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화
영민은 잘하면 제법 큰 건수를 올릴 수가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
“강 여사 패거리가 누구누구야?”
여자들은 혼자서 일을 하지 않고 항상 같이 움직이는 무리들이 있다는 사실을 영민은 알고 있었다.
“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꽤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강남의 박 여사와 성북동의 안 여사님이 같이 다니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야! 너 아무래도 조금 더 맞아야겠다. 내가 박 여사라고 하면 알아듣겠냐?”
영민은 강남의 박 여사가 누구인지 어떻게 알아듣겠는가 말이다. 자세히 설명을 해 줘도 힘들 판국에 저놈이 자신을 놀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눈빛이 달라지고 있었다.
영민의 눈빛이 달라지자 남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급히 변명을 하였다.
“자…잠시만요. 다시 대답을 하겠습니다. 형님.”
“내가 왜 너의 형님이야, 자식아.”
대답과 동시에 영민의 발은 빠르게 남자의 몸을 향해 날아갔다.
퍽!
“으윽! 살려 주세요.”
남자는 영민의 발차기에 맞으면서 살려 달라고 애원하고 있었다.
영민은 모르고 있지만 지난 시간 동안 동현에게 수련을 받으면서 상당한 실력을 가지게 되었다. 본인 스스로도 예전과 비교를 해서 상당히 실력이 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영민이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바로 타격의 무게였는데, 예전과는 다르게 타격을 하면 묵직함이 느껴져서 당하는 사람의 입장에는 상당한 고통을 받게 하였다.
“정말 때리는 기분이 전과는 다르게 재미가 있단 말이야.”
영민은 수련을 하면서 동현에게 상당한 구타를 당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었고, 지금 그 기억을 되새기고 있는 중이었다. 물론 상대는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지만 말이다.
“자, 이제 다시 이야기를 해 봐.”
남자는 영민의 말에 정말 지독한 놈을 만났다고 생각하면서도 자신의 머릿속을 짜내고 있었다. 영민은 남자에게 필요한 모든 기억을 되새기게 하였고, 그 중에 필요한 정보만 고르고 있었다.
때르릉-
영민은 갑자기 전화가 오자 바로 전화를 보니 동현이라는 이름이 보였다.
“여보세요. 형님 접니다.”
“그래, 지금 있는 곳이 정확히 어디냐?”
“예, 여기는 그 사거리에서…….”
영민이 있는 위치를 들은 동현은 빠르게 차를 그쪽으로 몰았다.
φ φ φ φ φ
동현이 도착을 한 곳은 영민이 특별히 마련한 장소로, 비명을 질러도 밖에는 들리지 않게 설치해 놓은 곳이었다. 동현의 차가 보이자 영민이 이미 나와 동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형님.”
“그래 들어가자.”
“예, 형님 이리로 가시지요.”
영민의 따라 이동을 한 동현은 조금 요상한 곳으로 도착을 하게 되었다.
“여기는 어떻게 구한 거냐?”
“여기는 예전에 아가씨 장사를 하다가 걸려 없어진 가게입니다. 당분간은 비워져 있어서 제가 잠시 사용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지하에는 완전히 방음도 되는 곳이라, 손맛을 보기에는 아주 굿입니다. 형님.”
영민은 동현에게 자신이 이번에 제대로 일을 하고 있다고 자랑을 하고 있었다. 동현이 보기에도 이번 일로 고생을 하고는 있다고 생각이 들었기에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자리에 앉은 동현은 영민을 보았고, 영민은 동현이 자신을 보는 이유를 알고 있기에 이내 입을 열기 시작했다.
“강 여사라는 여자는 강남에 거주를 하는데, 아직 정확한 소재지는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삼 일이면 충분히 어디에 살고 있는지를 알 수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강 여사의 패거리로는 모두 다섯 명으로 이들의 소재지도 현재 파악을 하고 있습니다.”
“여자들이 무슨 힘이 있다고 그렇게 다니면서 이상한 짓을 하는 거냐?”
“여자가 무슨 힘이 있습니까? 다 지네들 서방이 힘이 가지고 있으니 가능한 일이지요.”
“흠, 그 여자가 나에게 무슨 조사를 시키고 있다고 하드냐?”
“형님의 인적사항과 최근 자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조사를 하였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 여자가 형님에게 보석을 구입하자 다른 보석들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그 보석을 탐을 내서 애들을 사서 조사를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들의 조사가 끝나면 다른 놈들에게 일을 시키려고 했겠지요.”
영민의 조사는 정확했다. 강 여사는 실지로 탐욕이 강해서 누가 좋은 것을 가지고 있으면, 자신이 무조건 먼저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 그동안 알게 모르게 그런 불법적인 짓을 많이 하고 있었다.
그런 짓을 하고도 아직까지 걸리지 않은 것은 그 뒤에 불법을 막아 주고 있는 남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동현의 영민의 설명을 듣고 나라가 어찌 되려고, 그런 놈들이 높은 곳에 자리를 하고 있는지가 걱정이 되었다. 하기는 윤 의원이라는 놈도 마찬가지였지만 말이다.
모두가 그렇게 썩은 놈들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권력을 부릴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자가 오히려 불법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동현을 불편하게 하고 있었다.
“강 여사라는 여자가 그동안 불법적으로 벌인 일에 대한 정보를 모아 봐. 정보가 모이면 이를 정리해서 남편에게 보내 줘.”
스스로 알아서 하면 모를까, 아니라면 아마도 남편도 같이 매장을 시킬 생각이었다.
고검장이라는 신분은 법을 지키라고 만들어 준 자리인데, 이를 이용하여 불법적으로 사용하면 어찌 되는지를 보여 주고 싶었다.
동현은 그냥 자신이 가서 죽도록 두들겨 패도 되지만, 일단은 남편이 부인과 함께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보고 기회를 주려고 하였다.
“형님, 그런데 남편도 부인과 함께 불법적인 일에 가담을 하였다면, 오히려 일이 골치 아프게 될 수도 있습니다.”
“골치 아프게 된다고? 뭐가?”
“고검장이라는 높은 직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자신의 약점을 그대로 두겠습니까? 아마도 그냥은 있지 않겠지요. 부인과 함께 그런 짓을 하였다면 말입니다.”
동현은 영민의 말을 들으니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인 혼자 일을 한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남편도 함께 일을 한 것이라면 조금 곤란하게 될 수도 있을 듯했다.
“그러면 상대가 어떻게 나올지를 생각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말이구나.”
“그냥 정보를 모아 인터넷으로 알리는 방법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야 상대가 누구인지를 알 수가 없으니 말입니다.”
“아니야, 인터넷으로 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너무 약해. 그러니 다른 쪽으로 방법을 찾아 봐.”
동현이 생각은 자신을 건드리는 놈들은 무조건 그에 따른 벌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남을 무시하고, 남의 것을 강탈하려는 자들에게는 인정 같은 건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동현도 사람인데 감정이 없지는 않았다. 세상을 혼자 살 수는 없다는 것은 동현도 인정을 하고 있었고 말이다. 하지만 그중에 이미 썩어 있는 뿌리는 더 이상 번지기 전에 골라서, 말살을 해 버려야 한다는 것이 동현의 정의였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조금이라도 더 강력하게 처벌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그렇게 하고 윤 의원의 감시는 어때?”
“항시 상주를 하고 있으니,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되면 금방 연락이 오게 되어 있으니 걱정하지 마십쇼.”
영민이 윤 의원에 대한 감시를 담당하고 있지만, 아마도 감시가 생각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었다. 저렇게 유능한 인재들이 주변에 포진이 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그만큼 머리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영민이 무력은 되지만 아직은 머리는 그에 따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동현이었다. 자신의 수족으로 삼고 있어 그에 해당하는 이득을 주고 있지만, 아직은 완전한 수족이 되기에는 부족한 것은 사실이었다.
새도우의 능력을 그대로 배우고 있는 가네마와 전국구의 실력을 가진 영민이 있으면, 앞으로 자신이 하는 일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었다. 자신이 어둠의 일을 직접 하고 싶지 않으니 대타가 필요하였고, 두 사람이라면 충분히 해결을 볼 수 있다고 보았다.
“최대한 감시를 하고 여차하면 바로 손을 떼게 해라.”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형님.”
동현은 영민이에게 여러 가지를 지시했다. 혼자 알아서 처리하게 할 수도 있지만,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처벌이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강하게 처벌을 하려고 하니, 이렇듯 직접 챙길 수밖에 없었다. 이럴 때는 동현도 상당히 사악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한편 동현에게 신인 연예인을 소개해 주겠다고 하였던 성철은 지금 고민에 빠져 있었다.
신인들이 있기는 하지만 누구를 해 주어야 잘했다는 소문을 들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었다. 나름 미모는 자신들이 있는 것 같은데 문제는 이들의 속내를 아직 모르고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동현이 원하는 여자인 겉모습만 화려한 여자가 아닌, 마음이 아름다운 여자를 찾으려고 하였다. 하지만 성철은 지금까지 보아온 여자들이 여자들인지라 여자의 내면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이거 참, 골치 아프네. 애들은 있는데 누구를 골라서 소개를 해 줘야 하나? 그냥 몽땅 다 해 줘?”
성철은 시간은 지나가면서 점점 초조해지는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동현을 알고 있는 건달들은 아마도 대부분이 지금 성철과 같은 마음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강력한 무력을 가지고 있는 동현에게 약속을 해놓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건달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말이다.
건달은 일단 강한 무력을 바탕으로 힘을 키우는 존재들이라, 그런 강력한 힘을 가진 동현을 무시 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결국 성철은 한 마담을 찾았고, 누구를 소개해 주어야 동현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지를 묻고 말았다.
“한 마담, 동현이에게 연예인을 소개해 주겠다고 했는데, 누구를 데려가야 마음에 들어 할까?”
“조건이 있을 것 아니에요? 조건에 부합되는 애들을 소개해 주면 되지 않아요?”
“조건이 다른 것도 있지만 예쁘고 착해야 한다는 거야. 그런데 내가 아무리 보아도 착한 거랑은 상관이 없는 것으로 보여서 말이야.”
성철이 건달 세계를 걸어오면서 아가씨들을 제법 많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술집이나 아니면 환상에 빠져 있는 여자들이다 보니, 착한 여자란 말에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여자들이 연예인을 하려는 이유는 모두 화려한 인생을 살고 싶어서예요. 지금 신인이라고는 하지만 내심 그들도 화려한 인생을 꿈꾸고 있다는 이야기죠. 그런 애들 중에 착한 애를 찾는다는 것이 쉽지는 않을 거예요.”
한 마담은 착한 애들을 찾는다는 말에 솔직히 우습기만 했다. 착하다는 기준이 어디에 두고 하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연예인들을 중에는 착한 애들을 찾는다는 것이 하늘에서 별이 떨어지기를 바라는 것보다도 더 힘들기 때문이다.
화려함을 동경하여 연예인을 하려고 하는 여자가 과연 착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였다.
성철도 한 마담이 하는 말을 듣고는 조금은 이해를 하고 있었다.
“그러면 연예인들 중에 동현에게 소개를 해 줄만한 애들은 없을까?”
“사람이 하는 일인데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그만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죠.”
“흠, 그러면 큰일인데…….”
성철은 동현이 언제까지 기다려 줄지를 생각지 않고 약속을 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변할지가 은근히 걱정이 되고 있었다. 그러면서 괜히 약속을 해 가지고는 이런 고생을 자초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성철이었다.
한 마담은 그런 성철을 보며 속으로 웃음만 나왔다. 언제부터 동현이라는 사람을 저렇게 신경을 써 주고 있었는지를 생각하니 말이다.
그래도 성철이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니 자신이 조금 도움을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한 마담은 조용한 목소리로 소곤거렸다.
“성철 씨, 나하고 데이트를 해 준다고 약속하면 도움을 줄게요.”
한 마담은 성철과 데이트를 핑계로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 성철은 갑작스런 제의에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 마담을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