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휘의 성자-236화 (236/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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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장. 참회

"흐음..."

싸늘한 시체로 변해버린 카룬을 무심히 쳐다보던 마리아는 미묘한 소리와 함께 화살이 날아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우거진 수풀 사이로부터 한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갑자기 나타나 스틸 행위라니, 매너가 없는 게 아닌가요?"

"제대로 상대 해 주지도 않고 장난치는 것도 보통 악취미가 아닌 거 같은데 말이지."

장난기 가득한 그녀의 말에 무심히 대답하는 남성, 루인의 말에 싱긋 미소를 지어보인 마리아는 들고 있던 낫을 힘껏 땅으로 내리쳤다.

그러자 그녀의 주변에 갑자기 나타나듯이 모습을 들러내는 수십의 검은 인영들!

"눈썰미가 좋으시네요."

마리아를 보호하듯이 둘러싸고 있는 검은 인영들은 마기가 흘러넘치는 거대한 낫을 들고 명령만 있다면 언제든지 공격하겠다는 듯이 루인을 주시하고 있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한 두수를 숨겨놓고 상대를 농락하는 게 너희들이 특기지, 그렇지 않나?"

"마치 저희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듯이 말하시네요?"

"로젠 성의 비극에 대한 진실을 알고 있는 자라면 대답이 되겠군."

"!"

은은한 분노가 들어있는 루인의 말에 흠칫한 마리아는 전과는 다른 의미에 미소를 지으며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눈빛으로 루인을 쳐다보았다.

"반년동안 그 흔적조차 찾을 수 없던 사람이 왜 갑자기 이곳에서 모습을 드러낸 거죠?"

"이제 그저 매듭을 지으려는 것 뿐……."

"?"

이해할 수 없는 루인의 말에 순간 고개를 갸웃거리는 마리아였지만 이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이 들고 있던 낫을 고쳐들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전투태세를 취하는 검은 인영들!

"뭐 어찌되었든 이렇게 된 이상 받은 임무를 잠시 미루더라도 당신을 죽여야 겠군요. 위쪽에서도 이해해 주겠죠."

"글쎄, 과연 그렇게 쉬울까?"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지……."

후방에서 검은 인영들의 견제와 함께 카룬과 마리아의 전투를 주시하고 있던 시론들은 너무나 갑작스러운 상황에 머리가 따라가지 패닉에 빠져있었다.

카룬이 드디어 일격을 가했다라고 생각했던 순간 생각지도 못한 화살로 인해 카룬이 죽어버린 것이었다. 그것만으로도 혼란스럽기 충분한데 그 뒤로 범인으로 추정되는 이의 등장에 또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어째서 사라졌던 루인 오빠가 저기에 있는 거죠? 그리고 설마 루인 오빠가 카룬 오빠를?"

"배신인가?"

적지 않은 시간을 루인과 함께 다니던 린과 루스인 만큼 루인이 그런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았기에 도저히 두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 충격은 더욱 컸다.

"괜찮을 거예요."

"로리안 언니?"

최후방에서 자연의 음유시인 특유의 연주를 통해 아군들에게 도움이 되는 버프를 걸어주고 있던 로리안은 어쩔 줄 몰라 하는 린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차분히 말을 이었다.

"루인님도 다 계획이 있으셔서 행동하고 있으신 거라 생각해요, 무엇보다 바람이 괜찮을 거라고 말하고 있거든요. 우리들은 일단 지금의 전투에 집중 하도록 해요."

언제 나와 같은 마이 페이스적인 말투로 일행들을 진정시킨 로리안은 문득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전투에 들어간 루인이 들고 있는 활을 눈빛을 빛냈다.

'설마 당신이 그 귀신이라고 불리는 사람일 줄이야, 당신과 이들이라면 적어도 걱정하는 상황이 나오지는 않겠죠. 그나저나 앞으로 더 재미있게 되었네요…….'

"패스트 스탭! 날카로운 화살!"

땅을 박차며 순식간에 앞으로 뛰쳐나오며 화살을 시위에 건 루인은 어느새 바로 앞에 위치해 있는 검은 인영을 향해 쏘았다.

띠링!

「크리티컬 히트! 상대방이 받는 대미지가 2배로 증가합니다.」

단 한 발의 화살로 상대방을 먼지로 만든 루인이 다시 자세를 잡으려는 찰나 양 옆에 있던 검은 인영들이 거대한 낫을 번쩍이며 쇄도하였지만 이미 예상하였다는 듯이 앞으로 도약해 피하며 재빨리 또 하나의 화살을 시위에 걸었다.

"애로우 붐."

폭약이 포함된 화살이 빠른 속도로 나아가 큰 폭발과 함께 후폭풍을 만들어냈다. 폭발에 의한 후폭풍으로 한치 앞도 분간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이미 인간이라 할 수 없는 시야를 가진 검은 인영들이 붉은 안광을 밝히며 루인의 인영으로 보이는 곳을 덮쳤다.

"?"

하지만 예상과 달리 무언가 베였다는 느낌이 들지 않자 고개를 갸웃거린 인영들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이내 마나로 이루어진 분신이라는 것을 깨달은 찰나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

"폭(爆)!"

루인의 짧은 한마디와 함께 여러 개의 낫에 베여 흐물흐물해진 루인의 분신이 빨갛게 변해가더니 큰 폭발과 함께 주변을 화염에 집어 삼키게 하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반수 이상 남아있는 검은 인영들은 더욱 더 루인에게 적대감을 드러내며 마기를 뿜어내며 달려들었다.

원거리 공격이 전부라 할 수 있는 궁수에게 있어 근접전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행동이었다. 현명한 판단이라고 할 수 있지만 상대가 보통 궁수가 아니라는 점을 간과한 것이 크나큰 잘못이었다.

씨익…….

다수의 적이 자신에게 다가오는 대에도 불구하고 슬쩍 미소를 지어보인 루인은 바로 전방에서 다가오는 인영을 들고 있던 활로 후려쳤다.

말 그대로 활등으로 인영의 머리를 후려친 것이었다.

"크헉!!"

지금까지의 전투에서 단 한 번의 소리도 내지 않았던 인영의 입에서부터 당혹과 고통의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른 한 손에 화살을 쥐어든 루인은 그대로 혼란 상태에 빠진 인영을 향해 내리 꽂았다.

그대로 먼지가 되어버린 인영을 뒤로하고 뒤에서 다가오고 있던 또 다른 인영을 뒤차기로 날려버림과 동시에 정확히 머리에 화살을 쏘아 맞추어 순식간에 먼지로 만들었다.

무식하다 못해 어이없는 방법에 인영들이 약간 주춤거리자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재빨리 뒤로 빠진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양새의 화살을 하늘을 향해 쏘아 올렸다

.

"체인 에로우."

어느 정도의 위치까지 도착한 화살은 갑자기 터지더니 그 안에 있던 거대한 크기의 사슬 그물이 퍼져있던 인영들에게 감싸져 속박하였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상대인 만큼 재빨리 속박을 풀고 다시 한 번 공격을 가하려던 찰나 전방에서 느껴지는 강대한 기운에 고개를 돌리자 지금까지와 달리 확실히 자세를 잡고 활시위를 걸고 있는 루인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시위에 걸려있는 화살을 감싸고 있는 범상치 않은 붉은 기운!

"스나이핑!"

팔이 떨릴 만큼 최대한 잡아당긴 시위를 놓자 폭풍과 같은 바람과 함께 화살이 날아간 일직선이 초토화 되었다.

"꿀꺽……."

어느새 전투도 멈춘 채 그 광경을 본 누군가의 침소리와 함께 잠잠해진 전장 한 가운데 서 있는 이는 그 모습 그대로 귀신이었다.

============================ 작품 후기 ============================

오늘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보니 저도 해도 너무했네요.

2013년에 쓴 편수가 겨우 30편도 안된다니..

뭐라 할 말이 없네요.

참고로 누구나 렙 높고 템 좋다고 저렇게 할수 있는거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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