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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지마-33화 (33/222)

33화

동현은 한 마담의 대답에 속으로 웃음만 나왔다. 아직 술집의 여자에 대한 정의가 내려지지 않은 동현은 여러 사람을 만나야만 할 것 같았다.

“하하하, 이거 한 마담을 당하기에는 역시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동현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말았다. 그런 동현을 보는 한 마담의 시선에는 조금은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사장님 새로운 아가씨를 원하신다고 들었어요.”

“그렇게 해 주시오.”

“은주가 마음에 안 드세요?”

“안 드는 것이 아니라 조금 부담이 가서 그러니 다른 아가씨로 불러 주시오.”

사실 동현이 친구들만 없으면 그냥 한 마담에게 반말을 하겠지만, 지금 이 자리는 한 마담의 위치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존중을 해 주고 있었다.

하지만 점점 동현의 목소리가 딱딱해지려고 하자 한 마담도 위험을 감지했고, 동현의 눈빛에 짜증이 담겨 있는 것을 보게 되자 이내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알겠어요. 다른 아가씨로 불러 드릴게요.”

한 마담은 이 자리에 더 있다가는 문제가 생길 것 같았다. 그래서 빠르게 자리를 피하기 위해 대답을 하고는 바로 나가 버렸다.

새로운 아가씨가 들어오자 동현과 일행들은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동현은 자신을 빼고는 나머지는 모두 이차를 가게 해 주었다.

만영은 동현이 오늘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더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혼자 집으로 돌아 온 동현은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오랜 시간을 이계에서 지내고 돌아왔지만, 자신에게는 가족을 빼고는 여기가 더 낯선 곳으로 인식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렇구나. 나는 내가 태어난 지구를 조금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었구나. 그러니 어색하고 이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구나.’

동현이 어색하게 느껴진 부분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자, 드디어 혼란한 머리가 정리가 되기 시작했다.

사실 현대인이 동현처럼 능력을 가지게 되면 그처럼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고, 지금 그는 자신의 능력을 자제를 하고 있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자신도 사람이고 남들보다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데, 힘들게 스스로 자제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하하, 이거 참 힘을 가지고 있어도 멍청한 놈이었네. 나는.”

동현은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마음을 정하자, 이제야 조금 껄끄러운 마음들이 사라지는 기분을 느꼈다.

은주의 문제도 마찬가지였으니, 이계의 부인과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하고는 자신이 오히려 은주를 배척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은주라는 여자 자체만 보지 않고 술집 여자라는 인식을 하고 있었기에, 그저 돈을 주고 자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잘못을 알게 되자 은주에게 사실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오늘 은주에게 내가 실수하였구나. 내가 은주를 은연중에 무시하고 있으니, 그런 행동을 할 수가 있었던 게로구나.”

동현은 자신의 행동에 반성을 하게 되었다.

사실 동현의 생각과는 조금 다른 것이 있었는데, 은주는 동현이 자신의 빚을 모두 갚아 준 것으로 오해를 하고 있어 동현을 보는 시선이 그렇게 정답게 변해 있었던 것이다.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는 동현으로서는 오히려 자신을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니, 되레 도움이 되기도 했다.

오늘의 이 생각이 동현에게는 많은 도움을 주게 될 것이고, 이제부터는 동현의 생활이 조금은 달라질지도 모를 일이었다.

가네마와 영민은 동현에게 수련을 받으며, 인간의 한계가 어디까지인가를 몸으로 체험하고 있었다. 동현은 이들에게 수련을 시키며 스트레스를 푸는 것만 같아 보였다.

“어쭈, 지금 딴 데 신경을 쓸 여유가 있는가 보네.”

동현의 고함소리에 가네마와 영민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둘은 지금 체력을 키우기 위한 수련을 하고 있는 중이었는데, 동현의 무식한 방법이 이들을 힘들게 하고 있었다.

동현이 이들에게 자주하는 방법은 바로 기마자세였고, 두 팔을 뻗은 상태에 작은 항아리를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다리에도 마찬가지고 말이다.

여기서 항아리의 물이 출렁거리면 그 다음은 일명 정신봉이라는 몽둥이로 타작을 시작하는데, 한번 맞기 시작하면 죽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였다.

가네마와 영민은 그런 수련을 받으면서 도망을 가려는 생각도 들었지만, 동현의 한마디에 바로 포기를 하고 말았다.

“혹시 하는 말인데, 도망을 가고 싶으면 가라. 내가 찾으러 가면 지금의 두 배로 수련을 하려는 각오를 가지고 가라. 내가 너희를 찾는 것이 시간이 걸릴 것 같지? 흐흐흐 궁금하면 한번 시도를 해 봐라. 내가 직접 궁금증을 풀어 주도록 하마.”

동현이 이 말을 하면서 변하는 눈빛을 본 두 사람은 절대 도망을 가지 않겠다는 생각을 마음속 깊숙이 남기게 되었다.

그 눈빛은 마치 먹이를 앞에 두고 있는 눈빛이라 저절로 머릿속에 강인하게 새겨지고 있었다.

“으으으.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합니까?”

가네마는 두려운 얼굴을 하면서도 질문을 하였다.

“아마도 반년은 해야 할 거다. 그 정도 해야 어느 정도 육체가 따라올 수 있으니 말이다.”

도대체 무슨 수련을 하기에 육체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자신들은 지금도 보통 사람보다는 강한 육체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의 육체도 약하다고 하는 동현의 말에 할 말이 없어졌다.

하지만 동현의 말은 사실이었다. 영민이 배우려고 하는 무예는 기본적인 체력이 있어야 익힐 수가 있었고, 어쌔신의 기술도 체력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한 기술들이었다.

동현이 닌자인 가네마에게 어쌔신의 기술을 알려 주는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인데, 가네마를 자신의 수하로 삼기 위해서였다. 아니 닌자촌 전체를 자신이 편하게 부려 먹기 위해서라고 하면 맞는 말일 것이다.

동현은 자신의 먹잇감에 누가 손대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 성격이기 때문에, 아마도 닌자촌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절대 편하게 살 수가 없을 것이었다.

어쌔신의 기술은 암살이 목적인 기술이라 닌자들이 익히게 되면, 상당한 도움이 되고 발전이 되는 기술이었다. 그래도 동현이 보기에는 아직은 삼류라고 생각하겠지만 말이다.

동현은 절대 남에게 자신의 것을 공짜로 주는 경우가 없었다. 배움도 마찬가지로 진심으로 원하게 되면 배움과 인생을 걸어야 했는데, 대부분은 인생을 주고 배움을 원하게 되어 동현의 수하로 남게 되었다. 가네마도 한 번 충성하면 배신을 할 사람이 아니기에 동현이 받아들이게 된 것이고 말이다. 닌자촌에 남게 되도 동현의 지시에 충실하게 따를 수 있는 인물이 바로 가네마였다.

이들은 수련을 하기 전에 이미 동현에게 충성서약을 하였는데, 자신들도 모르지만 만약에 이들이 배신을 하려고 하면, 그 서약으로 인해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을 받게 되었다.

충성 서약은 바로 영혼의 맹세를 동현이 다르게 말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계의 방법이지만 여기도 영혼이 있기에 적용이 되었다.

물론 영혼이 없는 존재라면 하나마나겠지만, 영혼이 없는 사람은 없기에 이들이 한 충성서약은 영혼의 맹세와 같은 효과를 보게 되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자 동현의 입에서 기다리는 소리가 들렸다.

“오늘은 그만하고 내일 다시 시작한다.”

동현의 말에 영민과 가네마는 힘들게 항아리를 내려놓을 수가 있었다. 두 사람은 지금 다리와 팔이 떨리는 것을 간신히 참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들이 참으려고 해도 떨리고 있는 것을 모두 감출 수는 없었기에, 가만히 서 있어도 저절로 몸이 떨려왔다.

“오늘은 회식을 하자. 고생을 하는데 먹는 거라도 잘 먹어야 하지 않겠니?”

“알겠습니다. 형님.”

“감사합니다. 선생님.”

동현은 가네마에게 그냥 형님이라고 부르라고 하였지만, 배움을 얻는 자가 절대 그럴 수 없다고 고집을 부려 어쩔 수없이 선생이라는 호칭을 듣고 있었다.

“우선 씻고 움직이도록 하자.”

“예, 형님.”

“예, 선생님.”

두 사람은 대답을 하고는 바로 샤워실로 갔다. 이는 동현이 이들이 수련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조립식 창고를 조금 개조를 한 것이었다. 여기에는 방과 화장실을 만들었고, 함께 샤워를 할 수 있는 시설도 만들어 두었다.

그래서 가네마와 영민은 집으로 가지 못하고 함께 이곳에서 숙식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동현과 일행은 갈비집에 도착을 하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역시 갈비는 이 집 갈비가 제일이야.”

“맞습니다. 갈비는 여기가 최고입니다.”

따르릉-

이때 가네마의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가네마는 전화를 받으며 한참을 이야기 하고 있었고, 동현과 영민은 신경을 끄고 갈비를 열심히 먹었다.

영민이야 일본어를 모르니 들어도 알 수가 없어서였지만 동현은 아니었는데, 먹는 것에 정신이 팔려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가네마는 통화를 마치고 눈앞을 보니, 이미 구운 갈비는 모두 어디로 사라졌는지 없어져 있었다.

‘정말 대단한 식성들이다. 어떻게 전화를 하는 사이에 모두 먹을 수가 있다는 말인가?’

가네마는 속으로 두 사람의 대단한 식성을 보고 감탄을 하였지만, 이내 동현을 보며 입을 열었다.

“선생님, 일본에서 야마꼬가 온다고 합니다.”

동현은 야마꼬라고 하니 누구인지를 기억을 해냈다.

“그런데 나에게 말을 하는 이유가 뭐지?”

“야마꼬가 선생님께 무예를 배우고 싶어 합니다.”

가네마는 동현이 어떤 사람인지를 이제는 조금 알고 있어서 아주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고 있었다. 동현은 갑자기 자신에게 무예를 그것도 여자가 배우고 싶다는 소리를 듣자 젓가락을 상에 그대로 내려놓았다.

“가네마 나는 말이야, 여자에게는 절대 무예를 알려 주지 않는다. 그 이유는 두들겨 패지 못하게 때문이다. 무슨 소리인지 알겠지?”

동현의 직설적인 표현에 가네마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기분이 묘해지고 있었다. 결국 동현의 말은 자신들은 두들겨 패기 좋아서 수련을 시키고 있다는 말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영민과 가네마는 동현의 말에 황당한 얼굴이 되었지만 빠르게 회복이 되었다. 눈앞에 있는 존재에게 눈에 거슬리게 해서 이득을 볼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을 이미 몸으로 체험을 하였기에 이제는 자동으로 나오는 버릇이었다.

“야마꼬는 그래도 오겠다고 합니다. 선생님.”

“여기 위치를 알고 있냐?”

“예, 알고 있습니다. 내일 여기로 직접 오겠다고 합니다.”

동현은 야마꼬를 생각하며 조금 골치 아픈 얼굴을 하였다.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그냥 단순히 무예를 익히고자 하는 그런 눈빛이 아니라는 것은 동현도 알고 있었다.

무언가 자신과의 인연을 만들고자 무예 핑계를 대고 이리로 오겠다는 것이 빤한데, 지금 자신은 성철에게 새로운 인연을 소개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으니 사실 조금 껄끄러운 느낌이었다.

동현은 오는 여자 안 막고 가는 여자 안 막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자유로운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도 정리를 해야 할 때가 되었다.

“온다고 하니 오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이거 고민이네.”

동현의 중얼거림에 가네마는 상당히 곤란한 입장이 되었다. 자신도 겨우 배우고 있는데, 야마꼬가 그런 자신을 곤란하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했다.

“선생님 제가 야마꼬의 문제를 처리하겠습니다.”

가네마는 무엇인가를 결심하였는지 동현을 보며 정색을 하며 말을 하였다. 동현은 가네마의 얼굴을 보니 무언가 있다는 생각에 일단을 말리려고 하였다.

“가네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여자는 남자와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어라. 그리고 내일 온다는 야마꼬는 그냥 오라고 해라. 내가 알아서 처리를 하마.”

동현은 자신 때문에 가네마가 나쁜 선택을 하지 않게 하기 위해 야마꼬를 만나기로 마음을 정했다.

가네마는 동현이 야마꼬를 만난다고 하니 조금은 의외의 얼굴을 하며 동현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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