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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지마-7화 (7/222)

7화

남자가 금화 때문에 이렇게 움직이는 이유는 바로 다이아가 걸려 있어서였다. 금액이 금액이니 만치, 그 수수료만 해도 적지 않은 돈이었기에 이렇게 열심히 움직이고 있는 중이었다.

블루 다이아의 크기가 상당하여 매매를 하기가 어렵기는 하겠지만, 그 정도는 항상 있는 일이었기에 충분히 감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번 블루 다이아를 팔게 되면 아마도 나도 상당한 혜택을 보겠지?”

남자는 이제 서른일곱의 나이로 이쪽 계통의 일을 시작한 지가 무려 십오 년이나 되는 베테랑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베테랑이라고 해도 실적이 없는 사람을 알아주는 곳이 아니었기에, 이번에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으려고 하고 있었다. 한번만 제대로 눈도장을 찍게 되면, 자신의 앞날은 탄탄대로를 달리게 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수수료도 엄청나게 받을 수 있으니, 이거야말로 일거양득의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한편 박민영이 은행을 가기 위해 나가자 옆에 있던 한채은은 저렇게 많은 금을 파는 사람이 누구인지 궁금해졌다.

“누군지 모르지만 일단 인사나 하고 올까?”

채은은 상당한 금을 파는 사람이니 제법 재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런 사람이라면 알아 두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채은의 머릿속 생각이 정리가 되자 바로 몸을 일으켰다. 머리보다는 몸이 움직이는 것이 빠른 채은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말이다.

똑똑똑-

“누구세요?”

문이 열리며 채은이 가볍게 인사를 하였다.

“안녕하세요. 여기서 근무하는 한채은이라고 합니다. 커피 한잔 드릴까요?”

동현은 예쁜 아가씨가 커피를 준다고 하니, 마다할 수가 없었다.

“커피라면 한 잔 부탁할게요.”

“네에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한채은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문을 닫고 나갔다.

채은은 커피를 타면서 안에 있는 동현의 인물에 상당한 호감을 가지게 되었다. 동현은 모르지만 사실 동현의 몸은 차원을 통과하면서 날마다 변화를 보이고 있었다.

예전에도 그리 나쁘지 않는 인물이었다. 지금은 과거와는 달리 피부도 깨끗해졌고, 누가 보아도 제법 부티가 나는 그런 사람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런 동현을 보고 채은이 그냥 있지를 않았다. 채은도 보석상에 근무를 하지만 한창 때는 나이트에서 제법 이름을 날리던 여자였기에, 부티가 나는 동현을 보니 그동안 참고 있었던 기질이 발동이 되고 있었다.

채은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실력을 발휘하여 커피를 탔고, 동현이 있는 곳으로 갔다.

“여기 커피 드세요.”

채은이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동현을 유혹하였지만, 동현은 이계에서 이미 미인에게는 많이 숙달이 되어 있는 인물이라는 것으로 모르고 하는 행동이었다.

“고마워요.”

동현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해 주었다. 채은은 동현의 그런 행동에 오히려 가슴이 떨리고 있었다.

‘어머 이 남자 완전히 선수 아냐?’

채은은 동현의 미소 한 방에 자신의 심장이 떨리는 것에 깜짝 놀라고 있었다. 지금까지 많은 남자들을 만나보았지만, 이렇게 미소로 자신을 한 방에 보내는 남자는 없었기 때문이다.

채은은 자신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동현을 어떻게 하든지 꼬셔 보기 위해, 머리를 쥐어 짜내기 시작했다.

동현은 아가씨가 커피를 주고 나가지 않자 무슨 일이 있는지 다시 보게 되었다. 그런데 눈치를 보니 자신을 어떻게 해 보려고 하는 것 같아 속으로 웃기만 하였다.

현실로 돌아왔지만 아직은 이계의 아내를 잊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어찌해 보려고 하는 아가씨가 발칙하다 못해 깜찍해 보였다.

현대는 능력이 있는 남자를 그냥 두지를 않는 다는 것을 동현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즉석에서 생각에 잠겨 있는 여성은 처음이었기에 그냥 두고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귀여운 느낌이 들어서인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두고 보기로 했다.

채은은 동현이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도 잊었는지 생각에 빠져 있다가 정신을 차려 보니, 자신이 지금 손님에게 실수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어 황급히 사과를 하였다.

“죄…죄송합니다. 손님 제가 잠시 생각에 빠지는 바람에 실수를 하였습니다.”

“하하하, 아니에요. 오랜만에 재미있었어요. 아가씨.”

동현의 호탕한 웃음에 채은은 다시 정신이 달나라로 출장을 가려고 하였지만, 이내 정신을 수습하고는 급히 나갔다.

밖에 나온 채은은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기 위해 잠시 동안 고생을 하였지만, 저 안에 있는 남자는 자신의 능력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는 그런 남자라는 것을 기억에 인식을 시키고 있는 중이었다.

‘저런 남자가 나를 좋아해 준다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

채은은 한때 잘나가던 기질을 가지고는 있지만, 욕심을 부리지는 않았기에 지금껏 탈이 없었다. 자신이 본 남자는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었다.

여우는 아무나 여우를 하는 것이 아닌가 보았다. 동현은 잠시 고민을 하다가, 갑자기 나타난 아가씨 덕분에 기분이 상당히 좋아졌다.

“하하하, 확실히 세상은 능력이 있어야 남자가 출세를 하는 거야.”

동현은 혼자 실없이 웃으면서 앞으로 지금처럼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동현의 그런 생각이 앞으로 얼마나 많은 문제를 만들지는 생각지도 않고 말이다.

마음이 즐거우니 기다림이 지루하지가 않았다. 한참이 지나자 책임자가 들어왔고, 남자는 바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을 동현이 볼 수 있게 탁자에 놓았다.

동현은 돈을 보자 금화를 꺼내 주었고 정확하게 백 개의 숫자였다.

“여기 백 개입니다.”

“예, 잠시만요.”

책임자는 금화를 수를 정확하게 세어 보았고 숫자가 맞으니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정확합니다. 손님.”

“그러면 다이아는 언제 오면 되겠습니까?”

“저에게 연락처를 남겨 두시면, 매매가 이루어지는 대로 바로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동현은 아직 핸드폰이 없으니 연락처를 줄 수가 없었다.

“그러면 명함을 주시면 제가 바로 연락처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지금은 조금 그러네요.”

책임자는 동현을 보고 상당히 조심스러운 분이라고 생각을 하였는지, 미소를 지으며 명함을 주었다.

“여기 있습니다. 바로 연락을 주셔야 저도 움직이니 기다리겠습니다.”

연락을 준다고 하고는 연락을 하지 않으면 자신이 실없는 사람이 되기 때문에, 연락을 하면 움직이겠다고 말을 하고 있는 남자였다.

동현은 명함을 보니 책임자의 이름이 박민영이라고 되어 있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박민영씨에게 반드시 연락을 하겠습니다.”

동현은 자신의 일이 끝났기에 탁자에 있는 수표를 챙겨 주머니에 넣고는 악수를 하고는 보석상을 나갔다. 나가면서 채은에게 살짝 미소를 지어 주는 것을 잊지 않고 말이다. 덕분에 채은은 하루 종일 멍하니 있었다고 한다.

동현은 돈을 가지고 가장 먼저 건달이 있는 사무실을 찾아가려고 하였지만, 이들이 있는 위치를 몰라 일단 병원으로 갔다. 아버지는 건달들이 운영하는 사무실을 아시고 계실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병원에 도착을 한 동현은 마침 어머니가 주무시고 계시는 것을 보고, 아버지에게 건달들의 사무실을 물었다.

“아버지 건달들의 사무실이 어디에요?”

“돈을 구해 온 것이냐?”

아들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시간을 달라고 하였기에 김성민은 그런 줄 알고 하는 말이었다.

“예, 돈은 준비되었는데 그들의 사무실을 몰라 이렇게 왔습니다.”

아버지인 김성민은 호주머니에서 한 장의 명함을 꺼냈다.

“여기 그들의 사무실이 있는 명함이니, 전화를 해 보아라.”

아버지는 핸드폰과 명함을 함께 주었다. 마치 동현이 핸드폰이 없다는 것을 알고서 하는 행동 같았다.

“아버지 핸드폰은 내일 드릴게요. 저는 일단 저들과 만나서 돈 문제를 해결하고 올게요.”

“그렇게 해라.”

아버지의 대답에 동현은 바로 문을 열고 나갔다.

병원을 벗어난 동현은 명함을 보고 전화를 걸었다.

따르릉-

“여보세요.”

건달 사무실과는 다르게 전화에는 여자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돈을 갚으려고 하는데 거기 위치 좀 알려 주세요.”

동현은 전화를 받은 여자에게 위치를 물었고 자세히 사무실이 있는 곳을 알아보았다. 아가씨의 대답으로 정확한 위치를 알게 된 동현은 빠르게 택시를 타고 이동을 하였다.

사무실이 있는 곳은 중계동이 아닌 청량리가 있는 곳이었다. 아마도 청량리 건달이 운영하는 사무실 같아 보였다.

택시를 타고 청량리로 이동을 하고 있는 동현은 이들에게 그냥 돈을 줄 것인지 아니면, 이자를 조금 빼고 줄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아는 동생이라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이들이 하는 행동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 기분이 좋지 않아서였다.

“흠, 일단 가서 보고 결정을 하자.”

얼마쯤 달렸을까, 택시는 청량리의 로터리가 있는 곳에 도착을 하였고, 동현은 사무실이 있는 건물을 찾았다. 302호라고 쓰여 있는 사무실의 문에는 ‘상호실업’이라는 상호가 붙어 있었다.

동현은 노크를 하지 않고 그냥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찌 된 일인지 안에는 아가씨와 건달들이 아닌 일반 남자들이 사무실에 있었다.

“무슨 일로 오셨나요?”

아가씨는 동현이 당당하게 들어오자 조금 긴장한 얼굴을 하며 물었다.

“여기 돈을 갚기 위해 왔으니 사장님을 뵙고 싶습니다.”

동현은 정중하게 사장을 만나고 싶다고 하였다.

그러자 남자가 일어서며 대답해 주었다.

“사장님은 지금 계시지 않습니다. 하지만 돈을 갚을 수는 있으니 안으로 들어가시지요.”

남자는 사무실 안의 사무실로 동현을 안내하려고 하였다. 아마도 그곳이 상담을 하는 곳인 것 같았다.

“그렇게 하지요.”

동현은 남자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안에는 소파와 탁자가 있었지만, 상담을 하기에는 어딘가 부족한 분위기였다.

“잠시만 기다려 주시면 저희 부장님이 오실 것입니다.”

남자는 동현을 보며 정중하게 말을 하였다. 동현은 어차피 시간이 있으니, 기다리기로 하고 대답을 해 주었다.

“알겠습니다. 최대한 빨리 와 주셨으면 한다고 전해 주세요. 김성민씨 돈을 갚기 위해 왔다고 하면 아실 것입니다.”

동현은 아버지의 이름을 이야기 해 주었다. 사장이 아버지의 동생이라고 했으니 부장 정도면, 아버지의 이름은 알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동현이 잠시 기다리고 있으니 문이 열리면서, 상당한 덩치를 자랑하는 중년의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그래, 돈을 갚기 위해 오셨다고?”

남자는 동현을 보고는 자신보다 어려 보이니 존칭을 하지 않고 있었다.

“김성민씨의 빚을 갚기 위해 왔습니다.”

“호오, 김성민씨라면 우리 사장님의 형님 되시는 분이신데, 어찌 되는 사이인가?”

“저에게는 아버지가 되시는 분입니다.”

동현의 대답에 남자는 눈빛이 달라졌다. 김성민이라는 사람은 사장이 과거에 알고 지내는 형이었지만, 사실 건달이라는 세계에서는 지나간 과거는 과거일 뿐이었다.

남자는 동현의 얼굴을 보며 조금 욕심이 나는 모양이었다. 눈으로 보아도 제법 돈이 있어 보이니,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였다.

마침 사장은 출장을 가고 없으니, 자신이 이 사무실의 대장이었기에 부릴 수 있는 호기이기도 했다.

“보자, 김성민씨라면 제법 많은 돈을 빌려 간 것 같은데, 일단 서류를 보도록 하지. 여기 김성민씨 서류 좀 가지고 와라.”

“예, 부장님.”

아가씨는 이런 일이 자주 있었는지 바로 대답을 하고는 서류를 가지고 왔다. 아마도 동현이 아까 이름을 이야기하여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같았다.

부장이라는 남자는 서류를 잠시 보더니 동현을 보며 말을 하였다.

“김성민씨가 가지고 가신 돈은 모두 사천만 원이고, 이자가 오늘까지 모두 육천만 원인데 모두 가지고 오셨나?”

동현은 부장이라는 남자가 하는 말을 듣고는 속으로 참으로 가소롭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선은 참으면서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다.

“내가 알고 있기로는 모두 오천만 원이라고 하던데 아닌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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