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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지마-8화 (8/222)

8화

“오천만 원이야 우리 사장님이 있을 때 이야기고, 내가 있을 때는 정상적인 이자를 받아야 우 리도 먹고 살지 않겠나?”

남자는 동현에게 겁을 먹으라고 그러는지 인상을 쓰며 험악한 얼굴을 하였다. 사채 사무실이 이자로 먹고 사는 거야 동현도 알고 있지만, 갑자기 오천만 원이라는 돈을 더 달라고 하는 짓은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었다.

동현은 부장이라는 남자를 두고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제가 무언가 잘못 알고 온 것 같으니, 다음에 사장님이 계실 때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동현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가겠다는 말에 부장도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지금까지 자신이 인상을 찌푸리면 다들 설설 기기 바빴는데, 지금 눈앞에 젊은 놈이 감히 자신의 인상을 보고도 그냥 가겠다고 하니 황당하기만 했다.

“어이, 내가 그렇게 우습게 보이나?”

“나는 당신이 우습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이 새끼가 감히 어디서 꼬박꼬박 말대꾸야 말대꾸.”

부장은 험악한 인상을 쓰며 입에서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덩치도 작은 것이 아니라 누가 보면 대단한 싸움꾼으로 오해를 하고도 남을 덩치였다.

동현은 속으로 미소를 지으며 차라리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에게 돈을 주는 것이 마음에 걸렸는데 이렇게 먼저 시비를 걸어 주니, 동현의 입장으로서는 아주 흐뭇한 일이었다. 이계를 떠나 현실로 왔지만, 본래의 그 성격이 어디를 간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지금 시비를 거시는 것입니까?”

동현은 마지막까지 정중하게 말을 하고 있었다. 물론 말투야 그렇지만, 은근 힘을 주어 말하는 것이 듣기에는 정중하다기보다 기분이 나빠지는 말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내가 너에게 시비를 건다고?”

부장은 동현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면 그만 돌아가 보겠습니다.”

동현은 뒤로 돌아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자 부장이라는 남자는 크게 고함을 쳤다.

“야! 저 새끼 나가지 못하게 막아!”

부장의 지시에 문밖에는 이미 건달들이 대기를 하고 있었는지, 동현이 나가지 못하게 문을 막고 있었다.

“우리 부장님이 도로 들어 가라시니 어서 들어가시지요. 손님.”

동현은 더 이상 참으면 성격을 버리겠다는 생각이 들자, 드디어 자신의 본 성격이 나오기 시작했다.

“내가 가만히 있으니 아주 그냥 가마니로 보이지?”

갑자기 변한 동현의 말투에 건달들은 황당한 얼굴로 보고 있었다.

“비켜라, 다치기 싫으면.”

다시 한 번 동현의 말에 건달들의 인상이 저절로 찌그러졌다.

“저게 오늘 무얼 잘못 먹고 온 거 아냐?”

“그러게 여기가 어디인지 저 자식 기억이 출장을 갔나 보다.”

동현을 막고 있는 건달들은 모두 네 명이었는데 두 명은 친구인지 서로 말을 트고 있었다.

“형님 일단 저 새끼 조금 조져 놓을까요?”

“아니다 아직 기다려라. 부장님의 지시가 계실 때까지만 참아.”

부장이라는 남자도 동현이 하는 말을 들었기에 부하들이 묻는 말에 바로 지시를 내렸다.

“저놈 조금만 손 좀 보고 안으로 들여보내라.”

부장이 그리 지시를 하자, 건달들 중에 가장 막내로 보이는 남자가 동현에게 접근을 하였다. 동현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놈을 보고 있었다. 먼저 공격을 하면 나중에 문제가 될 것을 염려해서였다.

“어이 좋은 말할 때, 몇 대 맞고 안으로 들어가자.”

막내인 남자는 동현과 비슷한 나이로 보였다.

“나 참 그동안 성격 죽이고 살았더니, 별 거지 같은 놈들이 다 설치네. 빨랑 와라. 시간 없다.”

동현의 말에 막내로 보이는 남자는 바로 동현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상대의 주먹이 먼저 공격을 하자, 동현은 가볍게 피하면서 복부에 가볍게 훅을 한 방 날려 주었다.

퍽!

“억!”

스르륵-

남자는 짧은 비명과 함께 그 자리에서 쓰러져 버렸다.

동현이 아직 내공을 사용하지 않아도 이들을 상대하는 것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미 몸은 가장 강하게 변해 있는 상태였고, 그 힘도 일반인과는 비교를 할 수 없는 정도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남자가 한 방에 쓰러지자 다른 남자들이 흥분하기 시작했다.

“어? 저 새끼가 감히 채훈이를 쓰러트렸네.”

“저거 죽여!”

건달들 아니라고 할까 봐, 하는 행동을 보니 한심한 생각이 드는 동현이었다.

“시간 없으니 한꺼번에 와라.”

건달들이 한번에 공격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을 보던 동현이 다시 주먹을 날리며 한 방씩 먹여 주었다.

퍽! 퍽! 퍽!

“윽!”

“헉”

“컥!”

가슴과 배를 중점적으로 타격을 가하니 한 방도 버티지 못하고 모두 쓰러지고 말았다. 부장이라는 남자는 부하들이 모두 쓰러지자,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자신의 부하라고는 하지만 이들을 모두 상대하기에는 자신도 벅찼기 때문이었다.

“너… 너…….”

“어이 부장님, 이제 우리만 남았는데 빨리 시작하지 그래?”

동현은 부장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부장은 그런 동현을 보고는 조금 겁이 났는지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아무리 건달이라고는 하지만, 실력이 딸리는 것을 억지로 해결을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동현은 부장을 앞에 두고 주먹을 쥐며 살살 흔들어 주었다.

“자 이제 시작하자고, 나도 시간이 없으니 말이야.”

동현의 말에 부장은 더 이상 피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느끼고 바로 공격을 하였다. 그래도 제법 싸움을 해 본 실력이라 그런지 꽤 날카로운 공격을 들어왔다.

동현은 부장의 주먹을 가볍게 한 손을 제치면서 다른 손으로 그 팔의 중심을 잡아 비틀어 버렸다.

“악!”

부장은 강하게 비틀리는 팔에 고통을 느꼈는지 비명을 질렀다. 동현은 그런 부장의 발을 걷어차 버렸다.

빠각!

“아악!”

동현의 발길질에 부장은 다리는 그대로 부러지고 말았고,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비명을 지르는 부장이었다. 부장의 얼굴에는 고통에 잔뜩 일그러져 있었지만, 동현은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미 이런 일에는 이골이 난 사람이었다.

“자 이제 시작하지. 우리 아버지가 빌려 간 돈이 모두 얼마야?”

동현의 말에 부장은 바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이미 고통에 겨워 동현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듣지 못해서였다. 대답이 없자 동현은 바로 주먹이 날렸다.

퍽!

“아악!”

“아직 정신이 안 들지? 본격적인 타작을 시작할까?”

동현은 한때 ‘골통 기사단’을 만들 정도로 기사들을 괴롭혔던 전적이 있는 인물이었기에, 지금 부장을 괴롭히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동현의 냉정한 목소리에 부장은 잘못하다가는 죽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빠졌다.

“아닙니다. 무엇이든지 물어 보십시오.”

부장은 마치 실성한 사람처럼 동현의 질문에 대답을 하고 있었다. 건달이라고는 하지만 괴롭히기만 하다가 자신이 직접 당하게 되니, 입장이 달라져서 그런지 겁에 질려 있었다.

“우리 아버지의 빚이 얼마라고?”

“예, 가지고 가신 금액은 사천만 원입니다.”

“그럼 이자는 얼마야?”

“이자는 형님이 받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형편이 좋아지면 그 때 받겠다고 하셨습니다.”

이들의 형님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아버지에게 호의를 가지고 돈을 빌려 준 것 같았다.

“그럼 너는 형님으로 모시고 있는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있다는 말이네?”

동현의 질문에 부장은 찔끔한 표정을 짓는 것이 정곡을 찌른 모양이었다.

“저… 그것이…….”

“아직 매가 부족한 모양이야.”

동현은 다시 주먹을 쥐려고 하자, 부장은 기겁을 하고는 빠르게 대답을 하였다.

“예, 맞습니다. 제가 지시를 어겼습니다.”

“그러면 사장님이 말한 금액만 지불하면 우리의 채무는 모두 사라지는 거지?”

“예, 그렇습니다.”

동현은 부장을 두들겨 패 주기는 했지만, 아버지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사무실을 망치고 싶지는 않았다.

자신의 가족들에게 호의를 가지고 도움을 준 사람에게 오히려 해를 끼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일단은 자신이 없는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고, 아버지에게는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었으니 동현도 이쯤에서 정리를 하려고 하였다.

“나도 좋은 기분으로 이곳에 왔는데, 당신들이 나를 건드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니 나를 원망하지 마라. 다시 한 번 나를 건드리면 아마도 지금과는 다른 상황이 전개되겠지.”

동현은 그렇게 말을 하면서 날카로운 살기를 부장에게 날리고 있었다. 부장은 압박해 오는 엄청난 공포감에 다른 생각은 나지도 않고, 몸이 저절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이는 정신적인 충격 때문이었는데, 현대에 사는 사람들은 살기에 그만큼 약하다는 이야기였다.

현대에서는 살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동현처럼 강하게 풍기지는 않았다. 지금 동현의 살기 정도라면, 심약하고 간이 작은 사람이 맞닥뜨릴 경우 자칫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었다.

동현은 부장의 반응이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계에서도 살기에 약한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에 그냥 넘어가고 있었다. 부장이 이처럼 새파랗게 질려 있을 때, 다른 건달들은 아직 일어나지도 못 하고 있었다.

“거기 아가씨!”

“옛! 부르셨나요.”

아가씨는 사무실의 구석에 숨어 있었지만, 동현이 부르는 소리에 자동으로 일어서며 대답을 했다.

얼굴은 창백하고 눈빛이 두려움이 젖어 있었지만, 그래도 곧잘 대답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이런 일들이 자주 있었던 모양이었다.

“여기 빚에 대한 서류를 가지고 오고 돈을 받아야 하지 않겠어. 그리고 영수증 알지?”

아가씨는 이런 상황에서도 영수증을 챙기려고 하는 동현을 보며 희한하다 싶었지만, 몸은 그런 생각과 달리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동현은 아가씨와 모든 계산을 마치고 영수증도 받았기에 더 이상 여기에 있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짝!

동현은 부장의 뺨을 한 대 때려 주며 정신을 차리라고 하였다.

“어이! 이제 그만 정신 차려야지. 이제 계산할 것 없으니, 가도 되지?”

“예? 아… 예. 아…안녕히 가…십시오.”

부장은 어눌한 말투로 더듬더듬 인사를 하고 있었지만,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미 동현의 살기에 거의 초죽음의 상태가 되어 있는 상태였기에 더 이상 대화를 할 수 없었다.

동현은 부장을 다시 한 번 보면서 입가에 스산한 미소를 날려 주고는 나가 버렸다. 동현이 나가는 동안에도 부장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고, 아가씨도 마찬가지의 상태였다.

집으로 돌아온 동현은 가장 먼저 동사무소를 찾아갔다.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하였지만, 최대한 시간을 당겨 달라고 하여, 삼 일 후에 받기로 했다. 이도 동현이 외국에 급히 나가야 한다고 하면서 미소로 아가씨를 녹여서 가능해진 일이었다.

동사무소에서는 신분을 증명하는 임시 신분증을 주었기 때문에, 동현은 가까운 매장에 가서 마음에 드는 핸드폰을 만들었다.

“여보세요. 박민영씨?”

“예, 그렇습니다.”

“아까 금화를 판 사람입니다. 제 핸드폰 번호를 알려 드리려고 전화를 했습니다.”

동현은 상대의 핸드폰에 자신의 번호가 보인다는 것을 알고 하는 말이었다.

“아, 감사합니다. 이제 번호를 아니 다이아를 팔기 위해 움직이겠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간에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해결을 해 드리겠습니다.”

동현은 전화를 마치고는 바로 부동산이 있는 곳으로 갔다.

청량리에서 오면서 집을 구입하는 방법을 여러 가지로 생각하여 두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이 부족하면 일부는 대출을 받아 처리를 하기로 하였다. 마음에 드는 집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일단 부모님을 위한 집을 구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가고 있었다.

행운 부동산이라고 써 있는 제법 큰 부동산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여기 집을 좀 보려고 왔는데요.”

“예, 이리 앉으세요.”

동현이 자리에 앉자 부동산에 있던 남자가 물었다.

“어떤 집을 원하십니까?”

“부모님도 계시니 단독으로 보았으면 하는데, 괜찮은 물건이 있습니까?”

동현은 아파트도 있지만 일단은 단독으로 집값을 알아보려고 하였다.

“요즘은 단독은 매매가 잘 되지 않아서…, 잠시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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