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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장. 블랙 비(Black Bee)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무척이나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는 루인, 그런 모습이 심상치 않아 주변 이들이 계속 눈길을 두지만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계속해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무척 걱정스럽게 쳐다보는 그의 동료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건지"
숲에 들어선 이후부터 평소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는 루인의 모습은 지금까지 그와 함께 행동하였던 카룬들을 당황스럽게 하기 충분하였다.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속 시원하게 말해주면 위로를 해주든 도움을 주든 하겠지만 지금의 루인과 대화를 나눈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였다.
"린, 루스 형 뭐 아는거 없어?"
"글쎄요, 저희도 잘 모르겠어요."
"모르겠다."
자신과 루인이 만나기도 전에도 이미 서로를 알고 있던 것으로 기억되는 린과 루스였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어본 카룬이었지만 그들또한 카룬과 같이 로얄 상단에서 수색대를 모집
하다는 소식을 듣고 참가해 처음 루인을 만났다는 것과 딱히 의심되는 점이 없다는 것에서 상황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처음 만났을 때부터 수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 레벨에 맞지 않은 해박한 지식이라던가. 전투를 할 때도 오랫동안 경험을 쌓아온 베터랑처럼 어떠한 상황에서도 능숙하게 해져나가고 말이야"
"확실히 그렇군."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시론이 핵심을 찔러 말하자 동의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레벨에 맞지 않는 해박한 지식은 정말 루인이 갖가지 정보 매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들로 이해할 수 있었다. 자신만 하여도 「유니즌」을 시작하기 전에 인터넷 등으로 여러 가지 정보를 얻어 게임 초반 그리 어렵지 않게 풀어나갈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전투에서의 상황 판단 능력과 위기 탈출 능력 즉, 전투 센스는 그저 글이나 동영상으로 본다거나 하루아침에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었다.
적어도 몇 달에 걸친 수많은 경험을 쌓아 그 경험 속에서 현재 닥치고 있는 상황에 대한 해답을 찾아내는 것인데 루인은 이런 전투 센스가 보통 이들에 비해 몇 배는 뛰어나다는 것을 지금까지의 전투를 통해 손쉽게 눈치 챌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지휘 능력도 장난이 아니었다고 했지'
시론에게 여담으로 들은 이야기였지만 자신이 교황청에서 이런 일 저런 일 다 당하고 있을 때 마물들로부터 셀튼 성을 다시 되찾기 위해 전투를 벌이고 있던 중 지휘관 NPC가 부상을 당하자 그를 대신에 루인이 병사들을 지휘해 손쉽게 성벽을 넘었다고 했을 정도니 이 정도면 도저히 보통 유저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도대체 정체가 뭐지?'
어느새 루인에 대한 걱정은 없어지고 그에 대한 의문만 점점 깊어져만 가는 카룬들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장로님, 인간들이 계속 몰려들고 있습니다, 아마 이미 눈치를 챈듯 싶습니다"
"영악한 놈들입니다, '메모리 리져섹션'으로 다시 나타난 마물들을 따로 인원을 나누어 다른곳으로 유인하고 있습니다"
"전사들을 있는대로 소집하고 자리를 지키게 해라, 세계수의 무덤을 지켜라"
"네!"
속속들이 들려오는 급박한 소식에 무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명령을 내린 엘프 장로 에스트라는 깊은 생각에 빠지듯 눈을 감았다.
'결국 이렇게 되는 것인가'
자신들이 모시던 신의 명령으로 인한 숲에서만의 생활, 그리고 다시 한번 신의 음성이 들려올때 자신들을 어둠으로부터 구원해줄 구세주가 온다는 예언에 기다린지 수천년 바로 얼마전 그토록 바라지 않았던 신의 음성이 들려왔것만 수천년동안 한번도 숲에 진입하지 않았던 인간들이 대량으로 침입해 버린 것이었다.
본래 싸움을 싫어하는 엘프들이었기에 '메모리 리저섹션'이라는 잊혀진 대마법까지 발동시켜 인간들의 침입을 막을려고 했지만 그것도 잠시 이미 자신들의 주거지까지 인간들이 근접해 온것이었다.
이대로 계속 간다면 인간들은 엘프들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될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숲은 단숨에 인간들로 인해 지배당하고 말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일을 절대로 바라지 않은 에스트라였다.
"구세주라....."
수천년전 자신또한 아직 어렸을떄 똑똑히 들었던 신의 예언, 다시 한번 자신의 목소리가 들린다면 엘프들을 어둠으로부터 구원해줄 구세주가 나타난다는 예언 아닌 예언, 이미 수천년이 지난 만큼 그 믿음은 잃어버린지 오래되어 얼마전 다시 한번 신의 음성이 들려왔을때도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한 에스트라였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 누구보다 그 구세주를 바라고 있었다.
"빛이여, 저희들을 굽어살피소서"
정말 오랜만에 들어와본 신의 사당에서 항상 손에 쥐고 잇던 지팡이를 내려놓고 진심으로 기도한 에스트라는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사당 앞에 엄중히 보관되어 있는 물건이 희미한 빛을 내고 있다는 것을.....
============================ 작품 후기 ============================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받게 드릴게 없습니다
제 실수로 인해 스토리 진행상 한부분이 이상하게 바뀌어 현재 엘프 장로가 '메모리 리저섹션'를 발동시킨 부분을 비롯하여 엘프가 등장하는 부분을 모두 수정하였습니다.
게다가 어제 억지로 쓴것이 문제였는지 문맥이 무척이나 이상해서 이렇게 한편을 지우고 다시 올리게 되었습니다.
다시는 이런일이 없도록 주의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