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탑hello님 // 왜그래옄ㅋㅋㅋ 낮에 너무 고되게 일하셔서 그런가요? ㅠㅠ 167화
"음 역시 올 줄 알았습니다."
당연한 것이었지만 안에 들어가니 태연하게 5장로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자신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장 티엔을 보더니 살짝 당황한 듯 했다.
"어... 이런. 설마 그 자가 우릴 배신했을 줄은 몰랐는데... 정말 예상 외군요..."
아마도 자신에게 가면을 건네준 사람을 5장로 역시 알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5장로의 반응은 그동안 사실을 알아낸 장 티엔에게 확실하게 흑귀가 다른 사람이라는 걸 다시한 번 상기시켜주었다.
"사실 이런 가면도 딱히 필요는 없지... 네 녀석도 어짜피 내가 누군지는 알 테니 말이다."
장 티엔은 바로 가면을 벗어던지면서 검으로 빠르게 가면을 조각내버렸다. 바닥에 후두둑 떨어지는 가면 조각을 보고 있는 5장로에게 그가 말했다.
"곧 네 녀석을 저 가면처럼 조각내주지!"
하지만 말은 그렇게 해도 아직 흑향의 소재가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장 티엔은 여전히 불안한 마음이 앞섰다.
저번 전투에서 5장로가 총을 쓴다는 이야기를 분명히 들었던 장 티엔이었기에, 만약 흑향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면 거의 무조건적으로 흑향이 피격되는것이나 다름없다는 소리였다.
일단 어떻게해서든 그가 들고 있는 원거리 공격수단을 모두 차단해야만 한다.
"이거 어쩌나. 흑향이 지금 저 안쪽에 고이 누워계신데 말야..."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5장로는 빠른 속도로 권총을 뽑아들었고 장 티엔은 지체 없이 움직였다. 그가 겨누는 곳이 곧 흑향의 위치라고 판단하는 방법 말곤 없었다.
[탕!]
총소리와 동시에 장 티엔의 대검이 그의 총구 앞을 스쳐나갔고 총알은 빠르게 튕겨나가 천장에 탄흔을 남겼다. 예상외로 대검을 들고도 굉장히 빠른 그의 몸놀림에 5장로도 살짝 긴장한 듯 했다.
하지만 장 티엔이 5장로와 흑향이 있는 곳으로 예상되는 곳 사이에 자리를 잡음과 동시에, 5장로는 또다시 사격 방향을 바꿔버렸다.
'뭐-?!'
장 티엔은 순간적인 반사신경으로 몸을 움직였지만 아무리 그라도 먼저 돌아간 총구에서 총알이 발사되는 건 막을 수 없었다.
[탕!]
안돼, 설마 흑향이 맞은 건...!
"아하하!! 어디가 진짜인지 모르겠지 않나 장 티엔? 그녀가 숨겨져 있는 곳은 나만 알고 있으니 자네는 바보같이 끌려다니기만 하는걸세... 그래서 예언자가 꼭 필요한 것이고 말야."
하지만 비명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어두운 방 바닥의 돌을 스치는 총알의 소리만 났을 뿐, 둔탁한 피격음은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흑향은 예언력도 없는데 왜 그렇게 아끼는지 난 잘 모르겠군... 정말 이해가 안 간단말이지... 주향과 흑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인데도 어떻게 꿈꾸는 힘이 하나도 없을 수가 있는지 참.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니까."
게다가 유리한 상황을 이용해서 막말을 하는 5장로 때문에 장 티엔은 갈수록 치밀어오르는 분노를 억제해야만 했다. 여기서 분노로 인해 섣불리 행동하는 것은 곧 자신이나 흑향의 죽음으로 연결되기 십상이었다.
최대한 냉정한 상태로 지금 눈앞의 적을 상대해야만 한다.
언제 발사될 지 모르는 총구의 끝에 시선을 집중한 채 언제든 움직일 수 있는 자세로 대기하고 있는 장 티엔에게 5장로가 또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아 참 어짜피 오늘 여기서 둘 다 살아나가긴 힘들테니 말해주는 거지만 말야. 장 티엔 네녀석 네 스승이 누군지는 알고 있느냐?"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장 티엔은 5장로가 무슨 소리를 하려는건지 또 걱정부터 앞서기 시작했다.
어떤 허무맹랑한 소리로 자신의 집중을 흐트려놓을 지 몰라 그는 더 이상 그가 말하는 걸 막기 위해 빠르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5장로도 만만치는 않았다. 빠르게 허리춤의 단검을 꺼내 장 티엔의 대검 공격을 권총과 함께 받아낸 그는 이어지는 그의 횡베기를 뒤로 구르며 피한 뒤 다시 거리를 벌렸다.
"어허, 이건 꼭 들어야 하는 얘기야."
"쓸데없이 내 스승인 주향님 이야기는 왜 하는가!"
안타깝게도 장 티엔은 흑귀에게 세뇌당하고 난 뒤 흑향과 함께 주향과 함께 했던 일을 대부분 잊고 말았다. 물론 흑귀를 죽여 복수하겠다는 의지도 역시 사라졌다.
"주향이 말이지, 네가 몇달 전 시공에 빨려들어가기 전 눈에 불을 켜고 죽이려고 했던 백영의 바로 그 영수란 말이다. 네녀석이 불여우라고 외치며 어떻게든 처단하려 찾아다니던 그 한세빈 말이지..."
장 티엔은 순간 자신도 모르게 긴장의 끈을 아주 잠깐 놓았다.
'무슨... 스승님이 한세빈이었다고...?'
그리고 그 찰나를 놓치지 않고 5장로가 빠르게 총구를 돌렸다. 이번엔 또 다른 방향으로의 사격이었다.
[탕!]
장 티엔은 가까스로 총구의 방향을 살짝 돌리는데 성공했다. 역시 이번에도 총알은 돌과 부딪치는 소리를 냈다.
"역시 동요하는군. 뭐 거짓말이라고 생각해도 상관은 없다만. 그래도 역시 신경쓰이는가?"
그는 손이 살짝 떨리고있었다. 자신이 그동안 죽이기 위해서 그렇게 쫓아다녔던 한세빈이 사실은 자신의 스승이었다니. 세뇌당했던 동안 기억마저 잃었다는 사실을 그제서야 조금씩 눈치채기 시작했던 것이다.
게다가 한세빈이 자신의 스승이라면, 흑향은 지금까지 자신과 함께 자신의 엄마를 죽이려고 했다는 게 되지않는가.
그것도 모르고 미래에까지 가서 한세빈을 죽이려고 했던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자 엄청난 자괴감이 들기 시작했다.
몸으로는 계속해서 5장로와 검을 부딪치면서도, 머릿속에는 그간 자신이 저질렀던 스승에 대한 극악무도한 행패들이 스쳐지나가고 있었다.
'설마... 미래로 가서 세뇌가 풀려가던 즈음 갑작스럽게 한세빈이 친근하게 느껴졌던 것 역시, 지워져버린 과거 기억의 티끌이 내게 알려주고 있었던 것인가...!'
[까앙!!]
엄청난 힘으로 5장로가 들고 있던 단검을 저 멀리 날려버린 장 티엔은 검을 휘두른 뒤 그 자세로 한동안 멈춰 움직이지 않았다.
"어이쿠 놀래라. 이제 좀 화가 나나보구만?"
그동안 그는 생각했다. 어찌하여 흑귀는 그토록 나와 흑향을 이용해서 스승님을 죽이려고 했던 것인지. 왜 흑향은 이유도 없이 자신의 어머니라는 사실도 모른 채 한세빈을 죽이도록 명령받아야만 했는지를.
게다가 그 명령을 내린 것은 확실하게 올해 바꿔치기한 새로운 흑귀였다. 그 전까지 그는 그런 명령을 받아 본 기억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확실한 이유를 가지고, 바뀐 흑귀는 자신을 이용했다.
"네녀석, 이 사실을 내게 알려주는 이유가 뭐지 이제와서?"
장 티엔은 결국 터져나오는 분노를 억제할 수 없게 되었다. 참고 참아왔지만 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무리였다.
자신과 흑향에게 이런 극악무도한 임무를 맡긴 흑귀에게 향하는 이 분노를 억제하기 위해선 흑향이 필요했다. 어떻게든 그녀를 구해야만 했다.
"흐으아아아아아!"
[깡!!]
얼마나 괴력으로 그 검을 휘둘렀는지, 장 티엔의 대검은 5장로가 뽑아든 또 하나의 단검을 완전히 부러트려버림과 동시에, 그의 권총에 칼자국을 내기에 이르렀다.
그대로 검에 베일뻔 한 5장로는 빠르게 굴러 옆으로 피했다.
"어이쿠, 이런. 제대로 열받으셨군 그래. 그래, 그렇게 이성을 잃어야 우리 쪽에서 네 녀석을 요리하기가 쉬워진단 말이다."
5장로가 신호함과 동시에 방문이 열렸고, 복면을 쓴 몇 명의 사람이 안으로 뛰어들어와 장 티엔을 둘러쌌다. 함정...?
"그 때는 잘도 도망가셨더구만. 하지만 이번엔 어림도 없지... 오늘 여기가 무조건 네 녀석의 무덤이 될 테니 말이다."
굉장한 위기였다. 사람 수도 사람수였지만 5장로가 계속해서 근접거리에서 사격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잠깐이라도 실수했다간 곧바로 장 티엔의 몸을 총탄이 관통할 기세였다.
빠른 몸놀림으로 검을 피하고 베고 피하고 베고를 반복했지만 쉽사리 기회는 생기지 않았고, 전투가 지속될수록 장 티엔은 점차 지쳐가기 시작했다.
게다가 저번에 다친 발목의 통증마저 다시 심해지고 있었다.
그는 무심결에 앞으로 5분정도가 한계일거라고 예측했다. 자신이 아무리 뛰어난 암살자고 전투병이지만 이런 악조건 속에서는 그도 한계였다.
장 티엔이 계속해서 움직이며 벽을 등지고 싸우려고 했지만, 병사들이 그를 포위하고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젠장, 저 자식의 총을 어떻게만 뺏는다면...!'
그리고 그 순간 장 티엔은 놀라운 집중력으로 뭔가를 발견했다. 그건 바로 오른발을 딛을 때 조금씩 절고 있는 5장로의 다리였다.
약점.
그리고 이 위기를 탈출할 유일한 기회.
장 티엔은 지체하지 않고 옆의 병사를 밀친 뒤 그가 놓친 검을 집어들어 5장로에게 창을 던지듯 던졌다. 검날에 그의 손이 베여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날아오는 검을 피하기 위해 움직이는 5장로가 빈틈을 보인 그 잠시의 시간을 노리고 장 티엔은 앞의 적들을 좌우로 바다를 가르듯 뚫고 지나가 양쪽에서 날아오는 검을 막으며 방심하고 있는 5장로의 오른다리를 강하게 걷어찼다.
"끄악!!"
그의 예상이 적중했다! 5장로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분명 오른다리에 부상을 입은게 분명했다.
아마 장 티엔은 몰랐겠지만, 귀능이 소율을 되찾으러 이 방에 왔던 그 날. 그는 총에 맞으면서까지 5장로의 다리에 깊은 상처를 남겼던 것이다.
그날 들렸던 비명소리는 귀능의 것이 아닌, 바로 5장로의 것이었다.
5장로가 쓰러진 탓에 병력들이 우왕좌왕 하는 틈을 타 장 티엔은 스쳐가는 작은 소리를 듣고 퍼뜩 정신이 들었다. 너무나 작아서 묻힐 뻔 했던 아주 작은 충격음이었지만, 그는 분명히 소리가 나는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계속해서 덤벼드는 많은 병사들의 검을 피하고 그들의 몸을 베면서도 그는 머리로는 계속해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계속해서 5장로의 총알이 날아들었지만, 그는 분노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검무를 펼치는 사람처럼 검과 총알 사이를 유연하게 빠져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소리의 진원지를 알아냈을 때, 장 티엔은 확신했다. 방 안쪽 장롱, 그 안에 같힌 흑향이 깨어나기라도 한 것인지 그냐가 분명 장롱을 몸으로 흔든 것이 분명했다.
드디어 흑향의 위치를 알아낸 장 티엔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래 이젠 거리낄 것이 없다. 어디에 흑향이 있는지만 안다면,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10명 남짓의 사람따위는 그에겐 위협거리도 되지 않았다.
그리고 엄청난 분노로 인해서였을까, 그의 몸은 지금껏 하지 못했던 엄청난 일들을 해내기 시작했다.
흔히 말하는 각성이나 다름없는 것을, 역사에 유례가 없는 일을 그는 해내고야 말았던 것이다.
"흐아아앗!!"
"아니?!"
엄청난 기운이 장 티엔의 주변에 몰려들었고, 그에 놀라 5장로 역시 바닥에 주저앉은 상태로 염원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염원력의 충돌로 인해 균열이 생기는 와중에도 장 티엔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었고, 5장로는 그 모습에 놀라고 말았다.
염원력을 사용하는 와중, 균열을 키워나가면서도 움직이는 장 티엔의 모습은 5장로를 공포에 몰아넣고 상황을 역전시키기에 충분했다.
다행히 병사들이 5장로에게 달려가는 장 티엔을 막아서고 그를 보호했지만, 장 티엔은 식은땀을 흘리며 간신히 염원력을 받아치고 있는 5장로를 보며 조소를 날렸다.
"덕분에 그동안 이루지 못했던, 스승님조차 성공하지 못하셨던 경지에 날 도달하게 해 주었구나 5장로. 고마울 따름이군!!"
그는 몸을 돌려 흑향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계속해서 균열이 커지고 그 수가 늘어나고 있었던 터라 서둘러 움직이지 않으면 그대로 휩쓸려 또다시 알 수 없는 차원으로 날아갈 게 불보듯 뻔했다.
이미 몇 명의 병사는 균열로 빨려들어갔고, 5장로가 힘을 풀었음에도 불구하고 균열은 그 기세가 줄지 않고 계속 늘어나기 시작했다.
"몸을 피하셔야 합니다 장로님!!"
이미 장 티엔은 장롱 속의 흑향을 구해 어깨에 들쳐 맨 채로 방을 빠져나가고 있었고, 균열로 인해 그와 닿는 길이 모두 막혀버린 5장로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남은 병사들에게 부축을 받아 서둘러 소율의 방에서 빠져나갔다.
============================ 작품 후기 ============================
장 티엔이 드디어 각성했네요.
싸우자 이기자 예이 <-
날이 더워서 점점 헛소리가 나옵니다 (털썩)선추코 감사합니다 :>
-리리플
신의탑hello님 // 고생많으십니다 이 더운 날씨에 ㅠㅠ 은하수보며님 // ㅇㅅㅇ/ 즐감하세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