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7화 〉되찾는 노력, 수련34
“회의가 끝나자마자 찾았는데 금방 사라졌더구나.”
“잠깐 볼 일이 있어 시장에 다녀왔습니다.”
“그래? 볼 일은 끝났니?”
“끝났습니다.”
미셸은 포도주 병을 들어 빈 잔을 채웠다.
버나드는 불편한 기분이 들어 계속 침실 입구에 서 있었다. 그러고 있자 미셸이 더 안쪽으로 들어오라고 말했다.
“네.”
버나드는 미셸이 앉아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갑자기 그녀가 말했다.
“그만.”
“네?”
“멈춰.”
“네.”
버나드가 탁자와 적당히 거리를 두고 서자 미셸은 빤히 그를 바라보며 아래 위로 전신을 훑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이 상당히 노골적이라 부담을 느낀 버나드가 입을 열었다.
“절 부르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모르겠어.”
“예?”
“혼란스러워.”
“……?”
그녀는 술잔을 조용히 들이킨뒤 자리에서 일어났다.
버나드와 지그시 눈을 맞추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오늘 네게서 얼굴이 기억나지 않는 어떤 사람의 모습을 봤단다. 널 보면 그 사람의 얼굴이 떠오를까 싶어 부른거야.”
그 말에 버나드는 순간 그녀가 말하는 사람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녀를 방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분이 제 또래 소년인가보죠?”
“아니, 다 큰 어른이란다.”
“그럼 저랑은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겠네요.”
“분위기가 닮았어.”
그녀가 명령했다.
“윗옷을 벗어봐.”
버나드는 내심 당황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신경쓰지 말거라. 빨리 벗어봐. 그리고 뒤돌아 서.”
“……”
버나드는 내키지 않았으나 순순히 따랐다. 그깟 상의쯤이야 거기까진 허용 가능한 수준이었다. 여자 앞에서 옷 벗는다고 부끄럽지도 않고 당당한 사내로서 못할 것도 없었다.
그는 이내 상의를 벗고 맨가슴을 드러냈다. 그리고 미셸의 주문대로 뒤돌아섰다.
“이렇게 하면 됩니까?”
“잘했다. 그대로 가만히 있어보거라. 볼게 있어.”
“제 등에 뭐가 있습니까?”
“어깨선이 보고 싶은거야. 그 사람과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전 그 분이 아닙니다. 게다가 저는 아직 어립니다.”
미셸은 그의 말을 무시하듯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버나드는 조용히 침을 삼켰다. 등뒤의 시선이 따갑게 느껴졌다.
그러길 한참.
드디어 미셸이 입을 열었다.
“뒤돌아서렴.”
“네.”
무심코 뒤돌아선 버나드는 흠칫 놀랐다.
미셸이 입고 있던 원피스가 어느새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그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완전한 알몸 상태였다.
“미셸님…?”
“내 몸을 보렴. 아름답지 않니? 만지게 해줄까?”
“……?”
버나드는 갑작스러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너를 위해 베풀어준다는듯 여유있는 몸짓으로 기고만장한 그녀의 표정.
어쩌면 그녀의 함정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하지만……
놓칠 수 없는 눈요기꺼리임에는 분명했다.
농익은 여인의 희고 부드러운 살결은 술보다도 고혹적이었다.
미셸의 몸은 실로 완벽하게 빚어진 육체였다.
눈으로 봐도 탄력이 느껴질 정도로 아름답게 부푼 젖가슴하며 잘룩한 허리에서부터 이어지는 하반신의 그 절묘한 곡선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관능적이었고, 두 다리 사이에는 권위를 가진 군주의 것이라 믿기 어려울만큼 앙증맞은 예쁜섬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 섬에는 금빛숲이 과하지 않게 적당히 우거져 있었다.
버나드는 하체가 묵직해지는 느낌을 받으며 침을 꿀꺽 삼켰다.
“큭큭……!”
미셸이 난데없이 큰 웃음을 터뜨렸다.
“아하하하! 역시 넌 그가 아니였어!”
“네?”
“버나드, 미안하구나. 사실 너를 시험해봤단다.”
대체 뭔소린가 하며 버나드가 미간을 좁혔다.
“시험이요?”
그녀가 웃음을 가득 머금고 말했다.
“그 사람은 내 몸을 봐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너는 보통의 사내답게 본능에 충실하구나.”
그렇게 말하면서 손으로 버나드의 하반신을 가리켰다.
“네 페니스가 문제 없다는걸 확실히 알았다. 건강하군, 아주 늠름하게.”
버나드가 자신의 바지를 내려다봤다. 그녀의 몸을 보고 금세 흥분한 탓에 바지가 찢어질듯이 텐트를 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잘됐다고 여겼다.
고개를 들어 미셸을 마주봤다. 짐짓 당황하는 표정을 지었다.
“가신으로서 불순한 마음을 품어 죄송합니다. 벌을 내리신다면 달게 받겠습니다.”
“죄송할 것 없다. 내가 그렇게 만들었으니 어쩌겠니. 더욱이 네 나이대 사내 아이는 여자의 몸에 환상을 품고 있기 마련이지. 그 심정을 이해한다.”
미셸은 침대에 놓여 있던 비단 가운을 몸에 걸쳤다. 허리 매듭을 묶으며 버나드를 쳐다봤다. 정확히는 그의 하반신에 달린 물건을 흥미로운 눈길로 주시했다.
“저렇게 커져서야 잠들기도 어렵겠군. 돌아가는 길에 창녀를 하나 품든지 아니면 기분 전환할겸 목욕이라도 하거라.”
“네.”
버나드는 상의를 입고 나서 정중히 묵례했다.
“용무가 끝나셨으면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버나드.”
그녀가 가까이 다가와서 눈을 맞추고 이야기했다.
“내가 없는 동안 샤를을 잘 부탁한다. 제국 수도까지 잘 이끌어주길 바라.”
“목숨 바쳐 지키겠습니다.”
“고맙다. 나도 사정이 괜찮아지는대로 너희와 동행할거야.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버나드가 떠난 후 미셸은 도로 의자에 앉으며 다리를 꼬았다.
반쯤 채워진 술잔을 흔들며 상념에 잠겼다.
수년전 왕의 침실에서 술자리를 가졌을때다.
왕의 명령에 의해 자신이 속옷 차림으로 술시중을 들고 있을때, 마스터울프는 그의 부하인 줄리안, 로토와 달리 자신을 향해 단 한번도 음흉한 시선을 보낸적이 없었다.
술자리 내내 그의 예의 바르고 신사적인 모습에 그녀는 감동했었다.
하지만 버나드는 그와 달랐다.
그는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다.
만약 그가 마스터울프였다면 시선을 회피하거나 몸을 가려주는 등 즉시 신사적인 행동을 취했을 것이다.
그러나 버나드는 눈을 똑바로 뜬 채 자신의 몸을 굶주린 눈빛으로 관찰하며 성기를 곧게 세웠다.
미셸은 술잔을 입가에 가져가며 미소를 지었다.
“역시… 버나드는 마스터울프가 아니야. 그러니 정신차리렴 미셸.”
***
밤이 깊어 야영지 곳곳에 불이 꺼져 있었다.
주요 길목에만 횃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버나드는 조금전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텐트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미셸이 날 시험한건 기분 나쁘지만 그건 둘째치고 빨리 이 꼬추 좀 어떻게 해야겠군. 시도때도 없이 서버리니 원.”
허름한 텐트들이 군집을 이룬 장소에 도착하자 데보라가 잠을 안자고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와, 버나드. 일은 다 끝났어?”
“응.”
“피곤할텐데 빨리 자자.”
멜라니아는 텐트 안에 들어가 쿨쿨 자고 있었고, 마크도 야외 땅바닥에 잠자리를 펴놓고 막 잠에 들려던 참이었다.
그가 버나드를 보더니 하품을 하며 손을 흔들었다.
“요즘 얼굴보기 힘드네. 얼른 자라.”
“그림 일은 잘돼?”
“그냥 그래. 플랫폼 이용객들 상대로 한푼두푼 벌고 있다. 내일도 시장에 가서 죽치고 앉아있어야지.”
버나드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앞으로는 귀족들한테 잘 얘기해볼게.”
“또 소개시켜주게? 그럼 환영이지!”
“너무 기대는 마.”
“알아봐준다는 것만으로도 고맙다야. 전에도 네 덕분에 큰 돈 벌었잖냐. 그때 신세진 것도 아직 못 갚았는데 이 참에 춘화도라도 좀 몇장 그려줄까?”
둘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텐트 안에 들어갔던 데보라가 자신의 이부자리를 씩씩하게 들고나오더니 버나드의 잠자리 옆에 깔았다.
마크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뭐하냐? 왜 밖에서 자?”
“오늘부터 버나드랑 같이 자려고요.”
“왜?”
“그러면 안돼요?”
“안될건 없지만…… 텐트안이 따뜻하고 좋잖아?”
“전 버나드가 더 좋아요. 그치 버나드? 버나드도 누나가 좋지?”
데보라가 밝게 웃으면서 대꾸하자 마크는 그녀의 갑작스런 행동을 이상하게 여기면서도 금세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품을 하며 모포를 덮고 누웠다.
“아, 몰라. 니들 알아서해. 피곤해 죽겠다.”
그는 이내 곯아떨어졌다.
“드르렁… 쿠울…”
마크가 잠든것을 확인한 버나드와 데보라는 서로 은밀한 눈빛을 주고 받았다.
두 사람의 시커먼 속내는 거사를 치를 준비를 완벽히 끝마친 상태였다.
그렇잖아도 미셸 때문에 흥분하고 있던 버나드는 달아오른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데보라를 원했다.
그리고 데보라 또한 낮에 버나드와 했던 약속을 잊지 않고 있었다.
‘데보라의 가슴을 빨고 싶어.’
‘여기서?’
‘일이 끝난 다음에.’
두 사람의 관계는 서로의 몸을 탐닉하는데 있어 허락 받아야할 단계를 이미 넘어서고 있었다. 어느 때든 손을 뻗으면 상대의 욕망에 자연스럽게 응해주는 단계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주위를 밝히던 촛불을 끈 후 모포 한장을 덮고 나란히 잠자리에 누웠다. 그리고 코를 골며 세상 모르게 자는 마크를 깨우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버나드는 데보라를 끌어안으며 키스했다. 그러다 입술을 떼고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데보라, 나를 진정시켜줘.”
“하루종일 밤만 기다렸어.”
두 사람의 입술이 다시 포개졌고, 두 번째 키스는 실로 길었다. 버나드와 데보라는 마치 키스에 굶주린 사람들처럼 서로의 입술을 질척하게 밀어붙였다. 입술과 입술 사이에는 조금의 여유도 없었다. 두 사람이 내뱉는 거친 숨결이 서로의 귓가를 간질이며 점점 크게 울려퍼졌다.
마음 같아서는 서로의 몸매를 감상하며 부드럽고 감미로운 사랑을 나누고 싶었으나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누는 이 장소는 길바닥이나 다름없었다.
언제 사람이 지나다닐지 모르는 자리에 달랑 이부자리만 펼쳐놓고 모포속에서 몰래 사랑을 나누는 상황.
멍멍!
근처에서 개짖는 소리가 시끄럽게 들리고 먼 곳에서는 술판을 벌이는 사람들이 떠드는 목소리가 들려왔으며 마크는 바로 옆에서 자고 있고 텐트 안에는 멜라니아가 자고 있다보니 모든게 조심스러웠다.
지금과 같이 열악한 환경에서는 덩치 큰 데보라가 움직이기 보다는 그보다 작은 버나드가 움직이는게 차라리 나았다.
버나드는 모포속에 꽁꽁 숨어 데보라의 입술과 목 그리고 전신을 핥아 내려갔다.
한손에 잡히지도 않는 커다란 젖가슴 위에 잠시 머물러, 양쪽 유두를 번갈아 빨며 그녀를 애태운뒤 다시 밑으로 이동했다.
곧 예쁜 배꼽아래 적당히 볼록한 아랫배와 만났다.
뱃살을 길게 핥아 올리자 데보라의 입에서 남다른 신음이 튀어나왔다.
“흐윽……!”
모포 밖으로 얼굴만 내놓고 있던 그녀는 재빨리 두 손으로 입술을 틀어막았다.
곧이어 데보라의 눈이 더 이상 커질 수 없을만큼 부릅 떠졌다. 버나드가 치마속으로 손을 넣어 그녀의 속옷을 끌어내린 뒤, 갈라진 틈에 얼굴을 파묻고 달콤한 꿀이라도 발린듯 사정없이 핥고 빨아대기 시작하자 그 기분 좋은 쾌감에 그녀는 몸둘바를 모르며 숨이 넘어갔다.
“허억!”
근처를 밝히고 있는 횃불이 일렁이는 모습을 보고 데보라는 버나드의 혓바닥을 떠올렸다.
활활 타오르는 불꽃의 모습이 마치 데보라의 그곳을 낼름낼름 핥아대는 버나드의 혓바닥을 보는 것 같았다.
“아아……!”
데보라는 이성이 망가질까봐 두려워 다리를 꼬거나 몸을 비틀면서 저항해봤으나 소용없었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이상 야릇한 쾌감에 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이 들어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금방이라도 죽을듯이 계속해서 낑낑대는 신음을 흘렸다. 그리고 그녀가 질질 짤수록 그녀의 살갗은 더 없이 매끄러워지고 팽팽해지면서 남자를 받아들일 준비를 완벽히 끝마쳤다는 것 마냥 은밀한 부위에서 진한 암컷 냄새를 한껏 풍기기 시작했다.
그에 응답하듯, 버나드는 벼르고 벼르던 끝에 찾아온 기회에 눈이 돌아간 나머지 사나운 짐승이 되어 기를 쓰고 덤볐다.
진짜 얼마만에 여자의 몸안에 들어가는 것인지!
그는 데보라의 양다리를 활짝 벌리고 그녀의 배위로 올라갔다. 그 다음 발딱 세운 페니스를 쥐고 흠뻑 젖어서 부드럽게 열리는 그녀의 성기를 비집어 가며 귀두를 쑤욱 밀어넣었다.
귀두는 아무런 방해없이 깊은곳으로 잘 미끄러져 들어갔다.
“으윽, 부드럽고 따뜻해……!”
버나드가 탄성을 자아냄과 동시에 데보라는 자신의 몸안으로 유난히 크고 뜨거운 것이 들어왔음을 느꼈다. 사전에 버나드가 아무런 공지도 안해줬기에 뜬금없이 몸안에 침입한 그것이 남성의 성기임을 그녀는 미처 몰랐다. 버나드가 계속 자신을 애무하고 있는줄로만 알았다.
그런데 왠걸, 침입자가 쳐들어오자 처음에는 무언가 찢어지는 느낌이 들며 따끔하더니 이내 비좁고 뻑뻑한 곳을 억지로 긁는듯한 아픔이 시작되자 그녀는 무언가 잘못된게 아닌가 싶은 두려움이 덜컥 들며 머리털이 곤두섰다.
“꺅! 아파!”
처음 맛보는 페니스의 생생한 감촉에 자기도 모르게 큰 비명을 내지르고 말았다.
“어? 무슨 소리야?”
마크가 자다깨서 벌떡 일어났다.
버나드는 황급히 데보라의 입술을 틀어막으며 그녀의 몸위에 납작 엎드렸다. 그러고는 모포를 머리위까지 푹 덮었다.
마크가 뒷머리를 긁적이면서 주변을 두리번 거렸다.
“뭐지? 뭔 소리가 들렸는데. 고양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