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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식인인어는 죽어야 한다-191화 (191/223)

※ 191화

[나 어제 알림 보고 잠 못 잠. 오늘 출근인데 망함]

[와… 생존 신고 ㅈㄴ개쩐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대로 모시겠습니다.]

└내말이. 요즘 포세이돈 진짜 찔끔찔끔 공략해서 답답했는데 한 번에 뚫어 줘서 시원함.

└(속 뚫린 짤)

└하급 헌터 후려치기 아닌가 이거

└?? 내가 그 하급 헌터인데 뭔 후려치기야ㅜㅋㅋㅋ

[그런데 아무도 샤샤 헌터는 못 본 거?]

└몰라 있으면 목격담 올라오겠지

[근데 솔직히 멋있음 S급 클라스 어디 안가는 구나……. 5년이 지났는데 바로 랭킹 1위 찍어버리네. 권도언이랑 랭킹전에서 붙으면 누가 이길까.]

└샤샤 압승.

└그래도 권도언 연속 1위였는데?

└근데 그건 모르는 거지 누가 이길지는.

└샤샤 헌터가 권도언한테 약점 파훼 쓰면 끝나는 거 아님?

└그거 인간한테도 써져?

[여파에서는 공식 입장 안 올라오나? 어쨌든 샤샤는 여파 소속 헌터잖아]

└죽었잖아?

└ㅁㅊ아 살아 있잖아.

└몰라 곧 올라오겠지

[?? 야 올라옴.]

[??]

[올라왔다고?]

[아 뭐야 그냥 기사네]

[지금 최신 핫글 ㄲ]

[오늘 올라온 여파 공식입장 feat. 샤샤 헌터] 20:02

조회수 140932

[속보] 길드 여파...‘현재 랭킹 1위 헌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중략]

그렇다고 한다.

[댓글]

[어그로 장난하냐]

[존나 기대하고 달려왔는데 허망한 너구리 됐음.]

[그러니까 결국 여파 안에서는 언급 안 하겠다는 거잖아. 뭐야.]

[나 아는 지인 여파 소속 헌터인데 지금 분위기 난리 났대.]

└왜?

└왜??

└왜왜왜 ㅋㅋㅋ 다 궁금해하는 것 봐 ㄱㅇㅇ

└나 댓글 쓴 사람인데 걍 글 팔게.

[아는 지인 여파 소속 헌터인데 여기 분위기 초상남] 20:12

주작무새 나가

안 믿을 거면 나가

반박 안 받음

믿으려면 믿고 싫으면 말아 굳이 아득바득 우기고 싶은 맘 없음. 인증도 못 하고 안 할 거임.

아는 지인 여파 소속 헌터인데 여기 분위기 난리 났대. 처음에는 진짜냐며 사람들 시끄럽게 떠들고 여파 건물 안까지 기자 찾아오고 방송국 차 오고 그랬다는데 영영 헌터랑 백리서 헌터 나오고 나서 급 조용해짐……. 근데 둘이 낌새가 좀 이상했다고 하던데 여기까지 가면 너무 궁예라 그만하겠음.

길드장은 정상대로 출근했다는데 내부에서 입단속시켰고, 분위기도 별로라서 샤샤 헌터가 죽은 걸로 위장된 거 사실 다 권도언이나 백리서나 영영 헌터 때문인 거 아니냐는 소문 돌고 있음.

[댓글]

[ㅅㅂ 주작이라 말하고 싶은데 나도 여파 소속 헌터라서 앎. 이거 찐이다…….]

└?? 찐?

[근데 샤샤 죽었다고 영영 헌터가 말한 거였잖아. 불화 있던 거 아냐? 일부러 소문 그렇게 냈고? 샤샤 헌터는 그 때문에 5년 동안 숨어 있었고?]

└ㅁㅊ 댓글 지워라 너무 갔다.

└왜?? 솔직히 상황이 그렇잖아 여파에서는 왜 쉬쉬하는데.

└권도언이랑 불화 있었을 수도 있지. 어쨌든 길드장이고 길드는 길드장 아래서만 돌아가니까.

[가능성 있음. 샤샤 헌터가 권도언보다 더 강하면 견제 차원에서 제거했을 수도. 심지어 지금 1위도 했잖아. 같은 길드에, 등급에, 헌터면 사이좋아질 리가 없음. 우리도 헌터라서 알잖아 여기 힘으로 서열질 장난 없게 하는 거.]

└ㅋㅋㅋ 그건 맞음.

└고소 각 씨게 잡네.

└너 여파 헌터냐?

└여파 헌터가 왜 여기서 나와

[그런데 권도언이랑 백리서랑 샤샤랑 영영이랑 다 사이좋지 않았냐]

└사람 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임.

└샤샤는 사람아니고 전설임.

└? 미친놈인가.

[그런데 정말 그런 거면 진짜 화날 것 같은데……. 어쨌든 포세이돈 단시간에 확 클리어할 수 있는 유능하고 강한 인재를 5년 동안 숨어 다니게 한 거잖아.]

└그렇지. 샤샤 헌터만 일찍 나왔더라면 사람들도 많이 안 죽었을걸.

└보니까 그 시간에 공략 일정 없었는데 샤샤 헌터가 새벽에 난입해서 클리어한 거래. 얼마나 공략하고 싶었으면 이러냐?

└? 출처 좀.

└여기 기사(링크)

[ㅋㅋㅋㅋ멍청이들아 샤샤랑 권도언이랑 여전히 친함 저거 걍 암묵적으로 모른 척하는 거. 둘이 한패임 ㅋㅋㅋ]

└??

└? 증거 좀.

└?

└아 증거가 없으면 뇌피셜이 판을 쳐요~

└나 댓글 쓴 이인데 진짜임 둘이 던전 같이 공략했음.

└??

└?? 뭔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이 새끼 주작 하네.

└먹금 해.

[아니 ㅋㅋㅋㅋㅋ진짜 개빡치네 왜 사람 말을 안 믿지] 21:14

인증무새들 때문에 인증함. 물론 곧 빛삭 할 거임 갑자기 사라져도 이해 요망.

여기가 어딘지는 묻지 마셈. 나도 기회 얻어서 몰래 찍은 거니까. 대충 던전 어디라고만 알고 있어 나도 자세한 건 말 못 함.

(동영상)

동영상 확인하면 알겠지만 둘이 같이 있음. 권도언이 샤샤 도와주는 듯?

다른 곳에 퍼가기 금지 절대 금지.

[댓글]

[??]

동영상 안에는 흔들리는 저화질의 영상이 담겨 있었다.

어둑한 어딘가의 방 안에서 잔뜩 확대한 모니터가 비춰졌다. 30초밖에 되지 않는 짧은 영상이었고, 영상 자체도 흔들리고 주위가 어두워 정확한 인식이 불가능했지만 사람들은 분명 알아보았다.

[어? 권도언?]

[ㅁㅊ 옆에 있는 저거 권도언 맞네.]

특히 초반의 샤샤 옆에는 누군가 서있었는데, 멀리서 대충 봐도 권도언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ㅈㄴ 친해 보이네.]

[어어ㅋㅋ 논란 종결 ㅇㅈ]

[그런데 샤샤 머리 색 왜 저럼??]

[헐 미친 그거 그때 아님? 예전에 해일 막아서 어린애 구한 헌터 한 명 있다고 했잖아. 거기 동영상에서도 하얀 머리카락 단발 나왔었는데.]

[ㅅㅂ 미친 나 방금 소름 돋았어.]

영상 안에서 샤샤라고 추론되는 헌터는 날듯 허공을 걸어와 깔끔하게 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그 결과는 상상을 초월했다. 종이 마냥 썰어지는 해일과 수많은 생물체들의 목, 파동에 따라 흩어지는 무수한 모래들이 시선을 압도했다.

[근데 샤샤 뭐랑 싸우는 거? 저기 던전이야?]

└저기 던전 아닌 것 같은데 해변가 바다 보이니까 맞나?

└포세이돈 안에서 바다 나오긴 하나 보네. 그런데 상대는 하급 인어인가? 잘 안보여

└저게 인어라고……? 인어 저렇게 안 생겼어.

└원래 인어 가지각색.

영상 안의 샤샤는 살벌하게 싸우다가 이내 활을 꺼냈다. 그리고 직후, 맞은편에 있는 검은색 실루엣의 머리가 두부처럼 으깨지고, 엄청난 폭풍우가 오더니 갑자기 낙뢰가 번쩍 떨어졌다.

그걸로 영상은 종료됐다.

[미쳤네]

└ㅇㅈ 지렸다.

[와 솔직히 이전까지만 해도 전설이니 하는 거 과장이라 생각했는데ㅋㅋㅋ 인정합니다;]

└인어 : ㅅㅂ

[생존 신고 했네 랭킹 1위 된 거 진짜 필연이넼ㅋㅋㅋ 근데 권도언이랑 왜 친한 거?]

└몰라.

└암튼 불화설은 아니라는 거지?

[뭐야? 나도 동영상 보여 줘. 지금 안 나와.]

└글쓴이가 삭제한 듯 빛삭 한다 그랬거든.

[동영상 못 본 헌터들을 위한 정리~ 고인인 줄 알았던 분의 개쩌는 활약을 보고 가시겠습니다~ 이상.]

└ㅋㅋㅋㅋㅋㅋ ㅅㅂ ㅋㅋㅋ

└ㅋㅋㅋㅋㅋ 미친 ㅋㅋㅋㅋㅋㅋ

[와 ㅋㅋㅋ 검 한번 휘두르는데 천지가 개벽하네 가을에 은행나무에서 은행 떨어지는 것 마냥 인어들 목 우수수 떨어지면 어떡해. 밸런스 붕괴 아님?ㅜㅜ 난 언제쯤 저 정도 할 수 있을까. 같은 헌터로서 존경스러운데 동시에 너무 부럽고… 열등감 생겨…….]

└어쩔 수 없음…….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감정임 나도 부러워. 강해지고 싶다.

[근데 글쓴아 그 영상 어디서 난 거?]

└말 못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삭제된 댓글입니다)

└?? 어?

└아니 저기 던전 안 아니라고? 무슨 개헛소리야.

└헐 그건가 최근에 포세이돈 5층에서 사망한 헌터 유가족이 공개한 문자 내용 있잖아.

└그게 뭐임?

└그거 바로 묻혀서 대부분 모를걸? 연구소에서 인어 만들어서 공급한다는 내용 아니었냐.

└그걸 믿음??

└그냥 두고 보자는 거지.

[저기가 던전이 아니라면 어디겠어]

└야 미친 설마.

(삭제된 댓글입니다)

└??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된 댓글입니다)

(삭제된 게시물입니다.)

◈          ◈          ◈

“그래 그럴 줄 알았다니까요. 저 혼자만 바보였던 게 맞았네요.”

아침이 되자마자 길드장실 문을 박차고 들어온 건 하영주였다. 권도언은 직감했던 손님을 위해 손수 커피를 탔다.

“백리서가 설명 안 해줬어요?”

“무슨 설명이요.”

“포세이돈 안에서 직접 꺼내 왔다고 들은 것 같은데…….”

“정말 공격대장님이 저에게 뭔가를 말했을 거라 믿어서 하신 말씀이에요?”

백리서는 아니나 다를까 한마디 언질 없이 싸늘하게 하영주를 데려왔던 모양이었다. 이런 사회성 없는 인어가…….

“그래요. 앉아요.”

결국 하영주를 설득시키는 건 자신의 몫이었다.

그러나 권도언 스스로도 몰랐던 사실이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그래서요? 원망해요?”

권도언의 사회성도 만만치 않게 바닥이라는 점이었다.

“네. 원망해요. 길드장님. 솔직히 말씀해 보세요. 포세이돈 7층부터 13층 까지 공략한 인원 중에 있으셨죠?”

“오… 아니요?”

권도언은 일부러 한 번 시치미를 떼었다.

“거짓말하지 마세요.”

그러나 하영주는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확신이 없는 기색이었다. 그에 권도언은 쐐기를 박았다.

“죄송하지만 포세이돈 안에 저는 없었어요. 확인된 건 데아 씨 혼자인걸요.”

“그, 여기은 길드장님은… 태초도 그 안에 있었다고 했어요.”

하영주의 목소리가 떨렸다.

“길드장님이 그 안에 안 계셨어도, 뭔가를 알고 계시잖아요. 알려 주시면 안 돼요? 데아하고 그 미친 사해의 신하고 왜 같이 행동하겠어요. 네?”

“불안해하는 것치고는 아예 나서서 데아 씨를 향한 공격을 막아 줬다고 하던데요.”

“…그건…….”

그건 그랬다. 데아가 던전을 공략하도록 도운 건 바로 자신이었으므로.

내가 왜 그랬을까? 데아를 믿어서 그랬다. 그래. 나는 데아를 믿었다. 그러나 그 직후, 백리서가 오고 모든 상황이 종료됐을 때 여기은이 씨근거리며 속삭였다.

“너는 태초를 감싸 준 거야.”

“뭐……?”

“저 안에는 태초가 있었다고! 이데아와 태초는 한패라고! 너는 그걸 감싼 거야 멍청아!”

그 말을 듣자,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그래서 백리서에게 사실이냐 물었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았었다.

그리고 권도언은 이때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알았다.

“본론부터 말하자면, 여기은의 착각이에요.”

“착각…….”

“네. 착각. 물론 아닐 수도 있죠. 확인된 건 없으니까요.”

권도언은 안정적인 거짓말로 하영주를 안심시켰다.

“여례가 뭔가를 눈치챘다면 그를 믿어야겠죠. 하지만 저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 안에 왜 태초가 있겠어요? 포세이돈 15층이 빠르게 공략될수록 인어에게만 불리할 텐데.”

포세이돈이 15층이 일찍 공략될수록, 인어들에게 불리하다.

그것이 사실 아님을 알고 있는 하영주는 거짓말처럼 입을 다물었다.

당연했다. 포세이돈이 인공 던전이라는 건 ‘권도언’도 모르는 기밀이었으므로. 15층이 빠르게 공략될수록 MBL 연구소만 곤란해진다는 사실은 거대 투자자인 ‘하영주’만 알고 있었으므로.

“…그, 그렇네요.”

“그렇죠?”

권도언은 하영주가 허둥지둥 밖으로 나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하영주는 어떻게 결론을 내려나…….’

먼 훗날, 모든 진실을 알게 된 하영주는 막대한 배신감에 휩싸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데아의 옆을 떠나 다시 여파로 돌아오고 난 직후, 백리서와 나눈 말이 있었으므로.

“반드시 지켜.”

첫째, 누가 뭐라고 해도 태초와 이데아의 연관성을 부정할 것.

둘째, 알고 있는 모든 일을 함구할 것.

“너무 당연한 말을 요구하네. 그런데 데아 씨랑 영영 헌터랑 많이 친했는데 계속 이렇게 숨기는 이유가 있나……?”

“내 의견은 중요하지 않아.”

백리서는 그 누구보다 인어다운 얼굴로 중얼거렸다.

“난 주군의 의지를 존중할 뿐이니까.”

그렇게 여겼다.

그러나 그 직후, 휴대폰을 꺼낸 권도언은 우뚝 굳었다.

“뭐?”

그의 비서로부터 온 한 통의 연락.

“영상이 유출됐다고? 이런, 한 패를 줘버렸네.”

낭패였지만 이상하게 큰일이라는 기분은 들지 않았다. 권도언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우리 부길드장이 꽤나 화가 나겠는걸.”

◈          ◈          ◈

그 시각, 하영주는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모든 헌터들의 정보가 한군데 모이는 커뮤니티 헌팅. 그 안에서 떠들썩한 주제는 바로 헌터 샤샤와 길드 여파의 불화설이었다.

어느 한 익명의 제보자가 올린 동영상으로 인해 ‘아니다’라고 판별 난 화제의 주제는, 하영주의 시선을 바로 사로잡았다.

“권도언 길드장하고 헌터 샤샤가 같이 있었다… 이 말이지?”

방금, 권도언이 나에게 거짓말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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