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3장 몬스터 강시 (4/82)

제3장 몬스터 강시

친구들과 헤어지고 천휘는 따로 수도 오베른에 저택을 하나 장만했다. 아무래도 강시를 제작하려면 쓸 만한 작업 공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그 와중에 남은 돈의 거의 대부분을 써버린 탓에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금괴 30여 개가 전부였다.

“후우, 과거 남작이 쓰던 저택이라고 하더니, 제법 규모가 크긴 하네.”

저택의 안으로 들어선 천휘는 생각보다 넓은 저택 내부에 흡족해하며 쓰린 속을 달랬다.

“어서 오십시오, 주인님.”

“아, 당신이 여기 집사?”

“그렇습니다. 그레엄이라고 불러주십시오.”

“좋아, 집사 그레엄. 난 오늘 이 저택을 구입한 천휘라고 한다. 간략하게 이 저택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은데 말이야.”

검은 턱시도를 차려입은 집사 그레엄은 40대의 중년 사내였다. 한 저택의 집사답게 정갈한 옷차림새와 생김새를 보여 주고 있었다.

“저택은 이곳 본 건물과 후원에 창고로 쓰이는 작은 건물 두 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본 건물에는 방이 총 열두 개가 있고 그중 주인님께서 쓰실 방은 2층 맨 끝 방이며, 서재로 쓰실 방은 그 옆의 방입니다. 설명을 더 해드릴까요?”

“아니, 괜찮아. 일단 이걸로 대충 저택 살림을 해나가. 그리고 후원 창고는 안의 물건들을 모조리 치워놓고 창문이란 창문은 모두 검은 커튼으로 햇빛이 못 들어오게 막아버려. 내 말 알아들었겠지?”

“알겠습니다.”

“그럼 난 볼일이 있으니, 저녁쯤에나 돌아올 거야. 그때까지 모두 정리하도록 해.”

집사 그레엄에게 저택에 대한 제반적인 것을 맡겨 놓고는 천휘, 그 자신은 밖으로 나섰다.

“강시 제작을 하려면 아무래도 시약들이 필요하겠지. 천 제국에서 꽤나 많은 시약들을 가져오긴 했지만, 이걸로는 부족해. 이곳의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시약을 사와서 제작하면 좀 더 좋은 강시들을 만들 수 있을 거야.”

천휘는 자신이 아르니안 대륙에서 강해지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강시들을 먼저 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비록 이곳에서는 격투가로 전직해 마교에서 빼낸 마령혈천권법을 익힐 요량이지만, 그 전에 앞서 강시들을 만들 생각이었다.

“드래곤 산맥을 넘으면서 천마강시는 물론이고 혈강시나 철골강시까지 모두 소멸되고 말았어. 내게 마령혈천권법이 있기는 하지만 당장에는 그것을 익힐 수 없으니, 강시들을 제작하는 수밖에…….”

마령혈천권법은 천 제국에서도 초절정 무공으로 분류되던 최강의 권법이다. 총 아홉 권이 유포된 초절정 무공 중 유일한 권법으로, 마교에서는 천마신공과 더불어 단 두 권밖에 존재하지 않는 최고의 무공인 것이다.

그런 무공을 빼왔으니, 마교의 부교주가 직접 나서서 천휘를 쫓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응? 저들은…….”

마탑으로 향하던 천휘는 길거리에 뜻밖의 인물과 조우했다. 이틀 전, 자신을 쫓았던 은빛 그리폰 길드의 길드마스터와 그 일행들이었다.

“젠장! 그 자식들 대체 어디로 간 거야!”

“로그아웃하고 잠적한 게 아닐까요? 벌써 이틀째입니다. 그곳에 남겨 둔 길드원들이 벌써부터 불평하고 있어요.”

“그렇게 엄청난 아이템을 사들이고 잠적한다는 게 말이 돼? 반드시 놈은 다시 나타날 테니 잘 감시하라고 해.”

“알겠습니다.”

이틀 전, 천휘와 친구들은 인피면구를 벗고 장비를 모두 해제한 채 붉은 마녀의 집에서 빠져나왔다. 인피면구라는 물건을 전혀 모르는 그들로서는 당연히 세 사람을 의심하지 않았고, 행여나 자신들을 알아볼까 한 사람씩 시간을 두고 여관을 나선 덕에 전혀 들키지 않고 그곳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큭큭, 아무리 기다려 봐라. 내가 나타나나.”

은빛 그리폰 길드의 마스터는 소드마스터로 유명한 사내였다.

규모가 비교적 작은 은빛 그리폰 길드가 테오른 왕국의 10대 길드인 이유는 모두 그 사내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그런 그를 골탕 먹였으니, 천휘로서는 낄낄댈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다.

“아, 여긴가?”

그렇게 웃으면서 길을 걷다가 목적지인 마탑에 도착했다.

대륙 모든 마법사들의 힘이 응집되어 있는 곳.

더불어 대륙의 모든 마법의 근원이 잠들어 있는 곳.

그곳이 바로 마탑이었다.

띠링!

‘알람 마법인가?’

마탑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서 천휘는 기묘한 기의 흐름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것이 말로만 듣던 알람 마법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1층에서는 전직 상담을, 2층에서는 시약 및 물약 판매를, 그리고 3층에서는 마법책을 판매하는 마탑 오베른 지부입니다.”

마탑 안에는 마치 호텔의 카운터처럼 여자 한 명이 안내를 맡고 있었다. 제법 귀여운 목소리로 안내를 하고 있었지만, 천휘는 딱딱한 음성으로 대답했다.

“2층으로 향하고 싶은데요.”

“2층으로 가시려면 왼쪽 이동 마법진을 이용해주십시오. 사용료는 20골드입니다.”

‘이런 날강도들! 그냥 계단을 설치할 것이지.’

여인의 안내에 천휘는 금괴 몇 개를 처분해 만든 10골드짜리 주화를 그녀에게 건네고 이동 마법진 위로 올라섰다.

파앗!

“큭.”

이동 마법을 처음 경험한 천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관통하는 이질적인 느낌에 신음을 낮게 흘렸다.

“안녕하세요, 2층 시약 겸 물약 상점 오너 세레나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2층에도 역시 1층과 마찬가지로 귀여운 용모의 여인이 카운터를 지키고 있었다.

상점 안에는 천휘 외에도 각양각색의 로브를 착용한 마법사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시약을 좀 사려 하는데요.”

“어떤 시약을 원하시는 겁니까?”

“아, 일단 제가 둘러보죠.”

“그러시겠습니까, 손님? 언제든지 말씀만 하시면 곧바로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세레나라는 여인을 뒤로하고 천휘는 상점 안을 돌며 시약들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역시나 천 제국과는 이름부터 효능까지 모두 다르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약들과 함께 마법적인 효능이 뛰어난 약초들을 함께 판매한다는 것일까나?’

천 제국에서 강시를 제작했던 천휘는 무수히 많은 약초들을 두루 섭렵하고 있었다. 약초의 효능을 감지할 수 있게 해주는 약초술이 고급 3단계에 이를 정도였다.

하지만 역시나 문제는 천 제국에서 터득한 약초술은 이곳 아르니안 대륙에서 쓸모가 없다는 사실이었다.

때문에 천휘는 목숨을 걸고 무림맹 서고를 넘나들었다. 그렇게 목숨을 걸고 얻어낸 성과물이 바로 그의 손에 들려 있는 ‘장생본초집성’. 고금제일의원이라는 명칭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선자라는 위인이 저술한 의학책이었다.

‘장생본초집성은 천 제국 약초꾼들에게 있어 전설이나 다름없는 희대의 저서.’

천휘는 흡족한 미소와 함께 장생본초집성을 확인했다.

“확인!”

[장생본초집성(長生本草集成)]

만선자가 저술한 희대의 의약서

세상 만물의 이치를 담고 있어 굳이 약초나 독초가 아니더라도 사물의 성분을 읽을 수 있는 효능이 있다.

등급:레전드 내구력:없음

분류:서적

제한:약초술 고급 1단계 이상

옵션:시약 제조 속도 50% 상승

옵션:마나 +20%

옵션:지력 +30

옵션:지혜 +50

옵션:반경 1㎞ 디텍트 기능

“응? 뭔가 바뀌었잖아?”

뭔가 새로워진 장생본초집성의 설명에 천휘는 놀라며 설명창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혹시…….”

천휘는 불현듯 얼마 전에 이뤄졌던 패치를 떠올렸다.

자신이 드래곤 산맥을 넘어 아르니안 대륙에 입성하고, 현실 시간으로 하루가 지나서 갑자기 예고에도 없던 패치가 이뤄졌다.

본래 패치라는 것은 최소한 일주일 전에 미리 공지를 띄워 유저들로 하여금 큰 불편이 없게 해야 하는 것임에도, 그날 이뤄진 패치는 불과 몇 시간 전에 공지를 한 탓에 『오벨리스크』 유저들로 하여금 큰 비난을 샀었다.

‘나 때문인가?’

그저 웃고 넘어갈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만약 천 제국에서 아르니안 대륙으로 넘어온 자신 때문에 그 패치가 이뤄졌고, 그 때문에 자신의 아이템이나 무공 등에 많은 변화가 이뤄졌다면 허투루 치부할 수만은 없는 일이었다.

그게 사실이라면 분명히 『오벨리스크』 운영자들은 자신의 행보에 집중할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뭐, 그래도 상관없겠지. 어차피 현행 가상현실 게임 규정상 날 모니터링할 수는 없을 테니까 말이야. 그럼 일단 내게 필요한 시약들을 선별해볼까? 디텍트!”

장생본초집성을 들고 디텍트 마법을 펼치자, 천휘의 시야가 푸른색으로 물들어갔다. 그리고는 선반에 놓인 시약들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작은 수정 묵주]

태양의 신 라멘의 신성력이 담긴 신성한 묵주

분류:재료 아이템

제한:그 자체로는 신성력을 발할 수 없다.

“흐음, 이건 쓸모가 없겠어. 신성력이 담긴 시약이라면 강시들에게는 쥐약이나 마찬가지니까.”

그 이후에도 천휘는 상점 안을 휘젓고 다니며 자신에게 쓸모가 있다 싶은 시약들을 그곳에 마련된 바구니에 담아갔다.

“흐음, 이 정도면 되려나?”

바구니 한가득 담긴 시약들을 보며 천휘는 흡족한 웃음을 지었다.

더 이상 확인할 시약들이 없어 이제 계산을 하려는 찰나, 세레나가 귀여운 미소를 품으며 그에게 다가왔다.

“마법사이신가 봐요? 아니면 흑마법사이신가?”

“둘 다 아닙니다만.”

“흐음, 그럼 그렇게 많은 시약들을 어쩌시려는 거죠? 게다가 아까부터 지켜보니까 신성력이 담긴 시약들은 거들떠도 보지 않으시던데. 저희 마탑은 흑마법사라고 해도 제한이 있는 것이 아니니, 솔직히 말해보세요.”

천휘는 세레나의 물음이 그저 추궁처럼 들린 탓에 언짢은 표정으로 그녀에게 한마디 했다.

“왜 그쪽이 내 신상을 알려 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굳이 알려 줄 필요가 있을까?”

천휘의 말투에는 짜증이 잔뜩 묻어나왔다.

“아, 그런가? 뭐, 싫으시다니 할 수 없네요. 시약을 많이 사시기에 좀 더 고위의 시약을 보여 드리려 했는데 말이죠.”

천휘의 말에 그녀 역시 기분이 상했는지 뾰로통한 표정으로 카운터로 향했다.

“고위 시약?”

세레나의 말에서 이곳 선반 말고도 또 다른 시약이 있음을 깨달은 천휘는 곧바로 그녀에게로 다가갔다.

“난 흑마법사요.”

“호호, 그걸 이제 와서 밝히시는 이유는 뭐죠?”

조금 뜬금이 없긴 했지만 천휘의 의도는 확실했다. 고위 시약을 살펴보고 싶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세레나는 그런 천휘를 놀릴 작정인지 알면서도 그에게 되물었다.

“고위 시약을 사고 싶다는 의미요.”

“호호, 그러세요? 그런데 이걸 어쩌죠? 방금부로 오늘 영업 시간이 끝났는데요.”

“…….”

세레나의 천연덕스러운 말에 천휘는 그녀를 한참 동안 빤히 쳐다봤다. 세레나도 그런 천휘의 눈빛에 응수하며 그를 바라봤다.

휙!

“어- 어디 가세요?”

“영업이 끝났다니 그냥 가려는 거요.”

더 이상 볼일이 없다는 듯 천휘는 곧바로 이동 마법진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당황한 것은 다름 아닌 세레나였다.

“자- 잠깐만요!”

“뭐요?”

‘뭐 이딴 남자가 다 있어? 보통은 내 귀여운 얼굴과 목소리에 못 이기는 척 져 주던데.’

천휘를 불러 세운 세레나는 한참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를 바라봤다. 마치 특이한 몬스터를 보는 얼굴이었다.

“할 말 없으면 나는 이만…….”

“아직 영업 안 끝났어요. 그러니 시약들 보고 가세요. 그리고 아직 그 시약들 계산 안 했다고요, 당신!”

세레나의 말에 천휘는 자신의 오른손에 들린 시약 바구니를 보고 아차 싶었는지 천천히 카운터로 돌아왔다.

“얼마요, 이거.”

“그 전에 고위 시약부터 보세요.”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천휘는 세레나의 말에 까칠한 표정을 지으며 반문했다.

“아 씨! 이렇게 귀여운 여자가 장난 좀 쳤기로서니, 계속 이럴 거예요!”

‘하아, 아르니안 대륙에서는 NPC들도 장난을 치는 건가? 이거 조심해야겠는데? NPC에게서 사기당할 수 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어.’

세레나의 말에 천휘는 굳었던 안색을 풀며 말했다.

“안내 부탁하지.”

“…쳇.”

더 이상 천휘와 노닥거리기 싫은지 세레나는 곧바로 상점 뒤편으로 그를 안내했다. 중간에 다른 여종업원에게 상점을 맡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여기예요.”

“흐음, 이런 곳에 비밀 방이 있었다니.”

“보통 마탑에서 인증을 받은 분들만 모시지만, 특별히 아저씨가 한 번에 많은 시약을 사시니, 앞으로 우리 오베른 마탑 지부를 자주 이용해주시라는 의미해서 안내해드리는 거예요.”

“아저씨?”

그녀의 설명을 듣던 천휘는 귀를 거슬리는 단어에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봤다. 대체 내가 어딜 봐서 아저씨야, 라는 눈빛이다.

“그럼 둘러보세요.”

그런 천휘의 이글거리는 눈빛에 세레나는 대답을 회피하며 한쪽으로 물러났다.

‘쳇, 아저씨라니. 앞날이 창창한 스물여덟한테!’

천휘는 뭔가 찜찜했지만, 그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도 어색하다고 생각하며 곧바로 시약들을 살펴봤다.

과연 그녀의 말대로 그곳에는 이전에 보지 못했던 고위 시약들이 즐비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그중에서도 천휘의 눈을 확 끈 물건이 있었다.

[죽은 기사의 심장]

죽은 기사의 투지가 깃들어 있는 돌

기사들이 죽기 직전 흘린 피를 머금고 마정석의 일종으로 변모했다.

분류:재료 아이템

제한:죽은 기사의 투지가 강해 모종의 방법을 통해 채취해야 한다.

“죽은 기사의 심장이라…….”

강시의 가장 큰 단점은 의지를 지닐 수 없다는 것이었다. 때문에 전투에 대한 투지 역시 가지고 있지 않다.

천휘가 생각하기에 죽은 기사의 심장은 그런 강시의 단점을 보완해줄 최고의 시약이었다.

“아, 그것 괜찮죠? 확실히 흑마법사시라면 그게 탐나시긴 할 거예요.”

“이것 매물 좀 있나?”

“아니요. 거기 있는 게 전부예요. 혹시 더 필요하세요?”

[띠링! 퀘스트 ‘마탑 지부장의 부탁’이 발동되었습니다.]

마탑 오베른 지부의 지부장이자, 8서클 유저인 게렌 드 필리얀이 실험을 위해 죽은 기사의 심장을 구하고 있다. 죽은 기사의 심장을 구해 그에게 건네줘라.

난이도:B-급

기한:15일

보상:오베른 지부에서 관장하는 던전 입장 가능

옵션:경험치 30,000

‘제법 쓸 만한 보상이군.’

죽은 기사의 심장도 탐나지만, 더욱 탐나는 것은 바로 보상이었다. 마탑은 아르니안 대륙의 각 수도와 주요 도시 모두에 걸쳐 세력을 뻗치고 있는 곳이었다. 단일 세력으로는 왕국을 제외하고는 가장 강성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 마탑의 지부, 그것도 몬스터들의 천국이라는 카이젠 산맥을 끼고 있는 테오른 왕국의 수도 오베른의 지부라면 제법 쏠쏠한 던전을 장악하고 있을 공산이 매우 컸다.

“수락한다.”

천휘는 마탑에서 나오자마자, 곧바로 자신의 저택으로 돌아왔다.

“창고 정리해 놨겠지?”

“그렇습니다, 주인님. 주인님의 지시대로 창고의 물품들도 모두 치워 뒀습니다.”

“좋아. 그럼 이제부터 그 누구도 창고로 들이지 마. 그리고 내가 허락하기 전에는 당신도 들어오지 말도록.”

“알겠습니다, 주인님.”

집사 그레엄에게 지시를 내리고 천휘 자신은 곧바로 후원 창고로 향했다.

“흠, 생각보다 쓸 만하네, 집사라는 거.”

창고에는 자신의 지시대로 검은 커튼이 창문을 가리고 있어 아직 환한 대낮임에도 전혀 햇빛이 스며들지 않고 있었다. 그런 어두컴컴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는지 천휘는 창고의 문을 닫고 창고의 중앙으로 향했다.

“그럼 시작해볼까?”

천휘는 창고 한쪽에 마련된 탁자 위에 마탑에서 사온 시약들을 올려놨다. 그리고는 무한의 행낭에서 자신이 직접 제조한 시약들과 강시 제조에 쓰일 도구들도 꺼냈다.

“일단 쓸모없는 고블린들의 시체로 어느 정도 실험을 한 후에 제대로 된 강시를 만들어야겠지?”

천휘는 드래곤 산맥을 넘어오면서 천 제국에서 자신이 직접 제작한 모든 강시를 잃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천휘는 강시들이 처치한 수많은 몬스터들의 시체를 얻을 수가 있었다.

스파앗.

“흐음.”

이윽고 천휘가 등에 메고 있던 빙옥에서 수십 구의 고블린 시체를 꺼냈다. 무자비한 혈강시들이 처치한 것들이라 시체의 훼손이 심했지만, 어차피 실험체로 쓸 것들이기에 그다지 상관은 없었다.

“확실히 인간의 시체보다 역겨운 냄새는 덜한데?”

예전에 천 제국에서 천휘에게 강시술을 가르쳐 준 스승이 있었다. 스승의 이름은 고루존자. 천휘의 사문인 고루문의 제17대 문주요, 고루마공을 익힌 희대의 거마였다.

천휘는 운 좋게, 아니 운 나쁘게 천 제국에 첫발을 내딛던 그날 그를 만나게 되었고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강시공인 고루마공과 함께 강시 제작술을 익히게 된 것이다.

“사부가 말했었지. 세상에서 가장 역겹고 더러운 시체가 바로 인간의 시체라고. 인간의 시체는 시체를 먹고 사는 벌레들도 피한다고.”

천 제국에 있을 때만 해도 천휘는 오로지 인간의 시체만을 가지고 강시를 만들었다. 천 제국에도 아르니안 대륙처럼 마물들이 살고 있었지만, 그 숫자도 적었고 더욱이 그들을 제조할 시약도 충분치 않았었다.

“하지만 이곳은 다르지. 이토록 많은 몬스터들, 더불어 내가 직접 발로 뛰지 않아도 얻을 수 있는 시약들. 강시술사인 내게 있어 최적의 조건이나 마찬가지인 곳이지. 으흐흐. 그럼 시작해볼까?”

천휘는 각종 시약을 준비한 나무 욕조에 들이붓기 시작했다. 너무나 능숙한 손놀림. 그의 손놀림은 거칠 것이 없었다.

“휴우, 이만하면 됐고. 처음에는 마탑에서 산 이걸 집어넣어봐야겠다.”

기존에 쓰던 시약들을 순서대로 집어넣고 그 후에 마탑에서 산 ‘얼음 나무의 결정’을 마지막으로 집어넣었다.

“자, 시작해볼까?”

드디어 준비된 시약 욕조에 고블린의 시체가 들어갔다.

이제 자신이 할 일은 모두 끝났다.

그저 생각대로 되길 기원하는 수밖에…….

“으아아!”

“응?”

별안간 창고에서 들려오는 괴성에 집사 그레엄이 다소 놀란 눈으로 그쪽을 바라봤다.

“가보셔야 하지 않을까요? 벌써 3일째 안 나오시는데.”

옆에 있던 시녀 세린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말했다.

“주인님은 우리와 같은 원주민이 아닌 다른 세계에서 오신 이방인. 3일을 저곳에서 나오시지 않는다고 해서 하등 이상할 것은 없다. 너는 쓸데없는 걱정 말고 네 할 일이나 잘해라.”

“…알겠습니다.”

그렇게 세린을 다독였지만, 집사 그레엄도 그가 걱정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도 이 저택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면 집값이 또 떨어질 텐데……. 제발, 죽지만 말아주길.’

* * *

“으아아! 젠장! 대체 왜! 왜 안 되는 건데!”

벌써 3일째 실험은 계속되고 있었다. 그 와중에 그 많던 고블린들의 시체가 모두 사라지고 이제는 서너 구의 시체만이 창고에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이다.

“이것저것 다 시도해봤는데, 왜 안 되는 거지? 천 제국의 시약과 아르니안 대륙의 시약이 화합하지 못해서? 아니야. 아르니안 대륙의 시약만으로 만들었을 때도 실패했어. 대체 원인이 뭐지?”

그동안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강시 제작을 해왔지만, 이렇듯 성공률이 저조했던 것은 단연코 처음이었다. 아니, 그 이전에 고블린 시체들이 시약 화합물을 견디지 못하고 녹아내리는 것 자체가 천휘로서는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독초나 독물을 쓴 것도 아닌데, 대체 왜 녹아내리는 거지? 흐음.”

천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생각했다.

‘확실히 독초나 독물은 사용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어떤 시약들이 상성이 맞지 않아 시체들이 견디지 못하는 독 성분, 혹은 그와 비슷한 효과를 발현시킨다는 소린데…….’

이제껏 모든 고블린 시체들이 단 한 차례도 빠짐없이 녹아내렸다. 한마디로 여태까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사용했던 시약들 중에 자신을 계속해서 애먹인 문제의 주범이 있다는 소리였다.

“한 번도 빼먹지 않고 사용한 시약이… 있다!”

천휘는 이때까지 사용한 시약들을 정리한 표에서 모든 실험에 쓰인 2가지의 시약을 찾아냈다.

“레드 슬라임의 점액과 붉은 사막의 모래라…….”

천휘가 두 시약을 가장 많이 사용한 데에는 별다른 이유가 있진 않았다. 그저 가장 싸고 가장 무난해 보이는 시약들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 2가지가 자신을 괴롭힌 근원이라고 생각해 천휘는 과감하게 두 시약을 빼고 다시 나무 욕조에 시약을 들이붓기 시작했다.

“제발 성공해라!”

나무 욕조에 담긴 시약 화합물에 고블린의 시체를 담가놓고 기다리길 3시간여. 다행히 고블린의 시체는 녹아내리지 않고 차츰차츰 강시의 형상을 갖추기 시작했다.

“좋아! 당연히 그래야지!”

고블린 시체가 점점 검은색으로 변색되기 시작했다. 시약 화합물이 시체에 고루 스며들었다는 의미였다.

그로부터 다시 한 시간.

고블린 시체가 점점 딱딱해져 갔다.

“이제 이 녀석이 눈을 뜨는 일만 남았나?”

시체가 딱딱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강시화가 되어가고 있다는 반증이었다. 이제 눈 아래에 새까만 다크 서클이 생기게 되면 고블린 시체는 눈을 뜨게 될 터였다.

“드디어!”

시체가 딱딱해지고 눈 밑이 조금씩 새까맣게 물들어가고 있었다. 그 모습에 흥분한 천휘는 환호성을 지르며 고블린 시체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띠링! 고블린 강시가 완성되었습니다.]

이름:고블린 강시

등급:일반 강시

생명력:350 마나:없음

<기본 스탯>

근력:25 민첩:15 체력:35

지혜:0 지력:0

그릉.

“성공이다!”

고블린 시체, 아니 이제는 고블린 강시가 되어버린 녀석이 눈을 뜨고 강시 특유의 목 끓는 소리를 내뱉었다. 그리고는 천휘를 알아봤는지 나무 욕조에서 몸을 일으켜 그의 앞에 머리를 조아렸다.

“좋아, 좋아. 네놈을 내 몬스터 강시 컬렉션의 첫 번째 자리에 올려 주마. 자, 이제 그렇다면 본격적으로 철골강시를 제조해볼까? 철골강시에 어울리는 몬스터는… 바로 이 녀석이다!”

철골강시는 그 이름처럼 피부는 물론이고 뼈까지 단단한 강시였다. 피부와 뼈가 철과 같이 단단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 바로 철골강시다.

그리고 그 철골강시를 만들기 위해 천휘가 내놓은 강시는 다름 아닌 드래곤 산맥에 서식하는 다크 미노타우로스였다.

강대한 육체, 거대한 체구.

녀석보다 철골강시에 어울리는 시체는 없을 정도였다.

“젠장! 생각해보니, 이 욕조에는 이 녀석을 집어넣을 수가 없잖아?”

신장이 무려 5미터에 달하는 미노타우로스였다. 게다가 엄청난 근육질인 탓에 기껏해야 3미터 남짓한 나무 욕조가 녀석을 수용할 수 있을 리가 만무했다.

“이걸 쓸 기회가 없을 줄 알았더니. 금방 생기네?”

천휘는 비좁은 나무 욕조를 대신해 오베른에서 따로 구입한 철제 욕조를 꺼냈다. 욕조라기보다는 풀장에 가까운 철제 욕조는 가로세로 10미터에 달하는 엄청난 크기였다.

“이제 진짜로 시작해볼까?”

한 번 실험에 성공한 천휘의 손은 처음처럼 눈부신 속도로 움직였다. 이윽고 준비된 시약 화합물에 넣어진 미노타우로스.

천휘는 마음 편히 녀석의 변화를 기다렸다.

“오오! 일어난다! 일어나!”

그로부터 다시 이틀이 지났다.

불과 몇 시간 만에 강시화가 시작되었던 고블린과 달리 미노타우로스는 무려 이틀간이나 천휘의 속을 썩이고 나서야 철골강시로 탈바꿈할 수 있었다.

그오워워.

[띠링! 다크 미노타우로스 강시가 완성되었습니다.]

이름:다크 미노타우로스 강시

등급:철골강시

생명력:8,500 마나:0

<기본 스탯>

근력:1,050 민첩:150 체력:850

지혜:0 지력:0

“이 웅장한 목소리! 그래! 너야말로 진정한 내 몬스터 강시 컬렉션의 시작이다!”

철골강시로 재탄생한 다크 미노타우로스는 눈을 뜨자마자, 괴성을 내지르며 그 엄청난 위용을 마음껏 뽐냈다. 하지만 그 역시 결국은 천휘에게 복종해야 하는 강시. 천휘를 알아본 녀석은 다시 한 번 괴성을 내지르며 천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천휘는 다크 미노타우로스의 엄청난 생명력과 스탯에 더욱 기뻐하며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오워워.

“옳지, 옳지. 귀여운 자식. 네놈의 이름은 미친 소다!”

그오워워!

천휘가 지어준 애칭이 마음에 들었는지 미친 소는 기쁨에 찬 괴성을 지르며 그의 볼에 자신의 볼을 비벼댔다.

쾅!

“으악! 이런 미친 소! 네 딱딱한 피부에 내 부드러운 피부가 상하잖아!”

음메!

천휘의 거친 발길질에 미친 소가 울부짖으며 창고 구석으로 쫓겨났다.

“젠장, 계속 아프네. 좋아! 이 기세를 몰아 이번에는 철골강시가 아닌 혈강시를 만들어봐야겠어. 단단한 신체를 만들어주는 철골강시와 달리, 본래 모습 그 이상의 민첩함과 빠르기를 선사해주는 혈강시니까… 좋아, 이 녀석이다!”

천휘가 빙옥에서 꺼낸 시체는 다름 아닌 샤벨 타이거의 시체였다.

날카롭고 거대한 2개의 어금니.

유려하게 잘 빠진 허리 라인.

샤벨 타이거는 흉포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갖춘 멋진 몬스터였다.

“자, 그럼 다시 시작해볼까? 이 녀석까지만 만들고 오늘 『오벨리스크』는 접어야겠어. 주말 내내 게임만 하다니… 나 완전히 폐인이잖아. 후우. 어쨌든 이것까지 마무리하자.”

천휘는 혈강시의 제조 순서에 따라 그에 걸맞은 시약들을 예의 그 철제 욕조에 들이부었다.

“흐음, 벌써 시약들이 바닥이 나다니.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남아있는 돈마저도 다 써버리겠는걸?”

샤벨 타이거 강시를 위해 남은 시약을 모두 사용한 천휘는 시약 화합물을 제조하면서도 얼굴 가득 근심이 역력했다.

“다시 무덤 도굴이라도 해야 되나. 후우, 아무튼 일단 이 녀석이나 제대로 만들어야지. 자, 완성이다! 이제 이 녀석을 욕조에 넣고.”

샤벨 타이거의 시체를 욕조에 넣고 잠시 창고 밖으로 나섰다. 떨어진 포만감을 채우기 위함이다.

『오벨리스크』에는 포만감이라는 시스템이 있어 일정 기간 이상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 모든 능력치가 저하된다.

“응? 집사가 여긴 웬일로…….”

“너무 오랜 시간을 창고에서 안 나오시기에 걱정돼서 와봤습니다. 많이 시장하시지요?”

“오! 마침 잘됐네. 그렇지 않아도 밥을 챙겨 먹으러 갈까 했는데 말이야.”

천휘는 집사 그레엄이 건넨 빵을 섭취했다. 저택의 요리장이 제법 괜찮은 요리사인 듯 단순한 호밀 빵임에도 맛은 생각 외로 고소했다.

[띠링! 포만감이 50% 상승했습니다.]

[1분간 생명력이 5% 상승합니다.]

호밀 빵 3개를 먹자, 30퍼센트도 채 되지 않던 포만감이 80퍼센트에 이르렀다. 그 이상 먹었다가는 되레 해가 될 수도 있기에 천휘는 더 이상 먹는 것을 자제했다.

“자, 그럼 이제 돌아가 봐. 난 아직 할 일이 남아 있거든.”

“저, 주인님.”

호밀 빵을 먹고는 곧바로 창고로 들어서려는 천휘를 집사 그레엄이 붙잡았다.

“왜 그러지?”

“힘내십시오.”

“아, 뭐.”

집사 그레엄의 격려 어린 말에 천휘는 살짝 당황한 듯 손을 저어주고는 창고로 쏙 들어가 버렸다.

샤벨 타이거 시체를 시약 화합물에 담근 지 하루하고도 반나절이 더 흘렀다.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린 탓에 천휘는 조급함이 일었지만, 점점 강시화 되어가는 모습에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 있었다.

“역시 시약 배합이 천 제국과 조금 달라서 그런가, 생각보다 오래 걸리잖아?”

본래 혈강시 제조는 철골강시 제조에 비해 시간이 적게 걸린다. 철골강시가 피부는 물론이고 뼈까지 시약이 스며들어야 하는 반면, 혈강시는 피부와 근육까지만 시약이 스며들면 되는 탓이다.

그럼에도 샤벨 타이거의 시체는 쉽사리 강시화가 끝나지 않고 있었다. 피부는 어느 정도 강시화가 된 듯하지만 근육은 아직 강시화가 시작되지도 않고 있었다.

“그만큼 샤벨 타이거의 근육이 뛰어나다는 말이겠지. 이제 조금 있으면 날이 새버릴 텐데…….”

시간계산을 해보니, 하루만 더 지나면 날이 새고 자신이 출근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쉬는 토요일이었기에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새벽까지 마음 놓고 게임을 해버렸지만, 더 이상은 무리였다. 출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빼먹지 않는 것이 그의 철칙이었다.

천휘가 그렇게 애간장을 녹이는 사이, 다시 반나절이 흘렀다. 아르니안 대륙의 해가 저물고 밤이 찾아왔다. 그와 더불어 샤벨 타이거의 시체도 강시화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지금이다!”

강시화가 거의 끝나가자, 천휘가 급히 샤벨 타이거의 시체가 담긴 철제 욕조에 손을 집어넣었다.

“흐읍.”

그리고는 천휘는 그 안으로 강시공인 고루마공의 내기를 흘려 넣었다. 혈강시 이상의 강시들은 워낙 흉성이 강하고 강력한 탓에 고루마공을 통해 천휘 자신을 주인으로 인식시켜야만 한다. 그는 지금 그 과정을 이행하고 있는 것이었다.

“드디어 첫 번째 혈강시의 탄생인가!”

고루마공의 내기를 어느 정도 주입하자, 철제 욕조 안에 담긴 시약 화합물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샤벨 타이거의 커다란 눈이 천천히 떠지며 그 사이로 사이한 핏빛 안광이 폭사되었다. 혈강시의 특징 중 하나인 적안(赤眼)이 드러난 것이다.

크워어엉!

이전의 강시들과 달리 샤벨 타이거는 철제 욕조에서 튕겨 오르듯 빠져나오며 흉성을 토해냈다. 그 흉성에 담긴 살기는 이전에 만들어졌던 미친 소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띠링! 샤벨 타이거 강시가 완성되었습니다.]

이름:샤벨 타이거 강시

등급:혈강시

생명력:3,800 마나:600

<기본 스탯>

근력:650 민첩:1680 체력:380

지혜:10 지력:60

“좋아! 혈강시라면 적어도 이 정도는 되어야지!”

샤벨 타이거의 뛰어난 스탯에 천휘는 흡족해하며 녀석에게로 다가갔다. 워낙 흉성이 대단한 녀석이라 처음에는 천휘를 경계하며 으르렁댔지만, 이내 그가 자신을 만들어준 주인이라는 걸 인지했다.

갸오오.

할짝할짝.

커다란 샤벨 타이거 강시의 입이 열리며 천휘의 얼굴을 혓바닥으로 핥기 시작했다. 조금은 괴기스럽다고도 할 만한 모습이었지만, 당사자인 천휘는 전혀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으흐흐, 귀여운 것. 네 녀석 이름은 냥이다. 앞으로 잘 지내보자.”

드디어 계획했던 모든 강시들이 만들어졌다.

이제 남은 것은 마탑 오베른 지부에서 부여한 퀘스트를 수행하는 일만 남았을 뿐.

…물론 그전에 천휘는 잠도 자지 못하고 학교를 다녀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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