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휘의 성자-238화 (238/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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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장. 참회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눈앞에 널브러져 있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시체와 현재 자신의 모습을 번갈아 본 카룬의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온 몸이 반투명해진 것은 둘째 치고 마치 유령처럼 다리가 존재하지 않고 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루인의 공격으로 인해 그대로 사망한 카룬은 정확히는 가사 상태에 들어가 있던 것이다.

「유니즌」에서는 보통 유저가 HP가 0이 되어 사망하였을 경우 곧바로 로그아웃 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을 경우 몇 분간의 유효 시간이 주어진다.

이는 죽은 뒤에 일어날 수 있는 악질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도 있지만 혹시나 있을 수 있는 부활을 위해서였다.

하지만 유저를 부활시킬 수 있는 경우는 대신관급 사제가 사용할 수 있는 리저섹션이나 왕국에서 보물로 여겨지는 특별한 아이템 밖에 없었다.

그러기에 사망하였다면 그저 미련 없이 로그아웃하는 것이 기본이었지만 지금 카룬의 경우는 달랐다.

띠링!

「특수 아이템 '피닉스의 깃털'을 사용하시겠습니까?」

그저 남대륙 용암지대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만 알려져 있는 전설의 영물 피닉스! 불멸의 삶을 살고 있는 그의 깃털을 가지고 있다면 영원불멸의 삶을 살수 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무척 희귀한 물건이었다.

사실 그 정도 효과까지 가지고 있지는 않았지만 깃털을 사용함으로써 다시 한 번 생명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무궁무진하였다.

'요즘 꿈자리가 뒤숭숭해서 혹시나 해서 바꾼 것이었지만 설마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이야.'

카룬이 이런 희귀한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저번 교황청 사건을 해결함과 동시에 얻게 된 바룸 왕국의 공적치, 업데이트를 하기 전 한 나라의 왕성인 만큼 자신에게 쓸 만한 아이템이 있나 하는 마음으로 공적치로 교환할 수 있는 아이템을 둘러본 카룬이었다.

눈이 돌아갈 만큼의 효과와 특수 기능을 가지고 있는 아이템들을 볼수 있었지만 확연히 차이나는 레벨 제한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할 수 없이 눈 호강이라도 할 속셈으로 왕궁의 보물창고를 이 잡듯이 뒤진 카룬의 눈에 띈 것이 바로 '피닉스의 깃털'이었다.

그 값은 무려 공적치 15000! 전설 급에 해당되는 검이 공적치가 10000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수치가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교황청에서의 죽음 이후 여러므로 불안감이 늘은 카룬은 보험 드는 셈 치고 교환해 두었던 것이었다.

"물론 지금 이걸 쓸 생각은 없지만 말이야."

웬만하면 쓰기 싫고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만 쓰려고 작정하였던 카룬이었던 만큼 지금의 상황에서 쓸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 남아있던 퀘스트가 아깝기는 했지만 이 정도 했다면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한 카룬은 남은 시간동안 구경이라도 하자는 마음으로 전방을 주시하였다.

그리고 이내 자신의 있던 뒤쪽에 위치해 있던 풀숲으로부터 루인의 모습을 드러내자 카룬의 표정이 차가워졌다.

'배신한 건가…….'

평상시와 다른 행동과 갑자기 모습을 보이지 않아 혹시나 하고 있었다. 그래도 적지 않은 시간동안 지내왔기에 적어도 자신에게 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만큼 배신감을 느끼는 카룬이었다.

그리고 혼란스러운 정도로 급변해 가는 상황들! 그것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카룬의 머릿속은 복잡해지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결국 뭐인 거지?'

처음부터 자신을 해할 목적으로 다가왔다고 하기에는 애매했다.

루인과 만난 시기가 자신이 게임을 시작한 얼마 지나지 않아서 였기에 딱히 누구와 원수를 진적도 없었다. 그리고 루인의 본 실력을 보았을 때 마음만 먹었다면 죽어도 수십 번은 죽었을 것이 분명하였다.

그렇게 의문이 의문을 낳은 채 고민에 휩싸여 있을 때 마리아의 숨겨둔 수로 인해 죽을 위기에 빠진 루인을 본 순간 무언가 깨달았는지 문득 고개를 들어올리는 카룬이었다.

'그래, 지금 문제는 그게 아니야!'

그랬다. 적이냐 아군이냐를 떠나서 지금 이렇게 루인을 떠나볼낼수 없는 카룬이었다. 상황이 어찌되었든 일단 자신을 죽음으로 내몰은 것에 대한 목숨 값은 당연히 받아내야 할 것이 인지상정이 아닌가!

그러한데 만약 여기서 루인이 죽어버려 후에 잠적해 버린다면 루인에게서 그 무엇도 받아낼수 없게 되는 것이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곧바로 피닉스의 깃털을 사용하기 위해 입을 열려 햇던 카룬의 입이 희미하게 떨리기 시작하였다.

물론 루인에게 받아야 목숨 값도 중요하기도 했지만 막상 사용하려고 하니 15000의 공적치가 눈에 아른거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내 결심했는지 이를 꽉물며 겨우 겨우 입을 여는 카룬이었다.

"피.피닉스의 깃털 사용!"

띠링!

「'피닉스의 깃털'을 사용하셨습니다. 깃털 안에 잠들어 있던 강력한 생명력이 당신의 몸 안에 깃들기 시작합니다.」

「강력한 생명력을 통해 부활합니다.」

「모든 HP와 MP를 회복합니다.」

「걸려있던 모든 패널티가 해제됩니다.」

「피닉스의 기운이 당신의 몸에 깃들었습니다. 불 저항력이 10% 증가합니다.」

「특별한 존재가 당신에게 흥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깃털 값어치만큼 모두 뽕을 뽑아주마..!'

============================ 작품 후기 ============================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족들과 즐거운 설날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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