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휘의 성자-223화 (223/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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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장. 참회

'왔군!'

수많은 메시지 가운데 다시 한 번 갱신되어 내용이 완전히 바뀌어 버린 퀘스트를 발견한 카룬은 씩 미소를 지었다. 누구에게나 있어 침을 질질 흘릴만한 제안의 유혹을 참고 도박아닌 도박을 한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여기서 내가 수락했다면 저쪽에서 어떻게 나올지 안 봐도 뻔하지.'

애당초 카룬들과 레드 라이언 길드가 동행하고 있는 이유는 카룬이 이번 퀘스트에 아무런 간섭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이루어진 일시적 동맹 관계였다. 그런 이유에서 만약 카룬이 좋다 구나하고 넙죽 에스트라의 제안을 받아드렸다면 몰살로 끝나는 것이 아닌 더 나아가 10대 길드의 척살 령이나 탄생의 숲을 상대로 한 전쟁까지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이었고 그에 대해서는 카룬조차 뭐라 변론할 거리가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퀘스트를 자체를 바꾸어 버린다면? 카룬이 카잔에게 약속한 것은 본래 퀘스트에 대한 조건이었을 뿐 그 외에 대한 것은 언급한 적이 없었다. 즉 치사해 보일 수 있지만 실 직적으로 이번에 갱신된 퀘스트로 인해 카룬과 카잔과 관계는 완전히 프리가 되었고 그것은 카룬이 탄생의 숲에 대한 지배권을 가질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이번에 새로 갱신된 퀘스트는 카룬과 그의 아군들만 할 수 있는 퀘스트, 지금이야 카룬이 대파티의 대장직을 맡고 있기에 모든 이들에게 퀘스트가 공유되어 있기는 했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빼낼 수 있기에 레드 라이언 길드 입장에서는 빈손으로 나가기 싫으면 필수적으로 카룬에게 협력할 필요가 있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저 사람인데…….'

전체적인 상황으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기는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황일 뿐, 실직적인 전력에는 바뀐 점이 없었다. 만약 레드 라이언 길드을 이끄는 대장인 카잔이 될 대로는 되라는 식으로 카룬을 죽여 버린다면 탄생의 숲을 포기한 까닭도 없이 모든 것이 끝나버리니 말이다. 그리고 아니다 다를까 당연히 할 말 많아 카룬에게 성큼성큼 다가오는 카잔이었다.

"저, 일단 마구잡이로 상황을 진행시킨 점에 대해 뭐라 할 말이 없습니다."

상대가 자신의 목숨을 일섬에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최대한 저자세로 나선 카룬은 카잔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불쾌할거라는 카룬의 예상과 달리 카잔의 표정에는 부드러움이 녹아있었다.

"아니나, 일단 먼저 자네를 오해하고 있던 점에 대해 사과하고 싶군."

"네?"

"상황이 상황이었기에 믿을 수밖에 없었지만 자네의 행동 가지나 돈이라거나 하는 모습 등에서 여전히 우리의 적이라는 인식을 버릴 수 없었지, 하지만 방금 전의 행동으로 인해 확신할 수 있었네, 자네가 우리의 적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야."

"아, 네……."

"무엇보다 자네의 그 말이 정말 인상 깊었어, 비록 게임에 불과하다고는 하지만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누구나 할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말이야."

걱정하는 것과 달리 너무나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카잔의 모습에 혹시 함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지만 진심으로 감탄한 듯 한 카잔의 표정은 거짓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아직 퀘스트 성공시 주어지는 보상에 대한 분배가 애매모호하기 때문이었다. 퀘스트 갱신으로 인해 보상이 ?로 변한 이상 어떠한 보상이 나올지 모르기에 그에 대한 점을 확실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그런 민감한 부분에서도 이상하리만큼 손쉽게 넘어가는 카잔이었다.

"별 상관없네, 블랙 비 길드와 같은 경쟁 세력이라면 모를까 자네와 같은 프리 유저가 보상으로 땅이라도 받는다면 이득은 없을지언정 손해도 없으니 길드 상부에 얼버부리면 되겠지."

"그.런가요?"

너무나도 쉽게 흘러가는 상황에 의심에 의심이 더해가기는 했지만 여기서 레드 라이언 길드가 손을 뗀다는 의미는 곧 자신이 모든 보상을 독차지할 수 있다는 의미와 통상하기에 미소가 지어질수 밖에 없었다.

"우리 레드 라이언 길드 원들은 이번 퀘스트에 대한 자네를 전력으로 보좌할 생각이네, 다만 그에 따라 한 가지 부탁할 것이 있어."

"부탁.입니까?"

"이 퀘스트가 끝난 뒤 레미엄 왕국에 루마 영지로 와주지 않겠나?"

"루마 영지라면."

"우리 레드 라이언 길드의 총본부가 있는 곳이라네. 그곳에서 천천히 대화를 나누어 보고 싶어서 말이야."

사람 좋은 얼굴을 하고 있던 카잔이 순간 날카로운 표정을 지으며 카룬에게 말하자 곧바로 그 말뜻을 이해한 카룬은 쓴 미소를 지었다.

'역시 방심할 인물이 안 되는군.'

카잔이 카룬을 넓고 넓은 대륙에서 하필 레드 라이언 길드의 총본부가 있는 루마 영지에 불렀다는 것은 한 가지 이유밖에 없었다. 카룬을 길드에 영입시키려는 것이었다.

이미 경험해본 카룬의 버프는 가히 사기라고 부를 수 있었고 이질적이라 할 수 있는 카룬의 행동은 카잔의 호감 도를 올리기 충분하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카룬을 길드에 영입시키려는 이유는 이번 퀘스트에 대한 보상일 것이다. 퀘스트 보상이 ?로 나와 있지만 그 보상안에 탄생의 숲에 대한 지배권이 들어가 있을 거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바였다.

즉 여기서 카룬을 도와 퀘스트를 완료시켜 보상을 받게 하고 길드에 영입시키면 결과적으로 탄생의 숲은 레드 라이언 길드의 땅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땅이 아닌 사람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카잔의 역량을 알 수 있었다.

'거절할 수는 없겠지.'

나중에 거절하더라도 일단 수락할 수밖에 없는 카룬이었다. 적이 얼마나 많이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카룬과 그의 일행들의 전력만으로 상대할 수 없었다. 하지만 대륙에서도 수위권이라 할 수 있는 레드 라이언 길드가 도와준다면 충분히 할 만한 싸움이었다.

"알겠습니다. 이번 일이 끝나면 꼭 들리도록 하겠습니다."

"하하, 고맙네. 참고로 이번 일당에 대한 결제도 그곳에서 할 예정이니 그리 알아두게나."

'큭!'

일단 수락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늦추려던 카룬의 속셈을 간파했는지 카룬에게 있어서 절대 뽑을 수 없는 말뚝을 박아두는 카잔이었다.

"그나저나, 앞으로 어떻게 할 생각인가? 적이 어디에 얼마나 있을지 모르는 이 상황에서 말이야."

"저희 쪽에서 움직일 필요는 없습니다."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카룬의 흥미롭게 보고 있다 앞으로의 일에 대한 카잔의 물음에 카룬은 힘없는 목소리로 대꾸하였다.

"움직일 필요가 없다고?"

"네, 지금 상황에서 저희의 적들이 올 곳은 결국 '메모리 리저섹션'을 발동시키고 있는 마법진 외에 없습니다. 즉 저희는 여기서 적들이 오기를 기다리면 된다는 거죠."

"흠, 너무 막연하지 않나?"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뭐 그렇다고 지금 당장 쳐들어오기나 하겠습니..."

콰아왕!!

"으악!"

"제길! 지원 요청을."

"적의 습격이다!"

카룬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비명 소리와 폭발 소리, 그것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아군들의 목소리라는 것을 눈치 채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깊은 한숨과 함께 다시 한 번 인식할 수밖에 없는 카룬이었다.

이놈의 게임 인생은 자신을 결코 그냥 내버려 두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 작품 후기 ============================

이제 이것도 슬슬 끝을 내봅시다!

소마광랑-오그리의 신까지야...근데 다시 보니 진짜 오그리네..

아시엘lune-말그대로 착칸 남자로군요. 그러고 보니 그 드라마 마지막회 못봤네.

Lusia Silofe-다른 독자님이라면 몰라도 루시아님이라면 충분히 아셨을텐데 -_-+

KagamineLen-무슨 뜻인지 이해불가...

심필-그 필명도 오랜만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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