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0화 〉제국으로 향하는 여정31
야영지 남쪽 소나무로 둘러싸인 공터에 도착하자 한 여인이 홀로 기사들이 세수를 한 물로 빨래를 하고 있었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주황색머리 여자였는데, 눈부시게 흰 피부에 주근깨투성이었다.
코 옆 팔자주름이 깊어 피곤한 인상에 얼굴이 평평하고 납작한 느낌이 있어 별다른 매력은 없었다.
“당신이 웬디인가?”
“제대로 맞췄네. 내가 그 유명한 걸레 웬디란다 꼬마야.”
웬디는 쳐다보지도 않고 시큰둥하게 대꾸했다.
“누나는 지금 일 중이니 귀찮게 하지말고 저리 꺼지렴. 바쁘단다.”
“당신을 찾고 있었어. 할 얘기가 있다.”
“그 귀족 억양은 뭐니? 어른스럽게 보이려고 일부러 그러는 거야?”
“원래 내 말투야.”
“……?”
그 말을 듣고 그녀가 고개를 들어 버나드를 쳐다보았다.
의아한 눈길로 전신을 위아래로 훑더니, 이내 시선을 거두고 빨래의 물기를 짠뒤 자리에서 일어나 빨랫줄에 널었다.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기라도 했어?”
“아니.”
“그럼 말투가 왜 그 모양이니. 심심해서 귀족 놀이하는 중?”
“말투가 어쨌든 중요한건 그게 아니다. 할 얘기가 있어. 날 보고 얘기해.”
빨래를 걸던 그녀가 버나드를 돌아보았다.
그녀가 쿡쿡 웃는다.
“그래, 너한테는 일생일대의 가장 중요한 순간일지도 모르겠지. 지금 엄청 두근두근 하는중일거야. 처음 보는 애네. 나한테 부탁하면 쉽게 다리를 벌려줄거라고 누가 그러든?”
“아니.”
“소문 듣고 온게 아니라고?”
버나드의 머릿속에 순간 스쳐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웬디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려면 그녀의 시간을 사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당황해서 잘못 말했어. 사실 누가 추천해줘서 왔다. 얼마지?”
당돌한 질문이라 생각했는지 그녀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피식 거린다.
“꼬마 주제에 담이 크구나? 누나랑 정말 할 생각이야? 돈은 있어?”
“꼬마 취급하지마. 당신과 나이가 비슷하니까.”
“그럼 나이 많은 난쟁이?”
“그런식으로 생각해.”
버나드가 인상을 쓰며 대꾸하자 그녀가 신기하게 쳐다봤다.
“아무리 봐도 난쟁이 체형이 아닌데……”
그녀가 곧 미소를 지었다.
버나드가 어리면서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아무튼 좋아. 지금은 아침이라 바쁘니까 10분만 시간내줄게. 2크랑만 내. 꼬마야 2크랑도 없이 온건 아니겠지? 아, 꼬마라 부르지 말랬지. 특별히 ‘나리’라고 해줄게. 손님이니 잠깐 동안만.”
“계속 나리라고 불러.”
버나드가 품속에서 금화 한닢을 꺼내 그녀에게 튕겼다.
그것을 허공에서 낚아챈 웬디가 손바닥에 놓인 금화를 보더니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 금화!? 이거 진짜 금화야?”
“못 믿겠으면 깨물어 보던지.”
그녀는 이로 깨물어 보더니 믿기지 않는다는듯 버나드를 쳐다봤다.
“너 돈 많은가 보구나?”
“잡담할 시간이 없을텐데? 계속 그러고 있을거야?”
버나드가 근처 으슥한 장소를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웬디는 알았다는듯 노골적인 미소를 짓더니 양동이물에 두 손을 씻고 그쪽으로 먼저 걸어갔다.
엉덩이를 덩실덩실 흔들며 걸어가는 그녀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왔다.
“씨발, 오늘 횡재했네.”
버나드도 바로 뒤따라가서 수풀속에 그녀를 눕혀놓고 그녀의 몸을 망설임없이 탐하기 시작했다.
웬디의 얼굴에는 주근깨가 가득 나있었으나 피부가 보드랍고 하얘서 만질맛이 났다.
가슴은 상의의 단추가 팽팽하게 잠겨 있을 정도로 컸다.
납작하게 생긴 얼굴을 굳이 쳐다보지 않아도 풍만한 가슴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금세 흥분이 됐다.
“나리, 여자랑 해본 경험은 있어요?”
수풀을 깔고 바닥에 드러누운 채로 버나드가 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그녀가 그렇게 물었다.
꼬마라고 무시하는 감이 있었으나 나름 손님이라고 존댓말을 쓰며 알랑거린다.
“너보다 몸매 좋은 여자를 많이 안아봤지.”
“정말로요? 그 나이에?”
“이 가슴은 가슴도 아니야. 난 이 젖가슴보다 더 큰 가슴을 가진 여자랑 사귀고 있거든.”
“나보다 큰 여자가 있다고? 거짓말.”
“그 여자 덕분에 가슴 큰 여자를 만족시키는 방법도 잘 알고 있지. 너도 곧 울며불며 환장하게 될거야.”
“어머, 자신만만하시다. 나리의 솜씨가 어떤지 기대되네요.”
웬디는 들뜬 얼굴로 상의의 단추를 풀고 머리위로 원피스를 벗어재꼈다.
깨끗하고 곱게 느껴지는 하얀 속살과 더불어 크고 풍만한 가슴이 불쑥 튀어나오자 버나드는 기다렸다는듯이 젖을 물었다.
“아……!”
버나드가 젖을 힘껏 빨아들이자 바닥에 누워있던 웬디는 머리를 땅에 기대면서 나지막이 신음했다.
“나보다 덩치 작은 사내한테 당하기는 처음이네…… 아……”
지금껏 힘 세고 거친 사내들만 상대하다가 자신보다 약해보이는 존재에게 정복당하는 생소한 느낌에 몸이 떨렸다.
어리다고 우습게 봐서 일까 그녀는 안도감을 느꼈다.
그 편안함에 육체는 평소보다 더 빨리 달아올랐다.
“으음, 음, 으윽, 아……!”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이 기회에 다 해보라는듯이 그녀가 반듯이 누운채 눈을 감고 쾌감을 만끽하는 동안 버나드는 계속 젖을 물고 늘어지면서 손으로는 음부를 더듬고 있었다.
애당초 그가 온 목적이 겨우 여자랑 관계나 맺으려고 온 것이 아니었기에 얼른 할 것만 하고 일을 마칠 생각이었다.
웬디의 몸을 탐닉하는 와중에도 버나드의 머릿속은 오로지 일에 관한 생각뿐이었다.
‘이 여자가 과연 내 말에 잘 따라줄까? 실패하면 죽여야겠지. 발각되지 않기 위해서.’
게다가 이곳은 적진이나 마찬가지다.
느긋하게 있을때가 아니라 서둘러야했다.
손으로 입구를 찾아낸 그는 바지를 무릎까지 끌어내린뒤 웬디의 허벅지를 양쪽으로 벌리고 페니스를 서서히 밀어넣었다.
“허억!”
버나드의 물건이 기세좋게 질벽을 가르고 아주 깊은 곳까지 침입하자 웬디가 돌연 눈을 번쩍 뜨며 입을 쩍 벌렸다.
“마, 말도 안돼……!”
“뭐가 말이 안돼?”
“애새끼라고 우습게 봤는데 니꺼 너무 굵잖아!”
“애새끼?”
버나드가 코웃음을 쳤다.
두고보자는 미소와 함께 웬디의 젖가슴을 입에 한가득 물고는 허리를 강하게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아흑! 흐윽!”
페니스에 박힐때마다 웬디는 몸부림을 쳤다.
소년 답지 않은 늠름한 물건의 성능에 그녀는 정신이 나갈 것만 같았다.
더구나 이 일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금화 한닢이 그녀의 쾌감을 더더욱 고조시켰다. 그녀의 음부는 조금 전 금화를 받은 순간부터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침을 질질 흘려대는 중이었다.
버나드의 굵직한 페니스가 빠르게 들락날락 거릴때마다 그녀의 동굴에서 평소보다 많은 양의 애액이 흘러나와 항문을 적시고 있었다.
“아아! 나리, 한 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군요!”
“사기라도 치는줄 알았나?”
“아뇨! 전 나리를 믿었답니다! 사랑스러운 나리! 아아, 좋아요! 당신과 만난건 정말 행운이에요! 기분이 후련해지실때까지 실컷 박아주세요! 제 아랫입술은 나리를 향해 활짝 열려있답니다!”
황홀한 표정을 짓는 그녀의 말은 버나드의 욕망을 자극했으나, 버나드는 자신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잊지 않았다.
“이 자세는 너무 심심해. 금화까지 줬는데 평범하게 놀다 갈 수는 없지.”
“어떤 자세를 원하는데요?”
“성기를 뺄테니까 일어나봐.”
좀 더 강한 자극을 원한다는 명목으로 그녀에게 자세를 바꿀 것을 요구했고, 웬디는 그에 순순히 응했다.
너무나 순진해서 멍청하게 여겨질 정도였다.
버나드가 풀을 엮어 그녀의 손목과 발목을 꽁꽁 묶어도 별다른 의문을 품지 않고 쿡쿡 웃기만 했다.
“나리, 이제 봤더니 변태네요. 이래야 흥분돼요?”
어느새 그녀는 팔을 뒤로 묶인 채 옆으로 누워있었다. 발목까지 묶여있어서 혼자 일어서지도 못했다.
“좋아, 좋은 자세다.”
“어머, 자지봐. 아까 보다 더 커진 것 같아.”
“너 때문이다. 그렇게 누워있어.”
버나드는 그녀의 뒤로 가서 옆으로 누우며 종기 자국이 나있는 살집 두툼한 엉덩이를 움켜쥐고 그 사이로 천천히 페니스를 삽입했다.
“후우……”
“흐윽……”
웬디는 굵고 단단한 물건이 뒤에서 침입해오는 것을 느끼며 눈꺼풀을 부르르 떨었다.
“아아 좋아 씨발……”
“씨발이 입에 뱄군.”
“죄송해요, 나리. 천한게 배운 말이라고는 욕밖에 없어서요. 흐응……!”
버나드는 뒤에서 그녀의 머리카락을 세게 잡아당기며 허리를 튕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은 점점 더 빨라졌다.
웬디는 이성적인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로 연신 헐떡였고 그 뒤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힘차게 박아대던 버나드는 곧 사정감을 느꼈다.
“으윽!”
버나드는 재빨리 그녀의 동굴에서 성기를 뽑은 다음 얼굴쪽으로 뛰어갔다.
웬디의 콧등을 정조준하고 성기를 빠르게 문지르며 그대로 사정해버렸다.
동시에 웬디가 벌컥벌컥 쏟아지는 정액을 입을 크게 벌리고 받아먹었다.
“자, 봐요. 이런거 하면 사내들이 다 좋아하더군요.”
그녀는 입속에 가득 담긴 정액을 보란듯이 꿀꺽 삼킨뒤 밝은 미소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사정을 끝마친뒤 공허함이 밀려든 버나드는 그녀가 뭘 보여주건 자시건 관심이 없었다.
굳은 표정으로 바지를 끌어올리고 옷매무새를 고쳤다.
“수고했어.”
손과 발을 꽁꽁 묶인 채 나체로 수풀 위에 누워있던 웬디가 미소지었다.
“시원하게 싸재꼈으면 이제 풀어줘 꼬마야. 빨리 가봐야 해.”
조금 전까지 나리라고 부르더니 다시 꼬마 취급을 하기 시작한다.
버나드는 입가에 냉소를 띄운 채 쪼그리고 앉으며 그녀의 한쪽 젖가슴을 움켜쥐고 부드럽게 주물럭댔다.
“아까 내게 애새끼라고 한 말이 기억에 남아.”
“그게 왜? 상처 받았니?”
“상처 받지 않았어. 하지만 당신한테 빨리 내 정체를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래야 날 두려워할테니까.”
“무슨 소리야?”
웬디의 표정이 점점 굳어져갔다.
“뭔 짓을 하려고? 설마 딜렌 패거리들이 날 골탕 먹이라고 보냈니? 빨리 풀어줘. 받은만큼 해줬으니까 끝났잖아.”
“겁 먹지마. 당신을 해칠 생각은 없으니까. 딜렌 패거리가 누군지도 몰라.”
버나드는 바닥에 누워있는 그녀를 내려다보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난 밤의 늑대들이다. 네게 일을 주려고 왔어.”
“맙소사! 더 꼴보기 싫은 놈들이잖아!”
그녀가 화들짝 놀라며 도망치려고 몸을 돌렸다.
하지만 꽁꽁 묶여 있어서 일어나는 것은 불가능했다.
“개 같은 자식들! 여긴 왜 찾아왔어! 저리 꺼져! 니들과 다시는 일 안해!”
“금화 한닢을 더 주지.”
버나드는 품속에서 금화를 꺼내 일부러 그녀의 눈앞에 보란듯이 떨어뜨렸다.
코앞에 떨어진 눈부신 금화를 보고 웬디가 눈을 크게 떴다.
“작은 일이야. 알아보란 것만 알아봐주면 바로 떠날 예정이다. 이후 우리가 다시 만날 일은 없을거야.”
“내가 왜 매일 빨래만 하고 사는 줄 알아?”
그녀가 성난 눈으로 버나드를 노려봤다.
“귀족들, 기사들, 종자들 속옷까지 모자라 같은 하녀년들 속옷까지도 일일이 내가 다 빨아주고 있지. 전엔 그러지 않았어. 전에 난 귀족들의 시중만 들었다고! 제기랄!”
그녀의 입에서 거친 욕설이 튀어나오며 밤의 늑대들을 신랄하게 비난했다.
“전부 네놈들 때문이야! 네놈들이 왕도에서 좆된걸 나한테 미리 알려주었더라면 여기서 온갖 궂은 일을 맡아가며 몸이나 팔고 살지는 않았을테지! 어느날 왕도에서 보낸 기사들이 루테니아 가문을 찾아왔어! 너희들 일로! 내가 너희를 돕기 위해 보냈던 정보들이 되려 날 위험한 상황에 빠뜨린 거야! 기사들은 날 찾아왔고 난 놈들에게 끌려가 각종 고문을 당했어! 전국으로 도망친 밤의 늑대들 요원들에 관해 아는게 있으면 솔직히 실토하라고 강요당했지!”
화난 그녀에 비해 버나드의 표정은 차분했다.
가만히 고개를 끄덕거릴뿐이었다.
“며칠 후 풀려났지만 이번엔 내 주인인 루테니아 가문 사람들 차례였어! 왕도의 기사들이 돌아가고 난뒤 그들은 내가 끌려간 이유를 캐물었지! 난 목숨을 걸고 둘러댔어! 날 심문하던 자에게 수차례 몸까지 팔며 살아남았다고! 그 결과가 이거야. 이젠 어떤 하인도 나와 어울리려 하지 않아. 난 끝까지 나를 지켜냈지만 사람들은 지레짐작으로 뭔가를 팔아넘긴 쌍년보듯 쳐다봤지. 나는 이곳에서 외톨이야. 몸을 원하는 사내들 말고는 아무도 어울려주지 않는다고. 이젠 루테니아 가문의 제일 밑바닥에서 가장 더러운 일들만 도맡아 가며 살아야 해. 하인들의 빨래를 비롯해 똥치우는 일도 내가 하고 있지.”
처음의 맹렬했던 기세와 달리 힘없이 말을 마치는 그녀의 눈가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모두 네놈들 때문이야…… 너희가 망한걸 미리 알려줬더라면 진작에 도망쳤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