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휘의 성자-217화 (217/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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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장. 참회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거지?"

이야기가 어느 정도 정리되자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길드의 본대를 부른 카잔은 굳은 표정을 하고 카룬에게 물었다. 검은 인영들의 기습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역시 레벨이 그저 숫자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이 그 혼잡한 상황속에서도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카룬의 계략으로 그들이 공격받은 줄 알고 있는 카잔으로써는 카룬에게 좋은 감정이 있으리 만무하였다.

"간단합니다, 정공법으로 밀어붙이는 겁니다."

"정공법? 그냥 이대로 밀고 들어가자는 말인가?"

"바로 그렇습니다."

"지금 나랑 장난하자는 건가!"

카룬의 말을 듣다못해 화가 폭발한 카잔은 큰 목소리로 카룬에게 소리쳤다. 애당초 정공법으로 통할 상대였으면 벌써 수백 번은 더 공격을 가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가 자신들과 비슷한 역량을 가진 블랙 비 길드이고 그 수를 알 수 없기에 일부러 이렇게 쥐처럼 살금살금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었던가! 그런 상황에서 태평스럽게 정공법이라는 말을 내뱉는 카룬의 모습에 화를 넘어 살기까지 엿보이는 카잔이었다.

최상위권의 랭커가 뿜어내는 기백에 기가 질릴 만도 하지만 언제나 같은 인상 좋은 얼굴을 유지하는 있던 카룬은 순간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카잔에게 지지않겠다는 듯이 언성을 높혀 소리쳤다.

"지금 제가 장난하는 것처럼 보이십니까? 지금 상황에서 이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단 말입니다. 아직 블랙 비 길드는 제가 카잔님의 편에 섰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카잔님도 알다시피 저를 비롯한 다른 일행들의 임무는 이 퀘스트에 참가한 다른 팀이 방금과 같이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도록 함정에 빠트리는 것, 즉 현재 블랙 비 길드는 밖에 상황은 저희한테 맡긴 채 지금 퀘스트에만 온 신경을 쏟고 있다는 말입니다."

꽤 그럴싸하게 말을 지어내어 카잔을 삶아먹고 있던 중 자신의 이야기에서 무언가 이상한 점을 느낀 카룬의 머리가 멍해졌다. 현재 이 숲에 존재하는 생명체라고는 숲에 우글거리는 괴물같은 몬스터들과 이번 퀘스트에 참가하고 있는 10개 단체의 유저들이 유일하다고 생각했고 퀘스트가 결말로 향해가는 가운데 남아있는 단체는 자신들과 레드 라이언, 블랙 비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방금 전 카룬들을 공격했던 검은 인영들은 도대체 누구냐는 말이었다. 물론 블랙 비 길드원이 길드 표식만 없애고 급습을 했을 수도 있었지만 검은 인영들의 전투 스타일이나 스킬, 특히 마기가 담아 사용하는 다크 오러를 쓴다는 점에서 이미 블랙 비 길드원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웠다.

아무리 10대 길드라고 한들 그들 또한 대륙에 속해 있는 소속원, 마기를 쓰는 자를 함부로 길드에 들였다는 소문이 나돌았다가는 전 대륙에 있는 신전이 들고 일어날 것이기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이 퀘스트 도대체 어떻게 되어 가는건지…….'

애당초 시작부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던 이번 일, 연이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더욱 깊이 생각하려던 찰나 방금 전까지 열변을 토하던 자신이 갑자기 입을 다물자 이상하게 쳐다보는 카잔을 시선을 인식한 카룬은 일단 지금 당장 닥친 일부터 매듭짓기로 하였다.

"즉, 지금 바로 저 커다란 나무 주변에 있을 블랙 비 길드의 뒤통수를 친다면 아직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소리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좀 억지스럽다 할 수 있는 카룬의 이야기의 쐐기를 박을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시간의 제한, 이미 트랩 마법진 사건 이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목적지까지 알고 있는 상대가 아직까지 퀘스트를 끝내지 못한 것이 이상하게 생각될 정도였기에 꽤 그럴싸한 카룬의 말에 그대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카잔이었다.

"그럼 바로 가보도록 하지"

검은 인영들의 공격으로 레드 라이언 길드 내에서도 몇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였기에 재빨리 파티를 재편성한 카잔은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카룬에게 대장직을 넘겨주었다.

「유니즌」에서는 하나에 파티에 들어갈 수 있는 유저의 수가 10명으로 한정되어 있지만 그 후로 파티와 파티가 같이 속할 수 있는 원정파티가 존재하였다.

이는 전쟁이나 하나의 파티로는 공략할 수 없는 때 자주 이용하는데 시스템이었는데 더욱 많아진 구성원에 얻는 경험치나 아이템이 줄어드는 단점이 있었지만 원정 파티에 대장직을 맡고 있는 이의 버프를 모두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버프라고 한다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한 직업.

버프라면 카잔에게도 최대 HP를 늘려주는 전사의 외침이라던가, 일정 시간 공격력을 늘려주는 검의 폭발등 몇 가지가 존재하였지만 이미 카룬의 버프를 두 눈으로 본 카잔이었기에 조금이라도 더 승산을 높이기 위해 카룬에게 대장직을 줄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아! 그전에 한 가지 꼭 확실히 해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한시가 급한 상황에 시간을 지체하는 카룬의 말에 또 뭐냐는 표정을 지으며 쳐다보는 카잔에게 카룬은 살며시 손을 건넸다. 한동안 카잔이 카룬의 행동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을 때 씩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여는 카룬이었다.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지요, 계산을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먼저 저를 비롯한 저희 일행 고용비 150골드, 제 소환 수인 마르코와 레아에게는 추가 특별 보수가 들어갑니다. 또한 지금까지 준 정보료는 제가 잘못한 것도 있으니 대략 30골드로 치겠습니다. 그리고 제 버프 스킬은 한번 사용할 때 마다 3골드 개인 부담입니다만 뭐 10번 이상 사용하게 된다면 특별히 2골드로 깎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참고로 본인은 구두 계약나 말로된 약속은 절대 믿지 않으며 진실 된 계약만을 추구합니다. 덤으로 계산이 제대로 끝나지 않으다면 절대 움직이지 않는답니다."

그와 동시에 언제 어디서 준비했는지 지금까지 카룬이 말한 사항들이 모두 적혀있는 계약서를 꺼내 카잔에게 떡하니 보여주는 카룬의 모습에 그대로 개거 품을 물고 쓰러지는 카잔이었다.

"이런, 치료비 5골드 추가로군"

============================ 작품 후기 ============================

음 세금까지 받아낼걸 그랬나?

이제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으니 다시 리리플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heavenflower - 함부록 따라하면 안됩니다. 한번에 훅갈수 있으니 말이죠 후후..

크흡- 정말 간만에 월척이었죠, 게다가 요즘 몇달간 연중까지 하고 말이죠...

코스믹-뭐 그럴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었다면 돈을 못 받겠지요 ㅎ

맘맘보이- 오랜만이다 지크! 요즘 추천수가 많이 오른다고 생각했는데 너의 활약상 때문이었군. 앞으로도 잘 부탁하고 학교 공부나 접었는지 모르겠지만 글쓰기 열심히 해라!

바람과 검- 연참이야 하면 좋겠지만 바람과 검님처럼 괴물이 아니라서 말이죠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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