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88화 〉레아9 (188/200)



〈 188화 〉레아9

미셸은 자리를 떠나기전 문에 귀를 가져다댔다.
버나드와 베아트리스의 정사가 한창이었다.

“이 상태로 얼마나 견딜  있을까?”

베아트리스는 버나드를 반듯하게 침대에 눕힌  그 위에 쪼그리고 앉아 페니스를 정조준하고 있었다.
양옆으로 활짝 벌어진 두 다리 사이에 자리잡은 그녀의 음부가 단단히 발기된 페니스와 아슬아슬하게 닿을락말락하며 허공에 떠있는 상태였다.

“베, 베아트리스. 그만 괴롭히고 넣어줘……!”
“안돼. 계집의 성기를 보고 얼마나 참을 수 있는지 당신의 한계를 시험해보는 중이다.”
“쪼그리고 앉아있으면 다리 안아퍼?”
“후후, 나를 우습게 보는군. 매일 스쿼트로 단련된  두 다리는 쪼그리고 버티는 자세쯤이야 식은 죽 먹기지. 이대로 아침까지 있을 수 있다.”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것과 달리 베아트리스도 어지간히 성욕을 느끼는 모양이다.
그녀의 갈라진  사이에서 꿀물이 뚝뚝 떨어져나와 바로 아래, 바닥에 꽂힌 꼬챙이처럼 우뚝 서 있는 페니스를 적셨다.

“그런데 평소에는 훈련이 싫다며 어울려주지도 않더니 오늘은 웬일이냐? 맨날 점잔만 빼던 주제에.”
“아내를 기쁘게하는데 고집을 피워서야 쓰나. 어쩌다 하룻밤 정도는 괜찮겠다 싶었지.”
“크큭. 상을 줘야겠어.”

입술을 씰룩이던 베아트리스는 갑자기 엉덩이를 내리며 페니스를 푹 담갔다가 즉시 빼냈다.

“윽!”

잠깐이나마 황홀한 기분을 느꼈던 버나드는 아쉬운 입맛을 다셨다.

“뭐야, 하는  아니었어?”

다시 쪼그려 앉은 자세로 돌아온 베아트리스가 쿡쿡 웃었다.

“생각이 기특해서 잠깐 상을 준것이다. 어때? 이러니까  박고 싶지? 유혹을 못 참겠지?”
“그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틀려.  훈련이라 생각하면 마음가짐부터 달라지지. 사랑하는 남편의 좆에 박히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훈련이라고 생각하면 얼마든지 버틸 수 있다.”

그녀가 말을 마치는 순간 음부에서 흘러나온 꿀물 두 방울이 버나드의 성기에 연달아 뚝뚝 떨어졌다.
그 기분 좋은 감촉에 버나드는 그만 신음을 지르고 말았다.

“으윽!”

더이상 못참겠는지 푹신한 베개를 배고 있던 머리를 좌우로 크게 흔들었다.

“그, 그만해! 이건 고문이야!”
“왜? 벌써 한계에 다다랐어? 후후. 만약 욕망을 참지 못하고 나를 덮친다면 앞으로 그릇이 작은 잔챙이라고 부를거야. 그릇이  영웅이라면 이 정도 시련쯤이야 우습겠지.”
“맞아!  잔챙이다!”

돌연 버나드가 고함을 치며 잽싸게 몸을 일으켰다.
자신보다 덩치가  베아트리스를 두 팔로  끌어안은뒤 공중회전을 하듯 그녀의 몸을 시원하게 뒤집어버리며 침대에 강제로 눕혔다.

“호오, 사내 자식이 힘 좋은 것 봐라.”

한순간에 상황이 역전된 베아트리스는 베개를 배고 누운 채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

“결국 욕망에 진거냐?”
“너도 기뻐하는 것 같은데?”

버나드는 밑에 깔린 베아트리스를 몸으로 짓누르며 그녀의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왕을 괴롭힌 대가로  범하겠다. 각오해.”

성기를 삽입할 생각에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파고들던 참이었다.
베아트리스가 히죽거리며 말했다.

“좆을 못쓰도록 봉쇄하면 간단히 해결되지.”

그녀는 즉시 길고 탄탄한 양다리로 버나드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곧이어 X자로 교차한 다리를  조이자 무거운 철근을 올려놓은듯한 어마무시한 힘이 버나드의 허리를 강하게 짓눌렀다.

“크윽!”

버나드의 몸이 단숨에 주저앉으며 베아트리스와 완전히 밀착됐고, 강한 압박에 하반신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이래서야 삽입할 수가 없다.

“하하하!”
“자만떨지마! 아직 끝나지 않았어……!”

버나드는 어떻게든 페니스를 삽입할 생각으로 안간 힘을 써가며 엉덩이를 들어올리려 했으나 그녀의 두껍고 탄탄한 두 다리의 압박에서 벗어나기란 쉽지않았다.
숨이 막힐 정도로 허리를 조여오는게 자칫하다가는 뼈가 으스러질 것 같았다.

“버티기 훈련을 재개한다고 약속하면 풀어주지. 어서 포기를 선언해!”
“크아아아! 난……! 지지…… 않아아아!”

허리가 끊어질듯한 아픔을 간신히 이겨내가며 버나드는 기를 쓰고 엉덩이를 들어올렸다.
그리고 자신의 페니스와 그녀의 음부간의 거리, 각도, 위치, 고저차 이 모든 것들을 머릿속으로 계산한 그는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허리를 내리찍었다.
철썩!

결국 그의 예측이 맞아떨어졌다.
페니스는 정확히 베아트리스의 중심부를 꿰뚫었다!
푹!
베아트리스는 눈을 부릅뜨며 비명을 내질렀다.

“하으아앙!”

그녀의 질안이 흠뻑 젖어 있던 덕분에 페니스는 쑥 빨려들어가듯이 아주 깊은 곳까지 미끄러져 들어갔다.
가진 힘을 쏟아 붙느라 얼굴이 벌개진 버나드는 자신을 포근히 감싸주는 부드러운 감촉에 희열을 느꼈다.

“헉, 헉! 보았느냐! 나의 승리다!”
“잠, 잠깐 기다려! 내가 누군지 알아? 이 몸은 바로 그라나딘 왕국의 영걸 베아트리스 님이시다! 죽기 싫으면 당장 빼!”

베아트리스는 전쟁포로가된 상황극을 할 생각인가보다.
버나드도 어울려줬다.
그는 사악하게 웃었다.

“내 아이를 벌써 셋이나 낳아놓고 무슨 소리를 하는거지? 괘씸한 년 같으니! 네 이름은 베아트리스가 아니라 포로번호 777번이다!”

말을 마치자마자 허리를 튕겼다.
철썩!

“흐윽!”

굵직한 페니스가 질안에서 요동치자 베아트리스는 눈을 질끈 감으며 인상을 썼다.
동시에 허리를 짓누르고 있던 그녀의 두 다리도 느슨해졌다.

“머, 멈춰! 멈추란 말이다!”
“부끄러워? 솔직히 말해. 내게 귀여움을 받기 위해 이곳에 온거잖아. 그렇지?”
“아, 아니다! 나, 나는! 흐으응! 나라를 지키다 붙잡힌 것 뿐이야!”
“자꾸 저항하시겠다? 순순히 복종하지 않으면 안박아줄거야.”

버나드가 허리를 멈추자 베아트리스는 감고 있던 눈을 번쩍 떴다.

“움직여!”
“방금 전에는 멈추라며?”
“닥치고 움직이란 말이다! 나는 포로번호 777번! 너는 나를 범하기 위해 온 적국의 왕이다!”
“흥, 좋다. 포로대우를 확실히 해주지!”

버나드가 거만하게 웃으며 그렇게 말하자 베아트리스는 흥분이 됐는지 자기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더불어 질이 수축하면서 페니스를 압박해왔다.

“크흣 빌어먹을……! 전쟁에서만 이겼어도  놈의 아이를 세 번씩이나 잉태하는 일은 없었을텐데!”
“훗, 오늘로써 네 번째가 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다섯번째! 여섯번째! 수없이 네 년을 능욕해서  아이를 낳게 만들어주마!”

버나드는 고개를 내려 그녀의 입술에 입술을 포개며 쪽쪽 소리가 나도록 질척한 키스를 퍼부었다.
그의 입술이 입술과 목덜미를 지나 유두에 다다르자 베아트리스는 쾌감에 몸을 떨며 자신을 정복한 남자에게 더욱 짓밟히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쳐올랐다.
그녀는 버나드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내게 심한 욕설을 해줘. 몸을 때리며 매몰차게 대해도 좋다.”
“정말…… 괜찮겠어?”
“돌같이 단단한 내 몸을 때려야하는 당신 손이나 걱정하는게 좋을걸?”
“수건이라도 감싸야겠군.”

곧 방안에는 찰싹찰싹하는 소리와 함께 버나드의 욕설이 울려퍼졌다.
문밖에서 몰래 엿듣고 있던 미셸은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심한 충격을 받았다.
그녀의 입술이 부들부들 떨렸다.

‘망측하도다……!’

속으로는 가학적인 정사를 원하는 베아트리스를 끝도 없이 힐난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녀가 부럽기도 했다.

“할머니?”

어느새 데이지가 코앞에 다가와 있었다.

“문앞에서 모해? 안가?”

데이지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문에 귀를 데려는 순간 미셸이 황급히 아이를 번쩍 들어올렸다.

“내, 내려가자.”

미셸은 데이지를 안아든 채 곧장 중앙 계단으로 향했다.
계단을 내려가기전 왕의 침실문을 쳐다봤다.

‘갔다오면 끝나 있겠지.’

금세 시간이 흘러 미셸은  빈 복도에 혼자 서 있었다.
데이지를 씻긴뒤 다시 재우고 왔더니 왕의 침실은 조용했다.
안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혹시 몰라 베아트리스의 방으로가서 문에 귀를 대고 살짝 엿들었더니 시끄럽게 코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미셸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좋았어.’

미셸은 왕의 침실문 앞에서 손거울을 보면서 머리와 옷차림새를 매만졌다.
그런 다음, 쿵쾅쿵쾅 뛰는 가슴을 추스르며 몇 차례인가 크게 심호흡을 했다.
마음을 굳힌 후 노크를 하려고 손을 들었을때였다.

“어머니?”

너무나도 익숙한 목소리에 놀란 미셸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으며 고개만 옆으로 돌렸다.
슬프게도, 금발 머리를 허리까지 기른 그녀의  샤를이 치마잠옷 바람으로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중이었다.
한손에는 동화책을 안고 있다.

“설마 너도……?”
“안자고 여기서 뭐하는 거예요?”

미셸은 급히 손을 내리며 문앞에서 떨어졌다.
그녀는 점잖게 헛기침을 했다.

“전하께 긴급히 드릴 말씀이 있어 찾아왔단다.”
“이 새벽에요?”
“너야말로 이 새벽에 안자고 뭐하니?”
“남편을 만나려고 왔죠. 이상해요?”
“그건 아니지만 남편이 아무리 좋아도 잘때는 자야지. 지금 시간을 보렴.”
“어머니.”

샤를은 눈에 띄게 부풀어오른 배를 내밀었다.

“저는 이제 잔소리를 들을 나이가 아니에요. 이 배를 보세요. 이 나라 왕의 은총을 받아 자랑스럽게 부풀어 올랐다고요. 몇 달 후면 저와 왕을 쏙 빼닮은 자식이 태어날 것이고 그땐 저도 어엿한 엄마예요.”

미셸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알았다.”

오랜 기다림이 싫증이난 미셸은 결국 지쳐버렸다.
그녀는 자포자기한 얼굴로 힘없이 말했다.

“먼저 들어가보렴.”
“급한 일이 있으시다면서요?”
“임산부보다 급한 일이 있겠니?”
“화나셨어요?”
“내가? 화 안났는데?”
“거짓말 하지마세요. 목소리를 들으면 알아요.”
“됐으니 빨리 들어가려무나.”

미셸은 귀찮다는듯이 손을 휘휘 저었다.
하지만 무언가 이상한 점을 느낀 샤를은 제자리에서 곰곰이 생각하다가 살짝 미간을 구겼다.

“내 남편 꼬시지 마세요. 그는 더이상 마스터울프가 아니에요.”
“누가 뭐라니? 함부로 넘겨짚지마.”

미셸은 손에 쥐고 있던 부채를 활짝 펼치며 얼굴을 부쳤다.

“너를 낳을때 얼마나 큰 고통을 감내해야했는지 엄마의 감사함을 잊지마렴.”
“알아요. 그렇기에 어머니가 내 남편을 좋아해도 모른척 해주고 있잖아요.”
“샤를!”

미셸은 결코 그런적이 없었다는듯 황당하다며 눈을 크게 떴다.
샤를은 왕의 침실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간뒤에 그대로 문을 열며 히죽 웃었다.

“남편방에서 자고 갈거니까 그만 포기하고 돌아가세요.”

그러곤 혀를 내밀고 메롱거리더니 이내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미셸은 재차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언제 네 남편을 좋아했다고…… 딸아, 버나드는 내가 먼저 만났단다.  시절 그는 네 남편이 아니었어.”

미셸은 힘없이 투덜거리며 은은한 바람이 불어오는 창가쪽으로 걸어갔다.
깜깜한 밤하늘 아래 저 멀리 횃불이 이글거리는 첨탑이 보였다.
오래전 마스터울프 버나드가 자신을 자객들로부터 구해준 건물이다.
그날의 기억이 불쑥 아른거리며 당시의 버나드를 계속해서 곱씹었다.

“……”

한동안 말없이 창가앞에 머물러 있던 그녀는 이윽고 발걸음을 옮겼다.
포기하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미련이 남지만  기다림 때문에 육체적으로 피곤해서 그런지 욕망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운명이 우리를 괴롭히지만 않았어도 어쩌면  아버지였다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왕의 침실을 지나치던 그때였다.
돌연 문이 열리며 비단 가운을 걸친 버나드가 밖으로 나왔다.

“미셸님?”

그토록 고대하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오자 미셸은 흠칫 놀라며 감격했다.
그녀는 기쁜 눈으로 돌아봤다.

“저, 전하가 아니신지요?  밤중에 어딜 가시려고요?”
“미셸님께서 밖에 계시다고 해서 나와 봤습니다.”
“샤를이 말해줬나요?”
“네.”

버나드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안으로 들어오세요.”
“네? 안에는 샤를이……”
“샤를은 방금 전에 잠들었습니다.”
“벌써요? 들어간지 얼마나 됐다고……”
“샤를은 동화를 들려주면 잘자요.”

버나드가 멍하게 서있는 미셸의 손을 잡고 안으로 이끌었다.

“아무튼 저한테  이야기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안에 들어가서 얘기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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