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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 그녀의 운명은 뭔가 잘못됐다-68화 (67/188)

68화

휘츠먼은 놀라 책을 집어들었고, 제목을 보았다.

"... '위험한 관계'?"

그러나 제목은 전혀 관계가 없어보였다. 그렇다면 왜 이 책이지? 책을 이리저리 돌려보던 휘츠먼은 곧 책의 구석에 무언가를 발견했고, 그것을 보자마자 그는 바닥으로 시선이 돌아갔다. 많은 생각이 오가는지 그는 한참 생각하더니 이내 발을 떼서 옆 방으로 갔다.

"... 계십니까?"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간 방 안은 정말 캄캄했다. 오후 3시의 한낮인데도 어두운 방 속에서 그는 책상 위의 무언가를 발견하고 조심스레 그 쪽으로 다가갔다. 닫힌 서랍에 살짝 튀어나와있는 책 같은 것이 그의 그의 이목을 끌었다.

"다이어리?"

휘츠먼은 중얼거리며 조용히 다이어리를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고, 곧 어느 부분에서 읽는 것을 중단하고 말았다.

"그가 죽고 나서... 계속 연구하고 있다. 연구 비용이 다른 연구와 달리 엄청나지만 난 그만들 수가 없다. 난 그를 위해 모든 것이라도 바칠 준비가 되 있고, 모든 노력과 셀 수 없는 만큼의 시간을 투자해서라도... 난 그를 되살려 낼 것이다."

되살린다는 말에 휘츠먼은 엄청나게 놀라 다이어리를 떨어트리고 말았다. 웰른 부인이 무엇을 꾸미고 있는지 알아버린 탓인지,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설마 부인이 이래서 외부로 나오지 않았던 건가? 사람을 되살리는 연구라니... 가능할 만한 것이 아닌데..."

그러다가 문득 옆방이 사건 현장이라는 생각이 들어 취재를 위해 그는 자리를 옮기게 된다. 이번 사건의 실제 현장이 아직 로젠 백작의 통제에 의해 공개된 적이 없기 때문에 만약 현장을 찍게 된다면 이건 엄청난 특종이 될 것이 분명했다.

휘츠먼은 조심스레 옆 방으로 넘어갔고, 어두운 방 안으로 들어오자 비릿한 냄새가 방 안 가득 퍼졌다. 카메라를 꺼내든 휘츠먼은 희미하게 보이는 핏자국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주위를 다시한 번 살핀 뒤 셔터를 누른다. 한번, 두번, 세번.

"...!!"

사진을 찍던 그는 문득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려옴을 깨닫고 벽장 안으로 재빨리 숨는다. 숨죽이고 벽장 틈 사이로 밖을 지켜보던 그는 누군가가 방 안으로 들어왔음을 눈치챈다. 누군지 알아보려고 애를 써 봤지만 어두운 탓에 잘 보이지가 않았다.

"역시나... 그랬군. 이 곳에 와 보니 확실히 알겠어."

목소리를 들으니 어렴풋이 추정되는 인물은, 몇일 전 사건 조사 관련해서 자신을 찾아왔던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가 살며시 말을 걸어보려는데, 갑작스럽게 일이 터지고 말았다. 객석에서도 동시에 비명들이 터져 나왔다.

"범인은... 음?"

[푸욱!]

"끄억-!!"

어둠 속에서 갑자기 괴한이 튀어나왔고, 괴한이 흉기로 남자의 배를 찔렀다. 남자가 쓰러진 후에도 괴한은 계속해서 그를 찔렀고 그가 완전히 피떡이 되고 나서야 괴한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재빨리 문 밖으로 도망쳤다.

휘츠먼은 두 손으로 간신히 입을 막은 채 비명이 터져나오려는 걸 참고 있었다. 힘겹게 떨리는 두 다리에 다시 힘을 주고 일어선 그는, 정말 조심스럽게 벽장 문을 열었다. 아무도 없는 걸 몇 번이고 확인한 후에야 그는 방금 시체로 변한 남자의 곁으로 갔다.

"...카프. 역시나 이 사람이었어"

그는 카프가 범인을 알아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본능적으로 그가 남겼을 단서 같은 물건을 찾기 시작했다. 아니나다를까, 큰 대자로 뻗어 있는 그의 손이 가리키던 방 구석엔 피 묻은 수사일지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휘츠먼은 알 수 있었다, 이것에 손을 대는 순간 자신도 괴한에게 습격받을 수 있다는 것을. 그렇지만 안전하고 싶다는 이성보다 호기심이 그를 움직이게 만들었고, 결국 그는 수첩을 집어들어 안에 적힌 내용들을 보고 말았다.

[뚜벅, 뚜벅]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시 복도에서 발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구두 소리 같지만... 뭔가 무게감이 이상했다. 남자라고 보기엔 너무나 가벼운 발걸음 소리 설마...

"일단 숨자.."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발소리에 휘츠먼은 까치발로 재빨리 벽장까지 뛰어가 문을 열고 안으로 돌진했다. 그런데 이게 웬 걸, 실수로 발을 헛디뎌 미끄러진 그는 벽에 부딪히지 않고 그대로 옆방으로 울러넘어지고 말았다.

"뭐, 뭐야 이게?!"

그 약간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관객들이 잠깐 웃었지만, 곧 긴장감의 고조로 사그라들었다. 그가 넘어지면서 난 소음에 괴한이 다가오는 소리가 점점 빨라졌기 때문이었다. 휘츠먼은 황급히 일어나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려고 창문께로 향했다. 그러나 워낙 거대한 저택이었던 탓인지 그 높이가 2층임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했다.

"크읏, 큰일났네. 빨리 도망가야.. 어?"

그는 안전부절 못 하며 벽을 더듬거리다가 뭔가 어색하게 골이 져 있는 곳을 발견했다. 자세히 보니 무슨 작은 금고 같은 것의 문이었는데, 살짝 누르니 갑자기 팽그르르 돌아갔다. 그와 동시에 방 문으로 괴한이 들이닥쳤고, 괴한의 단도가 엄청난 속도로 휘츠먼의 가슴을 향해 날아들었다.

"제길 위험- 흐액!?"

단도가 휘츠먼의 가슴을 관통하려던 바로 그 순간, 그가 밟고 서 있던 바닥이 무너지며 그는 아래로 추락하고 말았다. 날아온 단검은 그의 머리카락을 스치고 지나가 벽에 꽂혔고, 괴한은 '쳇!'하고 분노를 표출하며 빠르게 달려와 그가 떨어진 쪽을 유심히 살펴봤다.

잠시 무대 이동을 위해 불이 꺼지자 관객석이 술렁거렸다. 아무래도 범인 역할이 누군지 궁금했었던 모양인데, 단도를 던지는 폼이 예사 몸놀림이 아니었으니 뭐... 암살자 역할이 누구였는지는 곧 공개되므로 굳이 말하진 않겠다.

무대가 바뀌고, 지하실의 불이 켜졌다. 엄청난 실험도구들과 표본들, 수많은 약품 냄새로 가득한 실험실의 첫인상은, 아마 굉장히 놀라웠으리라고 믿는다.

"으윽... 허리야. 대체 여긴 어디야?"

이런, 내가 등장할 차례군. 이제부턴 연극에 집중해야지! 후우... 발목이 아프지만 완전히 잊으며 연기해야 해.

"움직이지마. 움직이면 쏜다."

"헉. 누, 누구세요!"

짜잔, 먼저 나의 가장 충실한 하녀 역할을 맡고 있는 헬라(방다혜 역할)가 등장해했고, 긴장감이 고조된다!

"누구야! 이름을 대!"

"휘... 휘츠먼입니다. 뉴욕 타임즈의 기자에요!!"

"헬라, 그만둬!"

난 무거운 드레스 자락을 두 손으로 들고 사뿐사뿐 걸어 나와 헬라가 겨누고 있는 총을 내렸다.

"주인님! 침입자 일 수도 있어요!"

"아니야. 이 분 기자 맞아... 저번에 봤었죠? 휘..."

"휘츠먼입니다. 부인. 저번엔 정말 죄송했습니다."

휘츠먼은 벌떡 일어나 깍듯이 인사했다. 난 괜찮다고 손짓하며 헬라에게 의자를 가져다 주라고 지시했다.

"그... 그나저나 여긴 대체 어디죠?"

"제 연구실입니다. 아마 방문한 사람은 저희 가족 말고는 휘츠먼 씨가 처음일 것 같네요."

"그럼 여기 이 엄청난 실험도구들이 전부..."

난 씨익 웃으며 다시 실험중이던 테이블로 이동했다. 조심조심, 발목 삐끗할라.

"네, 제 작품들이죠. 실제로 연구를 통해 개발한 물질이라던지 약품들은 지금도 비싸게 팔리고 있어요. 가장 유명한 거로는 XXOX진통제나, XX감기약 등이 있죠."

"네? 설마요. 그건 다른 과학자들이 개발한 걸로 기사가 분명..."

"천만에 말씀. 과학계의 비밀 루트를 통해 제게 돈을 주고 레시피를 받아 가서 자신의 이름으로 팔고 있는 거랍니다. 아, 이건 비밀이니까 기사 내셨다간 그 분들한테 암살당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시구요."

"하...하하하 네..."

휘츠먼은 놀라면서도 계속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내 눈가를 보고 다시 두리번거리는 것을 반복했다. 아마도 내 눈 밑에 검게 칠해둔 다크 서클 때문일 것이다.

"주인님, 샘플 RV302007을 가져오겠습니다."

"그래 그 다음 것도 같이 가져오렴."

휘츠먼은 한동안 멍하니 그녀가 실험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문득 자신이 여기 오기 직전에 겪었던 일이 갑자기 떠올랐다.

"맞아, 이럴 때가 아니지! 큰일입니다 부인, 위에 상황이..."

"무슨 일이라도 있나요?"

"지금 경찰서장 카프 백작이 살해당했습니다. 분명 저번... 그 사건 때와 동일범이 분명해요, 저도 죽을 뻔 했어요!"

그러나 그가 뭔가를 말하려는 찰나, 멀리서 또다시 단검이 날아왔다.

[슈와악-! 탁!]

"움직이지마!"

"흐익?!"

"...!!"

그리고 휘츠먼의 옆으로 날아간 단검은 그대로 내가 있던 테이블에 날아와 꽂혔고, 갑자기 등장한 괴한으로 인해 휘츠먼은 그자리에서 굳어버렸다.

============================ 작품 후기 ============================

+14.07.11 수정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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