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 블러드 우드의 비밀 (21/95)

7. 블러드 우드의 비밀

바바리안의 전설 타이온.

광기의 연금술사 네오트리.

블러드 프리스트 디오류.

듀얼 블레이드 마스터 크로.

율은 총 네 곡의 ‘진정한 영웅들의 서사시’를 불렀고, 정확히 네 명의 영웅들의 영혼을 불러냈다.

그리고 그 영웅들을 다크불, 융단폭격, 이안, 로이드에게 차례대로 주입시켰다.

어떻게 보면 단지 4명의 동료가 특수한 버프를 받았을 뿐이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버프라고 부르기 힘들 정도로 대단한 힘이었다.

물론 덕분에 율의 소울에너지는 거의 10%도 남지 않게 되었지만 이미 율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한 상태였다.

영웅들의 영혼을 주입받은 4명의 유저들은 순간 크게 당황할 정도로 대단한 힘을 얻었다.

더 단단한 육체와 탱커로 보이지 않는 강력한 공격기술을 지니게 된 다크불.

제한된 시간이었지만 연금술의 궁극을 경험하게 된 융단폭격.

건 프리스트의 한계를 뛰어넘어 진정한 프리스트가 뭔지 알게 된 이안.

단순히 마검사가 아닌 쌍검술의 극의를 살짝 느낄 수 있게 된 로이드.

이들은 율이 전해준 이 제한된 강력한 힘을 곧장 블러디 섀도우에게 쏟아 부었다.

블러디 섀도우가 아무리 특별하고 강력한 힘을 지닌 히든 네임드라고 해도, 전설 속에서나 전해지던 여러 영웅들의 힘을 얻게 된 유저들에겐 상당히 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완벽하게 안정된 탱킹.

빈틈이 전혀 없는 힐링.

그리고 폭발적인 딜링.

이 세 가지가 한꺼번에 이루어지며 블러디 섀도우의 생명력이 순식간에 빠지기 시작했다.

율은 남은 소울을 이용해 간간히 딜링을 도우며 계속해서 노래를 불렀다.

그 결과 2시간 동안 50%의 생명력밖에 깎지 못했던 비주류 파티는 단 10분 만에 블러디 섀도우의 생명력을 20%로 낮출 수 있었다.

10분 동안 30%를 깎았다.

새삼 이것이 유저 한 명이 만들어낸 효과라는 게 두려워지는 순간이었다.

블러드 우드의 히든 네임드 블러디 섀도우.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공략되지 않았던 그 네임드 몬스터가 드디어 쓰러지려하고 있었다.

녀석을 쓰러트리는 위업을 달성하게 된 이들은 일명 비주류들이라고 불리던 버림받은 직업들이 모여 만든 파티였다.

비록 비주류라 불리는 그들이었지만…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장점을 이용해 서로의 단점을 가려주며 최고의 조화를 만들어냈다.

그 결과의 끝이 바로 이 블러디 섀도우를 쓰러트리는 것이었다.

“으아아아아!”

“죽어엇!”

“할 수 있어!”

“마지막이야!”

“끝이다!”

크게 외치며 마지막 마무리를 하는 비주류 파티원들.

그렇게 2시간 20분간 계속되었던 블러디 섀도우와의 전투가 끝이 났다.

띠링, 최초로 숨겨진 네임드 몬스터 블러디 섀도우(血影)을 쓰러트렸습니다.

띠링, 타이틀 ‘붉은 그림자의 주인(A+)’이 되었습니다.

띠링, 위 타이틀은 최초로 블러디 섀도우를 해치운 이들에게만 주어지는 특별한 타이틀입니다.

띠링, 레벨이 4올랐습니다.

띠링, 블러디 섀도우의 흩어진 오라가 당신을 블러드 우드의 숨겨진 장소로 강제 이동시킵니다.

취리릭!

“헛!”

“으음!?”

시스템 메시지와 함께 블러디 섀도우가 폭발하며 주변에 남겨두었던 붉은색 오라가 비주류 파티 전원을 감쌌다.

번쩍!

그리곤 곧장 파티원 모두를 어디론가 이동시켰다.

온통 붉은색 빛이 흘러나오고 있는 한 장소.

작은 광장 가운데에는 커다란 나무 그림이 그려져 있고, 그 앞에는 8개의 문이 존재했다.

띠링, 블러드 우드의 비밀 공간을 발견했습니다.

띠링, 이 공간은 고대에 뭔가 중요한 물건들을 숨겨 놓았던 장소입니다.

띠링, 푸른색 문은 강인함을 상징합니다.

띠링, 붉은색 문은 파멸을 상징합니다.

띠링, 노란색 문은 뇌전을 상징합니다.

띠링, 검은색 문은 어둠을 상징합니다.

띠링, 흰색 문은 빛을 상징합니다.

띠링, 녹색 문은 자유로움을 상징합니다.

띠링, 보라색문은 신비로움을 상징합니다.

띠링, 한 사람당 한 개의 문만 선택할 수 있습니다. 중복해서 선택할 수 없습니다. 단, 가운데 있는 검붉은 색 문은 특별한 조건을 만족한 사람만 입장할 수 있습니다.

“헐…….”

“어째 잡아도 아이템이 안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보상이 있었던 건가?”

블러디 섀도우는 죽으면서 아무것도 떨어트리지 않았다. 대신 이곳으로 모두를 이동시켜줬을 뿐이다.

“그럼, 우리들은 이 문들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되는 건가?”

“이런 보상은 또 처음이네.”

“캬~ 뭘 선택해야 하는 거지? 난 그래도 프리스트니까 흰색 문 쪽으로 가야 하나?”

“흐음… 적어도 전 쉽네요. 푸른색… 탱커인 저에겐 이것 하나밖에 어울리는 게 없는 거 같아요.”

“난 닥치고 보라색! 보상은 모르겠고. 일단 난 신비로운 게 좋아.”

네임드를 해치우고 보상을 얻을 때만큼 기분 좋을 때도 드물다.

특히나 어려운 네임드를 처치했을 땐 기쁨이 몇 배로 커질 수 있었다.

“그나저나… 율님 정말 대박이었어요. 순간 버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니까요.”

“캬아~ 진짜 죽음이더라. 근데 그런 스킬이 있었으면 좀 빨리 쓰시지, 왜 그렇게 늦게 쓰신 거예요? 발동 조건이 까다로운 스킬이었나?”

“야, 이놈아~ 율님이 다 알아서 사용하셨겠지. 난 이제부터 음유시인을 존경하기로 했다. 앞으론 음유느님이라 부를 거야.”

“오~ 음유느님 좋은데?”

“그, 그건 좀…….”

쏟아지는 칭찬 릴레이에 오히려 율이 어쩔 줄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일단은 각자 들어가고 싶은 문 앞에 먼저 서보죠.”

승리를 자축하는 칭찬 타임이 끝나고 이제 진짜 보상을 받을 시간이 됐다.

다크불은 푸른색 문.

강한남자는 녹색 문.

이안은 흰색 문.

융단폭격은 보라색 문.

로이드는 붉은색 문.

다섯 명이 모두 자신이 들어갈 문을 선택했다.

남은 건 이제 율뿐이었다.

그런데 율은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신중하게 8개의 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검붉은 색 문… 저 문이 설마…….’

…물건들에 애착 따위를 갖지는 않는다. 목운해에 존재하는 거대한 나무 블러드 우드. 그곳엔 아무도 모르는 숨겨진 방이 있다. 당신이 그 방을 찾을 수만 있다면…….

도리안의 마을에서 얻었던 열쇠 하나.

검붉은 색의 문을 보는 순간 율은 그 열쇠를 떠올렸다.

‘어차피 조건이 없다면 다른 문을 선택할 수 있겠지.’

모험은 아니었다.

안 되면 다른 선택되지 않은 문을 골라서 들어가면 끝이었다.

결정을 내린 율은 검붉은 색의 문 앞에 가서 섰다.

“으음!?”

“설마 율님… 조건을 만족시키신 거예요?”

“와~ 율님 대단하신데!”

“캬아~ 역시 음유느님은 뭐가 달라도 다르네요.”

또 한 번 쏟아지는 찬사들.

“아, 별것 아닙니다. 그냥… 예전에 구해 놓은 물건이 좀 있어서요.”

율이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확실히 이런 찬사는 아무리 자주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그였다.

“자~ 이제 진짜 보상을 한번 확인해보죠.”

즐거운 보상을 확인하는 시간.

비주류 파티의 파티원들이 모두 동시에 문을 열었다.

* * *

띠링, 비밀 열쇠를 사용해 ‘비밀의 방’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띠링, 히든 퀘스트 ‘세계수의 부활’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었습니다.

띠링, 비밀의 방에 숨겨진 고대의 보물을 얻을 자격을 얻었습니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방.

그 방 벽면엔 수많은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또한 그 그림들이 마치 한편의 애니메이션처럼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과거의 역사였다.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일… 그 일이 지금 율 앞에서 다시 재현되고 있었다.

고대에는 총 5그루의 세계수가 존재했다.

각 대륙에 하나씩… 하지만 죽음의 대륙을 제외한 나머지 네 대륙의 세계수들은, 가장 중요한 세계수인 죽음의 대륙에 존재하는 빛의 세계수와의 연결이 끊어지면서 점점 힘을 잃고 죽어갔다.

그렇게 세계수가 힘을 잃어가자 세계수로부터 힘을 받고 살아가던 수많은 존재들 역시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다.

수많은 요정 종족들도… 그리고 숲의 종족이라 불리던 엘프도 모두 점점 사라져갔다.

세계수는 대륙에 존재하는 몇 가지 강력한 힘 중 하나였다.

그런 힘이 사라지자 대륙을 유지하던 몇 가지 힘들의 균형이 조금씩 무너져 내렸고, 그 결과 많은 문제가 야기되었다.

특히, 마나의 균형이 완전히 무너져 자연의 마나라 불리는 세계수의 힘은 거의 사라져 버렸다.

그 결과, 자연의 마법사라 불렸던 드루이드들은 존재 자체가 매우 희귀하게 되고 말았다.

그런데… 모든 이들이 이러한 변화를 그저 지켜만 보고 있었던 건 아니었다.

몇몇 존재들은 세계수가 그렇게 완전히 지배력을 잃게 놔두지 않았다.

그들은 빛의 세계수를 대신할 새로운 세계수를 만들려고 했다.

한계를 벗어났다고 알려진 엘프족의 원로 마법사 몇몇과 그밖에 요정 종족들 중 능력자 몇몇이 모여 빛의 세계수를 대신할 또 다른 세상의 중심이 될 세계수를 만들고자 했고, 그들은 실제로 그러한 세계수를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를 했다.

물론 성공하지는 못했다.

애초에 빛의 세계수를 대신할 존재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신의 영역에 도전한 것이었기 때문에 성공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것도 못 만들어낸 건 아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목숨까지 바쳐가며 죽어가던 세계수를 살려 또 다른 빛의 세계수를 만들려 했지만… 그들의 목숨을 모두 가져간 세계수는 결코 빛의 세계수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암흑의 군단이 내뿜는 어둠의 마력에 완전히 노출되어버리며 세계수가 아닌 각종 어둠의 힘이 모여든 곳이 되어버렸다.

그곳이 바로 이곳… 블러드 우드였다.

빛의 세계수를 만들고자 했지만, 거대한 어둠의 기운이 모인 던전이 되어버린 곳.

그렇기 때문에 수많은 비밀을 간직하게 된 곳.

블러드 우드는 그런 곳이었다.

그 뒤로도 조금 더 이어지던 그림들이 거대한 지렁이(?)인 블러드 웜이 블러드 우드를 장악하는 장면에서 끝이 났다.

띠링, 블러드 우드의 비밀을 알아냈습니다.

띠링, 숨겨진 퀘스트 ‘세계수의 부활’이 퀘스트 목록에 추가되었습니다.

띠링, ‘세계수의 부활’의 하위 퀘스트인 각 대륙에 남아 있는 ‘세계수의 흔적’이 추가되었습니다.

띠링, 고대의 초월적인 존재들이 남긴 유물이 남아 있습니다. 이 방에 들어온 당신은 그 물건을 가질 자격을 얻었습니다.

“세계수라…….”

율이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세계수란 존재가 있다는 건 알았었는데 블러드 우드가 옛날엔 세계수라는 사실은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다.

“그나저나 또 히든 퀘스트인가? 이거… 가뜩이나 어려운 히든 퀘스트를 이렇게 계속 받아도 되는 건지 모르겠네.”

보통 퀘스트라면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하지만 히든 퀘스트라면 난이도가 최소 B급 이상인 경우가 많았다.

B급 이상이라면 파티 퀘스트가 대부분이었고, 그렇다는 얘긴 혼자서 깨려면 무척이나 고생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흐음… 이게 고대의 유물인가?”

율은 어느새 방 한가운데에 생겨난 작은 제단 위에서 한 쌍의 부츠를 집어 들었다.

세계수의 축복을 받은 가죽장화[엘리트(Elite)]<방어구류>

: 세계수의 힘이 담겨 있는 가죽 장화. 거의 반쯤은 신적인 존재였던 세계수의 축복을 받아 매우 특별한 물건이 된 가죽장화이다.

능력 : 방어도+150, 이능+5%, 이동속도+10%, 마법저항력+7%, 속성저항력+7%

특수스킬 : 세계수의 보호(10초간 모든 공격에 대한 회피율이 50% 상승하고, 모든 공격의 데미지가 30% 감소한다. 재사용 대기시간 5분).

레벨제한 : 없음

특수제한: 율 아폴론에게 귀속

“허…….”

무려 엘리트 아이템이었다.

유니크 아이템도 구경하지 못해봤던 율이었기에 엘리트 아이템을 보고 놀라는 건 당연했다.

“…대단하네.”

과연 엘리트 아이템은 엄청난 성능을 지니고 있었다.

우연히 경매장에서 구경했던 유니크 아이템보다 훨씬 더 좋은 능력을 지니고 있는 엘리트 아이템.

그런 아이템을 얻게 된 율은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Quest [세계수의 부활]

: 세상을 지탱하던 힘 중 한 축을 담당했던 세계수. 하지만 이젠 전설 같은 먼 옛날 얘기가 되어버렸다. 세계수 중 가장 중심이 되는 빛의 세계수는 죽음의 대륙 깊숙한 곳에 봉인되어 버렸고, 나머지 세계수들은 힘을 잃고 세상에서 잊혔다. 심지어 어둠에 물들어 던전으로 변하기까지 했다. 한때 세계수의 부활을 꿈꿨던 이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모두 실패했다. 하지만 그들이 남긴 실마리는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당신이라면… 그 실마리를 찾아 세계수의 부활을 위해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보상 : ?????

진행 과정 : [세계수의 흔적] 퀘스트 진행 중

기간 : 무기한

퀘스트 생성 조건 : 블러드 우드의 비밀 열쇠 획득, 히든 네임드 블러디 섀도우 처치, 비밀의 방에서 검붉은 색 방 입장

“세계수…….”

또 하나의 히든 퀘스트를 받았다.

‘소울시티를 찾아서’와 ‘세계수의 부활’.

둘 모두 쉬워 보이지 않는 퀘스트들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뭐… 하나씩 천천히 해결하면 되겠지.”

당장 몇 달 안에 끝내야 하는 퀘스트도 아니고, 어차피 기간도 무기한이었기 때문에 급하게 할 필요가 없었다.

게임 자체도 이미 1, 2년 즐기다 그만둘 것이 아닌 이상, 천천히 하나씩 확실히 해결하면 되었다.

어쨌든 모든 볼일을 끝낸 율은 다시 몸을 돌려 문 밖으로 나갔다.

번쩍!

빛과 함께 율은 방에서 빠져나왔다.

방에서 빠져나온 율이 도착한 곳은 최초 블러디 섀도우를 잡았던 곳이었다.

“나오셨다~”

“율님, 왜 이렇게 늦으셨어요.”

“거긴 좀 뭐 다른 게 있었나요? 저흰 들어가니까 보상 아이템 하나만 덩그러니 있던데… 그래도 무려 유니크 아이템이라 행복했네요. 후훗~”

“유니크! 그것도 레벨 제한이 없으면서 나한테 귀속되는 최고 레벨 등급의 아이템! 진짜 대박이지~!”

율을 제외한 다른 이들은 모두 유니크 아이템을 얻었다.

유니크 중에서도 거의 최상급에 속하는 옵션을 가진 아이템들이었기 때문에 비주류 파티의 파티원들은 그저 즐거운 비명만 지르고 있었다.

“아, 저도 유니크 아이템이었습니다. 다만 퀘스트가 좀 있어서…….”

괜히 혼자 엘리트를 받았다고 말해 튀고 싶지 않았던 율은 그냥 비슷한 아이템을 받은 것처럼 둘러대며 말했다.

“휴~ 그나저나… 이제는 진짜 좀 쉴까요? 우리 너무 열심히 달렸네요.”

“하긴 좀 피곤하긴 하네.”

“아우… 전 많이 피곤해요.”

“그럼, 좀 쉬고 시간을 맞춰서 다시 만나죠. 제가 안전지대를 설정할게요.”

솔직히 이들의 플레이 시간은 거의 한계에 가까울 정도였다.

아무리 헤비 유저라고 해도 이렇게 연속해서 게임을 계속하는 건 조금 무리가 있었다.

쉬기로 결정을 내리고 재빨리 안전지대를 설정하는 다크불.

그들은 그렇게 긴 사냥을 끝내고 잠깐의 휴식 시간을 가졌다.

게임에서 빠져나간 율은 곧바로 골아 떨어졌다.

율에게도 이번 파티 사냥은 무척 피곤한 일정이었다.

그렇게 율은 7시간을 내리 자고 일어났다.

파티원들과 다시 만나기로 한 시간은 정확히 현실 시간으로 8시간 후였기에 1시간의 시간이 남았다.

일단 남은 시간 동안 간단하게 식사를 끝낸 율은 게임에 다시 접속했다.

게임을 끝낸 건 던전 안에서 만든 안전지대였지만 게임 시스템상 일정 시간이 지나도록 재접속을 하지 않으면 입구로 튕기게 되어 있었다.

물론 파티는 로그아웃을 해도 깨지지 않고 유지되었다.

비주류 파티원들 중 접속한 이는 율뿐이었다.

율은 혼자 블러드 우드에 입장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일단 가볍게 정리하며 블러드 우드 근처의 몬스터들을 잡기 시작했다.

타이틀 [‘붉은 그림자의 주인’]

: 블러드 우드의 숨어 있던 강력한 붉은 그림자를 최초로 물리친 당신에겐 붉은 그림자의 힘이 깃들었다. 이제부터 당신은 이 붉은 그림자의 주인이라 할 수 있다.

스킬 : ‘붉은 그림자 망토[10초간 모든 물리 데미지를 70% 감소시킬 수 있다. 재사용 대기시간 20분]’를 사용할 수 있다.

효과 : 물리 데미지 10% 감소. 암(暗)속성 데미지 10% 감소. 성(聖)속성 데미지 10% 증가.

특수효과 : 없음.

상태 : 비활성화.

등급 : A+급

비주류 파티가 블러디 섀도우를 잡고 얻은 타이틀은 그 효과가 상당히 쓸모 있을 것 같았다.

물론 율에겐 더 좋은 타이틀인 ‘위대한 음악가’가 있었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사용하지 않겠지만, 적어도 스왑용 타이틀로는 나쁘지 않아 보였다.

단지 타이틀 스왑의 재사용 대기시간이 3분이라 무분별한 사용이 불가능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쓸 만한 타이틀이었다.

율은 그밖에도 자신이 새롭게 얻은 ‘진정한 영웅들의 서사시’나 ‘포기를 모르는 전진’을 조금 더 완벽하게 다듬으며 자신의 스킬들을 정리했다.

‘영혼의 음유시인’

: 과거를 노래하는 음유시인, 사랑을 노래하는 음유시인, 세상을 노래하는 음유시인… 음유시인은 많은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그 노래는 그저 노래로써 끝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당신은 혹시 아는가? 진짜 음유시인의 노래는 그 자체가 강력한 힘이 되었다는 것을… 노래로 축복을 내리고 저주를 내리는 것은 물론이고, 궁극적으로는 노래로 영혼을 불러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음유시인! 당신은 이제부터 그 진짜 음유시인의 길을 걷게 되었다.

기본능력 : 모든 종류의 악보를 연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이사항 : 7가지의 특별한 노래를 부를 수 있습니다.

[1] 불타는 대지[랭크 8].

[2] 영웅들의 서사시[랭크 7].

[3] 영혼의 ‘용기’, ‘선택’[랭크 6]

[4] 진정한 영웅들의 서사시[랭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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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7] ????

특수능력 : 연주 시 모든 공격을 회피할 확률이 30% 증가합니다.

스킬 목록 :

-악기 강타(들고 있는 악기로 후려쳐 대상에게 데미지를 입히고 4초간 기절시킬 수 있음)<재사용 대기시간 : 60초> [랭크 7]

-악기 막기(악기로 공격을 막아 데미지를 50% 감소시킬 수 있음. 단, 악기가 파손될 확률이 매우 높아짐)<재사용 대기시간 : 90초>[랭크 5]

-괴성지르기(큰소리를 질러 잠깐(4초) 동안 10m 반경 내의 모든 사람들을 멍하게 만들 수 있음)<재사용 대기시간 : 90초>[랭크 7]

-음유시인의 여유(순간적으로 위협 수준이 거의 제로(0)에 가깝게 되며, 모든 몬스터들이 적대 행동을 멈춘다. 단, 지속 시간인 20초가 지나면 원래 위협 수준의 80%로 다시 돌아온다. 재사용 대기시간 5분)[랭크1]

-영혼 교체(생명력을 소울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 1초에 1%씩 총 99초 동안 99%를 전환할 수 있다. 생명력이 1% 이하로 남았을 땐 사용이 불가능하다. 단, 전환 시 기절 상태가 되며 모든 공격에 매우 취약해지게 된다. 재사용 대기시간 한 시간)[랭크1]

-기억된 노래(최대 3곡의 노래를 미리 불러 기억시킬 수 있다. 기억된 노래는 그 즉시 효과가 먼저 발동되고 노래는 자동으로 울려 퍼진다. 단, 매일 저녁 시간에만 기억시킬 수 있고, 같은 종류의 노래를 연속해서 저장시킬 수는 없다) [랭크1]

현 상태 : 2차 전직 완료

특별한 노래는 4가지로 늘어났고, 일반 스킬도 3가지가 더 늘었다.

새로 생겨난 스킬 중 눈에 띄는 건 기억된 노래와 영혼 교체였다.

기억된 노래는 마법사 계열 직업들이 가지고 있는 기본 능력 중 하나인 메모라이즈와 거의 같아 보였다.

단지 다른 건 메모라이즈는 매일 아침에 미리 마법들을 저장했고, 이건 매일 저녁에 한다는 점과 저장할 수 있는 숫자가 조금 더 적다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영혼 교체는 늘 소울에너지가 모자라는 율에겐 단비와도 같은 스킬이었다.

물론 사용 시 기절 상태가 되고 모든 공격에 매우 취약해지는 점 때문에 아무 때나 사용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잘만 사용하면 굉장히 유용한 스킬이 될 것 같았다.

그렇게 자신이 가진 스킬들을 하나씩 다시 정리한 율은 늘 그렇듯 원하는 노래를 실컷 부르며 천천히 몬스터를 사냥했다.

그의 현재 레벨은 벌써 170이었다.

불과 하루 전과 비교하면 엄청난 광속 레벨 업을 한 상태였다.

율은 새삼 좋은 동료라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의미를 지니는지 깨달을 수 있었다.

혼자 플레이할 때와는 또 다른 재미를 지니고 있는 그룹 플레이.

율은 점점 그렇게 동료란 것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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