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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8화 〉되찾는 노력, 수련35 (68/200)



〈 68화 〉되찾는 노력, 수련35

마크는 길게 하품을 하며 자리에 눕더니 금세 코를 골며 곯아떨어졌다.
눈물을 글썽거리던 데보라가 흐느끼며 속삭였다.

“버, 버나드? 누나 거기가 이상하단다? 뭔가가 들어왔어.”
“내거야.”
“내거라니?”

버나드는 대답대신 엉덩이를 슬쩍 뒤로 뺐다가 다시금 그녀의 갈라진 곳으로 페니스를 쑤욱 밀어넣었다.
그러자 데보라의 입이  벌어지며 고통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

“허억! 아, 아파…! 이거 버나드의 꼬추였어?”
“응.”
“우리가 이어진거야? 노, 놀라워……! 근데 왜 이렇게 아프니?”

그녀의 안은 따뜻하고 부드러웠지만 좁았다.
데보라가 태어난 이래 줄곧 닫혀있던 길이 처음으로 개통된 셈이니, 거칠고 울퉁불퉁한 길을 반들반들하게 닦지 않는 이상 잠시동안은 아픔을 감내해야했다.
버나드는 그런 상식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무서워하는 데보라를 진정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처음에는 다 그래. 하다보면 조금씩 기분이 좋아질거야.”
“괘, 괜찮은 거야?”
“응, 안심해.”

주변이 조용해지자 버나드는 하던 일을 마저 수행하기 시작했다.
엉덩이를 조금 뒤로 뺐다가 다시 천천히 그녀의 깊은곳으로 꽂아넣었다.

“흐윽……!”

데보라는 입술을 깨물며 아픔을 견디려고 애를 썼다. 버나드가 말하길 조금만 참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했으니 빨리 그 시간이 오길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

그러나 그때였다.
돌연 버나드의 물건이 그녀의 몸에서 빠져나갔다.
모포 밖으로 얼굴을 내민 그의 시선은 다른곳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화나 있었다.

“꺼져,  할망구야. 텐트에 들어가서 잠이나 쳐자.”
“낄낄낄, 발정난 늑대 같으니라고 결국엔 따먹었구나. 낄낄.”

데보라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옆을 쳐다보니, 자고 있어야할 멜라니아가 쪼그리고 앉아서 구경중이었다.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달아올랐던 몸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할머니……!”

멜라니아가 그녀를 쳐다보며 낄낄거렸다.

“사내 맛이 어떠냐? 좋냐 이년아?”
“입조심해. 때리기 전에.”

버나드는 데보라의 배 위에 엎드린 채 단단히 화가나 있었다. 한창 즐기고 있던 때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멜라니아의 얼굴을 봐서 무척 기분이 나쁜지, 흥이 식은 데보라와 마찬가지로 팽창해 있던 그의 페니스가 어느새 쪼그라 들어있었다.
멜라니아는 그가 화를 내든 말든 아랑곳하지 않고 조소를 날렸다.

“짐승새끼도 짝짓기를 할때 건들면 주인을 물기 마련인데 하물며 사람 새끼는 어떻겠냐.  니들이 떡치는거에 관심없다. 다만 아주 귀한 재료를 얻고 싶어 거래를 제안하고자 한다.”
“거래요?”
“개수작 부리지마.”
“진정해라 늑대야. 들어보면 너도 구미가 당길거야.”

그녀가 낄낄거리며 말을 이었다.

“이 계집의 처녀혈을 받는 대가로 네놈의 부탁을 하나 들어주마. 어떠냐?”
“처녀혈……?”

데보라가 눈을 크게 떴다.
모든 처녀들이 첫경험을 할때 피를 흘린다는 이야기를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깜빡 잊고 있었다.
가랑이 사이로 황급히 손을 넣었다.
이내 손을 꺼내자 그녀의 손가락에 붉은 피가 묻어있었다.
붉은색을 보고 그녀는 순간 기절할뻔했다.

“내 몸 괜찮은거야……?”
“걱정하지마. 당연한 증상이야.”

버나드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안심시켰고, 멜라니아는 데보라의 손에 묻은 피를 보더니 입맛을 다시며 눈을 빛냈다.

“저거다 저거. 저걸 내놔. 내게 넘기면 네 부탁을 하나 들어주마 늑대야.”
“어디에 쓰려고?”
“처녀혈은 고대부터 신성시 되어온 아주 귀한 재료란다. 평생 1번 밖에 흘리지 않기에  희소성과 가치는 이루말할  없지. 제물로 쓰고, 약재로 쓰고, 어쩔땐 부적처럼 쓰이기도 한단다. 다양한 방면에서 워낙 신통해 마녀라면 누구나 손에 넣고 싶어하는 아주 팔방미인 같은 재료란 말이지.”

처녀혈을 탐내는 멜라니아를 바라보면서 버나드는 복잡한 기분이었다.
사실 처녀혈 따위 별것 아니라 생각했고, 그걸 내줌으로서 멜라니아에게 무언가를 챙길 수 있다면 달라는대로 마음껏 퍼주고 싶었다.
하지만 처녀혈의 주인은 본인이 아닌 데보라였다.
먼저 그녀의 승낙을 얻어야했다.
버나드는 밑에 깔린 데보라를 내려다보면서 물었다.

“데보라의 생각은 어때?”
“네게 도움되는 일이라면 누나는 언제나 찬성이야.”

고맙게도 데보라는 이미 주기로 마음먹은듯 하다.

“할머니, 처녀혈을 주면 정말 버나드의 부탁을 하나 들어주는거죠?”
“마녀가 함부로 거짓말을 하면  마녀는 다음날 아침에 지렁이가 된다는 속설이 있지.  지렁이가 되고 싶은 생각따위 일절 없다.”
“알았어요, 그럼…… 어떻게 가져가실거예요?”
“낄낄, 다리부터 벌리거라.”

처녀혈을 건네주기로 결정한 이상 세 사람은 곧바로 행동에 옮겼다.
버나드는 모포속에서 바지를 추스려 입고 자리에서 일어났으며, 데보라는 양다리를 한껏 벌린 채 수줍게 양볼을 붉히고 자신의 속살을 멜라니아에게 여과없이 보여주었다.
얼마뒤 멜라니아는 작고 투명한 약병속에 약간 묽어보이는 선홍색 피를 가득 채웠다.

“늑대 녀석의 정액이 조금 섞여들어간게 기분 나쁘지만 신선하고 좋은 피를 얻어서 기쁘군. 정말 행운이야.”

그녀가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버나드를 돌아봤다.

“늑대야, 약속대로 부탁을 들어주마. 네가 원하는건 뭐냐? 레아에 대한 얘기? 아니면 네가 가장 미워하는 놈에게 저주를 걸어줄까? 아니면 키클롭스를 사냥할때 일손을 보태줄까?”
“음……”

버나드는 바닥을 쳐다보며 신중히 고민했다. 그러는 동안 데보라는 속옷을 챙겨입고 치마를 내리며 구겨진 치맛자락을 탁탁 털었다. 버나드는 한참을 고민 끝에 고개를 흔들었다.

“나중에 생각나면 말하지. 잠시 미뤄도 되겠지?”
“낄낄, 그러든지. 제발 까먹길 바라마.”

멜라니아는 처녀혈이 담긴 약병을 흔들며 신이 난 듯했다. 그 모습을 보고 버나드가 물었다.

“그 피로 뭐할 작정이지?”
“회춘하려고 한다.”
“농담이지? 무슨 수로 회춘을 한다는거냐?”

마녀가 입가를 씰룩였다.

“네 녀석도 어려지게 만들었는데 나라고  젊어질까봐?”

***

왕도 아이다썬.
황금 사슴 기사단 본부.

“네 녀석은 알고 있지?”
“어서 말해, 블라쉬 경이 어디에 붙잡혀 있는지.”

블라쉬의 부하였던 체더와 와빈이 줄리안을 뒷골목에 몰아넣고 협박중이었다.
하지만 줄리안의 반응에는 여유가 있었다.

“나도 궁금해. 블라쉬 경이 쉬라고 했는데 언제까지 쉬어야 하는지 몰라서 말이야. 봉급은 꼬박꼬박 나오는데 맨날 놀기만 하는 것도 그렇잖아?”
“말 돌리지마. 버나드의 행방을 알고 있으면서 시치미 떼고 있는거 다 알아.”
“버나드가 있는 곳에 분명히 블라쉬 경이 있을거야. 그놈한테 붙잡힌 것이겠지.”

줄리안이 피식 웃으면서 머리를 쓸어넘겼다.

“왜 붙잡혀있다는 생각만하지? 이미 죽었을 수도 있는데. 또 알아? 버나드의 칼에 대가리 잘렸……”
“이 자식이!”

체더가 멱살을 잡고 줄리안을 벽으로 밀어붙였다.
그대로 주먹을 들어 때리려는 찰나, 골목 입구쪽에서 불쑥 소리가 났다.

“멈춰라!”
“음?”

세 사람의 시선이 골목 입구로 향했다.
그곳에는 가신들을 거느린 안소니 후작이 뒷짐을 지고 서 있었다.

“동료끼리 싸워서야 되겠는가.”
“죄, 죄송합니다!”

체더와 와빈이 즉시 머리를 숙였다.
줄리안은 옷매무새를 고치고는 안소니 후작을 향해 미소지었다.

“이 두 사람은  동료로 생각지 않나 봅니다.”
“너 이 자식!”
“조용!”

안소니 후작이 호통을 치자 체더와 와빈이 다시 머리를 숙였다.

“줄리안 경은  따라오게.”
“지금요?”
“지금.”
“무슨 볼일이실까……?”

줄리안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그를 따라 나섰다.
두 사람은 안소니 후작의 집무실에서 단둘이 대화를 나누었다.

“자네도 알다시피 황금 사슴 기사단의 단장인 블라쉬 경이 몇주째 실종된 상태네.”
“그런가요?”

줄리안은 남일이라 관심없다는투로 대답했다.

“어딘가에 짱 박혀 잘 먹고 잘 살고 있겠죠.”

안소니 후작이 무거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궁중 마녀들의 얘기로는 블라쉬 경의 생명의 빛이 세상에서 사라졌다는군.”

줄리안이 피식 웃었다.

“죽었나보군요.”
“나도 같은 생각일세.”
“그래서요?”

안소니 후작은 탁자에 놓인 물을 마시고 이야기 했다.

“전하께서는 버나드가 죽은줄 알고 계시지.”
“말씀 안드렸습니까?”
“말씀 드릘 기회를 놓쳤어. 버나드가 감옥에서 해방된 날, 나 역시 그날 그가 죽었다고 생각했고 블라쉬 경이 무난히 처리했을거라 믿었네. 하지만 그게 아니었어. 뒤늦게 사정을 알게됐지.”
“초조하시겠군요.”

줄리안이 씨익 웃고 나서 말을 이었다.

“그게  부르신 이유입니까?”
“블라쉬 경은 실종됐고, 버나드는 살아서 이 땅을 활보하고 다니는 중이네. 불처럼 타오르는 복수심을 앞세워 언제 우리를 찾아올지 몰라. 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건 마스터울프를 사냥할 수 있는 그에 비견되는 힘을 가진 새로운 사냥개지.”
“맙소사.”

줄리안이 황당한 웃음을 터뜨리며 손으로 자신을 가리켰다.

“설마  사냥개라는게 바로 저…?”

안소니 후작이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늑대를 잡으려면 늑대를 풀어놓으라는 옛말이 있지. 버나드의 습성을  아는 자는  왼팔이었던 자네뿐이야. 지금 이 시간부로 황금 사슴 기사단을 맡아주게.”

줄리안이 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저를 어떻게 믿고 맡기시는겁니까? 전 마스터울프의 왼팔이었다고요?”
“그리고 그를 배신했지.”

안소니 후작이 정곡을 찌르자 줄리안의 입가에 웃음이 사그라 들었다.
줄리안이 어깨를 으쓱하며 대꾸했다.

“듣기 좋은 소리는 아니군요.”
“살아있으니 다행 아닌가?”
“뭐, 후작님의 넓은 아량과 배려 덕분에 목숨은 건졌죠.”
“자네는 나의 검이야. 나는 그렇게 믿어. 앞으로 날 위해서 큰일을 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네.”

안소니 후작은 책상 서랍을 열어 깊숙한 곳에서 서류 뭉치 하나를 꺼냈다.

“여기다 서명해. 오늘부터 황금 사슴 기사단은 자네 것일세.”
“……”

그러나 줄리안은 서류뭉치를 빤히 내려다보기만 했다. 계속 그러고 있자 안소니 후작이 물었다.

“옛상관인 버나드를 사냥하는게 꺼림직한가?”
“…아뇨.”
“그럼  망설이지?”
“기뻐서 그럽니다.”
“기뻐?”
“예, 좋아 죽겠네요.”

줄리안이 환하게 웃으며 후작의 눈을 마주봤다.

“사실 마스터울프를 아직 존경하지만 저도 출세는 해야죠. 하루아침에 단장급으로 출세하니 기뻐서 그럽니다.”
“솔직해서 좋구만.”

안소니 후작은 물잔을 들어 줄리안의 출세욕에 기쁜 마음을 표했다.

“버나드를 사냥하는데 성공하면 높은 작위와 영토를 하사받을 수 있도록 힘써주겠네.”
“듣던 중 반가운 소리가 아닐 수 없군요.”

줄리안은 서류에 서명을 마친 후에 ‘황금 사슴 기사단’ 이라고 적힌 부분을  줄로 쫙쫙 그었다.

“우선 촌스러운 이름부터 바꾸고 시작하죠.”

***


“안소니 후작님과 무슨 대화를 나누었지?”

줄리안이 기사단 본부로 돌아오자 체더와 와빈이 험악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달라붙었다.

“우리가 괴롭혔다고 계집애처럼 일러 바친건 아니겠지?”
“말하고 싶었는데 얘기할 시간이 없더군.”

줄리안이 양손을 들어보이며 미소지었다.

“게다가 너희 같은 피라미들 얘기에 관심도 없으신 것 같고.”
“그걸 재밌다고 지껄이는거야?”

와빈이 히죽 웃으면서 손에 들고 있던 술잔을 줄리안의 머리 위에 들이부었다.
검붉은 포도주가 줄리안의 머리와 뺨과 목을 타고 흘러내렸다.
줄리안이 대수롭지 않다는듯이 미소지었다.

“마침 땀 났었는데 시원하네.”

체더와 와빈이 낄낄거렸다.

“이 새끼봐, 좋다고 쪼개는데.”
“더 부어줄까?”
“할 수 있으면.”

말을 마침과 동시에 줄리안이 허리에 찬 칼을 번개처럼 빼들더니 단숨에 체더와 와빈의 목을 그어버렸다.

“크악!”
“커억!”

 사람이 동시에 목을 부여잡고 바닥에 쓰러졌다.

“너희들은 상관에 대한 존경심이 너무 없는  같아. 천천히 고통스럽게 죽어봐.”

줄리안은 흐트러진 머릿결을 쓸어올리며 칼을 도로 집어넣었다.
그는 그대로 자리를 떠났고, 체더와 와빈은 목이 찢겨 피를 흘리면서 죽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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