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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전설의 시작 (40/95)

13. 전설의 시작

아이스 웜을 잡았지만 두 사람이 게임 아웃 당했다.

결국 남은 강풍은 일단 아이스 웜이 남긴 전리품과, 엘리스와 율이 떨어트린 물건들을 모두 수거한 후 가까운 마을로 가는 귀환주문서를 사용했다.

어차피 게임 아웃된 두 사람이 페널티로 받는 접속 제한 시간을 다 보내고 다시 접속하면 미리 저장해 놓은 라이프 스톤에서 다시 부활할 것이기 때문에 그곳으로 미리 이동해 있으려는 것이었다.

6일(게임시간)은 있어야 다시 접속할 테니 강풍 입장에선 그저 기다리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강풍은 두 사람의 오프라인 연락처를 미리 물어보지 못한 게 아쉬웠다.

하지만 지금은 일단 기다리는 것밖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조용히 6일을 마을에서 기다렸다.

그렇게 6일이 흐르고 딱 접속 가능 시간이 되자 엘리스와 율이 거의 동시에 라이프 스톤에서 부활했다.

“크으~ 접속을 못한다는 것이 이렇게 괴로울 줄은 몰랐네.”

율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며 강풍에게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엘리스 역시 기분 좋은 표정으로 웃으며 강풍에 다가왔다.

“난 기다리다가 목 빠지는 줄 알았다. 어쨌든 고생했다.”

강풍이 율의 어깨를 토닥이며 웃었다.

“생각대로 최악이었어.”

엘리스도 고개를 가로저으며 중얼거렸다.

그녀는 이번이 첫 죽음이었다.

특유의 전투 감각 덕분에 단 한 번도 게임 아웃되지 않았던 그녀였기에 이번 경험은 결코 기분 좋은 경험이 아니었다.

“너희들이 최고다. 진짜 인정한다.”

강풍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정말 강풍의 진심이 느껴지는 찬사였기에 엘리스와 율은 그런 강풍을 보며 그저 웃고만 있었다.

마을에서 부활한 그들은 일단 아주 간단하게 기본적인 정비를 한 후 곧장 다시 거인들의 흉터로 떠나기로 결정했다.

아이스 웜이 떨어트린 전리품은 모두 챙겼지만, 아이스 웜이 죽으며 나타났던 메시지 중에 거인들의 흉터에 숨겨져 있는 비밀공간이라는 곳을 찾아가기 위해서였다.

이미 아이스 웜은 그들에게 상당한 전리품을 안겨주었다.

유니크 아이템이 2개, 그리고 무려 엘리트 아이템도 1개가 떨어졌다.

나머지 레어 아이템 3개와 매직아이템 5개에는 관심도 가지 않았다.

그뿐인가?

S급 스킬북도 한 개 떨어졌다.

이래저래 대박 아이템을 많이 얻었다.

특히 엘리트 아이템이었던 빙룡의 팔찌 같은 경우는 이능 능력치를 무려 15%나 올려주었고, 거기에 수(水) 속성의 저항력을 15% 증가시켜 주었다.

덤으로 추위를 느끼지 않게 해주는 기능까지 더해져 있었다.

일단 이 아이템은 율이 가졌다.

엘리스와 강풍은 무조건 이능 능력치 때문에라도 율이 이걸 가져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기 때문에 양보할 생각은 할 수도 없었다.

대신 강풍은 유니크 아이템 두 개를 가져갔다.

민첩이 잔뜩 붙어 있는 반지와 특수포켓 기능이 추가되어 있는 허리띠가 그의 마음에 쏙 들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이템들은 율과 강풍이 다 가져갔지만 스킬북은 엘리스가 가져갔다.

‘아드레날린 촉진’이라는 이름의 이 S급 스킬북은 순간적으로 공격 속도를 50% 증가시키고 이동 속도를 30% 높여주는 기술이었다.

스킬 효과가 끝나면 짧은 시간 동안 공격 속도와 이동 속도가 10% 다운되는 후유증이 있었지만 그래도 대단히 좋은 스킬이었다.

특히 엘리스와 같이 공격을 폭풍처럼 몰아치는 이들에겐 최고의 순간 버프 스킬이었다.

나머지 아이템들 중에는 그들이 쓸 만한 것들이 없었기 때문에 모조리 경매장에 올려버렸다.

아이스 웜 레이드는 여러 가지로 그들에게 보탬이 되었다. 비록 율과 엘리스가 게임 아웃 당했지만 얻은 것을 생각하면 손해 보는 장사는 절대 아니었다.

준비를 끝내고 아이템을 정리한 그들은 바로 거인들의 흉터를 향해 떠났다.

워낙 마을과 멀리 떨어진 곳이라 그곳까지 가는데 시간이 좀 걸리긴 하겠지만 어차피 아이스 웜 같은 레이드용 보스 몬스터는 한 번 죽으면 최소 세 달(게임시간)은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별로 위험할 것도 없었다.

일주일(게임시간) 동안 열심히 이동한 그들은 드디어 다시 거인들의 흉터에 들어설 수 있었다.

설호와 설인들은 여전히 그들을 반겨주었고, 그 추위 또한 그대로였다.

그들은 아이스 웜과 싸웠던 곳으로 가보았다.

당시에는 완전히 난장판이 되었던 곳이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원래대로 회복되어 있었다.

하지만 전부 회복된 건 아니었다.

협곡 안쪽 벽면에 생겨 있는 커다란 구멍.

이 검은 구멍은 동굴 같지는 않았고, 딱 봐도 일종의 포탈 같아 보였다.

“포탈인가?”

“아마도…….”

“흐음, 바로 들어갈까?”

“가자.”

율과 엘리스, 강풍은 미련 없이 그 구멍으로 걸음을 옮겼다.

띠링, 조건을 만족시켜 자동으로 워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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