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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지마-38화 (38/222)

38화

상민은 그런 누나의 얼굴을 보니 진짜로 천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천사가 있다면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누나의 모습과 똑같을 것이었다.

“누님은 정말 어쩔 수 없이 착하신 분입니다.”

상민은 누나의 손을 잡으며 정이 가득 담긴 눈빛을 하며 바라보았다.

“어이, 처남 내 마누라인데, 그런 애정이 담긴 눈빛은 위험하다고.”

성민의 농담에 두 사람은 처음에는 무슨 소린가하다가, 이내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하하하, 매형도 농담을 하십니다.”

“호호호, 매형이 우리 사이를 보고 질투가 나셨나 보다.”

두 남매의 다정한 모습이 성민의 눈에는 그렇게 보기 좋을 수가 없었다.

성민은 고아로 태어났기 때문에 가족이 없었다. 아내와 살면서도 아내의 가족들과는 거의 인연을 끊고 살았기에, 가족의 정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았었다.

하지만 오늘은 가족의 정이라는 것이 정말 마음을 훈훈하게 해 주고 있다는 것을 몸으로 직접 체험하고 있는 중이었다.

“자네가 와서 집 사람의 얼굴이 좋아져서 다행이네. 앞으로 자주 좀 놀러 오게.”

“하하하, 안 그래도 이제는 그럴 생각입니다. 제가 동현이에게 신세를 갚아야지요.”

성민은 처남이 하는 말에 조금 의문스러운 눈빛을 하였다.

“동현이가 자네 회사에 도움을 준 것은 알겠네. 그런데 자네의 태도를 보니, 약간의 도움이 아닌 무언가 있는 것 같은데 말 좀 해 줄 수 있겠나?”

성민은 아들이 하는 일에 대해 아직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아 그냥 궁금해도 참고 있었는데, 잘하면 동현이 하는 일에 대해 알 수가 있을 것 같았다.

상민도 누나와 매형이 모르고 있는 눈치라 자랑스럽게 동현이 해결한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었다.

“하하하, 정말 저는 동현이 그렇게 일을 잘 처리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면서 동현이 회사에 와서 삼억이라는 거금을 주면서 부도를 막으라고 하였고, 그 다음에는 자신의 회사의 어려움을 기적같이 말끔하게 정리를 해 주었다고 하였다.

물론 그 과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니 자세히 이야기를 하지 못했지만, 대강의 이야기를 정리를 하자면 동현이 모든 일을 처리하여 지금은 완전히 회사가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상민의 이야기를 들은 성민은 조금 이상한 것들이 있었지만 일단은 넘어가기로 했다.

자신이 예전에 아내의 장인의 방해로 직장을 구하지 못해 먹고 살기 위해 일종의 해결사로 있었던 기억을 가지고 있었지만, 동현이 그런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아서였다.

동현이 하는 일은 해결사가 아니지만 비슷하게 하는 일이기는 했다. 다만 주변의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 한해서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오랜만에 찾아온 처남과 긴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동현은 지금 한참을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는 중이었다.

어느 정도 생각을 정리한 동현이 영민을 보았다.

“흠, 그러니까, 한 사장이 죽은 것을 모르고 있는 다른 놈들이 지금 한 사장을 찾기 위해 설치고 있다는 말이지?”

“예, 그렇습니다. 형님.”

영민은 동현이 한 사장과 건달들을 모두 산 채로 땅속에 매장을 하는 모습을 보았다. 사람이 죽지도 않았는데 그대로 매장을 하려고 하니, 한 사장과 건달들은 살려 달라고 빌고 소리쳐 댔다. 이에 동현은 한기 도는 목소리로 이들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하고는 바로 묻어 버렸다.

“네 주변을 건드린 놈들은 모두 죽어야 해.”

동현의 이 말에 영민은 진심으로 안도하고 말았다. 동현의 주변에는 자신과 가네마가 있었기에 가지는 생각이었다.

“저들의 동정을 놓치지 말고, 수시로 보고를 해야 한다. 필요하면 가네마를 움직여서라고 말이다. 그리고 윤희명은 어찌 되었어?”

“예, 윤희명도 지금 사람을 시켜 감시를 하고는 있지만, 아직 정보가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윤 의원의 주변은 경계가 심해 접근하기가 어려운 모양입니다.”

윤희명은 자신이 암살을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평소에도 많은 돈을 들여 경비를 철저하게 하고 있었다. 주변에서 실력이 좋다고 하면, 일단은 자신이 스카웃을 할 정도로 신변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관리를 하고 있었다.

동현은 윤희명을 죽일 수도 있었지만, 아직도 윤희명이 가지고 있는 재산이 많다는 것을 알고 기회를 보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동현이 알고 있는 윤희명은 재산을 불리는 데는 타고난 천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돈의 냄새를 잘 맞고 적절하게 사람을 사용할 줄을 아는 인물이었다.

그래서 윤희명의 재산을 가로챌 생각으로 일단은 동정만 살피라고 하고 있었다.

“윤희명은 일단 감시만 하고 있으면 되고 다른 놈들은 어때?”

한 사장에게 들은 이름은 한 사장과 같은 지위에 있는 자들이 모두 세 명이었고, 세 명 중에 한 명만 이번 태성건에 개입하지 않았기에 그놈은 당분간 살려 둘 생각이었다.

“두 사람 중에 최 사장은 지금 한 사장을 찾기 위해 뒤지고 있고, 나머지 양 사장은 지금 윤희명을 만나고 있습니다.”

“흠, 윤희명을 만난다는 것은 그자가 윤희명의 심복이라는 말인가?”

“아직 정확하지는 않지만, 그동안 양 사장과 윤 의원의 사이가 오래 되었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동현도 한 사장을 고문하면서 무언가 조금 미적거리는 기분이 들었는데, 이는 한 사장이 윤 의원의 직속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윤 의원의 지시를 받지도 않은 자들이 어떻게 이번 일을 처리하려고 하였는지가 이해가 가지 않았는데, 이번에 양 사장이라는 자가 윤 의원을 만나는 것을 보고는 서서히 윤곽이 잡혀 나갔다.

“양 사장이라는 자가 그동안 윤 의원과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었지만, 나머지 놈들을 개입시키기 위해 위장을 하였다는 말이네.”

“한 사장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양 사장에게 이용만 당한 것이지요.”

한 사장은 돈은 있지만 기업 사냥을 할 정도의 정보는 없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양 사장을 만나면서 그런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양 사장은 자신이 빠진 자리를 한 사장이 처리를 하게 하기 위해 윤 의원과의 자리를 마련해 주었던 것이다.

그 후 한 사장은 윤 의원이 아닌 그 보좌관에게 지시를 받아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양 사장은 돈이 제법 있는 놈들을 데리고 오는 일을 하고 있었다는 말이었다. 동현은 생각해 볼수록 놈들이 생각보다 체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도 저런 조직을 한 번 만들어 볼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영민이는 앞으로 수련을 그만 두고 당분간 놈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어라.”

“예, 알겠습니다. 형님.”

영민은 동현이 당분간이지만 수련을 멈추라는 말에 속으로 만세를 외치고 싶었다. 나중에 더 고생을 하는 것은 생각지도 않고 말이다.

동현은 영민이에게 몇 가지 다른 지시를 내리고는 집으로 향했다.

동현은 자신의 차를 타고 가면서도 윤희명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만약에 윤희명이 공권력을 이용하여 자신을 공격하면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할지를 말이다.

동현은 사전에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있어야 나중에 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윤희명의 반격에 최대한 대비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동현도 윤희명의 목숨을 취하려고 하였지만, 그런 것보다는 더 좋은 방법이 있어 기회를 엿보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어차피 모든 일에는 윤희명이 개입이 되어 있다는 증거는 이미 충분히 가지고 있었다. 다만 윤희명이 빠져나갈 수도 있기에, 확실한 증거를 준비하기 위해 잠시 몸을 숙이고 있는 것뿐이었다. 완전한 덧을 준비하여 절대 빠져나가지 못하게 말이다. 그리고 그 재산도 자신이 가로채려고 하고 있었고 말이다.

“이래서 돈을 많을수록 좋은 거야.”

동현은 갑자기 생긴 공돈에 상당히 기분이 좋아졌다. 자신이 투자한 시간은 불과 삼 일이었는데 그 짧은 시간 만에 수백억이 생기는 일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었으니 말이다.

집에 도착한 동현은 안에 삼촌이 계시는 것을 보고 조금 놀란 얼굴을 하였다.

“어? 삼촌이 어쩐 일이에요?”

“내가 온 게 이상하냐?”

“아니요. 그런 뜻이 아니잖아요. 회사 일도 바쁘신 분이 여기는 어떻게 오셨어요?”

“아무리 바빠도 너에게 고마움을 표시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오게 되었다. 동현아 정말 고맙다. 덕분에 회사가 살았다.”

삼촌은 조카지만 동현의 도움으로 회사를 살릴 수가 있었다는 것에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에이 삼촌은 가족끼리 무슨 그런 말을 해요. 회사가 정리가 되었으니 다행이네요.”

삼촌은 그런 동현을 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품에서 작은 봉투를 꺼내 동현에게 주었다.

“이거 받아라. 어음을 막은 돈이다.”

동현은 삼촌이 맨 처음 자신이 어음을 막으라고 주었던 돈이라는 것을 알았다. 저 돈을 받지 않으면 아마도 삼촌이 상당히 자존심이 상할지도 몰랐기에 동현은 바로 봉투를 받았다.

“알았어요. 제 돈이니 그냥 받을 게요. 나중에 필요하시면 말씀만 하세요.”

동현의 말에 부모님과 삼촌은 크게 웃고 말았다.

“하하하, 알았다.”

“호호호, 우리 아들이 이렇게 든든하니 기분이 좋네.”

어머니와 삼촌은 그렇게 기분 좋게 웃음을 터트리고 있었고, 아버지는 빙그레 미소를 짓고 계셨다.

동현은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하고는 부모님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하게 되었다.

“아버지 우리도 이제 무언가를 했으면 하는데, 우리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없을까요?”

동현의 말에 아버지는 조금 놀란 얼굴을 하다가 생각에 잠겼다. 아들이 저런 이야기를 할 때는 많은 고민 끝에, 말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서였다.

어머니도 갑작스런 말이었지만 항상 마음에 걸리는 것이었는데, 바로 동현이 말한 이 부분이었다. 집은 있지만 일거리가 없으면 사람은 나태해지기 때문에, 일을 하였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삼촌인 상민은 동현의 말에 불현듯이 떠오른 것이 있는지, 환한 얼굴을 하며 말씀하셨다.

“내가 보기에는 어머니나 아버지의 나이가 있으시니, 조금 편한 일을 하려면 마트 같은 것이 좋을 것 같은데 말이야.”

동현은 삼촌이 이야기한 마트에 대해 잠깐 생각해 보았다.

하루 종일 매장을 봐야 하는 일이 생각보다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서 반대를 하려고 하는데, 어머니는 삼촌의 의견을 듣고는 이내 반색을 하며 찬성을 하였다.

“마트라면 일종의 슈퍼를 말하는 거지? 나는 그런 가게를 했으면 좋겠다.”

어머니는 마트를 하는 것을 아주 반기는 분위기였다.

“어머니 마트가 얼마나 힘든지, 아시고 하시는 말씀이세요?

“나도 알지만 이렇게 집에서 놀고만 있는 것보다는 일을 하는 것이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나는 마트가 좋을 것 같아 하는 말이다.”

어머니의 말에 동현은 그동안 자신의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알았다. 부모님은 자식이 벌어오는 돈을 쓰는 것 보다는 스스로 벌어서 쓰시고 싶으신 것을 알지 못했다.

동현은 스스로 부모님을 생각한다고 말한 것이었다. 하지만 조금만 더 눈여겨봤으면 금방 눈치를 챌 수 있었는데 자신이 소홀했다는 것에 인정하며 반성을 하게 되었다.

마음으로 결정을 하면 곧바로 행동을 옮기는 것이 동현의 장점이었다.

“아버지 어머니 말씀대로 우리 마트를 해요. 내일 부터 가게를 알아보는 것이 어떠세요?”

아버지인 성민은 동현의 말에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흔쾌히 수락을 하였다.

“그렇게 하자. 당신도 내일부터 함께 가도록 합시다.”

“예, 좋아요.”

동현은 자신보다는 부모님이 더 좋아하는 것을 보고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자신이 계획을 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부모님이 좋아하시는 것을 보니 마음이 흐뭇해져서였다.

“누님과 매형이 이제는 사장님이 되시게 생겼으니, 미리 축하를 드립니다.”

“하하하, 처남도 사장이 아닌가?”

“그래, 상민이 하고 우리는 레벨이 다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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