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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장. 참회
마치 자신의 온 몸을 옭아매는 듯 한 소녀의 적안에 움찔거리며 뒤로 물러나는 카룬이었다. 그것은 두려움, 지금까지 만나온 만만치 않았던 적들 설령 봉인된 신의 조각이라는 마몬과 싸울 때도 느껴지지 않은 두려움이 힘없고 외소해 보이는 소녀를 그저 보는 것만으로 마치 천적을 마주한 듯 본능적으로 느껴지고 있었다.
'이게 도대체...'
난생 처음 느껴보는 기분 나쁜 느낌에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본능적으로 재빨리 전투태세를 갖추는 것을 잊지 않는 카룬이었다. 본능만이 아닌 그의 지금까지의 연륜도 말하고 있었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소녀는 무척 위험하다는 것을 그리고 어쩌면 지금까지 만나온 그 누구보다 더욱 말이다.
게다가 더욱 카룬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 점은 방금 전만 하여도 미친 듯이 날뛰고 있던 에스트라가 어느새 공중에서 내려와 가만히 있다는 점이었다. 겨울에 전기세 쓰듯이 마구잡이로 쓴 탓에 마나가 고갈되어 탈진해 버렸을 가능성도 있었지만 너무나 갑작스럽게 그것도 소녀가 나타난 순간 행동을 멈춘 것은 우연이라 보기 힘들었다.
갑자기 전개 태세를 취하는 카룬의 행동에 의아함을 느끼는 카잔들이었지만 그들 또한 대륙에서 알아주는 베터랑들, 곧바로 자신의 무기를 들어 올리며 갑작스럽게 나타난 은발의 소녀를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흐음……."
수십 명이 넘어가는 이들이 자신을 경계하듯 주목하는 시선에 위축될 만하지만 무척이나 여유로운 소리를 내며 주위를 쭉 둘러본 소녀는 이내 자신과 마주하고 있는 에스트라는 바라보더니 씩 미소를 지어보였다.
"흐아아앗!!!"
바로 그 순간이었다. 마치 기절한 듯이 가만히 서있던 에스트라가 그 자그마한 몸에서 나온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큰 기합성과 함께 소녀에게 달려 나간 것은 말이다. 그리고 그가 들고 있던 지팡이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짙은 푸른빛!
"저건?!"
"마나 어택!"
같은 마법사답게 곧바로 에스트라의 행동을 이해한 이들은 매우 놀란 목소리로 소리쳤다.
말 그대로 자신의 모든 마나를 한곳에 담아 직접적으로 상대를 공격하는 마나 어택! 거의 제로에 가까운 거리에서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것이기에 상대에게 지니고 있는 마나 량에 비례해 무척 큰 대미지를 입을 수 있는 스킬이었지만 반대로 근접전에 매우 불리한 마법사 본인이 직접 적의 가까이만 가야해만 하기에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양날의 검같은 스킬이었고 지금 그 스킬을 에스트라가 사용하고 있는 것이었다.
보통의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마나 어택의 파괴력이 소형 폭탄이 터지는 것과 비슷한 영향력을 주는 것으로 미루어볼때 에스트라가 지니고 있는 마나량은 미지수였고 이곳이 한순간에 초토화 될 수 있는 충분한 상황이었기에 재빨리 몸을 빼려던 찰나..
챙!
예상했던 폭발음이 아닌 그저 금속과 금속이 부딪힌 단순한 소리가 들려오자 의문을 표하고 폭발이 일어났어야할 장소를 바라본 이들은 다시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키만 한 거대한 낫을 지니고 있는 소녀의 모습도 놀라웠지만 아직까지도 마나가 압축된 푸른빛이 뿜어져 나오는 에스트라의 지팡이를 막아낸 것이었다.
"말도 안 돼……."
그 모습에 누군가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로 말하자 주변에 있는 이들 모두 공감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에스트라의 지팡이에서 뿜어나고 있는 푸른빛은 순순한 마나가 압축되어 만들어진 쉽게 말해 소드 오러에 비교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보통 검사나 기사에 비해 더욱 많은 마나 량을 가지고 있는 마법사들 특히 에스트라의 경우 그 파괴력은 전설의 금속이라고 불리는 오리하르콘이 아닌 이상 버티지 못할 것이 분명할 것인데 그것을 아무런 피해 없이 막아낸 것이었다.
"크윽, 내 이놈!"
그런 소녀의 행동에 무척 놀랐는지 큰 노성과 함께 재빨리 물러나는 에스트라였다. 이번 마나 어택의 사용한 마나가 상당하였는지 힘들게 숨을 고르는 에스트라는 아직까지 새파란 빛을 뿜어내는 지팡이를 소녀에게 겨누며 소리쳤다.
"어째서 네 놈이 이곳에 있는 것이냐!"
"글쎄요, 제가 여기 있으면 안 된다는 이유라도 있나요?"
어째서인지 분노에 찬 에스트라의 목소리에 귀찮다는 듯이 대답하는 소녀의 모습에 이성의 끈이 끊긴 듯 다시 한 번 돌진해 오자 살짝 한숨을 내쉬는 소녀였다.
"아무래도 또 한 번 복습이 필요할 것 같네요."
아리송한 말과 함께 들고 있던 거대한 낫을 달려오고 있는 에스트라에게 겨눔과 동시에 그녀의 몸에서 검은 오오라가 피어나자 재빨리 몸을 피하려던 에스트라였지만 그의 행동 보다 그녀의 말이 더욱 빨랐다.
"체인 드레인(Chain drain)"
"크윽!"
그녀의 말과 함께 갑자기 허공에서 나타난 칠흑의 사슬들이 에스트라를 속박하기 시작하더니 이내 눈에 보일 정도로 에스트라의 몸 안에 있는 마나를 밖으로 빼내기 시작하였다. 얼마나 빠른 속도로 빨려나가는지 미중년의 모습을 간직하던 에스트라의 얼굴이 점점 볼품없는 얼굴로 변해가고 그것이 곧 죽음에 가까워질 찰나 순간 찰나의 섬광이 에스트라을 구속하고 있던 사슬을 단번에 끊어냈다.
그리고 죽음을 코앞에 보다 겨우 살아 돌아온 에스트라는 눈에 들어온 것은 순백의 기사와 자신이 천년이라는 시간동안 기억하고 존경하던 그의 등을 꼭 닮은 한 청년이었다.
============================ 작품 후기 ============================
이틀만에 적은 용량으로 돌아온 주제에 이런말 하기 뭐하지만 무척 기분 나쁜일이 있어 글을 쓰기 싫었습니다.
제가 글을 쓴지 어느새 2년 정도 가까이 되었고 알게 모르게 갖은 욕을 먹고 있었기는 했지만 대부분 이해하고 별달리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을 제 단골 독자님들은 아실겁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도저히 이해할수 없어 이번 한번만 후기란에 하소연 해보고 싶습니다.
사건의 개요는 제가 화요일이었습니다. 그 날은 우연히 꽤 시간이 많이 남아돌아 좀 길게 써볼까 와봤는데 쪽지가 하나 와 있더군요.
근데 내용이 참 가관이더군요.
기승전결은 어디다 갔다 버리고 마구잡이로 쓴 쪽지였지만 결론은 이거였습니다.
'당신 조작 한거 아니냐'
이 작자의 쪽지에 빌어 말해보면 제 소설이 언제 베스트 1위 하는 것을 보았는데 하루 조회수에 비해 추천수나 댓글 수가 무척 적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그 작자는 제가 인위적으로 조회수나 선작을 조작하여 베스트 순위에 든것이 아니냐는 어처구니 없는 소리인 겁니다.
하아...제가 진짜 어이가 없어서..
물론 제 소설이 조회수나 선작수에 비해 추천나 댓글 수가 적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미리 언급했다 시피 밥먹듯이 연중하는 주제에 그런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조작이라니요..뭐 솔직히 초반때 너무 안오르는 추천에 마음이 상해 추천 몇번 누른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 후 꼴랑 글쓴이라는 자존심으로 그래도 제 소설에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자부심을 조작이라고 말해버리니 갑자기 마음이 확 가라앉더군요..
마땅한 이유가 있어 저나 제 글이 욕먹는 것은 상관 없습니다. 다만 이번과 같은 경우는 좀 많이 그렇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