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9화 〉제국으로 향하는 여정20
물자 지원은 윙블 가문과 튀사라 가문에 그치지 않고 에그넘 마을이라는 곳에서까지 찾아와 말린 산나물과 광물, 약재, 목재 등을 아낌없이 건네주었다.
“만약 버나드 경께서 금사자를 데려가지 않았다면 저희 마을은 아직도 농사를 짓지 못하고 있었을 겁니다. 천만다행이지요. 아, 저희 촌장님 딸인 율리아는 잘 지내고 있습니까? 떠나기 전에 잠깐 만나보고 싶군요.”
갑작스레 찾아온 두 가문과 1개 마을의 공통점은 모두 버나드를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는 것이었다.
“설마 버나드 경이 밖으로 나다닌 이유가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서였나……”
부하들은 당분간 배부르게 지낼 수 있어 기쁘다며 버나드가 정말 대단하다고 입을 모았고, 멜리사 역시 버나드를 다시 보게 됐다. 그동안 밖으로 나다닌 이유가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지방 귀족과 백성들을 도와주며 샤를리나 님을 알리는데 힘을 써온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던 그녀에게 러즈반이 다가왔다.
줄지어 영내로 들어서는 여러대의 짐마차를 바라보는 그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걸려있다.
“이야, 버나드 경을 찾는 사람이 많네요. 지금 영내에 없대도 꼭 만나고 가야겠답니다. 그가 써준 편지를 받아가야한다나 뭐라나. 버나드 경이 이 지역 사람들한테 신망이 두터운 모양입니다. 바쁜 와중에 언제 저런 친분관계를 맺었는지. 어쨌든 버나드 경이 돌아오면 저들에게 받은 물자중의 일부를 상으로 그에게 나눠줘야할 것 같습니다. 그의 지분이 꽤 있으니까요.”
묵묵히 듣고만 있던 멜리사가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겠지.”
“이번 일도 미셸님께 그대로 보고 해야겠죠?”
“보고?”
“부대 관리는 커녕 샤를리나님의 호위마저 내팽게쳐둔채 밖으로만 싸돌아다니는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였다고 말이죠. 버나드 경 덕분에 물자 걱정없이 더욱 오랫동안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잖아요.”
멜리사가 못마땅한듯 혀를 찼다.
“그리 대단한 일도 아니야.”
“이게 대단한 일이 아니면 뭐가 대단한 일이죠? 참모로서 하나 바람이 있다면 하루빨리 버나드 경을 달래 두 분이 같이다니는 모습을 자주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는게 우리의 미래를 위해 나은 길이니까요.”
“러즈반.”
멜리사가 눈썹을 꿈틀거렸다.
쓸데없는 소리를 한다며 핀잔을 주었다.
“농담을 하려거든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농담을 해. 내가 알아서 할 일이다.”
그렇게 말한 그녀의 머릿속에 버나드의 모습이 떠올랐다.
‘누군 그러고 싶지 않은줄 알아?’
버나드보다 출신성분이 남다른 자신이 먼저 숙이고 들어가야하는게 마음에 들지 않을뿐.
그리고 그와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잡고 싶을뿐.
멜리사는 눈에 힘을주며 굳게 다짐했다.
‘돌아오기만 해봐. 그의 입에서 멜리사 경과 같이 일하고 싶다는 말이 나오게 만들겠어!’
***
울창한 숲에 자리 잡은 동굴.
동굴밖에는 루로키나 거지 삼남매가 주변을 경계하며 라벤다를 데리고 있었다.
그리고 버나드와 멜라니아, 엘레나는 그리 깊지 않은 동굴안에서 모닥불을 피운 채 세 사람 전부 발가벗고 있는 중이었다.
‘이건 분명 꿈일거야. 악몽!’
엘레나는 두 팔로 젖가슴을 가리고 수치심으로 얼굴을 붉게 물들였다.
그녀의 눈에선 눈물이 흘러내렸다.
모닥불이 켜져있다지만 어두운 동굴안을 다 밝히지는 못했다.
약간 깜깜하고 으스스한 분위기에 더해 눈앞에 알몸으로 서있는 버나드와 멜라니아의 분위기가 사뭇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유령들처럼 보여 무척이나 두려웠다.
‘빨리 꿈에서 깨고 싶어!’
엘레나는 수줍고 긴장한 기색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힐끔힐끔 버나드와 눈을 마주치곤 했다.
버나드는 처음 만났을때와 달리 어려진 얼굴이었고, 자신보다 약간 키가 작고 적당한 근육질 체격의 소년 몸매가 되어 있었다.
축 처진 성기 주위에 난 털은 이제 막 자라기 시작한 것 마냥 짧았다.
그런 그가 모닥불의 노란 불빛이 어른거리는 얼굴로 자신을 무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으니 상당히 오싹했다.
마치 차가운 입김을 내뿜는 사신이 자신을 노려보는 기분이었다.
“무릎 꿇거라.”
멜라니아의 목소리였다.
버나드와 마찬가지로 알몸인 그녀는 색기넘치는 풍만한 몸매를 지니고 있었다. 발걸음을 옮길때마다 출렁거리는 커다란 젖가슴과 들어갈 곳은 들어가고 나올 곳은 나온 매끈한 육체의 곡선은 난숙한 중년여인의 농밀한 아름다움이란게 무엇인지 자신있게 보여주는 것 같았다.
자신이 갖지 못한 여인의 매혹적인 모습을 그녀는 진하게 풍기고 있었다.
그도 그럴것이 버나드의 힘없이 늘어졌던 성기가, 주변에서 서성거리는 멜라니아의 육체를 보고 힘차게 발기하며 곧게 고개를 쳐드는 모습이 엘레나의 눈에 적나라하게 들어왔다.
빳빳하게 서버린 성기는 엘레나를 향해 공격적으로 곤두 서 있었으나 버나드는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그는 표정하나 변하지 않고 담담하게 자신을 바라볼뿐이었다.
“멜라니아가 시키는대로 무릎 꿇고 앉아.”
“네……”
엘레나는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며 조심스레 무릎을 꿇고 앉았다.
버나드를 정면에 두고 앉으니 단단하게 발기한 그의 성기와 시선이 맞닿았다.
거리는 조금 있었지만 민망한 나머지 시선을 돌렸다.
‘어릴때 사창가에 살면서 남자의 알몸이야 몇 번 본적은 있지만, 그래도 적응이 안돼……’
그 사이 여러 재료를 섞어 정체 모를 액체를 제조하던 멜라니아가 그 액체 그릇을 들고 다가왔다.
“등을 곧게 펴고 있거라. 지금부터 속박의 문양을 그릴거야.”
“네……”
멜라니아는 두 무릎을 꿇고 앉은 엘레나의 뒤로 가서 손가락에 약을 묻혀 엘레나의 등에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나는 왜 벗으라고 한거지? 당신은 또 왜 벗고 있고?”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는 버나드의 물음에 멜라니아가 바삐 손가락을 움직이며 낄낄 웃었다.
“날 못 믿는게냐? 전부 필요한 일이니라.”
“벗어서 뭐하는데?”
“강력한 노예각인을 완성하려면 주인과 노예의 진한 교감이 필요하단다. 두고 보면 알테니 기다려봐. 고놈 성미하고는.”
그녀의 대답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지 버나드의 미간에 약간 주름이졌다.
“내가 예상하는 그게 아니길 바란다.”
“어차피 네 노예인데 뭔짓을 하든 무슨 상관이냐? 마음에 안들면 이 자리에서 바로 죽여도 되는 년인데. 구워먹든 삶아먹든 뭘 가려?”
그 냉혹한 말에 엘레나가 더욱 두려움을 느끼며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그 와중에도 그녀의 등에 무언가를 그리는 멜라니아의 손가락의 감촉이 간지러웠다.
“자, 문양은 다 됐다. 일어나.”
찰싹.
멜라니아가 손바닥으로 엘레나의 등을 쳤다.
엘레나가 움찔하며 천천히 일어나자 멜라니아가 버나드를 향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늑대야, 이제 네 차례다. 이리와서 네 노예의 이 음란한 젖탱이를 마음껏 핥아주거라.”
그러자 버나드가 기가막힌듯 그녀를 노려본다.
“제대로 하고 있는거 맞아?”
“나쁜걸 시킨 것도 아닌데 왜 투덜이야?”
“장난치지말고 똑바로 해. 내가 왜 저 여자의 가슴을 빨아야하지?”
“내가 말했잖느냐. 주문을 완벽하게 걸려면 그 전에 먼저 주인과 노예간의 진한 교감이 필요하다고. 누가 주인인지 이년의 몸을 더럽혀 확실히 알려주란 것이다. 혹시 노예의 뜻을 모르는 것이냐? 네 노예를 깨끗하게 놔둘 생각이야? 세상 어느 주인이 자신의 노예한테 손을 대지 않지?”
멜라니아가 두 손가락을 세웠다.
“노예각인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지. 첫째, 때려서 고통을 주는 것. 이 방법은 주인의 무서움을 노예에게 각인시킬 수 있지. 둘째, 잊을 수 없는 쾌감을 가르쳐주는 것. 이 방법은 주인이 선사하는 쾌락에 홀려 영원히 헤어나올 수 없게 된단다. 이 두 가지 방법 중에서 그나마 나은 방법을 쓰는데 무슨 불만이 그리도 많은 것이냐? 하기 싫어? 아니면 채찍을 손에 쥐어줄까? 이년을 때려서 길들일테냐? 그러겠다면 말리지 않겠다만 단, 평상시 너만 보면 두려운 나머지 다리를 벌벌 떨며 계속 오줌을 지리게 될거야. 노예각인을 걸때 느낀 공포와 고통이 평생을 갈것이거든.”
“쾌감을 가르쳐주면?”
멜라니아가 비릿하게 웃었다.
“널 볼때마다 행복한 기분을 느끼게 되겠지. 널 두려워하지 않고 네 발걸음 소리를 들을때마다 꼬리를 치고 기뻐할게다.”
멜라니아가 말을 마치고 나자 버나드는 잠시 말없이 그녀를 쳐다봤다.
“두 방법 다 극단적이잖아.”
조금 분한듯이 말하고는 곧장 발걸음을 옮겼다.
엘레나의 코앞에 이르자 거리낌없이 팔을 뻗어 그녀의 한쪽 가슴을 움켜쥐고 그대로 유두를 입에 물었다.
“하윽……!”
순간 다리가 풀리면서 엘레나가 쓰러질뻔한 것을 버나드가 급히 다른 팔로 그녀의 엉덩이를 떠받쳤다.
그런 자세로 그녀의 젖가슴을 번갈아가며 희롱했고, 그 모습을 흡족하게 지켜보던 멜라니아가 다가와 낮게 숨을 헐떡이며 몸을 비틀어대는 엘레나를 툭 치며 꾸짖었다.
“주인님이 성은을 내리는데 네년은 뭐하고 있는 것이냐? 노예 주제에 건방지게 즐기고만 있을거야?”
엘레나의 오른손을 잡아당겨 우뚝 발기한 버나드의 성기를 강제로 쥐게 했다.
“주인님이 네 가슴에 성은을 베푸는 동안 너는 손으로 주인님의 물건을 정성스레 문지르거라.”
“이, 이렇게요?”
어색한 손길로 성기를 앞뒤로 문지르자 멜라니아가 한심하다는 눈길로 픽 웃더니, 엘레나의 손을 붙잡고 성기를 빠르게 문질러보였다.
“이렇게 하란 말이다. 이렇게.”
멜라니아의 가르침 덕분에 어설펐던 엘레나의 손길은 점차 익숙해졌다.
버나드는 열심히 엘레나의 젖가슴을 쓰다듬고 애무했으며, 생전 처음 맛보는 쾌감에 헐떡이던 엘레나는 눈을 감고 고개를 뒤로 젖힌 채 팔을 밑으로 뻗어 그의 단단한 성기를 빠르고 기분좋게 문질러주었다.
“하윽! 하아……!”
그렇게 두 사람이 서로 알몸을 맞대고 서서 음란한 행위를 일삼는 동안 멜라니아는 엘레나의 뒤로 가서 엘레나의 등에 새겨진 문양을 유심히 관찰했다.
이윽고 그녀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흘렸다.
“후후, 좋구나. 문양에 마력이 깃들었군. 잘 되고 있다는 증거야.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