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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장. 참회
"1부대, 조금씩 뒤로 물러나면서 2부대와 교대해 재정비한다. 후방 부대는 전방의 아군이 좀 더 쉽게 후퇴할 수 있도록 지원 사격. 마나를 아끼지 마라! 레드 라이언 길드의 힘을 보여주는 거다!"
"와아아!!"
"레드 라이언 길드에 영광을!!"
사기 진작을 위해 노력하던 카잔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리 자신들이 대륙 내에서 알아주는 랭커들이라고는 하지만 결국은 인간, 싸우다 보면 다치고 지치기 마련이다. 게다가 이미 계속된
전투로 인해 준비해 두었던 물약과 음식 또한 바닥을 보인지 오래였다.
최후의 방법으로 안 그대로 적은 인원을 2부대로 나누어 교대로 휴식을 취하며 전투를 임하고 있지만 본래 전원이 있을 때도 불리했던 상대를 반 정도의 인원으로 당해낼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버틸 수밖에 없었다. 딱히 카룬과의 의리에서 오는 오기 아니었다.
그것은 자존심, 높은 명성을 가지고 있는 10대 길드중 하나로써 그 중에서도 정예라고 할 수 있는 그들이 어떠한 이유에서든 패배한다는 것은 길드 전체의 명성을 추락하는 것, 그리고 명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길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손쉽게 무너질 수 없었다.
무엇보다 지금 상대하고 있는 검은 인영들은 '어둠'이라고 불리며 많은 이들이 두려워하기에 여기서 승리만 거머쥘 수 있다면 더욱 큰 명성을 얻을 수 있기에 죽기 살기로 싸우고 있는 것이었다.
'결국 저 여자를 없애야 한다는 답이 나오기는 한데.'
지금 계속해 검은 인영들이 나타나는 이유가 마리아의 이상한 마법 때문이었기에 그녀를 없애는 것이 이 상황을 타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바로 옆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그들의 상황을 보자면 결코 참여하고 싶지 않은 그였다.
쾅!
콰콰쾅!
그저 금속으로 이루어진 두 무기가 부딪치는 소리에 불과하건만 무슨 부딪치는 족족 폭탄 터지는 듯 한 소리와 함께 주변의 땅이 난장판이 되는 보는 이가 질릴만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
지금까지 수많은 전투를 걸쳐왔고 하루에 수십 번에 전쟁이 일어났던 대전쟁 시대에서도 현역이었던 카잔이었지만 단연코 지금과 같은 전투를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마르코와 타나토스라는 사신의 전투는 파격적이었다.
'과연 저 남자는 보통이 아니었어.'
그런 전투 속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는 카룬을 뜨거운 눈빛으로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다. 저 정도의 괴물 같은 힘을 가진 자를 부하를 가지고 있다면 그 주인은 얼마나 강대한 힘을 가지고 있단 말인가!
"꼭 이쪽으로 끌어들여야 겠어, 어떠한 수를 쓰더라도…….음?"
다시 한 번 다짐을 다지고 있던 찰나 문득 시야에 들어온 무언가에 눈을 휘둥그레 뜨는 카잔이었다.
"이름이 성모(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 '마리아')고 친구는 죽음의 사신(그리스 신화에서 죽음의 관장하는 신 '타나토스')이라니 무슨 개그 하냐?"
답답하기 그지없는 상황에 푸념을 내뱉은 카룬은 전투로 인해 발생하는 파공음에 눈살을 찌푸리며 전방을 바라보았다. 눈으로만 보자면 막상막하의 전투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었다.
초반에는 어느 정도 승산이 있어 보였다. 겉모습만큼이나 무시무시한 전투력을 갖춘 타나토스였지만 상대 또한 대륙에서 알아주었던 강자 중에 강자, 게다가 홀리 나이트로 이직하면서 더욱 강화된 홀리 오러를 사용하는 마르코를 상대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1대 1 상황에서나 이야기…….
"붙잡아 끌어라 망령이여, 살아있는 모든 이들에게 느슨함의 저주를."
"죽음에 이를 때까지 끝없이 빨아드려라, 혈귀의 원한이여."
띠링
「홀리 나이트 '마르코'가 저주 '걸음을 붙잡는 손'에 걸리셨습니다. 모든 움직임이 일시 적으로 느려집니다.」
「홀리 나이트 '마르코'가 저주 '끊이지 않은 출혈'에 걸리셨습니다. 상처 부위의 회복이 대폭 느려집니다.」
"제길, 디스펠(Dispell)!"
"어딜요, 언디스펠(Undispell)"
"아놔!"
어디에 숨어있었는지 에스트라의 융단 폭격을 맞고도 살아남은 몇몇 흑마법사들이 아예 작정하였는지 마르코에게만 저주를 퍼 붙어 상황을 불리하게 만들고 있었고 어떻게든 서포트하기 위해 노력하는 카룬이었지만 어디서 배워먹은 스킬인지 계속해 방해하는 마리아로 인해 여러 가지로 불리한 상태에서 전투를 속행하고 있는 마르코였다.
'이대로는 완전 밑 빠진 독에 물 붙는 격이야, 저 흑마법사들 부터 어떻게 하지 않으면.'
"홀리 스피어"
일단 어떻게든 저주라도 풀어보자는 생각에 마르코의 서포트를 포기한 카룬은 주위에 보이지 않게 조심히 작게 빛의 창을 만들어 흑마법사들에게 쏘았다.
근본은 마법사인지라 기본적인 방어력이 약하였고 무엇보다 상극이라 할 수 있는 성(聖) 속성의 마법이라 충분히 치명상을 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어디선가 나타난 칠흑의 방패에 막혀 볼품없이 팅겨져 사라지는 빛의 창이었다.
"이거 참, 뭐 하기만 하면 죄다 막혀버리니."
지금까지도 자신의 스킬이 먹히지 않은 상대들을 많이 보아왔지만 이번과 같이 완벽하게 막혀본 적이 없었기에 마치 자신을 상대하기 위한 스킬들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수 없는 카룬이었다.
============================ 작품 후기 ============================
아 진짜 공백이 크긴 크네요.
참으로 어이없는 이야기지만 글쓴이인 저도 내용이 다 까먹어 정주행 중입니다....<-퍽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