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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 그녀의 운명은 뭔가 잘못됐다-185화 (184/188)

18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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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대회의실에 앞으로의 향방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사람들은 다시 모였다.

모인 사람은 규찬, 이노우에, 혼다, 유나, 귀술, 티엔, 그리고 지윤이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규찬과 귀술 그리고 티엔은 지윤의 정체에 대해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고, 지윤은 그러한 두 사람의 배려에 감사하며,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어떻게든 돕겠다고 이야기했다.

유나는 전날 병원에서 팔의 치료를 받고 온 상태라 팔에 붕대를 감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도 여기저기 붕대를 감고 있는 것이 전쟁이 마침내 끝났다는 걸 실감할 수 있게 해주고 있었다.

"자 모두들... 훌륭히 잘 싸워주었다. 아마도 마지막 순간 저주를 파괴한 건 귀술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의 아내인 듯 싶구나."

영수님이 죽었다는 사실에 모두들 슬픔을 감추지 못했고, 그 와중에서도 규찬은 평정심을 유지했다.

"괜찮다. ... 난 괜찮으니 모두들 진정하거라. 이미 한번 겪었던 일이기도 하고... 난 그녀가 자신의 죄를 모두 속죄하기 위해서 그런 결심을 한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으니까..."

세빈이 말했던 자신이 지은 죄의 속죄.

그녀는 그 속죄를 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해가면서까지 저주를 파괴한것이라고 모두들 믿고 있었다. 실제로 세빈은 미래로 날려졌지만, 그걸 아는 사람은 현재 없었기 때문이었다.

어떻게보면, 미래로 넘어간 세빈의 속죄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윤하의 딸로서 유진이 역할을 대신하는 것까지가 그녀의 마지막 임무일지도 모르고.

"아내와 함께 왔던 아가는 미래로 잘 돌아간 듯 하고... 어찌되었건 저주는 모두 사라졌다."

유진과 세빈이 세상을 구하고 모두를 살렸다.

"물론 유나도 자신의 몸을 다쳐가면서까지 사람들을 구하려고 애쓴 건 맞다. 정말로 고생 많았다. 그리고 귀술 티엔, 자네들도 내 아내와 아가를 돕느라 정말로 고생 많았다. 이노우에, 혼다 역시... 사람들을 지켜내느라 정말로 고생했다."

핵심적인 역할을 한 건 그 두 사람이었지만, 역시 모든 사람이 함께 행동했기에 지금의 이 평화가 찾아온 것이라고 규찬은 말했다.

그리고 이 평화가 아주 일시적인 것 뿐이라고 그는 말했다.

"유나의 마지막 예언몽. 그것은 우리에게 닥칠 공포스러운 미래를... 말해주고 있었지..."

그녀가 본 마지막 예언몽.

그곳에서 보이는 건 자신이 태어났던 날 하나씩 저주에 걸린것처럼 죽게 되는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저주는 분명히 완전히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죽게 되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던 유나는 결국 하나의 가능성을 생각해 냈던 것이다.

유나가 말했다.

"분명... 저주는 모두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가지고 있던 염원의 힘과 예언의 힘 역시도 거의 모두 사라졌죠. 제 몸에 응축된 염원의 힘이 아직 아주 많이 남아있지만... 그건 다른 능력과 함께가 아니면 쓸 수조차 없는 힘이구요. 하필이면 제 응축된 염원의 힘의 촉매가 되는 염원력이 현재 거의다 사라져버린 상태에요."

저주가 휩쓸고가면서 대부분의 사람이 저주에게 힘을 빨아먹히게 되었고, 결론적으로 유나가 가지고 있는 힘은 사용할 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힘이 되었다는 말이었다.

게다가 염원의 힘이 사라지면서, 그와 동시에 그들이 지금까지 행해왔던 염원을 통한 운명의 수정이 해당자의 죽음으로써 그 문제를 수정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유나는 말했다.

"한마디로, 우리가 거역한 운명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되는 거에요. 여러분 모두는 아마 잘 모르고 계셨겠지만... 염원의 힘은 알게 모르게 힘을 가진 사람의 생명을 조금씩 연장시켜주고 있습니다."

그 예로 그녀는 장 티엔의 발목을 들었다. 굉장히 심하게 다쳤음에도 불구하고 흑향을 구하러 갈 때는 거의 완전히 낫았던 그의 부상. 그건 모두 은연중에 발휘된 그의 염원의 힘 덕분이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마 여기 있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자신이 태어난 날 거역한 운명의 수정에 따라 죽게 될 거라는 얘기에요."

한마디로 저주는 없어졌지만, 그들은 결국 죽게될 거란 소리.

모두가 그 말에 긴장하며 침을 꿀꺽 삼켰고, 유나는 그들을 위해 자신이 해야할 것이 있다며 이야기했다.

"전... 제가 가진 이 응축된 힘을 이용해서, 제가 대신 희생할 생각입니다."

그 말을 듣자마자 절대 안된다면서 모두가 반대했지만, 유나는 굉장히 완고했다.

"제가 희생하려는 이유가... 있습니다. 절대로 여러분만을 위한 건 아니에요..."

규찬은 그녀가 어떤 말을 하려고 하는지 대충 눈치채고 있었다. 아주 오래 전 운명을 거역했던, 그것도 아주 큰 운명을 거역한 사람이 한 명 있었기 때문이었다.

"정말 운이 좋았지만... 제 남편 서진 씨도 이번 운명 수정에 의해 목숨을 잃게 될 사람 중 한명입니다. 그의 생일이 6월 2일이기 때문에 앞으로 1년을 더 번 셈이긴 하지만.... 그이는 무조건 죽어요."

그리고 그녀는 과거에 있었던 세빈에 의한 진의 일시적 죽음을 이야기했다.

"아버님에 의해 살아났지만, 그는 원래 죽을 운명. 운명 수정에 의해 무조건 죽습니다. 그리고... 죽을 운명이었던 그이와 저 사이에 태어난 제 딸 윤하 역시... 무조건 죽게 될 겁니다."

그랬다. 그녀가 희생해야 할 이유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자신의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서이기도 했던 것이다.

규찬은 그녀의 대담한 결심에 감탄하면서도 차마 섣불리 그 제안을 수락하진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녀석이 네가 희생하겠다고 한 들 과연 그 말을 들을까가 걱정이구나."

유나는 어떻게든 자신이 설득할 거라고 말했다. 자신이 모든이를 대신해 희생함으로써 수많은 사람을 살리고 자신 혼자 죽는 게 낫다고 회의실 내의 사람들을 설득해나갔다.

"여러분은... 세상을 걱정해야할 사람들이시잖아요. 그러니 저 하나의 목숨만을 걱정하셔서는 안됩니다. 무조건, 어떻게해서든, 제가 희생하는 한이 있어도 남은 백영 사람들 모두를 살리는 편이 옳다고 생각해요. 아마 전 모두의 운명을 꼬아버린 댓가로 죽지도 살지도 못한 몸이 된 채 중간계에서 제가 운명을 뒤바꾼 모든 이가 죽을때까지 성불하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할 수 있다고 희망적이던 유나는 곧이어 표정이 어두워졌다. 무슨 일 때문에 그러느냐고 규찬이 묻자, 회의실 내가 다시 조용해지며 유나의 이야기가 계속되었다.

"사실... 제 남편까지는 저의 희생으로 어떻게든 된다고 하더라도... 윤하는 저의 희생만으론 살릴 수가 없어서요."

죽어야 할 사람으로부터 태어난 아이. 거역한 운명의 세기가 너무나도 큰 탓에 그녀는 이번에 자신이 희생하더라도 윤하를 영원히 살 수 있게 하는것이 아닌, 단 10년의 수명을 늘려줄 수 있을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윤하를 운명의 마수로부터 구하기 위해서라면... 저 외에 또다른 한명의 희생자가 필요합니다. 물론 그것도 윤하랑 같은 나이의 아이가요. 그렇게 되면 윤하와 그 아이의 영혼을 어떻게해서든 바꿔치기해서 그 아이가 죽음의 위기를 겪어도 완전히 죽지 않을 수 있도록 해야합니다."

그 뒤 그녀가 말한 것은 10년 뒤 윤하와 재희에게 일어난 일과 모두 동일했다. 중간계로 넘어온 바뀐 몸의 아이가 원래 윤하의 염원몽에 의해 중간계에 머물고 있을 자신을 찾아오면, 자신의 응축된 염원을 자신의 딸의 몸을 가진 그녀에게 모두 넘겨줌으로써 그녀는 다시끔 촉매인 현세의 원래 윤하의 염원몽에 의해 응축된 염원의 힘이 발동하면서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말이었다.

"물론 가능할 지 여부도 확실치 않습니다. 그래도 아무것도 안한 채로 내 딸아이를 잃기는 싫어요... 그렇지만 그렇다고해서 무고한 아이 하나를 죽음에 이를 때까지 혹사시키는것도 저는 내키기 않는군요..."

귀술은 순간 윤하와 같은 나이인 자신의 형님의 아이를 떠올렸다. 우주라는 이름을 가진 그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던 그는, 이내 자신의 아이도 아닌데 어찌 함부로 그런 위험한 일을 시킬 수 있겠느냐고 자신을 혼냈다.

그렇게 아무도 쉽사리 그 방법에 대해 동의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순간 침묵을 깨고 말한 이가 있었다.

그건 다름아닌 지윤이었다.

"... 유나씨. 제가 부탁 하나 해도 될까요?"

그녀는 말을 꺼내며 일단 모두 자신의 얘기를 들어달라고 했다.

"귀술, 그리고 티엔, 규찬 님 모두가 제 정체를 숨겨주고 계시지만... 여러분께 꼭 말씀드려야 할게 있습니다. 얘기를 듣고 절 어떻게 하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전 어떻게 해서든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고 싶습니다..."

결국 비밀로 지켜왔던 흑귀의 정체가 탄로나고, 모두들 그 말에 경악했다. 하지만 엄청나게 경계하던 나머지 사람들도 세뇌병사를 이끌고 규찬을 죽이기 위해 광백에 쳐들어왔던 그때의 흑귀와는 너무나 달라보이는 지윤의 모습에 자신도모르게 긴장이 풀리고 있었다.

"제 죄가 무얼 해도 용서받을 수 없다는 걸 잘 압니다. 하지만... 유나씨를 도울 수만 있다면. 제가 지은 죄의 어떠한 부분이라도 제가 손을 쓸 수 있다면 전 기꺼이 돕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정말로 모두에게 죄송합니다... 정말로 죽지 못해 죄송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주머니 속에서 감추고 있던 로켓 하나를 꺼냈다. 로켓을 열자 그 안에는 하나의 가족 사진이 들어있었다. 사진 안엔 상백과 지윤, 그리고 작은 아이가 하나 보였다.

"전... 흑귀에게 복수를 다짐하면서 그에게 잡혀간 척 하며 계속해서 상백과 함께했습니다. 우리는 나이차이가 꽤 많이 났지만, 그당시 인간같지 않았던 저를 계속 도와주는 그에게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버렸고, 우리 둘 사이엔 아이가 하나 태어났죠."

19살이라는 굉장히 어린 나이에 밴 아이. 하지만 혹여나 흑귀에 대한 복수를 하는데 위험이 될까봐 계속해서 숨겨왔던 아이. 그리고 저주를 발동시키기 전 숨겨두었다가 지금까지 잊고 있었던 바로 그 아이.

"그 아이가 운좋게도 유나씨의 아이인 윤하와 나이가 같습니다. 물론 저주 당일... 저주에 걸리지 않게 조치를 취해 심연에 숨겨두었었죠."

유나는 설마 지윤이 지금 그 아이를 희생시키려는 것이냐고 물었고, 지윤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물론입니다. 제 죄를 아이에게 떠넘기려는 게 아닙니다... 죄인인 저와 상백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제가 죽었다면 아무도 모르게 잊혀져 갔을 아이입니다. 그러니 어떻게든 그 아이가 윤하를 구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윤하가 그러지 말라고 지윤을 설득했지만, 그녀는 막무가내였다. 절대로 허락해야만 한다며 그녀는 일단 자신의 아이를 찾으러 가겠다고 회의실을 나가려 했다.

결국 모두가 뜯어말린 끝에 티엔이 그녀와 함께 심연으로 아이를 찾으러 가게 되었고, 하는 수 없이 유나는 그녀의 제안을 수락할 수 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이제 대강 1부를 보셨던 분들이라면 슬슬 감이 오시겠네요.

마무리 부분이 아무래도 1부의 과거 이야기와 꽤 겹치다보니...

새드 엔딩이긴 하지만, 그래도 엄청나게 슬픈 이야기는 아니니 걱정 마셔요 ㅎㅎ.

선추코 감사합니다.

-리리플

신의탑hello님 // 음, 시작이라기보단... 약간 1기의 과거 이야기쪽이겠죠?

은하수보며님 // 엄청 새드 아니니 걱정 마셔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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