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휘의 성자-226화 (226/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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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장. 참회

"아이스 스피어."

조용하지만 묵직한 에스트라의 목소리을 방아쇠 삼아 그의 양쪽 허공에 떠있던 집채만 한 얼음의 창이 무지막지한 소리를 내며 지상을 향해 쏘아졌다. 보통의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아이스 스피어라면 말 그대로 얼음의 창으로써 적을 꿰뚫는 것에 공격 의미를 두지만 집채만 한 크기를 자랑하는 에스트라의 아이스 스피어는 이미 그 의미를 잃어버린 지 오래였다.

콰아앙!

마치 운석이 충돌한 듯 한 커다란 파공음을 내며 방금 전까지 치열한 전투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던 초원이 삽시간에 차가워졌다. 그리고 미세한 얼음조각을 포함된 후 폭풍뒤 푸르던 초원이 빙판이 되어버린 것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본 모든 이들은 경악을 감출 수 없었다.

"다크 플레임"

"암격"

"본 스피어"

그러나 그 사단에서도 용케 목숨을 보존한 검은 인영들과 흑마법사들은 에스트라를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지정했는지 곧바로 무차별 공격을 가해왔다. 마기를 사용하는 이들 답께 어둠 속성의 담긴 칠흑의 섬광이 에스트라에게 쏘아졌지만 이내 몸 근처에도 닿지 못하고 어느새 그의 근처에 펼쳐진 푸른빛의 실드에 와해되었다.

앱솔루트 실드! 절대 방어라는 이명을 가진 대륙 최고라고 불리는 7써클 대마법사도 사용하지 못하는 최고위 마법중 하나였다.

하지만 아직 이것은 서장에 불과하였다. 갑작스러운 극한의 냉기에 몸을 움츠리고 있던 찰나 이 상황에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는 위쪽에서 이번에는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자 다시 한 번 고개를 들어 올린 이들은 에스트라의 손에 들려있는 작은 태양을 볼수 있었다.

"아크 프로미너스."

정말 태양이라도 된다는 듯이 홍염을 내뿜으며 뜨거운 열기와 함께 빙판에 부딪친 에스트라의 마법은 일순간 주변에 자욱한 안개를 일으켰다. 그리고 이어지는 번개, 바람등 각종 마법의 항연들은 검은 인영들을 물론 후방에 위치해 있던 흑마법사들을 재로 만들어 버리기 충분하였다.

계속된 경악이 겹치는 가운데 레드 라이언 길드에 소속되어 있는 마법사들과 린은 그런 에스트라의 행동에 더욱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금 보이고 있는 가공할만한 마법은 더욱더 높은 경지에 오르면 어떻게든 이해할 수 있다고 쳐도 한계열도 아닌 사대원소는 물론이고 마치 마나가 무한이라도 되는 듯 마구잡이로 마법을 난사하는 그의 행동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모든 마법사들한테 마나 저장소라고 불리는 단전이 존재하고 그 단전의 마나 량에 따라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 즉 아무리 강력한 마법의 공식을 알고 있다고 한들 자신의 몸에 지닌 단전의 마나가 충당되지 않는다면 마법을 사용하기는커녕 몸에 마나가 부족해져 소위 주화입마 상태에 빠져버리기 때문이었고 그것은 유저 또한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에스트라는 동영상에 이따금 보아왔던 7써클 마법을 뛰어넘는 가공할만한 마법을 연속으로 사용하고도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대륙에서 최고라고 한다는 7써클 마법사도 7써클에 해당되는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횟수는 하루에 2~3번이 한계였다. 그런데 이미 두 자리 수를 넘어가는 그의 마법 횟수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것은 보통의 마법사에 한한 이야기였다.

현재 대륙에 모습을 드러낸 7써클 이상의 마법사가 없는 것도 이유이겠지만 8써클이라는 꿈에 경지에 이르게 되면 더 이상 단전이라는 존재의 의미가 없어진다. 그 경지에 이루었다는 것은 말 그대로 초월자로써 마나와의 친화력만 허락한다면 자연에 넘쳐나는 마나를 자신의 마나로써 쓸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에스트라가 천년이라는 긴 세월을 살아온 것과 자연과 매우 친밀한 관계를 이루고 있다는 엘프라는 점에서 그의 마나 허용량을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다.

"허허……."

지옥이 있다면 이곳일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광경을 두 눈으로 바라보고 있던 카룬의 입에서 허탈한 웃음소리가 나왔다. 어느 정도 강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설마 이 정도까지 인줄은 꿈에서도 생각지 못한 그였다. 시베르 백작조차 몇 수 접어둘 에스트라의 마법은 가히 최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설마 이렇게 될 줄이야."

평화주의자라 할 수 있는 엘프 그것도 그들의 대장이라고 할 수 있는 에스트라를 무차별한 살인귀로 만들어버린 대에는 카룬의 지대한 공이 있었다. 아무리 에스트라가 생명을 해치지 못하는 엘프라고 하지만 이미 카룬을 공격한 숨길 수 없는 전적을 가지고 있었고 눈앞에서 본 자신의 동족들의 죽음에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쉽게 말해 조금만 잘못 만지면 터지는 폭탄과 같았기에 조심할 필요가 있었지만 하필 만진 이가 카룬이었으니 결과를 볼 필요도 없었다. 별달리 화려한 말 빨이나 언변은 필요 없었다. 이미 마기를 사용하고 있는 흑마법사들과 검은 인영들에 대해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그였기에 그저 동족을 살해한 이들이 저 녀석들이라는 거짓말 아닌 거짓말을 하자 자기발로 뛰어나간 것이었다.

본래 뭐든지 뒤늦게 무언가에 눈을 뜨면 대성한다는 말이 있듯이 무려 천년이 넘는 시간동안 알지 못했던 것을 깨달아 버렸으니 아주 크게 대성해 버린 것으로 보였다.

"뭐 상관은 없나?"

무서운 광경이 분명하기는 했지만 딱히 자신에게 해가 되는 것도 없었고 일단 퀘스트 상으로도 에스트라를 이용하며 안 된다는 말도 없었고 이대로만 간다면 꿩먹고 알먹을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여유로운 표정을 짓는 카룬이었지만 그것도 잠시 곧바로 심각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도대체 저 녀석들이 왜 여기 있는 거지?'

에스트라의 위용에 밀려 잊고 있었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투는 블랙 비 길드가 아닌 이상 원래 있을 수 없었다. 그저 버그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지금까지 「유니즌」이 상용화 되면서 몇 가지 사사로운, 다른 게임에서는 버그라고도 할 수 없는 문제점 몇 가지만 발견되어 수정되었을 뿐이었기에 그럴 확률은 매우 낮았다.

"그럼 대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고개를 흔들고 있던 카룬의 눈에 멍한 히 살육의 현장을 멍하니 지켜보고 있던 시론이 들어오자 순간 무언가 번쩍인 듯 눈을 크게 뜨는 카룬이었다.

꽤 오래된 일이었기에 잊고 있었지만 과거 시론은 지금 재로 사라지고 있는 검은 인영의 소속 단체인 다크니스로부터 협박 아닌 계약을 한 적이 있었고 그것은 현실에까지 관련되어 있었다. 즉 다크니스에 속한 이들 중에 유저 또한 존재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그렇게 된다면 지금 저들이 유저로써 이 이벤트 퀘스트에 참가하고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그것 또한 이상하였다. 아무리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라도 지금 에스트라가 보여주고 있는 힘은 아군이 보더라도 기가 질릴 정도였으니 적인 그들이 받는 압박감은 장난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런 압박감은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면 벌벌 떨거나 의지를 불태우는 등 어떠한 형태로든 나타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 보이는 검은 인영들과 흑마법사들은 그저 되지도 않은 에스트라를 요격할 뿐 죽음에 대한 거리낌이 없어보였다. 마치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는 인형같이 말이다.

"설마?"

복잡한 생각 끝에 카룬이 설 마하는 의문을 내뱉은 찰나 각종 마법의 파공음으로 시끄러웠던 초원이 삽시간에 고요해졌다. 그리고 어느새 초원 한가운데에 나타난 은발의 소녀, 그녀의 붉은 적안이 이내 자신의 눈과 마주친 순간 카룬의 온 몸에 소름이 돋기 시작하였다.

============================ 작품 후기 ============================

꽤 오랫동안 글 안써서 머리가 굳었는지 잘 써지지 않네요, 보통 이 정도 분량이면 2시간 이내에 썼는데 지금은 3시간 정도 걸리네요.

역시 모든지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틈틈히 하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모든 독자분들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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