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3화 〉되찾는 노력, 수련50
“토끼 사냥은 끝났다! 모두 돌아가시게나!”
프레드릭왕은 주변을 둘러보며 크게 외친뒤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토끼 같은 자식은 개뿔.”
그는 침소로 걸음을 옮겼다. 안소니 후작이 조용히 그뒤를 따랐다.
왕의 방앞에서 왕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모를 자랑하는 시녀 두 명이 바닥을 쳐다보며 다소곳이 기다리고 있었다.
“무사히 돌아오셔서 다행입니다 전하.”
“건강히 돌아오시기만을 애타게 기다렸습니다.”
“나도 너희가 보고 싶었다.”
왕은 침실에 들어서자 갑옷과 옷을 벗기 시작했다.
시녀들이 그것을 거들었다.
안소니 후작은 창가에 서서 일이 끝나기만을 얌전히 기다렸고, 왕의 옷이 하나씩 벗겨질때마다 돼지처럼 두꺼운 팔다리에 붙은 살들과 늘어진 뱃살이 연신 출렁거렸다.
이윽고 살속에 파묻혀 보일락말락한 성기가 모습을 드러내며 알몸이 되자 시녀 한 명이 왕에게 사자 문양이 새겨진 비단 가운을 어깨에 걸쳐주었다.
“젠장할, 살 찌니까 옷벗는 것도 일이군.”
프레드릭왕은 한손에 술잔을 들고 의자에 앉았다.
“너희는 나가 있거라.”
“예, 전하.”
“네.”
시녀들이 밖으로 나가자 프레드릭왕은 창가에 서 있던 안소니 후작을 쳐다봤다.
왕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세 토끼가 우리의 턱밑까지 접근해올 동안 대체 뭐했단 말인가. 일들은 제대로 하고 있는게야?”
“용서하여 주십시오 전하. 와해된 정보망이 정상화 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합니다.”
왕실은 세 명의 사생아들이 왕도 바로 밑까지 진군해올 동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부랴부랴 대응에 나서며 좋은 결과를 내긴했으나, 앞으로 또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왕도가 동력을 잃고 정체하며 점점 감당하기 힘들어질 것이다.
“빠른 시일내에 정상화시켜.”
“예. 다음에는 이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습니다.”
프레드릭왕은 손에 든 술잔을 흔들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쭉 들이켰다.
반쯤 비우고나서 후련한듯 한숨을 내쉬더니 푸념을 뱉었다.
“버나드가 일은 기똥차게 잘했는데.”
왕은 벽에 걸린 그림을 지그시 바라보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버나드 같았으면 놈들이 군사를 일으키기도 전에 재빨리 눈치채서, 그놈들의 목을 내게 가져왔을거야.”
“……”
안소니 후작은 머리를 살짝 숙인채 입술을 꾹 다물었다.
“지금쯤 저 하늘에서 날보며 비웃고 있겠지. 거봐라 하면서.”
왕이 쿡쿡 자조섞인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다 안소니 후작을 쳐다보며 입가에 걸린 미소를 지웠다.
“밖으로 꺼내기 창피한 말이지만 난 사실 버나드를 질투했어.”
“이유가 무엇이었든 전하 앞에서 늘 오만방자한 행동을 보인 버나드 경의 잘못입니다.”
안소니 후작이 아첨을 하자 프레드릭왕이 낄낄 웃어댔다.
“날 위해 입바른 말은 그만두게. 자네도 알잖나. 버나드가 얼마나 충견이었는지.”
왕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버나드의 충심은 정말 대단했지. 그는 나밖에 몰랐어. 나밖에 모른다는게 온몸으로 느껴지더군. 그를 체포할때도 봤잖은가. 세븐로얄을 쓸 수 있음에도 순순히 체포당하는거. 오로지 나를 생각해서였지.”
“죄를 지었으면 마땅히 죄값을 치러야하는게 신하의 도리입니다. 기억하십시오 전하. 버나드 경은 왕비님과 왕세자를 살해한……”
“그만. 그만하게. 그 두 사람은 이미 잊혀졌어. 내 머릿속엔 오직 버나드만 남아있지.”
왕은 술잔을 완전히 비운 후 말을 이었다.
“지금와서 드는 생각인데, 그때 버나드를 왜 죽였는지 모르겠어. 딱히 화낼 이유가 없었던 것 같단 말이지. 날 보라고. 왕비와 왕세자가 없어도 지금 잘 지내고 있잖나? 아까운 영걸만 사라져서 나와 왕국만 손해본셈이야.”
“전하, 추억의 미화일뿐입니다.”
프레드릭왕이 피식 웃었다.
“그래, 그렇겠지. 당시만 해도 난 버나드를 질투했으니까.”
말과 동시에 프레드릭왕의 내면에서 한동안 잊고 있었던 분노가 슬그머니 고개를 쳐들었다.
“버나드를 바라보던 미셸의 호의적인 눈빛과……”
그는 벽에 걸린 액자를 노려보며 낮게 끓어오르는 목소리로 덧붙였다.
“심지어 아말리아 왕비까지 버나드의 자지를 원하는 것 같았지. 비단 여자들뿐만이 아니야. 내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는 것 같았어. 난 그 이유가 궁금했지. 사람을 끌어들이는 버나드의 매력이 대체 무엇인지.”
안소니 후작이 슬쩍 웃었다.
“전하께는 영광이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가 오래도록 전하를 기억해줄 것입니다. 그에 반해 버나드는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아무도 그를 기억하지 못할 것입니다. 전 왕비인 미셸조차도요. 오래전 듣기로, 아킨테의 미셸은 남색에 빠져있다고 합니다. 젊은 사내를 정부로 두고 매일밤 그짓을 한다하니 버나드 따위야 기억이나 나겠습니까?”
“하하, 이 사람 보게! 유머감각이 있어!”
프레드릭왕이 배꼽을 잡고 웃어댔다.
그때 문밖에서 노크 소리가 나며 시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앤 공주님이 찾아왔습니다.”
“앤이?”
프레드릭왕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지껏 앤이 침실로 찾아온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평소 부녀 사이가 상당히 나빴다.
두 사람의 관계를 악화시킨 것은 2차 걷는 사자 전쟁때문이었다.
애당초 왕세자 존이 죽고 난뒤 다음 왕위 계승 후보로 앤 공주 차례였으나 프레드릭왕이 강제로 자격을 박탈시킴으로써 두 사람의 관계가 무척 나빠졌다.
1. 왕세자 존 (적1남, 모친 캐서린) - 사망
2. 앤 (적1녀, 모친 캐서린)
안소니 후작은 곧장 나갈채비를 하며 프레드릭왕을 바라봤다.
“앤 공주님은 2차 걷는 사자 전쟁 때문에 자신의 정당한 왕위 계승 자격을 잃었다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 문제를 따지기 위해 찾아온게 아닐까 싶군요.”
“만나보면 알겠지.”
프레드릭왕은 대수롭지 않게 대꾸하며 빈 술잔에 술을 따랐다. 그러는 사이 안소니 후작이 나가고 앤이 들어왔다.
“아버지!”
풍만한 가슴이 드러나는 고운 드레스차림을 한 앤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다.
“살아 돌아오셔서 다행이에요!”
그녀는 한달음에 달려와서 프레드릭왕 옆에 주저앉으며 의자에 앉아있는 왕의 얼굴을 반가운 표정으로 올려다봤다.
“승리를 축하드려요.”
그녀의 뜻밖의 행동에 프레드릭왕은 절로 흐뭇한 웃음이 나왔다.
“네가 와줘서 기쁘구나.”
“당연한걸요.”
앤은 왕의 살찐 허벅지에 머리를 포근히 기댔다.
“항상 아버지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어요.”
허벅지에 닿은 그녀의 길고 윤기나는 금발이 비단 가운 말고는 아무것도 입지 않은 왕의 사타구니를 간지럽혔다.
“난 네가 왕위계승자 자격이 사라져서 화나 있는줄 알았다.”
“그럴리가요. 솔직히 서운한 마음이 없지 않아 있지만 전 언제나 아버지의 결정에 따라야한다고 생각해요. 아버지는 제 정신적 지주인걸요.”
앤은 왕의 허벅지에 입을 맞추었다.
그녀의 입술은 부드러웠고 그 따스한 감촉에 못이겨 살속에 파묻힌 왕의 성기가 잠깐 껄떡거렸다.
프레드릭왕은 자신의 왼쪽 다리에 매달리듯 주저앉아있는 앤의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2차 걷는 사자 전쟁이 시작된지 벌써 한달이나 지났다. 여기 있어도 괜찮은게냐.”
“왕궁 밖으로 나가기가 무서워요. 그리고 2차 걷는 사자 전쟁에 참가하는 것도 싫어요.”
“넌 그럼 승부에서 질게다. 누구도 널 대신해주지 않아.”
앤이 울먹이는 목소리로 그를 올려다봤다.
“아버지는 너무 매정해요.”
“널 위해서 하는 말이다.”
“어차피 아버지는 저나 사생아들 따위에게 왕좌를 물려줄 생각도 없으시잖아요.”
본심을 들킨듯 왕이 껄껄 웃었다.
“승자가 너라면 또 모르지.”
“아뇨, 저는 저만의 방법으로 왕좌를 차지하기로 다짐했어요.”
“어떤 방법으로?”
“어떤 방법일까요?”
앤은 눈물이 글썽이는 얼굴로 야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녀의 길고 가녀린 손이 왕의 허벅지를 천천히 어루만지다 다리 사이로 들어갔다.
살속에 파묻힌 성기를 잡아 빼낸뒤 그것을 대뜸 입에 머금었다.
“하하, 후우.”
왕의 입에서 황당한 웃음과 함께 기분 좋은 신음이 반반씩 흘러나왔다.
그대로 앤의 입술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그녀의 입안에서 성기가 부풀어 오르며 금세 단단해졌다.
“안돼, 넌 내 딸이다.”
왕이 쾌감을 느끼며 나지막이 말하자 앤이 입술을 떼고 갸날픈 목소리로 대꾸했다.
“절 어머니라고 생각하세요.”
“캐서린?”
“네, 제 얼굴이 어머니를 많이 닮았잖아요.”
“넌 어머니가 될 수 없다.”
“절 거부하지 마세요. 제발……”
그녀는 다시 왕의 성기를 입에 머금고 적극적으로 핥아 올리고 빨아댔다.
부지런히 움직이는 혀와 입술은 프레드릭왕에게 몸 구석구석 강렬하고 짜릿한 쾌감을 선사해주었다.
말그대로 딸의 따뜻한 혀와 입술은 황홀감 그 자체였다.
“입술은 캐서린과 똑같다고 인정해주지. 후ㅡ”
딸의 깜짝 선물을 못이기는 척 받아주던 왕은 결국 이성의 끊을 놓아버렸다.
“신들이고 뭐고 좆까라고 해.”
앤의 입술에 입맞춤을 퍼부으며 그녀를 침대로 데려갔다.
그리고 그녀의 치마를 걷어올리고 속옷을 벗긴 다음 배위로 올라가서 그대로 성기를 삽입했다.
“하아아, 아버지가 제 안에 들어왔어요.”
그녀의 손길이 짐승처럼 변해버린 프레드릭왕의 뺨을 쓰다듬었다.
“앞으로 우리 사이가 무척 돈독해질 것 같구나.”
“왕좌…… 제게 물려주실거죠?”
“딸아, 왕좌는 거래할 수 있는게 아니란다.”
“제 처음을 드렸잖아요.”
“왕좌는 처녀의 순결보다 더욱 값지단다.”
“어째서요?”
“왕좌에 앉으면 얼마든지 처녀를 품을 수가 있거든.”
왕은 말을 마침과 동시에 허리를 튕기며 딸의 몸속에 점점 빠져들었고, 한번 시작된 공격은 격렬했다.
최근 품었던 여자들에게서 결코 맛보지 못했던 환희가 프레드릭왕의 머릿속을 지배하며 일말의 양심도 없이 앤을 향해 세찬 공격을 계속해서 퍼부어댔다.
“하아! 흐응! 하으아아!”
앤은 눈물을 주르륵 흘리며 프레드릭왕을 으스러지게 껴안은 채 크게 울부짖었다.
그런 그녀의 젖은 얼굴에 왕은 더욱 짐승 같은 쾌감을 느끼며 그녀의 입술에 마구 입을 맞추었고, 그때였다.
왕이 입맞춤을 하며 정신없이 허리를 놀리는 틈을 타 앤은 슬그머니 침대 옆에 놓인 협탁에 손을 뻗었다.
조용히 서랍을 열어 몇시간전에 미리 갖다 놓았던 단검을 꺼내들었다.
그러고는, 자신을 덮친 짐승의 등을 향해 가차없이 내려찍었다.
푹!
“크아아악!”
갑작스러운 공격에 놀란 왕은 허리를 곧추 세우며 비명을 질렀다.
“죽어! 죽어!”
앤은 악마처럼 그의 등을 연속으로 찔러댔다.
푹!
푹! 푹폭!
하지만 프레드릭왕은 마치 괴물 같았다.
다섯 차례나 연속으로 칼에 찔렸음에도 그는 여전히 건재했고 힘이 매서웠다.
“으하하!”
앤의 칼질에 아랑곳하지 않고 두 손으로 힘껏 그녀의 목을 졸랐다.
“커, 커억!”
“아하하하하하하!”
프레드릭왕은 죽어가는 딸의 얼굴을 똑바로 내려다보며 실성한 사람처럼 크게 웃어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왕의 등을 찌르던 앤의 손동작이 점차 느려지더니, 이내 팔이 툭 떨어지며 손에 쥐고 있던 단검이 침대바닥으로 떨어졌다.
“헉, 헉!”
프레드릭왕은 눈이 뒤집힌 채 죽어있는 앤을 잠시 바라보다가 침대 밖으로 걸어나왔다.
침대와 바닥이 그가 흘린 피로 흥건했다.
곧 방문이 열리며 시녀들이 뛰어 들어왔고, 그녀들은 크게 놀라며 황급히 사제를 부르러 달려나갔다.
“후, 피곤해.”
왕은 의자에 털썩 앉으며 술잔을 들었다.
침대에 축 늘어져 죽어있는 앤의 나체를 바라보며 작게 건배사를 읊조렸다.
“이로써 열여덟마리의 토끼들중 네 마리는 확실히 죽었군. 순조로워.”
미소지으며 단숨에 술잔을 들이켰다.
꿀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