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9화
“말해 줘. 누구지?”
데아는 깨달았다. 이 빌어먹을 트리야는 또 알고 이러는 거다.
“알지, 너?”
“당연히.”
그리고 그 순간, 한쪽에서 무언가가 퍼억! 터졌다.
모든 물의 흐름이 멈췄다. 갈기갈기 찢긴 누군가의 몸. 그것을 본 링이 처절하게 울었다.
트리야의 뒤를 따르는 어느 간부는 경직되어 호흡을 멈췄고, 누군가는 두려움을 숨기기 위해 주먹을 파르르 쥐었다. 퍼블리가 방금 처참하게 죽었다. 푸른 피 냄새가 후각을 긁었다.
“너…….”
“좋은 자리를 줘도 싫다고 하고, 좋은 방을 줘도 부숴버리고, 처벌에서 빼주니 도리어 화내고, 연회를 열어 주인공으로 만들어 줘도 도중에 나가버리니 원.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트리야가 애석하다는 듯 웃었다. 폭군이라는 위명에 비해 지나치게 가벼운 태도였다.
“좋은 것들만 해줬더니 질렸나 봐.”
끝까지 알 수 없는 소리만 해댄다.
“나야.”
데아는 가만히 트리야를 응시했다. 조곤조곤 속삭이는 목소리가 차가웠다.
“내가 변절자야. 네가 끔찍하게 싫어하는 혁명군이고, 내가 여기 있는 모든 죄수를 탈출시켰고.”
“그래서?”
“…….”
트리야는 가만히 내려다보며 비죽 웃었다.
“변절자인데, 그래서?”
놀이터에 나온 동생을 집에 데려가는 가족마냥 다정한 음성으로 트리야는 이야기의 단절을 말했다. 나는 네 말을 들어주지 않겠다는 정확하고도 짜증나는 단절.
“샤샤를 제외한 모든 변절자들을 끌고 가라.”
―네!
“트리야!”
“왜, 그들을 풀어 주길 원했나?”
트리야는 보란 듯이 비웃었다.
“애석하기도 하지.”
데아는 바로 주먹을 치켜들었다.
100년을 통치한 제왕의 앞에 주먹을 들고도 살아남은 인어는 없었기에 주변 인어들은 모두 입을 틀어막았다. 그러나 그 뒤에 이어진 상황은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퍼억!
트리야의 고개가 그대로 돌아갔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눈매 그대로. 그 광경을 목격한 이들 중 가장 당황한 이는 데아였다. 정말 그가 맞아 줄지 몰랐던 데아는 당황으로 몸을 굳혔다.
데아를 제외한 다른 인어들도 뻣뻣하게 굳었다. 트리야의 오른팔이라고 불리는 칸나니아조차 솟구치는 공포에 굳었다. 저 멀리 링과 유리, 그리고 알레도 화들짝 놀라 데아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트리야는 바닥에 툭, 피를 뱉고는 비식 웃었다.
“나를 너무 과대평가하네.”
“…….”
“돌아가지.”
데아는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순간 죄악감이 몰려왔다.
머리에 하얀 산호를 꽂은 어린 시절의 트리야의 환상이 잠시 비춰졌다. 기억과 현실이 겹쳐졌다. 정신에 혼동이 생기고 있었다.
“샤샤?”
그 애를 때려? 왜? 그 작은 애를 왜 때려? 뇌 깊숙이 침투한 기생 생물이 바삐 속삭였다. 어떻게 그럴 수 있어? 네가 그러고도 주군이야? 무슨 소리야, 그게 뭔 상관인데?
한쪽 뺨이 부풀어 오른 트리야. 인간들에게 내몰려 산호를 짓밟히고 얼굴마저 얻어맞고 쫓겨난 트리야. 유일한 주군에게 돌아와 엉엉 울던 어린 트리야. 그때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은 분명 다른데도, 너무나도 비슷해서 데아는 손을 내렸다. 거봐. 그러게 왜 때렸어.
‘시발, 시발……. 나도 이러기 싫은데.’
“협상을 하자.”
데아는 잇몸에 피가 나도록 깨물며 중얼거렸다.
“저들을 죽이지 말아 줘.”
“…흐음.”
“대신 네가 원하는 걸 줄게.”
“…내가 원하는 거?”
트리야는 가만히 침묵하다가 고요하게 웃었다. 그건 승낙이었다.
◈ ◈ ◈
사실 ‘원하는 거’는 그냥 던져 본 말이었다. 등신, 천치 트리야. 난 그게 뭔지도 모른다. 하지만 트리야는 그것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트리야는 약속을 지켰다.
세 번째 연회가 끝나는 날, 단두대 위에는 링과 유리, 알레가 아닌 다른 사형수가 무더기로 올라갔다. 살인, 강간 등의 강력 범죄를 저지른 인어들이라고 했다.
“보기 어려워?”
자신의 옆, 가장 상석에 데아를 앉힌 트리야는 처형 장면을 즐겁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눈을 감아.”
대부분의 구경꾼들은 단두대 위의 사형수들을 혁명군으로 오인했고, 환호했다. 그렇게 모든 이의 기억에서 혁명군 인어들은 나란히 시체가 되었다.
그러나 그들은 모르는 사실이 있었다. 데아가 원래 그날 죽어야 했던 사형수 인어 두 명을 몰래 빼돌렸다는 것이다.
한편, 동쪽 지하에 있던 그날의 일은 나란히 함구가 되었다. 데아가 그렇게 목이 터져라 ‘내가 그 변절자다!’라고 소리를 질렀건만 그것도 어떻게 함구가 된 건지 데아를 대우하는 귀족 인어들의 태도는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더 공손해졌으면 모를까.
트리야가 그 어떤 무례도 눈감아 주는 ‘아―주 트윽―별한 인어 동생’이라고 소문이라도 난 듯싶었다. 아, 인생.
그날 밤, 데아는 트리야의 행동을 밤새 연구했다.
세간의 말에 따르면, 폭군 트리야는 이미 죽은 전대 제왕 태초를 미친 듯이 싫어했다. 그렇기에 태초의 부활을 염원하는 혁명군을 탄압하고, 태초가 일군 제국을 독재로, 그리고 마력 고갈로 힘껏 망가뜨렸으며, 모든 태초의 정보를 금서로 정했다.
그러나 직접 본 트리야는 조금 달랐다.
트리야는 데아가 태초라는 걸 앎에도 눈감아 주었고, 보란 듯이 특별 대우를 했다. 그 덕분에 이질적인 공간에 뚝 떨어진 데아는 한순간에 제국의 이인자가 될 수 있었다.
거기서 추론할 수 있는 점은 하나. 트리야는 태초에게 정신적인 고통을 주고 싶어 한다.
데아가 기억이 있든 없든, 데아를 태초의 대용품으로 자리에 앉혀 놓고 직접 무너져 가는 제국을 목격하게 함으로써 무력감을 느끼게 하려는 것이다. 그렇게 괴롭히려고 하는 것이다. 이는 꿈에서 본 트리야의 분노. ‘당신은 나를 배신했어.’에서 추론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생각이었다.
데아는 한 겹 한 겹 찢던 미역을 구겼다.
하나, 그렇다고 확신하기에는 여전히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았다. 무너져 가는 제국을 보여 주면서 괴롭힌다니. 이렇게 번거로운 방법을 쓸 이유가 있을까?
게다가 트리야가 여파 길드로 검은 오르골 함을 보낸 게 맞는다면, 이미 그때도 트리야는 자신을 알고 있었다는 게 된다. 그 말은 즉, 정말 태초에게 복수하기를 원했다면 그때 찾아와 죽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하다못해 그냥 인어 제국에서 처음 만났던 동쪽 감옥의 위, 그때 쓱싹해 버렸다면 데아는 지금쯤 연고 없는 시체가 되어 먼지가 되었을 것이다.
‘설마 뇌 속의 기생 생물이 두려워서?’
하지만 몰래 폐기해 버리면 누가 안단 말인가.
“으음…….”
데아는 지난번, 복도에서 노래를 불렀던 일을 회상했다.
트리야는 데아가 기억이 돌아오는 걸 탐탁지 않게 여긴다. 정확히는, 두려워한다. 이 사이의 간극을 비집어 벌려야 했다. 그 안에 해답이 있을 것이다.
◈ ◈ ◈
데아의 어깨를 치료하기 위해 의사가 오고 갔지만, 데아의 방은 늘 고요했다. 싱글거리며 찾아오는 퍼블리도, 링도 없었으니까 당연했다.
그러나 단 한 명.
“…얼굴이랑 손은 왜 그래?”
―…변절자 인어에게 맞았어.
“이상하다 나는 널 때린 적이 없는데…….”
자잔이 자주 찾아왔다.
―변절자 므아나. 그 인어한테 맞았어. 아마 확실할 거야.
“뭐, 므아나?”
―정신을 잃고 둥둥 떠다니다가 구출됐어. 손은 부러졌는데, 곧 나을 거야. 누가 겨우 이런 상처로 겁낸다고……. 그러고 보니 므아나가 샤샤, 널 찾던데.
자잔은 투덜투덜 하얀 치료석을 뺨에 문질렀다.
―므아나의 얼굴을 봤어.
“어? 원래 알고 있던 거 아니었어?”
―나는 추방당한 세 명의 인어들의 얼굴은 몰라. 윌로도 혁명군 본부… 거기서 처음 본 거였단 말이야.
“그래서, 므아나가 왜. 아는 사람이었어?”
―그래.
“어?”
자잔은 데아 쪽으로 휙 몸을 돌렸다.
―사실 확실하지는 않아. 근처는 너무 어두웠고, 므아나의 얼굴은 역광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나는…….
자잔은 한동안 침묵하다 느리게, 그러나 또박또박 속삭였다.
―네 주변에서 그 얼굴을 본 적이 있었어.
“…….”
―확실해.
데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멀고 먼 침묵 후, 데아는 아무렇지도 않게 웃었다.
“또 나만 모르네. 그런데 왜 날 안 만나러 오지?”
―못 와.
“왜?”
―네 방 주변에 주군이 직접 마력 결계를 쳤거든.
“어?”
―누구든지 들어오면 경보가 울린다고. 물론 나가는 건 될걸.
“너는 어떻게 들어왔는데?”
―나는 허락 맡고 온 거지……. 관심도 없으셔서 나 같은 건 신경도 안 쓴다는 게 더 맞는 말이겠지만.
자잔이 흥흥거렸다.
데아는 마른세수를 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밖에 나가야겠다. 일을 진행해야지. 나간다.”
―어, 지금?!
“그럼 또 언제 하게.”
눈치를 봐가며 은밀하게 일을 진행하면 망친다는 걸 이번 일로 인해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정면 승부밖에 답이 없다.
데아는 피파글랜에게 통신 소라를 통해 연락을 남긴 다음, 밖으로 나갔다.
◈ ◈ ◈
“안녕. 안녕.”
―이, 이 건방진 인어가! 왜 우리를 살려 둔 거냐!
―죽일 거면 지금 죽여!
지난 처형식에서 몰래 빼돌린 사형수 두 명이 바락바락 대들었다. 그 시끄러움에 벽장을 닫을까 고민하던 데아는 할 일을 상기하며 벽장을 그대로 열어 두었다.
“살고 싶지? 내가 살려 줄까?”
인어들이 조용해졌다.
“내가 누군지 알지? 내가 부탁하면 제왕님도 너흴 살려 주실 거야.”
물론 헛소리였다. 트리야는 청개구리처럼 내가 하지 말라는 것만 기가 막히게 골라서 하는 재능이 있었다.
―뭐, 뭘 원하는 거냐? 어떻게 하면 우리를 살려 줄 수 있는 거지?
“그냥 거창한 거 없어. 그냥 내 부탁 하나만 들어주면 돼.”
데아는 인벤토리를 쥐 잡듯이 뒤졌고, 마침내 유용한 아이템을 찾아냈다.
“물고기가 가장 좋아하는 게 뭔지 알아?”
―…어?
“그건 바로 미끼야.”
그 말과 동시에 데아는 놈들의 멱살을 잡고 창문 밖으로 빠져나갔다.
뿔피리가 부는 밤. 거리는 어두웠고, 인적은 드물었다. 순찰병이 종종 돌았지만 데아는 곧바로 수직으로 올라갔다.
―어디까지 우리를 끌고 가는 거냐!
“다 왔어.”
인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 미끼. 데아가 인벤토리에서 꺼낸 종이는 바로 미끼 스크롤이었다.
흠뻑 젖었지만 찢어지진 않은 종이는 각자 다섯 장씩 인어들에게 쥐어졌다. 쫓아온 자잔의 음성만 불안하게 떨렸다.
―샤샤, 어디까지 올라가? 이러다 저 검문소에서 들키겠어!
“들켜도 돼.”
아니나 다를까 검문소를 수리하던 간부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샤샤 님! 어디에 가십니까?!
“어어, 이 죄인들을 처벌하러!”
수리 중인 검문소를 지나, 더 위로 올라갔다. 밑에서 인어들이 우왕좌왕했지만… 뭐, 알 바 아니었다. 앞으로 벌어질 더 큰 소란에 금방 묻힐 테지.
―우리를 정말 살려 주는 거겠지?! 그, 그런데 왜, 밖으로 끌고 가는 거냐! 밖은 동굴이다!
“알아. 밖으로 못 나가는 거.”
―샤샤. 그걸로 뭘 하게?
미끼 스크롤. 어그로를 위해 유능한 탱커가 먼저 찢어 사용한다는 그것. 초반에 데아가 찢고 개고생, 생고생을 했던 그 스크롤이 마침 데아의 인벤토리에 무려 열 장이나 있었다.
수많은 연구를 거듭한 끝에 미끼 스크롤은 지능이 낮고, 인간형보다는 괴물에 더 가까운 인어에게 더 잘 듣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니까 상급 인어에게는 그닥 효능이 없을 확률이 컸다. 그러나 하급 인어들에게는 어떨까.
동굴 아래에도 하급 인어는 많았다. 저번에 직접 보지 않았는가.
“자. 이제부터 미션을 줄 거야. 제왕님이 저 하급 인어들을 사냥하고 싶어 하시거든. 그래서 저 하급 인어들을 왕궁까지 인도만 하면 돼. 쉽지? 내가 신호를 주면 그 종이 다섯 장을 겹쳐서 동시에 찢어.”
―그, 그리고?
“그러면 저 하급 인어가 너희들을 향해 느릿느릿 다가 올 거야. 그걸 피해 왕궁, 제왕의 알현실… 어딘지 알아? 가장 높고 큰 건물 있잖아. 거기로 돌진해. 그러면 제왕님이 용맹한 너희들의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아 친히 너희를 살려 주실 거야.”
자잔이 사기 치지 말라며 쳐다봤지만 죄수 인어들은 자기들끼리 납득하며 주억거렸다.
―기분은 불쾌하지만 이걸로 사형을 피할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지.
저 데아를 보고 기웃거리는 하급 인어들이 보였다.
―바다님! 바다님!
―바다님이다!
크기도, 모양도 다양한 하급 인어들의 공통점은 오직 하나. 수가 많고 날카로운 이빨과 빠른 헤엄이었다. 데아는 하급 인어 하나에게 몰래 다가가 속삭였다.
“저자를 따라가고, 왕궁에서 간부들이 나오면 도로 도망쳐서 올라와.”
―도망쳐? 간부들? 올라와? 알겠어!
“자 그럼…….”
자잔과 데아의 시선이 마주쳤다.
‘준비 됐어?’
‘됐어.’
“지금!”
두 죄수가 종이를 북 찢었다. 동시에 하급 인어의 눈빛이 변했다. 주변을 도사리던 하급 인어의 수는 모두 수십. 그들이 두 인어를 향해 돌진했다.
―뭐, 뭐야!
―느릿느릿 온다며! 흐아악!!
“달려, 달려!!”
하급 인어는 마치 돌풍처럼 돌진했다. 태초의 고목만큼이나 큰 하급 인어들이 앞다퉈 입을 벌리고 달려들었다.
―자, 잠깐. 방금 나도 달려갈 뻔했어.
자잔이 머리를 쥐고 두통을 선언했다.
“어… 생각보다 효능이 너무 강했나?”
한 번에 다섯 장은 오바였을지도.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 저 인어들이 생존을 위해 왕궁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때, 데아 또한 움직여야 했다.
“지금쯤이면 밑에 난리가 났을 거야. 그 틈을 노려 빼돌린다.”
이상하게 B플랜도, 대책도 없는 작전이었지만 실패할 거라는 생각이 들진 않았다.
데아는 그 길로 바로 감옥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무대포로 달려 도착한 끝 방, 그 안에는 유리밖에 없었다.
“유리. 링과 알레는?”
유리는 데아를 보고 흠칫, 놀라더니 이내 고개를 떨궜다. 얼굴이 울먹이며 구겨졌다.
―끌려갔어…….
“아, 진짜.”
그러나 방법이 없었다. 데아는 유리만 우선 꺼내고, 밖으로 향했다. 눅눅하고 어둑한 감옥. 수많은 인어의 목숨을 거둬간 곳답게 음침하기 짝이 없는 철창. 그 복도를 따라 쭉 나아갔다.
―하급 인어가 갑자기 침입했다!
―비상이다! 얼른 밖으로 나와!
데아와 자잔, 그리고 유리는 달려가는 간부들을 피해 가만히 숨을 죽였다가 마저 나아갔다. 그러나 밖으로 나가는 문이 닫혀 있었다.
“밖에는 피파글랜이 있을 거야.”
―데아야, 정말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남은 두 명도 데려오는데 내가 힘을 실어 줄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았겠지만…….
“괜찮아. 시간이 없어. 빨리 나가야 하는데.”
쾅!
“왜 안 열려?”
문이 아주 단단히 잠긴 걸 보아하니, 큰 소리가 나겠지만 그냥 바다의 경배로 부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그렇게 경배를 소환하려고 하는데…….
“쉿. 저기서 인기척이 나.”
―샤샤, 저 인어를 숨겨!
데아는 서둘러 유리를 거대한 장식물 뒤로 숨겼다.
―어? 당신… 아니, 샤샤 님?
모습을 드러낸 인어는 기리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