다. 지금 놈의 전화번호가 있으니 내가 통화를 하는 동안 놈의 위치를 추적해라. 절대 놈을 놓쳐서는 안 된다.”

동현의 말에 가네마는 이번 일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현세의 무신이라고 할 수 있는 동현을 건드리는 놈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런 놈이 나타났으니 이제 놈들은 모두 죽었다고 복창을 해야 했다.

“선생님 번호를 주십시오.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놈을 추적하겠습니다.”

동현은 가네마의 말에 놈의 번호를 주었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이제 자신이 직접 통화를 하려는 생각에서였다. 과연 어떤 놈이 자신을 건들렸는지 확실히 알고 싶기도 했고 말이다.

이번 일은 동현이 보기에는 암살자가 꾸민 짓 같았다. 다만 자신을 직접 상대하기 않고 어머니를 이용하는 것을 보니, 이미 상대는 자신에 대해 어느 정도는 파악을 하고 있는 듯싶었다.

“누구든 나를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이번에 확실히 보여 주마.”

동현은 이를 갈며 번호를 눌렀다.

때르릉-

“김동현인가?”

“그래, 내가 김동현이다. 너는 누구냐?”

“흐흐흐, 나를 알고 싶기도 하겠지 하지만 알려 줄 수가 없으니 그런 이야기는 그만두고 어머니를 살리고 싶으면 이곳으로 와라.”

동현은 상대가 아주 능숙한 놈이라는 것을 알았다.

“거기가 어디냐?”

“여기의 위치는 말로 하는 것보다는 문자로 알려 주마. 그리고 한 가지 나를 찾으려고 하지 마라. 그렇게 되면 아마도 너의 어머니는 시체로 발견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 염려는 하지 말고 위치나 보내라. 나도 얼굴이나 한번 보자.”

동현의 대답에 상대는 웃기만 하고는 그냥 끊어버렸다. 동현은 전화가 끊어지자 화가 났지만 일단은 상대가 누구인지를 먼저 추리하고 있었다.

몸은 화가 나고 있지만 이성은 차가워지고 있다고 보아야 했다. 동현은 자신과 적이 되어 있는 인물들을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이런 암살자를 고용하여 자신을 공격하려는 인물이라면 윤 의원 밖에 없어 보였다. 그 여자들도 있지만 그 여자들은 아직 자신에 대해 모르고 있을 것이기에 이번 적은 확실히 윤 의원의 짓이 분명했다.

“크크크, 감히 나를 건드렸다는 말이지.”

동현의 얼굴은 지금 지옥의 나찰과도 같은 지독한 살기가 얼굴에 깔려 있었다.

동현은 놈이 위치를 보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도 가네마는 이미 놈의 위치를 파악하고 움직이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놈들이 아무리 세계적인 암살자라고 해도 지금의 가네마를 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동현의 판단이었다. 가네마에게 놈을 놓치지만 말라는 지시를 내렸으니 절대 놈들이 움직여도 놓치지는 않을 것이다.

동현은 자신의 방에 있는 농을 열어 안에 있는 상자를 꺼냈다. 상자에는 닌자촌의 촌장이 지난번 선물로 준 검이 보관되어 있었다. 동현은 이제 검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오늘이 그날이라고 보았다.

스르릉-

검의 예기가 주변을 장악하고 있었고 동현의 살기는 검의 예기와 함께 예사롭지 않는 조화를 보이고 있었다.

“명검을 이런 일에 사용하게 되어 미안하다. 하지만 보관만 되는 검이라면 너는 죽은 검이 될 것이니 오늘 너에게 피를 먹여 주마.”

동현의 입가에는 스산한 살기가 피워지고 있었다.

드드드드-

핸드폰의 진동이 울리자 동현은 빠르게 핸드폰을 보았다. 그 안에는 놈이 있다는 곳의 약도가 있었다. 남양주 부근에 위치한 곳이라 동현이 가기에도 그리 멀지가 않았다. 동현은 빠르게 검을 챙겨들고 차가 있는 곳으로 갔다.

차는 빠르게 남양주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불과 이십 분 만에 도착을 했으니 동현이 얼마나 빠르게 왔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농가들이 모여 있는 곳을 지나니 창고와 같은 건물이 있는 것이 보였다. 그놈들이 보내준 약도에는 바로 저기에 어머니가 있다고 되어 있었다.

동현은 차를 창고의 앞에 대고 내렸다. 창고의 문은 상당히 커서 열기도 힘들 것 같아 보였는데 막상 문을 열자 문의 밑에 도르래가 있는지 너무도 쉽게 열려 버렸다.

드르륵-

안으로 들어간 동현은 다시 문을 닫아 버렸다.

“내가 김동현이다. 어머니는 어디에 계시는가?”

동현은 어둠의 안으로 볼 수 있었지만 안에는 또 다시 방들이 있었기에 아직 어머니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었다. 동현의 고함에 안에서는 괴기로운 목소리가 들렸다.

“흐흐흐 김동현 일명 꼴통이라고 불리며 일본의 야쿠자들을 검을 이용하여 손과 발목을 자를 정도로 검의 고수라고 되어 있네.”

상대는 자신에 대해 최근의 사정까지 모두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어디에 있느냐? 내가 무서워 나오지 못하는 것이냐?”

동현은 아직 어머니의 행방을 몰라 마음속으로는 애가 탔다.

“크크크 내가 무서워하는 것은 없다. 나는 상대가 아무리 강해도 반드시 약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절대지지 않는 방법을 선호할 뿐이지. 꼴통! 검을 버리고 가운데 방이 있는 곳으로 걸어와라.”

동현은 자신이 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상대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기로 했다.

챙그렁-

동현은 일부러 검을 검집에서 빼고 던졌다. 이는 소리가 나라는 의미도 있었지만 나중에 자신이 사용하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뚜벅뚜벅-

창고의 안은 크기가 커서 가운데 방으로 걸어가는 시간이 제법 걸렸다. 동현은 방의 입구에 도착을 하자 가만히 손으로 문을 열기 위해 문고리를 잡았다.

끼이익-

문이 열리며 나는 소리가 귀에 거슬렸지만 안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 동현은 빠르게 안을 살피기 시작했다. 안에는 동현의 어머니가 밧줄에 묶여 쓰러져 있었고 그 옆에는 의자에 앉아 권총을 겨누고 있는 중년의 남자가 있었다.

“흐흐흐, 꼴통이 이런 꼴을 당하게 될지를 누가 알았겠느냐.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은 갸륵하나 자신의 목숨을 먼저 챙겨야 하는 거다.”

“나에게 이러는 것을 보니 누군가 사주를 했다는 이야기고 도대체 사주한 인물이 누군지 알려 줄 수는 있는가?”

“그 정도는 알려 주지. 어차피 죽으면 억울하지는 않게 말이야. 이번 일을 사주한 사람은 윤희명이라는 사람이지. 너도 잘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고 말이야.”

동현은 예상대로 윤 의원이 이번 일을 사주하였다는 소리를 듣자 싸늘한 살기가 주변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남자는 그런 동현의 행동을 예상하고 있는지 총구를 어머니에게 더욱 가까이 갖다 대었다.

“흐흐흐, 쓸데없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 어머니가 죽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으면 말이지.”

중년의 남자가 그렇게 말을 할 때 갑자기 어둠의 공간에서 검이 뛰어나오면서 남자의 팔을 잘라버렸다.

서걱!

아주 깔끔하게 잘리는 소리를 보니 상당한 수련을 한 실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검은 남자의 팔을 자르고 바로 남자의 다리도 잘라 버렸다.

“그만!”

동현은 남자의 다리를 자르려고 하는 검을 그대로 멈추게 하였다. 검은 동현의 명령이 다리의 바로 앞에서 멈추어 섰다.

동현은 남자에게 걸어갔다. 중년의 남자는 동현이 자신에게 걸어오자 그때서야 비명을 질렀다.

“크아악!”

남자의 팔에서는 비명과 함께 엄청난 피가 뿜어 나오기 시작했다. 팔은 이미 중간 부분이 잘려 나갔고, 남자가 고통으로 인해 움직이는 바람에 피가 사방에 뿌려지고 있었다. 동현은 피를 보고는 빠르게 다시 지시를 내렸다.

“가네마 어머니를 모시고 나가 있도록.”

“예, 선생님.”

가네마의 영상은 흐릿하게 변하며 동현의 어머니를 안고 나가고 있었다. 남자는 고통 속에서도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람이 어떻게 어둠의 공간에서 뛰어나올 수가 있다는 말인가? 절대 그렇게 할 수가 없는 일이었고 자신은 그런 사람이 있다는 소리를 들은 적도 없었는데, 오늘 자신이 직접 눈으로 확인을 하고 있으면서도 믿어지지가 않았다.

“자, 이제 우리 다시 입장이 바뀌었으니 이야기를 진행해 보지. 너의 정체는?”

동현의 목소리는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지만, 그 내면에는 지금 악마의 속삭임처럼 어두운 기운이 넘쳐나고 있었다.

“으으으. 나는 어둠의 암살자다. 나…를 죽여 다오.”

“물론 죽이지 그 전에 알아볼 것이 있어서 말이야. 이제부터 윤 의원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털어 놓아야지. 그리고 당신이 가지고 있는 증거도 주어야겠지?”

동현이 원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윤 의원을 압박하려면 무언가 다른 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고, 지금 그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크으윽. 내가… 줄 것 같으냐…….”

“암, 그래야지 그래야 내가 즐겁지. 이제부터 정식으로 소개를 해 주지 고통의 세계가 어떤지를 말이야.”

동현은 자신의 품에서 소도를 꺼내고 있었다. 단검과 같은 크기였기에 얼마든지 품에 가지고 다녀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동현은 남자를 보며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남자의 옷을 검으로 잘라 버렸다.

서걱! 서걱!

검이 움직이자 옷은 마치 저절로 잘려 나가는 것처럼 끊어져 나가고 있었다. 검을 사용하는 것을 처음 보는 것은 아니지만 저렇게 예리하게 옷이 잘려 나가는 것을 본 적은 없었기에 남자는 점점 공포에 질려가고 있었다. 남자의 모든 옷이 바닥으로 떨어지자 동현은 아무런 말도 없이 남자의 다리에 검을 휘둘렀다.

서걱! 서걱! 서걱!

동현의 검은 남자의 다리를 서서히 포를 뜨기 시작했다.

“크아악! 차라리 나를 죽여라!”

서걱! 서걱서걱!

“아아악! 이 악독한 새끼야! 차라리 나를 죽여라.”

남자는 동현의 검이 움직일 때마다 비명을 지르며 죽여 달라고 애원하였지만, 동현은 아무런 대답도 없이 묵묵히 검만 휘두르고 있었다.

가네마는 밖으로 나가 동현의 어머니를 차 안에 모시고는 바로 동현이 남자를 고문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들어왔는데 지금 동현이 하고 있는 행동을 보니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고문을 하는 사람의 모습은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동현처럼 얼굴에 아무런 표정이 없이 묵묵히 하는 사람은 정말 드물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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