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휘의 성자-214화 (21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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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장. 참회

쉬이잉!

빛과 같은 속도로 쇄도한 한발의 화살이 검은 망토를 뒤집어쓴 인영의 심장 쪽을 정확히 관통하였다. 화살이 급소 부위에 정통으로 맞았것만 전작 인영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불과 몇 미터 떨어져 있지 않은 루인을 향해 들고 있던 단검을 무참히 휘둘렀다.

그리고 휘두른 단검을 두껍고 날카롭게 감싸고 있는 검은 기운!

"크윽!"

띠링

「마기가 감싸진 무기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추가 대미지 30%!」

「허탈의 저주에 걸렸습니다! 저주가 지속되는 동안 모든 움직임이 둔해집니다.」

"미치겠군."

재빨리 자신의 상처 부위를 손으로 지혈하며 욕지거리를 내뱉은 루인은 상처로부터 느껴져오는 아픔을 애써 무시한 채 최대 속도로 달려 나갔다. 그리고 그 뒤를 마치 그림자와 같이 쫓아가는 6명의 검은 인영들, 각자의 무기에 탁한 마기를 감싸고 루인의 목숨을 노리고 있었다.

'뭔가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애당초 이상하게 여겼던 블랙 비 길드의 움직임, 왜이리. 서둘러 움직이는가 했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 이유는 루인의 목숨을 끊기 위해 30분여동안 끈질기게 루인의 뒤를 밟고 있었다. 아마 어중간한 유저라면 벌써 수십 번도 죽고 남을 상황이었지만 몸을 숨기거나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그였기에 목숨을 연장할 수 있었다.

'설마 어둠이 여기에 있을 줄이야'

어둠, 언젠가부터 대륙 곳곳에서 모습을 들러내고 있는 검은 인영을 통 들어서 말하는 말이었다. 그들이 유저인지 NPC조차 알려진 것이 없지만 그들과 마주한 모든 것은 죽음밖에 남지 않아 유저들 사이에서 문제가 되었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이 그리 많지 않아 그저 이벤트라 단정 지은 뒤 대부분의 유저들의 머릿속에서 사라졌으나 적어도 그들과 관련된 어떠한 사건을 겪은 10대 길드만은 그렇지 못하였다.

그 사건이 어떤 것인지는 아직 알수는 없지만 대륙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그 대단한 10대 길드라도 어둠이라는 단어 하나에 쩔쩔매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 녀석들이 있다는 것은 그들이 유저라는 말인가?'

지금 이곳 탄생의 숲은 특별한 이벤트 퀘스트로 숲에 최초로 들어온 10팀이 아닌 이상 유저든 NPC든 들어올 수 없는 곳이었다. 계속해 봉인되어 있던 숲 내에 검은 인영이 있었다고 생각하기 어려웠으니 유저일 확률이 높았다.

슈우욱!

"칫!"

조금만 더 생각하면 무언가 알아낼 것 같은 가운데 생각할 시간도 주지 않겠다는 듯이 선두에서 루인을 쫓고 있던 검은 인영이 어디선가 꺼내든 비도를 루인 에게 던졌다. 간발의 차로 그 사실을 눈치 챈 루인은 재빨리 몸을 돌려 들고 있던 활로 비도를 팅겨냈다.

놀라운 반사 신경과 집중력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던진 비도에도 마기가 둘러싸 있었는지 생각보다 강한 반동에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차지해 버린 루인 이었다. 그리고 바람과 같은 속도로 루인을 둘러싸는 검은 인영들, 무거운 침묵과 함께 마기가 뚝뚝 떨어지는 다크 블레이드를 쳐들 은채 루인의 목을 노리고 있었다.

'난감하군.'

자신이 모습을 들키지 않은 상태나 멀리 떨어진 상황이라면 모를까 이미 적들에게 둘러싸인 상태에서 루인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죽을 수는 없었다.

여기서 자신이 죽는다면 이들의 다음 목표는 아직 목숨이 붙어있는 이들, 즉 카룬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 일 것이 분명하였다. 자신조차 눈치 채지 못한 극상의 은신을 구상하는 인영들이라면 쥐도 새도 모르게 다가가 카룬들의 목을 따는 것은 일도 아닐 것이다.

'최소한 저 녀석들의 정체라도 알려야 한다.'

아직까지는 카룬과 같이 있을 레드 라이언 길드, 그들 또한 10대 길드중 하나이기에 하다못해 '어둠'이라는 단어만 전해준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대비를 할 수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지금의 긴박한 상황을 빠져나가야지 가능한 상황.

그리고 그 순간 대치 상황에 놓여있던 6명의 검은 인영이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뭔가 이상하군, 아까부터 몬스터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아."

가장 레벨과 방어력이 높은 카잔을 선두로 숲 중앙에 위치한 커다란 나무를 향해 가고 있던 중 이상한 점을 느낀 카잔이 중얼거렸다. 숲의 윤곽부터 말도 안 되는 몬스터들이 득실거렸기에 최종 목적지인 이곳은 그에 따라 당연히 괴물 같은 몬스터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을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시야에 비치는 모습은 평화롭기 그지없는 숲의 모습이었다.

물론 한발 먼저 앞서간 블랙 비 길드에서 따로 따돌렸거나 사냥했을 수도 있지만 너무나 조용한 주변 환경에 불쾌감을 드러내는 카잔이었다.

"너무 깊게 생각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의 상황에서 몬스터가 나오지 않은 것이 다행일지도 모르죠."

"그것도 그렇지만……."

확실히 카룬의 말대로 파티의 적당한 포지션이나 전략도 짜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숲에 존재하는 몬스터를 상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애당초 레벨 차이가 너무나는 카룬들 같은 경우 제대로 대미 지조차 들어가지 않으니 말이다.

"그나저나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묻고 싶은 것?"

"네, 블랙 비 길드나 10대 길드에 대해 알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일단 저희한테도 적이 되는 셈이니 정보를 얻고 싶어서요."

상황이 상황이것만 여유롭게 대화를 청하는 카룬의 모습에 과연 이건 뭘까 하는 표정을 지은 카잔이었지만 딱히 주변에 위험상황이 보이지 않았고 그리 빡빡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입을 열었다.

"자네도 알다시피 블랙 비 길드는 우리 레드 라이언 길드와 마찬가지로 대륙 10대 길드에 속해있는 길드네, 뭐 대부분이 「유니즌」 최초장기 만들어진 길드들로써 그 당시 아직 유저수가 그리 많지 않았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협력하여 우호 상태에 있었지"

"하지만 지금은 서로 못 잡아먹어서 난리이지 않습니까?"

"그것이 모두 길드가 영토를 소유할 수 있는 업데이트가 진행되고 난 뒤에 일이야, 그저 자신이 본래 가지고 있던 것에 만족하면 좋겠지만 모든 인간이 나도 그렇지만 자신의 떡보다 남의 떡이 커 보이기 마련이라 끝없이 전쟁이 일어났지"

"대전쟁 시대."

"그래, 웃기지도 않지만 그렇게 불리고 있지.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길드 간에 전쟁 속에서 때로운 영웅이 등장하기도 하고 악귀가 등장하기도 했지"

"악귀……."

"하지만 그 전쟁에서 블랙 비 길드와 관련되어 가장 큰 사건이라고 한다면……."

"대장!"

이야기에 심취해 무언가 더 말하려고 하던 카잔은 고든의 외침에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는 기침 소리로 주위를 환기시키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

"하여튼 그 사건 이후로 블랙 비 길드의 악명도가 많이 올라갔지. 본래 치사한 짓을 하기는 했지만 그리 심하지는 않았는데 요즘은 길드 협정으로 규약 되어 있는 금지 물품들도 막 쓰고 다니고 말이야. 어떻게 도움이 되었나?"

"……."

"자네?"

자신의 말에 열중하고 있던 카룬의 대답이 없자 이상하게 생각해 뒤를 돌아본 카잔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카룬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눈에 띄는 빛무리, 다름 아닌 카룬의 손에 들려있는 광휘의 서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무리였다.

'이 빛은 설마'

지금까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광휘의 서가 빛나는 경우는 적지 않았지만 주인으로써의 느낌이랄까 지금 광휘의 서에서 내뿜는 빛이 무언가에 대한 경고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낀 카룬이 경고를 하려던 찰나 칠흑과 같은 검은 월아가 카룬들을 덮쳤다.

============================ 작품 후기 ============================

음 드디어 조회수가 2백만이 넘었네요.

뭐랄까 감개무량하군요. 옛날에는 10만만 넘어도 덩실덩실 춤을 쳤는데 말이죠 훗.

그에 따른 이벤트라고 할까나 그냥 소원 희망이라고 할까나.

요번편 이후로 댓글이 20개 이상 달릴시 최대한 한편 당 용량을 9k 이상으로 쓰겠습니다.

단 한명이 여러개의 댓글을 쓰는것은 수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라고 하지만 결론은 댓글이 너무 낮은 것에 대한 눈물

(뭐 몇일 연재하다가 몇달 연중하는 놈이 할 말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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