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9화 〉되찾는 노력, 수련16

오크들은 발달된 후각을 통해 버나드와 사만다의 냄새를 추적했다. 특히 사만다에게선 진한 암컷의 냄새가 났다.

[이쪽!]

백마리 이상의 오크들이 한꺼번에 움직였다.
뛰는 속도는 오크들이 훨씬 빨랐다. 늑대를 탄 라이더들까지 동원해 씩씩거리며 뛰고 있는 버나드를 곧 따라잡았다.

“버나드! 바로 뒤에 있어!”
“알아요!”

사만다는 방금전까지 버나드의 부축을 받고 있었지만 오크들이 지근거리까지 따라붙자 제 발로 뛰는 중이었다.
오크들은 흉흉한 기세로 뒤쫓아오며 어느 정도 가깝다 싶으면 바로 화살을 날리곤 했다.

“왠지 불길한데!”

길이고 뭐고 보이는대로 닥치고 뛰고 있던 와중에 버나드가 그런 소리를 내뱉자 사만다가 초조한 얼굴로 다급하게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주변을 둘러보니까 지형 생김새가 왠지 저 앞에 절벽이 있을 것 같아요!”
“그럼 멈추고 숨자! 나무 위라도 올라가는거야!”
“오크들한테 금방 발각될겁니다! 놈들은 개처럼 후각이 좋아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눈앞에 절벽이 나타났다. 버나드와 사만다는 서둘러 달리기를 멈췄다.

“빌어먹을!”

사만다가 탄식을 내뱉으며 땅을 걷어찼다. 현재 그녀는 오크에게 옷이 찢기는 바람에 상반신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있었다. 작은 움직임에도 풍만한 젖가슴이 연신 출렁거렸다.

“하필…”

절벽을 바라본 버나드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두 절벽이 서로 마주보고 있었다. 그런데 절벽과 절벽 사이의 거리가 족히 5미터가 넘어보였다. 반대편 절벽으로 뛰어서 쉽게 건너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다. 게다가 좁은 협곡 밑에는 물이 흐르고 있었지만 깊지 않고 얕은 개울에 불과했다. 밑으로 떨어지는건 자살행위다.

“어쩌지?”
“기다려봐요.”

버나드는 두 눈을 감고 차분히 생각을 정리했다.

‘레아, 날 지켜줘.’

그리고 눈을 뜨며 나지막이 말했다.

“그냥 뜁시다.”
“뭐?”

미친 소리라 생각하며 사만다가 그를 쳐다봤다.

“불가능해! 밑으로 떨어지면 죽는다고!”
“여기 있어도 죽어요.”

두 사람이 아무것도 못하고 절벽 위에서 꼼짝없이 갇혀있는 동안 숲 속에서 오크들이 하나둘씩 튀어나왔다. 놈들은 절벽 앞에서 꼼짝달싹 못하는 두 사람을 보고 지들끼리 낄낄거리며 여유를 부렸다.

“빨리 제 목에 매달리세요. 안고 뛸게요.”
“너무 멀다고!”

그때 오크사령관이 거대한 늑대를 타고 나타났다.

“라르챠!”

오크사령관이 몰려든 부하들을 향해 팔을 내밀자 오크 한마리가 놈에게 창을 건네주었다. 창을 받아든 오크사령관은 버나드를 주시하며 던질 채비를 했다. 그 광경을 목격한 버나드가 크게 고함쳤다.

“빨리 업히라고!”
“오, 론다르 신이시여!”

사만다는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펄쩍 뛰면서 버나드의 양팔에 안기며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버나드는 그녀를 공주님 안기로 안아든 채 곧장 내달렸다. 동시에 오크사령관이 멀어지는 버나드의 등을 향해 창을 정조준한뒤 함성을 지르며 힘차게 내던졌다. 그 순간 사만다의 몸을 꽉 붙든 버나드가 땅을 박차며 높이 날아올랐다.
쉬이이익- 귓전에 울리는 바람 소리.

‘레아, 제발!’

버나드는 허공을 날아오르며 레아를 애타게 부르짖었다. 고난을 딛고 다시 태어난 삶속에서 그를 지켜주는 유일한 신은 오직 레아뿐이었다.

‘세븐로얄을 사용할 수 있게 내게 힘을 보태줘!’

그의 간절한 바람이 레아에게 닿았는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위기의 순간 절박했던 마음가짐이 한몫했던 것일까, 버나드의 뇌는 돌연 오래전 기억을 꺼내 그에게 보여줬다.

“왔다!”

그 즉시 버나드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는 떠오른 기억을 음미하며 지그시 눈을 감았다.

군주로 모셨던 프레드릭왕과 문제가 생겨 검술 스승이었던 레퍼드가 떠나는 날이었다. 그리고 프레드릭왕이 레온 왕가의 비술인 세븐로얄을 버나드가 배울 수 있도록 넘겨준 날이기도 했다.
버나드는 레퍼드가 갑자기 일을 그만두고 떠났다는 소리를 듣고 황급히 그를 뒤쫓아갔다.
다행히도 성문앞에서 만날 수 있었다.

“레퍼드! 왜 떠나시는 겁니까!”
“버나드…”

모든 것을 그만두고 미련없이 떠나는 레퍼드의 눈길은 아주 상냥했다.

“영광스러운 힘인 세븐로얄을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들었다. 축하한다.”
“제가 지금 좋아하게 생겼습니까? 왜 떠나는거냐고요!”
“별 것 아니야. 단지 왕과 가는 길이 달랐을뿐이다.”

프레드릭왕이 지향하는 목표와 그가 추구하는 이상이 달랐던게 원인이었던듯하다.
하지만 막고 싶었다. 정말로 아까운 사람이 떠난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가지마세요! 가지마시라고요!”
“스무살도 넘은 녀석이 눈물이냐.”

레퍼드는 눈물을 글썽이는 버나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프레드릭왕은 세븐로얄을 익히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너라면 잘 해낼 수 있을거야. 마지막으로 조언해줄거라고는 이것 밖에 없구나. 세븐로얄을 손에 넣기 위해선……”

그가 길을 열어주었다.

“왕국과 백성을 지키겠다는 굳은 결의가 있어야한단다. 세븐로얄의 힘은 왕국내 존재하는 모든 힘을 합친 것에 비견될 정도로 아주 강력하지. 왕국과 백성을 사랑하지 않는 자는 결코 세븐로얄을 손에 넣을 수 없어. 이 땅과 이 땅에 살고 있는 우리 백성이 나라를 지키는 영걸에게 주는 특별한 힘이니까.”

버나드가 번쩍 눈을 떴다.
그의 체내에서 최근 느끼지 못했던 마나가 처음으로 요동쳤다. 그 감각을 만끽하며 그는 자신이 원하는대로 마나의 힘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협곡 밑을 흐르고 있던 개울물이 보글보글 거리더니 일순 솟구쳐 올랐다. 세찬 물기둥이 사만다를 안고 있는 버나드를 떠받쳤다. 그리고 물줄기가 갈라지더니 두 사람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오던 창을 가뿐히 튕겨내버렸다.

“꺄악! 버나드 밑을 봐! 대체 어떻게 된거야!”

주변을 흐르던 개울물이 한데 끌어 모아져 자신들을 떠받쳐주는 멋진 광경을 사만다는 놀라운 눈길로 바라봤다.
버나드는 웃으며 둘러댔다.

“모르겠어요. 누군가 우릴 도와주나보죠.”

그는 다시 힘을 사용해 물기둥을 움직였다. 그러자 두 사람을 떠받친 물기둥이 휘어지며 단숨에 협곡을 지나 빠른 속도로 광활한 숲 위를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던 오크사령관과 오크들은 당황과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 오크가 절벽 밑을 내려다봤다.
조금전까지만 해도 졸졸 흘렀던 개울물이 완전히 메말라 있었다.

[마법사가 있었나 봅니다. 쫓을까요?]
[오크로드께서 곧 행차하신다.]

오크사령관은 별이 총총한 밤하늘 아래 저 멀리 날아가는 물줄기를 보면서 담담히 고개를 저었다.

[다음 왕국으로 가서 미리 길을 닦아야할 시간이다. 돌아가자.]


***


“어엇!?”
“꺄악!”

잘 날아가던 물줄기가 갑자기 힘을 잃으며 대량의 물이 공중에서 쏟아졌고, 버나드와 사만다가 아래로 추락해버리고 말았다.

“으윽… 허리야…”

수풀이 무성한 곳에 떨어진 사만다가 허리를 만지며 신음을 흘렸다. 버나드도 엉덩방아를 찧었으나 굳이 아픈 내색을 안했다. 그는 멍든 엉덩이에서 전해져오는 통증을 꾹 참으며 세븐로얄의 힘이 왜 갑자기 사라졌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잠시 생각하던 그는 체내에서 느껴지던 마나까지 어느새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버나드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완벽하게 손에 넣은게 아니었나…”

아쉬운 기분을 삼키며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았다.
방금전까지 비가 쏟아지다 그친 것처럼 주위의 나무에서 물방울들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다행히도 주변은 한적하고 평화로웠다. 평범한 밤의 숲이다.
마나라도 있으면 오크의 기운을 감지했을텐데 마나가 없으니 여전히 불안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는 바닥에 쓰러져서 허리를 주무르고 있던 사만다를 내려다봤다.

“이동하죠.”
“또?”

사만다는 간신히 상체를 일으키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이만하면 멀리온거 같은데 녀석들도 포기하지 않았을까?”
“마나 다룰 수 있죠? 주변에서 뭔가 느껴지는거 있어요?”
“없어. 잠잠해.”
“흐음.”

잠깐의 고민 끝에 적당한 장소를 찾아 그곳에서 밤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잠시 후 두 사람은 커다란 바위를 찾아 그 뒤에 숨으며 해가 뜰때까지 버티기로했다.
사만다는 엉덩이를 내리고 앉자마자 지친 기색으로 입을 열었다.

“버나드.”

피곤해서인지 그녀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네가 옳았어.”
“……”
“모두 나 때문이야. 네 말을 들었어야 했는데…”

버나드가 자신의 상의를 벗으면서 말했다.

“끝난 일입니다. 미래만 생각하죠.”
“넌 정말 어른스럽구나.”
“이거 입어요. 자꾸 눈에 거슬리네요.”
“뭐가?”
“가슴이요.”

버나드가 그녀의 가슴을 손으로 가리켰다.
사만다는 어리둥절한 얼굴로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더니 그제야 상반신에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 그때 찢겼지…”

자신을 겁탈하려던 오크들이 뇌리에 스쳐지나갔다.
그녀는 순간 소름이 돋았는지 두 팔로 자신의 몸을 감싸며 미세하게 떨었다.

“네 덕분에 살았어. 고마워.”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감사는 미셸님과 만나면 받을게요. 무사히 살아 돌아가거든.”
“하긴, 네 말이 맞아. 안심하긴 이르지.”

그렇게 말하면서 사만다는 버나드가 벗어준 상의를 입을 생각에 팔을 끼워 넣었다. 버나드는 힐끗하고 그녀의 풍만한 가슴이 출렁거리는 것을 보았다. 흰 피부와 더불어 봉긋 솟은 유두며 데보라보다 작지만 아름다운 가슴이었다.
오랫동안 여자를 안지못해서일까 어이없게도 사만다의 젖가슴을 보고 곧바로 흥분해버렸다.
바지속의 물건이 점점 부풀어 오르는게 느껴졌다.
버나드는 짧게 침을 삼켰다.

‘최근들어 성욕이 많아졌어.’

버나드는 의지와 상관없이 흥분하는 몸의 반응이 씁쓸한 나머지 자세를 고치며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한번 부풀기 시작한 물건을 진정시키기란 어려웠다. 금세 주체하지 못할정도로 커져버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만다의 시선이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 버나드의 바지가 커다랗게 텐트를 친 채 위로 부풀어 오른 모습을 보고 그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보였는지 갑자기 그녀가 웃음을 터뜨렸다.

“설마 나 때문이니?”

그녀가 손으로 입을 가리며 키득거리고 웃자 버나드는 조금은 민망했지만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세상 모든 남자들이 좋아할만한 예쁜 가슴을 가졌군요.”
“빨아 보고 싶어?”

사만다가 대뜸 그런 말을 했다. 버나드는 솔직히 건장한 사내로서 그녀의 젖꼭지를 입에 물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 하지만 자제하려고 노력했다.

“잡담을 나누다보면 금방 가라앉을 겁니다.”
“그러기엔 너무 도발적으로 서 있는데? 날 찌르고 싶다고 노골적으로 말하는 것 같아.”
“뭐… 원래 이 녀석은 올곧게 한 방향만 바라보죠. 충성스러운 신하처럼 대쪽같이. 총장님의 몸에 들어가고 싶어서 이러는건 아닐겁니다.”

뻘쭘한 기색으로 말하는 버나드의 농담을 듣고 사만다가 재차 배꼽을 잡고 웃어댔다.

“너도 오크랑 똑같이 본능에 충실하구나.”
“오크처럼 미쳐날뛰고 있죠.”

버나드도 인정했다. 자신 또한 최근 성욕이 심해진 점을 이상하게 여겼으니까.

“하지만 넌 오크와 달리 귀여워.”
“전 만만해보인다는 말씀인가요?”
“당연하지. 나보다 어리고 힘도 없는 주제에 네까짓게 덤벼봐야 우습잖아. 난 상급기사란다. 내가 널 덮칠 수 있지.”

그녀가 갑자기 버나드쪽으로 다가오더니 불끈 솟아있는 그의 바지를 바라보며 엎드렸다.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그녀의 눈동자엔 호기심과 장난기, 그리고 즐거움이 가득했다.

“예전에 너만한 애를 몸종으로 데리고 있었지. 하지만 금방 질렸어. 왠줄 알아?”

버나드가 양손을 들며 모르겠다는 제스쳐를 취했다.

“꼬추가 장난감 같더라고. 내 취향이 아니었단 얘기지. 키 크고 근육 있는 사내가 날 거칠게 눌러주는게 더 황홀했어.”

그녀가 계속 말했다.

“자, 그럼. 너는 얼마나 멋진걸 갖고 있는지 한번 볼까? 해가 뜰 동안 지루하게 있는 것보다 네것을 구경하며 노는게 재밌겠어.”
“동료들이 죽었어요.”
“미래만 보자며? 운다고 달라질까? 나 이래봬도 먼저 떠나보낸 동료가 여기서부터 왕도까지 줄을 섰어.”
“익숙하군요.”
“감정이 무뎌졌지. 그리고 다음 차례는 나일지도 모르니까 눈앞의 즐거움이 먼저야.”

그렇게 말하며 버나드의 물건을 바지 채로 세게 움켜잡았다. 그녀의 손아귀 힘이 느껴지자 버나드는 자기도 모르게 달뜬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손길이 무척 기분 좋았다.

“음?”

그녀가 고개를 갸웃하며 몇 번 세게 만져보더니 입을 쩍 벌렸다.

“세상에, 쇠막대기처럼 크고 단단한 것 좀 봐. 이거 네것 맞아? 어린 주제에 벌써부터 이만하다니 앞으로 얼마나 더 커진다는거야.”

버나드는 자신의 성기가 몸집에 비해 큰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몸집은 작아졌지만 희한하게도 성기의 크기는 이전 성인일때처럼 그대로였다. 따라서 앞으로 더 자랄 일도 없다.
아무튼 사만다의 태도가 자신을 애 취급하며 장난치는 것 같아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만 놀리고 빨리 제자리로 돌아가주셨으면 합니다. 전 장난감이 아닙니다.”
“놀리는거 아니야. 널 기분 좋게 해주려는거야.”
“예?”
“나 때문에 발기했으니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 이 말이지.”

사만다가 뜻모를 미소를 짓더니 다짜고짜 힘을 써서 버나드의 바지를 벗기기 시작했다. 아마 그녀는 버나드가 수줍어하며 저항하길 바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버나드는 무덤덤하게 가만히 있었다.

‘안 될 것 없지.’

맞아, 안 될 것도 없었다.
성기 하나 보여주는게 뭐 대수라고.
다 큰 어른인 버나드는 여자한테 성기를 보여주는게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아주 당당하시네.”

사만다가 피식 웃으며 바지를 끌어내리자 그녀의 턱 근처로 두툼하게 발기한 페니스가 툭 튀어나왔다. 사만다는 단단하게 부풀어오른 그것을 보고 낮게 탄성을 뱉어냈다.

“오…… 정말 쇠막대기처럼 굵고 단단하게 생겼네. 마음에 든다.”

곧이어 그녀는 망설임없이 손을 뻗더니 단단하게 발기한 페니스를 위아래로 착실히 문지르며 미소 띤 얼굴로 버나드를 올려다봤다.

“자위는 해봤겠지? 그것보다 더 좋은걸 알려줄게. 여자가 빨아주면 매우 기분이 좋단다?”

사만다는 버나드와 시선을 맞춘 채 보란듯이 긴 혀를 내밀어 귀두를 한 차례 강하게 빨아 올리고는 페니스를 입으로 삼켰다.

“날 구해준 보답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