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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지마-41화 (41/222)

41화

전통적인 닌자의 무예와 흡사한 것이라 처음 동현이 알려 줄 때에 가네마는 기겁을 하고 말았다. 동현이 사용하고 있는 것은 닌자들이 오래전에 잃어버린 무예라고 오해를 했기 때문이다.

가네마는 동현을 보는 시선이 마치 돌아가신 조상을 보는 것처럼 존경의 눈빛을 마구 보내며 입에서는 감탄을 하고 있었다.

“선생님은 모르시는 것이 무엇입니까?”

“나도 모르는 것은 모른다. 그런 요상한 질문 말고 내가 보여 준 기술은 어때?”

“선생님 제발 저에게 그 무예를 알려 주십시오. 그 무예는 우리 닌자들이 오래전에 잃어버린 무예입니다.”

동현은 어쌔신의 기술을 닌자들의 무예라고 오해를 하고 있는 가네마를 보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야! 내가 닌자들의 무예를 훔쳤다는 이야기냐?”

“아…아닙니다. 저는 지금 보여 주신 무예가 저희 닌자들이 잃어버린 무예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반드시 저에게 전수해 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가네마는 동현의 인상이 변하면 바로 구타가 뒤를 따른다는 생각에 절로 몸이 움츠러들었다. 동현은 그런 가네마를 보며 불쌍한 눈빛을 하며 어쌔신의 기술을 알려 주었고, 지금도 가네마는 익히고 있는 중이었다.

동현이 수련관에 도착을 하여 안으로 들어가니 안에는 가네마와 야마꼬가 있었다.

“선생님 어서 오십시오.”

“동현님 오랜만이네요.”

동현은 가네마의 수련상태를 점검하러 왔다가 야마꼬가 있는 것에 조금 놀랐다.

“야마꼬는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지?”

수련관에는 아무나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는데, 야마꼬가 이 자리에 있어서 하는 말이었다. 가네마는 야마꼬가 이곳에 있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을 하였다.

“지난날 선생님께서 야마꼬에게 전하신 말씀이 나중에 만나기로 하셨다고 하여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내가 언제? 나는 분명히 나중에 내가 연락을 하겠다고 했는데?”

동현의 말대로 정말 동현은 야마꼬에게 연락을 한다고 하였다. 야마꼬는 자신을 두고 하는 말이었지만, 자신은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이야기가 진행이 되자 사실 기분이 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동현의 앞에서 그런 내색을 할 정도로 머리가 나쁘지는 않았기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동현을 보았다.

“제가 동현님을 보고 싶다고 해서 오게 되었어요.”

야마꼬는 이제 본격적으로 동현에게 들이대기 시작했다. 배우기는 했지만 아직 남자와 관계를 해 보지는 못한 처녀의 몸이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몸에 익혀 온 애교는 남자들의 몸을 달아오르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다만 문제는 동현이 그 대상이라는 것이 야마꼬에게는 불행이었지만 말이다.

“야마꼬 어차피 만나야 하니 잘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요상한 표정을 지으며, 보고 싶기는 개뿔이 보고 싶냐? 나는 한국 여자랑 결혼해야 하니 나에게 관심 가지지 말고 좋은 사람 만나라.”

동현의 직설적인 표현에 야마꼬는 내심 실망을 하였지만, 이 정도는 이미 예상을 하고 온 자리였다.

“저는 절대 동현님을 포기할 수 없어요. 한국 여자랑 결혼을 하시고 일본에 오시면 저를 만나 주시는 것으로 저는 행복을 찾을 수 있으니 말이에요.”

야마꼬는 자신이 스스로 첩이 되겠다고 하고 있었다. 일본에서는 알게 모르게 첩으로 살고 있는 닌자들이 제법 있었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야마꼬였기에 첩이라는 것에 그리 괘념치 않았다.

동현은 야마꼬의 말에 황당한 얼굴이 되고 말았다. 자신은 분명히 싫다고 했는데도 야마꼬는 첩이라도 좋으니, 자신을 인정해 달라고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너의 말은 알겠지만 한국 사람은 그런 예의에 어긋나는 짓을 하지 않는다. 그러니 그만하고 일본으로 돌아가라.”

동현은 냉정한 태도에 야마꼬는 바로 그 자리에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주르륵-

“흑흑흑, 제가… 어디가 부족한가요? 말씀만 하시면 다 고칠게요. 제발 저를 버리지 마세요.”

누가 들으면 동현이 여자를 차 버리고 있다는 오해를 받을 소리만 하고 있는 야마꼬였다.

야마꼬는 지금 자신의 최후 비기인 눈물 작전을 펼치고 있었다. 이 비기마저 동현에게 통하지 않으면 정말 방법이 없었다.

동현은 야마꼬가 눈물을 흘리자 정말 난감했다.

유일하게 자신의 약점인 여자의 눈물을 지금 야마꼬가 쓰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봐! 그렇게 눈물을 흘리면 나 보고 어떻게 하라는 말이야?”

“흑흑흑, 어떻게 하기는 뭘 어떻게 해요. 흑흑. 그냥 데리고 살면 되지요.”

야마꼬의 대답에 동현은 기가 막혔다. 무슨 여자가 자존심도 없는지 이렇게 마구잡이로 들이 대는지 대책이 안서는 동현이었다.

한참을 그렇게 시간을 보내니 야마꼬도 이제는 더 이상 눈물을 만들 수 없었고, 저절로 울음을 그쳤다.

“제가 그렇게 싫으세요?”

야마꼬는 가련한 눈빛으로 동현을 보며 물었다. 눈물 작전의 2탄인 가련한 눈빛 작전이었다.

동현은 야마꼬가 저렇게 자신에게 매달리는 이유를 몰랐다. 하지만 야마꼬의 미모를 생각하면 저렇게 할 이유가 없었는데, 도대체 어째서 저러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나에게 이렇게 매달리는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뭐지?’

동현은 자신이 모르고 있는 부분이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야마꼬를 만난 시기에 촌장과의 일이 생각이 났고, 그 뒤로 야마꼬는 자신에게 저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결국 자신이 강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자 일본 여성 닌자들의 사고방식이 신기하기만 했다.

그러다가 문득 동현은 박정명과의 약속이 생각이 났고, 야마꼬와 한가하게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동현은 일단 야마꼬를 달래어 두고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했다.

“야마꼬 너의 마음을 알겠지만, 나도 사정이 있으니 우선은 그만하고 나중에 이야기를 하자.”

동현의 말에 야마꼬의 눈빛이 살짝 빛나고 있었다. 아직은 기회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럼, 그렇지 역시 나의 눈빛 작전은 아직 녹이 슬지 않았어. 호호호.’

야마꼬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을 하며 동현에게는 아련한 시선을 주었다.

“예, 알겠어요.”

야마꼬의 눈가가 살짝 떨리며 자신을 보는 시선에 동현은 그런 야마꼬를 그냥 안아 주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을 진정시키기 위해 무진장 애를 쓰고 있었다.

동현은 모르지만 야마꼬도 타고난 미색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기에, 지금 남자인 동현을 유혹하고 있는 중이었다.

가네마는 야마꼬의 행동을 보며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허 참, 야마꼬가 저렇게 여우였나?’

가네마가 알고 있는 야마꼬는 절대 여우같은 성격이 아니었다. 당차고 야무진 성격으로 항상 남들의 위에 있기를 소망하는 여자였는데, 지금 자신이 보고 있는 야마꼬는 그런 예전의 모습을 어디다가 팔아먹고 왔는지 상당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 주고 있었다.

촌장의 손녀로 있는 야마꼬였기에 부족함 없이 자라나 약간은 이기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동현의 앞에서는 그렇게 행동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자, 나는 약속이 있어 그만 가야 하니 다음에 보도록 합시다.”

동현은 야마꼬에게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는 바로 자리를 떠났다. 사실은 야마꼬의 곤혹스러운 유혹에 자신이 참고 있을 수가 없을 것 같아서였다. 동현이 사라지자 야마꼬는 다시 차가운 얼굴이 되어 버렸다.

“대단하다, 야마꼬.”

“오늘 일어 난 일은 절대 비밀로 해 줘. 나도 여자야.”

야마꼬도 가네마가 있는 자리에서 남자를 유혹하였다는 것이 내심 창피했지만, 목적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동현이 자신을 보고 그만 오라는 말을 하니 더 이상 시간을 끌 수가 없었다. 결국 야마꼬는 최대한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눈물 작전과 눈빛 작전을 펼친 것이었다. 동현도 남자이니 자신의 애교를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야마꼬가 동현에게 이렇게 매달리게 된 이유는 처음에는 강자라는 인식 때문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는 진심으로 동현을 좋아하게 되는 자신을 알게 되어서였다.

아무리 여자의 마음을 갈대라는 말이 있지만 야마꼬처럼 저렇게 자주 변하는 갈대는 조금 문제가 있지 않을까?

드드드-

“무슨 일이냐?”

“형님, 혹시 강 여사라고 아십니까?”

동현은 영민의 전화에 무슨 소리인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무슨 소리냐?”

“아니 강 여사라는 여자가 형님의 뒷조사를 하고 있어서 말입니다.”

동현의 자신의 뒷조사를 하고 있다는 소리에 잠시 자신이 여자들과 인연이 있었는지를 곰곰이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그러나 자신이 돌아와서 만난 여자라고는 은주밖에 없었으니, 모르는 여자란 소리였다. 누가 감히 자신의 뒤를 조사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상당히 불쾌한 기분이 들었다.

“강 여사라는 여자는 누구냐? 나는 기억에 없는데.”

“이상하네요. 강 여사라는 여자는 신랑이 고검장을 지내고 있는 여자입니다. 나름 정치권에 연이 많은 여자 같습니다.”

“그런 여자가 나를 왜 조사를 하고 다닌다고 하냐?”

동현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신은 그런 여자와 만남을 가진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에 보석을 파신 적이 있습니까? 그 일로 형님을 조사하고 있다고 하네요.”

아마도 자신의 뒷조사를 하고 있는 놈은 지금 영민에게 잡혀 있는 모양이었다. 동현은 보석이라는 말에 자신이 거래를 하였던 여자들이 생각났다. 제법 돈은 많아 보였지만 생각보다 고위 공무원의 여자라 조금은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여자에게 보석을 판 일이 있다.”

“아마도 그 보석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형님에게 다른 보석이 더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동현은 여자가 자신을 조사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되었다. 아마도 자신에게 보석이 더 있으면, 자신들의 힘을 이용하여 자신에게서 빼앗아 가려는 목적인 것 같았다.

“영민아, 여자들 인적 사항 알아 두어라. 나 지금은 약속이 있어 나가는 중이니, 나중에 연락을 하마.”

“알겠습니다. 형님.”

동현은 일단 오늘 약속이 더 중요하니 여자들 문제는 나중에 처리를 하기로 하였다.

동현은 처음 보석을 팔면서 여자들에게 실수를 한 기억이 없는데, 저렇게 나온다면 자신도 그에 합당한 대접을 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검사장의 아내라고 해도 사람이고 사람이면 죽을 수가 있다는 것이 동현의 생각이었다. 감히 자신을 건드리면 어찌 되는지 직접 몸으로 체험을 해 보아야 정신을 차린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동현이었기에, 자신과 관계가 된 일은 절대 그냥 넘어가는 성격이 아니었다.

“여자들이 아직 세상 무서운 것을 모르니, 이참에 확실한 가르침을 주어야겠네.”

동현은 강 여사라는 여자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다.

지금은 다른 약속이 있으니 그냥 두지만 일을 마치고 나면, 그만한 대가를 치르게 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다.

박정명은 지금 동현과 마주 앉아 서로를 관찰하고 있었다.

“우리 일단 통성명이나 합시다. 나는 박정명이오.”

“김동현입니다.”

“내가 먼저 이야기를 하지요. 왜 우리가 하는 일이 개입이 된 것이오?”

박정명은 동현이 자신들과 마주칠 일이 없다고 생각하고 묻는 말이었다. 동현은 자신의 계획에 전혀 없었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나타나 강남의 일을 완전히 박살을 내 버린 동현의 존재에 대한 조사는 거의 마쳤다. 하지만 자신의 일에 동현이 관계가 없었기 때문에, 정명은 동현이 어떻게 자신들의 일에 개입이 되었는지를 항상 궁금해하였다.

“내가 강남의 일에 개입이 된 것은 바로 야쿠자가 우리나라에 와서 설치는 것을 보기 싫어서요.”

동현은 부탁받은 것도 있지만, 것보다 진짜로 야쿠자들이 한국에 와서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에 열이 받아 성철에게 도움을 주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여자의 눈물에 약해서 약속을 하기도 했지만, 근본적으로는 일본인들이 한국에 와서 지랄을 한다고 생각하니 화가 나서였다.

“야쿠자라고 해도 건달들과 다를 것이 무엇이오?”

“건달이나 야쿠자나 같은 존재지만 그래도 나는 토종이 좋소.”

동현의 말에 정명은 할 말이 없어져 버렸다. 무식한 놈이 무슨 애국자라고 야쿠자를 싫어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덕분에 자신은 막대한 피해를 보았다. 그 때문에 화는 났지만 지금은 놈과 협상을 해야 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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