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 4차 전직 완료! (73/95)

6. 4차 전직 완료!

전투는 두 시간을 훌쩍 넘겨 거의 세 시간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정말 거의 막바지라고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마왕의 생명력은 이제 겨우 7%밖에 남지 않았지만 율 쪽의 상황도 그리 좋아 보이진 않았다.

어느새 타이온은 강제 역소환되어 사라지고 없었다.

또한 이라인과 소린은 피곤한 표정이 역력했다.

특히 역소환된 타이온의 몫까지 더 해야 하는 청연은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모습이었다.

우보는 정말 모든 걸 쥐어 짜내며 힐을 계속 이어가고 있었다.

율 역시 비슷했다.

소울 에너지는 이제 7% 정도밖에 남지 않았고 정신적으로 매우 피곤함을 느끼고 있었다.

세 시간이란, 정말 율의 그 강력했던 집중력도 흐트러트릴 만큼 긴 시간이었다.

마왕은 생명력이 20%가 되자 또 변화했었다.

이번엔 오라가… 주기적으로 검붉은 색, 검은색, 붉은색으로 변화했다.

그리고 안개 공격을 써도 오라가 사라지지 않았다.

또한 검은색 오라가 펼쳐졌을 때 물리 공격을 하면 그 공격에서 80% 감소된 데미지가 10배로 뻥튀기되어 마왕의 피를 채워주었다.

반대로 붉은색 오라가 펼쳐졌을 땐 마법 공격이 그런 역할을 했다.

즉, 오라의 변화를 잘 보고 무조건 속성에 맞춰 공격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이래저래 더욱 힘겨운 딜링이 되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마왕은 이제 붉은 안광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눈에서 커다란 붉은색 구슬을 주기적으로 쏘아냈다.

이 구슬은 느리게 움직이지만 일정 시간이 되거나 적과 부딪치면 주변에 강력한 데미지를 주며 폭발했다.

최대 3개까지 등장할 수 있는 이 구슬 덕분에 움직임이 더욱 많아졌고, 공격 타이밍을 잡는 것 자체가 힘겨워졌다.

마지막 변화는 촉수 공격이었다.

이제 촉수는 두 번째 위협 수준을 지닌 이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 마왕이 소환한 유령에게 꽂혀 유령을 아주 강력하게 만들었다.

유령 자체도 검은색에서 검붉은 색으로 바뀌며 생명력과 공격력이 늘어났기 때문에 촉수가 꽂히기 전에 정리하는 것도 쉽지가 않았다.

최대 4개의 촉수가 등장했기 때문에 빠르게 유령을 정리하지 못하면 진짜 끝장날 수가 있었다.

타이온이 이 강화된 유령에게 결정적인 한 방을 맞고 쓰러졌다.

다행히 더 이상 낚아채기 공격은 하지 않고 다시 내려찍기 공격을 하게 됐지만, 내려찍기는 포인트가 전보다 넓어지고 이속 저하도 10% 더 추가돼서 40%가 되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3개의 붉은색 구슬이 유유히 떠다니고 보스는 오라를 수시로 바꾸며 딜링을 방해하고, 유령은 소환되어 시간이 지나면 더욱 강해지고 거기에 여기저기를 발로 찍고 팔로 찍고… 진짜 이건 지옥이었다.

율이 경험한 어떤 몬스터보다 복잡한 패턴을 지닌 마왕. 율은 이 지옥과도 같은 상황에서 극한의 집중력을 보여주며 계속 버텨내고 있었다.

‘7%…….’

율은 마왕의 남은 생명력을 확인하고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1, 2페이지, 아니 3페이지만 됐어도 지금 상황을 낙관적으로 봤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전혀 낙관적이지 않았다.

4페이지는 10분에 2% 빼는 것도 쉽지 않은 지옥 같은 상황이었다.

그렇단 얘긴 적어도 40분 가까이는 더 전투를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한계는 기껏해야 최대 20~30분? 더 이상은 도저히 버티지 못한다.’

반면, 율의 파티는 20~30분이면 무조건 모두 쓰러질 것이 분명해 보였다.

‘이대로 평범하게 지금까지의 패턴으로 가선 무조건 실패다!’

물론 이대로 계속 패턴을 지켜가며 싸우면 놈의 피를 거의 2~3%정도까지는 깎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재수가 좋아 1%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절대 놈을 쓰러트릴 순 없었다.

율은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지금의 무난한 패턴 전투로는 마왕을 꺾는 시나리오가 그려지지 않았다.

‘패턴을 바꾼다!’

율은 결국 승부수를 던졌다.

물론 이 승부수가 실패할 경우 율은 20분은 고사하고 5분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질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성공만 한다면 분명 이기는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었다.

때론 과감한 선택도 필요한 법.

율은 여러 경험을 통해 그 과감한 선택을 할 타이밍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청연, 유령을 무시한다. 무슨 수를 써도 좋으니까 5분만 버텨봐라.”

일단 유령을 잡으면서 마왕에게 딜을 해선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유령을 버렸다.

“그리고 소린… 이건 명령이 아니라 부탁이다. 하지만 네가 꼭 들어줬으면 좋겠다.”

명령은 소용이 없었다. 차라리 소린에게 그 특유의 거만함을 이용하는 게 좋았다.

“뭔데?”

“아무리 너라 해도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율은 일부러 살짝 뜸을 들였다.

“나에게 불가능이란 말이 어울린다고 생각해? 뭐야? 내가 마음만 먹으면 불가능한 일 따윈 존재하지 않아.”

역시 걸려들었다.

율은 점점 영웅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깨달아가고 있었다.

“붉은 구슬… 너의 기가 막힌 ‘피의 사슬[적을 향해 피의 마나로 만들어진 사슬을 쏴 적을 자신의 앞까지 끌어당긴다.]’ 컨트롤이라면… 어쩜 저 붉은 구슬을 모두 한 번에 끌어당겨 마왕 앞에서 터트릴 수 있으려나? 힘들겠지?”

율은 교묘하게 소린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그딴 게 뭐가 어려워! 당연히 할 수 있다!”

역시 단순하게 걸려드는 소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대단히 높은 영웅다운 모습이었다.

“좋아! 그럼 붉은 구슬이 세 개가 되면 곧장 마왕 앞으로 끌어가 터트려줘.”

사실 이 얘긴 구슬과 함께 죽어달란 얘기였다.

붉은 구슬의 충격파라면 분명 마왕에게 심대한 타격을 입힐 수 있었다.

그리고 정확히 확인된 건 아니었지만 구슬이 절대 마왕이 있는 곳 근처로 가지 않는 것과, 구슬이 터질 때 마왕의 오라가 살짝 흔들리는 느낌을 받은 것으로 봐서 구슬의 충격파는 마왕에게도 뭔가 상당히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 같아 보였다.

예상대로만 된다면 8% 생명력 중 5%는 붉은 구슬로 분명히 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 남은 3%가 문제였다.

시간은 별로 없었다.

소린도 구슬과 함께 산화할 것이고, 청연 역시 5분 이상은 도저히 버티지 못할 것이다.

즉, 5분 안에 3% 빼야 했다.

“이라인, 쿨 좀 아꼈다가 내가 폭딜 신호주면 쏟아 부어줘.”

“알았다.”

“그리고 우보… 이따 내가 이라인에게 폭딜 신호를 주면 곧장 내 두 다리에 석화(石化) 마법을 걸어줘.”

이라인은 군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이 지겨운 전투를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이었다.

우보는 특수한 상황에서 몸을 보호 할 때나 쓰는 석화 마법을 왜 걸어달라고 하는지 몰랐지만 어쨌든 알았다고 대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됐어. 모든 준비는 끝났어. 이제 남은 건… 하늘의 운을 기다리는 것밖에 없다.’

“자, 가자! 소린! 달려!”

또 하나의 붉은 구슬이 마왕의 눈에서 튀어나오는 순간, 율은 곧장 소린을 향해 외쳤다.

소린이 시크한 표정으로 슬쩍 웃으며 마왕의 옆구리로 파고들었다.

어차피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그가 파고드는 속도는 당연히 매우 빨랐다.

옆구리로 파고든 소린은 곧장 하나의 구슬에 사슬을 날렸다.

원래 사슬의 쿨은 30초였다.

하지만 소린의 스킬 중 20분 재사용 대기 시간을 가진 ‘피의 각성’이란 스킬은 10초 동안 재사용 대기 시간이 1분 미만인 스킬을 계속 연속해서 사용할 수 있었다.

소린은 하나를 당기고 재빨리 옆으로 몸을 굴린 후 또 하나의 구슬을 당겼다.

그리고 다시 앞으로 살짝 움직이며 마지막으로 남은 하나의 붉은 구슬을 당겼다.

기가 막힌 컨트롤.

소린은 과연 큰소리를 칠 만한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붉은 구슬 세 개가 옹기종기 한곳에 모였다.

그리고 동시에 그것들은 소린의 몸과 부딪치며 강력한 충격파를 연속해서 만들어냈다.

꽈과과과광!

[크아아아아아앙!]

충격파가 마왕을 휩쓸며 마왕의 생명력이 순식간에 4%까지 떨어졌다.

예상보단 조금 낮은 타격.

하지만 대신 아주 놀라운 효과가 하나 추가되었다.

충격파에 맞은 마왕은 항시 몸에 두르고 있던 오라가 없었다.

‘이건가!?’

율은 눈이 번쩍 떠졌다.

“이라인!”

지금이야말로 폭딜의 타이밍이었다.

이라인은 율이 자신의 이름을 외치기도 전에 이미 대략 폭딜 타이밍이란 걸 예상하며 먼저 움직이고 있었다.

그녀의 손에 달의 기운이 모여들며 강력한 술법이 만들어졌다.

이라인이 그렇게 한 방 기술을 준비하는 동안, 율 역시 마지막 한 수를 꺼내들었다.

남은 소울 에너지를 단 한 번에 다 쏟아내는 그 한 수.

그것은 바로 ‘영혼 합체’였다.

영혼 합체는 종종 연습해 봤던 기술이다.

하지만 연습을 계속해도 쉽게 성공시키지 못했던, 상당히 불안정한 기술이었다.

지금도 실패할 가능성은 20%가 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도전하지 않으면 결국 패배할 뿐이었다.

‘건 마스터 바우어! 신궁 콴들!’

율은 동시에 두 영웅의 영혼을 소환했다.

이 조합은 그나마 연습을 통해 성공률을 많이 높여 놓았던 조합 중 하나였다.

일명 ‘일격필살 저격’ 조합이라고 이름 붙인 이 조합의 특기는 단, 한 방에 모든 걸 거는 저격 기술이었다.

촤아아아아!

노래와 함께 두 영웅의 영혼이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영혼 합체는 두 영웅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바로 실패한다.

두 영혼의 궁합도 중요했다.

워낙 따질 게 많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 아니었다.

특히 지금처럼 소울 에너지가 거의 바닥난 상태에선 정말 소환하는 것만으로도 소울 에너지가 다 소모될 수 있었다.

모든 게 불확실한 상황.

하지만 율은 최대한 정신을 집중해 두 영웅의 영혼을 하나로 합쳤다.

띠링, 건 마스터 바우어와 신궁 콴들의 영혼이 하나로 합쳐집니다.

띠링, 두 영웅의 영혼이 조화를 이루며 서로의 능력을 더욱 강하게 끌어올립니다.

띠링, 영혼 합체가 끝났습니다. 영혼 합체 종료까지는 앞으로 44초가 남았습니다.

44초!

예상대로 시간은 매우 급박했다.

하지만 이 정도 시간이라면 율이 생각하는 단 한 방을 날릴 시간으론 충분했다.

스스스슷!

어느새 율의 손에 들려 있던 ‘섀도우 문’은 아주 커다란 저격용 라이플로 변해 있었다.

‘한 방으로 끝낸다!’

‘최초의 거인 사냥꾼!’

아이템 스킬 거대화!

호칭 스킬 거인의 힘!

고오오오!

율은 숨겨두었던 비장의 카드를 하나 더 꺼내들었다.

드드드득!

몸이 커지며 일순간 엄청난 힘을 지니게 된 율.

비록 거대화의 효과로 이동속도가 느려졌지만 지금 그딴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바우어와 콴들, 이 두 영혼이 합체되며 새로 생긴 강력한 S급 스킬이 하나 있었다.

천원돌파(天元突破) 유성탄(流星彈)!

무려 30초간 모든 스피릿 에너지를 한 점으로 모아 강력한 유성의 탄환을 쏘아내는 기술.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강력했지만 총구를 겨눈 방향으로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유성탄은 관통 기능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작은 장애물만 존재해도 그 걸림돌에 명중되어 폭발해 버렸다.

즉, 제대로 겨누지 못하면 다소 어이가 없을 수도 있었다.

특히 워낙 강력한 기술이라 반동이 매우 심했기 때문에 정확히 원하는 지점을 향해 쏘아내는 게 상당히 힘들었다.

그 때문에 율은 우보의 힘을 빌렸다.

우보가 걸어준 그 석화 마법.

공격 기술이면서 아군에게도 사용할 수 있는 그 기술을 아군에게 사용할 경우는 대부분 강력한 독을 치료할 때뿐이었다.

물론 율은 독에 중독되지 않았다.

율이 석화 마법을 걸어달라고 한 이유는 바로 이 유성탄의 강력한 반동을 억지로 이겨내기 위해서였다.

섀도우 문의 총구에 스프릿 에너지가 중첩되어 뭉쳐지며 강력한 에너지 파동이 만들어졌다.

그 순간에도 이라인은 모든 술법을 동원해 마왕을 공격하고 있었다.

마왕은 아직까지도 충격파의 여파를 떨치지 못했는지 불안정한 모습으로 몸을 뒤뚱거렸다.

바로 그 순간 완성된 유성탄!

율은 미련 없이 마왕의 머리를 겨눈 상태에서 방아쇠를 당겼다.

꽈과광!

강력한 불덩어리 하나가 섀도우 문에서 쏘아져 나갔다.

우드득!

유성탄이 쏘아지며 순간적으로 율은 석화되어 있던 두 다리가 부러져버렸다.

“크으윽!”

고통이 솟구쳐 올라왔지만 그 와중에도 율은 절대 자세를 흐트러트리지 않았다.

모든 걸 이 한 방에 건 율.

이 한 방은 그만큼 강력했다.

‘제발!’

유성탄은 아주 빠르게 쏘아져 나갔지만 율의 눈에는 마치 슬로비디오를 보는 것처럼 느리게 느껴졌다.

천천히 일어나며 정신을 차리는 마왕.

그의 생명력은 4%!

이라인이 열심히 술법을 쏟아 부었지만 여전히 생명력은 4%를 기록하고 있었다.

이 한 방이 제대로 성공하기 위해선 마왕이 정신 차리고 오라를 활성화시켜선 안 됐다.

그럼 완전히 망하는 것이다.

“꽂혀라!”

율이 큰소리로 외치며 마왕을 노려보았다.

콰과과광!

아슬아슬한 타이밍으로 마왕의 머리를 꿰뚫는 유성탄.

유성탄은 마왕의 머릿속으로 파고들며 폭발했다.

완벽한 크리티컬 히트!

스킬 특성으로 인해 유성탄의 치명타 데미지는 무려 4배로 뻥튀기 되었다.

거인의 힘과 거대화까지 사용한 상태에서 쏘아낸 유성탄의 데미지는 정말 엄청났다.

0%!

마왕의 생명력이 0%였다.

율은 단 한 방에 진짜 3%의 생명력을 날려버리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그런데… 마왕이 쓰러지지 않았다.

모든 힘을 쏟아낸 이라인은 탈진 상태로 쓰러졌고, 율 역시 더 이상 쏘아낼 스피릿 에너지조차 남지 않았다.

우보는 이미 모든 신성력을 써버리고 주저앉아 있었다.

“설마 실패인가?”

실패라면 정말 절망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청연이 마지막 힘을 쥐어짜 들고 있던 방패를 마왕을 향해 던졌다.

꽈광!

방패는 마왕의 몸에 적중되었고 청연은 그와 동시에 강화된 유령들에 의해 역소환되었다.

[끄어어어어어어어어어!]

기적이라고 해야 할까? 아님 끈질긴 승부가 만들어낸 당연한 결과인 것일까?

마지막 청연의 방패 던지기 한 번으로… 드디어 마왕이 크게 울부짖으며 천천히 쓰러지고 있었다.

“됐어!!”

율은 주먹을 불끈 쥐며 힘차게 외쳤다.

마왕이 쓰러지며 소환되어 있던 유령도 같이 사라졌다.

끝이었다.

길고 길었던 험난한 전투가 드디어 끝이 났다.

결과는 승리!

율은 기적과도 같은 승리를 따내었다.

띠링, 소환된 사교도의 마왕을 쓰러트렸습니다.

띠링, 사교도의 지하 미궁의 마지막 보스가 쓰러지며 사교도들의 음모가 분쇄되었습니다.

띠링, ‘사교 척살자(AA급)’ 호칭을 얻었습니다.

띠링, 사교도의 지하 미궁을 완벽하게 클리어하였습니다.

띠링,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S급 던전 일인(一人) 클리어를 완수하셨습니다. 당신의 이 업적은 영원히 기록될 것입니다.

띠링,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S급)’ 호칭을 얻었습니다.

띠링, 소환된 사교도의 마왕이 쓰러지며 그동안 사교도에서 모은 여러 보물들이 들어 있는 보물 상자가 나타납니다.

띠링, 음악의 신 모티오가 당신의 업적을 인정했습니다.

띠링, 숨겨져 있던 4차 전직 조건 모티오에게 인정받을 만한, 불가능해 보이는 업적을 달성하라가 완료되었습니다.

띠링, 축하드립니다! 드디어 온갖 역경을 헤치고 4차 전직을 완료하셨습니다.

띠링, 최초로 4차 전직을 이루어냈습니다. 당신의 이 대단한 기록은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띠링, ‘최초의 마스터급 유저(S+급)’ 호칭을 얻었습니다.

……

……

주르륵 올라가는 시스템 메시지들.

율은 그 메시지들을 보며 드디어 모든 걸 해냈다는 안도와 기쁨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너무나 고생했기에 지금 느끼는 성취감도 더욱 클 수밖에 없었다.

이번 성공으로 율이 얻은 건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았다.

물론 그 중에서 가장 큰 것은 단연코 최초의 4차 전직 유저가 되었다는 점이었다.

4차 전직은 진짜 대단했다.

검마노에서 마스터 등급이란 굉장히 의미가 있었다.

2차 전직자와 3차 전직자가 가지는 차이 따위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큰 차이가 3차 전직자와 4차 전직자 사이에 있었다.

아직까지 율은 완벽하게 그 부분을 이해한 건 아니었다.

그저 막연히 4차 전직이 대단할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었다.

율은 회복 물약을 마시며 부러진 두 다리가 회복되길 기다렸다.

진짜 꼴은 말이 아니었다.

고생한 영웅들은 모두 역소환시켜서 쉬게 해주었다.

비록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살아남았다는 게 중요했다.

살아남았기에 이 모든 걸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율은 일단 직업 창을 열어 전직 후 무엇이 바뀌었는지부터 확인했다.

영혼의 음유시인’

: 과거를 노래하는 음유시인, 사랑을 노래하는 음유시인, 세상을 노래하는 음유시인… 음유시인은 많은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그 노래는 그저 노래로써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당신은 혹시 아는가? 진짜 음유시인의 노래는 그 자체가 강력한 힘이 되었다는 것을… 노래로 축복을 내리고 저주를 내리는 것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는 노래로 영혼을 불러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음유시인! 당신은 이제부터 그 진짜 음유시인의 길을 걷게 되었다.

기본능력 : 모든 종류의 악보를 연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이사항 : 7가지의 특별한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1] 불타는 대지[랭크 12].

[2] 영웅들의 서사시[랭크 12].

[3] 영혼의 ‘용기’, ‘선택’[랭크 12]

[4] 진정한 영웅들의 서사시[랭크 12]

[5] 영혼의 ‘각성’[랭크 7]

[6] 천지조화(天地造化)[랭크 1]

[7] 잊힌 신들의 서사시[봉인 중]

특수능력 : 연주 시 모든 공격을 회피할 확률이 40% 증가합니다.

스킬 목록 :

-악기 강타(들고 있는 악기로 후려쳐 대상에게 데미지를 입히고 최대 5초간 기절시킬 수 있음)<재사용 대기시간 : 35초> [랭크 12]

-악기 막기(악기로 공격을 막아 데미지를 60% 감소시킬 수 있음. 단, 악기가 파손될 확률이 매우 높아짐)<재사용 대기시간 : 60초> [랭크 12]

-괴성지르기(큰소리를 질러 잠깐(최대 5초) 동안 10m 반경 내의 모든 사람들을 멍하게 만들 수 있음)<재사용 대기시간 : 60초> [랭크 12]

-음유시인의 여유(순간적으로 위협 수준이 거의 제로(0)에 가깝게 되며 모든 몬스터들이 적대 행동을 멈춘다. 단, 지속시간인 30초가 지나면 원래 위협 수준의 40%로 다시 돌아온다. 재사용 대기시간 5분.) [랭크10]

-영혼 교체(생명력을 소울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 1초에 1%씩 총 99초 동안 99%를 전환할 수 있다. 생명력이 1% 이하로 남았을 땐 사용이 불가능하다. 단, 전환 시 기절 상태가 되며 모든 공격에 매우 취약해지게 된다. 재사용 대기시간 40분.) [랭크11]

-기억된 노래(최대 8곡의 노래를 미리 불러 기억시킬 수 있다. 기억된 노래는 그 즉시 효과가 먼저 발동되고 노래는 자동으로 울려 퍼진다. 단, 매일 저녁 시간에만 기억시킬 수 있고, 같은 종류의 노래를 연속해서 저장시킬 수는 없다.) [랭크 11]

-영혼 합체(영웅들의 서사시로 불러낸 두 영혼을 한꺼번에 몸에 받아드릴 수 있다. 단, 소울 에너지 소모는 3배로 늘어나고 상성이 맞지 않는 영혼을 무리하게 합체하려다간 오히려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랭크 2]

-영혼의 조화(영혼이 완벽한 조화를 갖춰 이능 에너지의 총량이 40% 증가하고 모든 기술에 소모되는 이능 에너지가 40% 감소한다. 또한 하루에 한번 ‘조화로운 영혼’ 스킬을 사용해 이능 에너지를 즉시 40% 회복시킬 수 있다.[Master Skill]

현 상태 : 4차 전직 완료.

[잊힌 신들의 서사시][봉인(封印)]

: 잊힌 신들의 이야기를 아는가? 그들의 이야기를 알게 되면 어쩜… 잊혀서 사라진 그들과 대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소모에너지 : 봉인(封印)

능력 : 봉인(封印)

특이사항 : 봉인(封印)

바뀐 건 단 두 개였다.

그런데 그 두 개가 완전 대박이었다.

물론 잊힌 신들의 서사시 같은 경우 아직 봉인되어 있어 정확히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지만… 중요한 건 그 등급이었다.

무려 SS급!

선택받은 이들만이 가질 수 있다는 그 전설의 등급!

율 역시 딱 하나… ‘최초의 거인 사냥꾼’이라는 SS급 호칭을 지니고 있긴 했지만 SS급 호칭과 SS급 스킬은 또 달랐다.

아무래도 활용성 면에서 SS급 스킬의 끗발이 더 높은 게 사실이었다.

SS급이 앞으로 보장된 대박이라면, 영혼의 조화는 지금 당장 얻은 대박이었다.

영혼의 음유시인이 가지는 마스터 스킬.

굳이 등급이 나와 있지는 않았지만 마스터 스킬은 사실상 거의 SS급과 비견되는 스킬이라고 보는 게 옳았다.

딱 봐도 대단했다.

정말 율에겐 완전 소중한 기술이 될 것만 같았다.

“마스터 스킬이야말로 3차 전직 유저와 4차 전직 유저를 갈라놓는 가장 큰 요소가 되겠군.”

아마 4차 전직을 아예 하지 못하는 유저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이런 미친 난이도를 뚫을 만한 유저는 많지 않았다.

전직 조건들은 특성상 남이 돕지 못하는 것들이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전직은 몇몇 특별한 이들에게만 허락된 것일 수 있었다.

“결국 또 밸런싱에 대한 말들이 많겠군.”

검마노는 상당히 밸런싱이 좋은 게임이었지만 다소 개개인의 능력에 따라 너무 심한 차이가 난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런 의견을 가진 이들에게 4차 전직이야말로 가장 좋은 본보기였다.

물론 그들이 아무리 날뛰어도 바뀌는 건 없었다.

유저들의 원성 따윈 아무렇지도 않게 씹어버리는 게 검마노 운영진의 특징이었다.

그럼에도 검마노가 이렇게 유지될 수 있는 건 다른 가상현실 게임들과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이미 모든 게임들을 평점하고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검마노를 몇몇 사람들이 바꾸려고 하는 건 무리가 있었다.

“어쨌든 드디어 끝났다.”

율은 직업 창을 닫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4차 전직.

마스터 유저.

진짜 말로만 들어도 괜히 뿌듯해지는 율이었다.

“후우~ 일단 여기서 얻은 것들을 좀 정리해야겠군.”

던전에서 얻은 것들은 일종의 보너스였다.

그것도 아주 쏠쏠한 보너스~!

이래저래 즐거울 수밖에 없는 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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