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휘의 성자-204화 (20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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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장. 블랙 비(Black Bee)

"덕분에 수월하게 후퇴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아! 저는 레드 라이언 길드 소속 카잔이라고 합니다."

"카룬입니다, 저희들이 도움이 되었다니 기쁠 나름입니다."

탄생의 숲 어딘가, 안전 지역이라고 판단된 곳으로 피해 겨우 한숨을 돌린 레드 라이언 길드와 카룬들은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경계심, 도움을 주었다고는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서로에게 불편한 기색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런데 카룬님, 혹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어디 소속인지 알 수 있을까요?"

"저희는……."

그 후 약간의 잡담이 오고가고 떠보듯이 눈치를 살피며 자신들의 정체를 파악하려고 하는 카잔의 물음에 대답하다 말고 잠시 멈칫하는 카룬이었다.

만약 여기서 자신들이 로얄 상단 소속이라는 것을 밝힌다면 두 단체의 상호 관계에 따라 경계심이 풀어지고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 힘을 합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결국 마지막에 승리하는 딱 한 팀뿐, 같이 행동하다가 방금 전에 상황처럼 갑자기 돌변해 언제 어디서 배신당해 전멸을 면하지 못할지 몰랐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레드 라이언 길드의 힘을 얻지 못한다면 자신들이 나서서 모습을 드러낸 의미가 없었다.

"저희들은 그저 평범한 무소속 유저들입니다, 초보 때부터 서로 팀을 짜 플레이하고 있었는데 운 좋게도 이곳에 정보를 얻게 되어 호기심차 오게 되었는데 상황이 이렇게 복잡하게 되었더군요"

"흐음, 그렇군요."

고심 끝에 결국 정체를 밝히지 않는 것으로 판단내린 카룬이 대답하자 무척이나 뜻밖이라는 표정을 짓는 카잔이었다. 방금 전 카룬들이 벌었던 전투를 보았던 그로써는 카룬들의 실력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전력을 더 높이기 위해 레벨에 상관없이 평균 이상의 실력을 가진 자라면 누구든지 스카우트하려는 길드들의 정책덕분에 웬만한 유저들이 크게는 거대 10대 길드부터 작게는 소규모 친목길드까지 의무적으로 소속되어 있는 것이 기본인 현재, 카룬만한 이들이 무소속이라는 점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이곳 탄생의 숲이란 지역이 열린지 채 하루도 안 된 시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별다른 정보력도 없는 평범한 유저들이 어떻게 이곳에 들어올 수 있는가에 대해 또 한 번 의문이 드는것은 당연하였다.

하지만 길드를 나타내는 고유의 뱃지가 보이지 않았고 공통성이 보이지 않는 각자 다른 의상을 하고 있는 점과 운 좋은 유저들이 특별한 정보를 얻는 경우도 종종 있는 터라 의문만 품을뿐 구지 더 이상 깊게 파고들지는 않았다.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지?"

카룬이 무소속이라고 인식해서 일까 거대 길드 특유의 우월 의식 때문인지 어느새 말투가 존대에서 반존 대로 바뀌어 말하는 카잔의 태도에 순간 기분이 상했지만 겉으론 웃으며 비위를 맞추어 주는 카룬이었다. 이미 무소속이라는 밝힌 이상 카잔은 카룬들을 동등한 관계가 아닌 아래로 보고 있었다. 여기서 괜히 자존심 세운답시고 강하게 나와 좋을 것 하나 없었다.

"카잔님도 알다시피 저희는 수적으로나 전력 면으로나 이곳에서 한시라도 살아남기 힘든 심정입니다, 그래서 중간에 퀘스트를 포기할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이런 기회가 얼마나 있겠냐는 마음으로 전전긍긍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는데 우연치 않게 누군가와 싸우고 있는 카잔님들을 볼수 있었지요."

"그랬군요. 그나저나 상황이 그렇게 되었다면 충분히 피해갈수도 있는 상황임에도 일부러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모습을 드러낸 것은 무언가 저희한테 원하는 것이 있어서 아닌가. 의문이 드는군요?"

살살 구슬려 말하려던 카룬의 의도를 괜히 거대 길드의 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듯이 단번에 핵심을 찌르고 나오는 카잔에 태도에 상대가 보통 내기가 아님을 깨달은 카룬은 얕은 수가 통하지 않는다고 판단, 직설적으로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솔직히 말하겠습니다, 이러한 곳에서 저희같이 약한 자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한 자 옆에 붙어있는 것이 순리인 법이지요, 그러니 부디 저희와 함께 행동해 주십시오"

"함께 행동해 달라?"

"퀘스트 보상에 대한 욕심은 전혀 없습니다, 물론 쉽게 믿지 못하시겠지만 저를 비롯한 일행들은 무소속이기에 퀘스트 보상을 얻는다 한들 별 의미가 없습니다. 게다가 저희들만의 전력으로는 혹시 모를 마음을 먹는다고 해도 카잔님들의 무력이라면 손쉽게 묵살시킬 수 있겠지요, 저희들은 원하는 것은 그저 유저의 순순한 호기심으로써 이 퀘스트의 끝을 보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흐음……. 믿기 어려운 이야기군요 아니 솔직히 믿지 못하겠습니다. 방금 전만 하여도 당신과 비슷한 류의 합류 제의를 받았다가 전멸할 직전 상황까지 왔으니 말이죠, 게다가 카룬님의 말에 따르면 그 상황에서는 저희보다 압도적인 전력을 가지고 있는 블랙 비 길드의 손을 들어주는 게 맞았을 겁니다."

"그 말 진심으로 하시는 겁니까?"

날카롭게 빈틈을 파고드는 카잔의 말에 대답한 것은 카룬이 아닌 루인, 대화중 갑작스럽게 끼어든 불청객에 불쾌한 표정을 짓는 카잔이 한마디 하려고 했지만 루인의 눈에서 느껴지는 독기아닌 독기에 순간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블랙 비 길드의 악행 꼭 말로 하지 않아도 대륙에 있는 모든 이들이 알고 있는 사실 아닙니까? 그리고 그것은 블랙 비 길드와 원수지간이라 할 수 있는 당신들 레드 라이언 길드가 가장 뼈저리게 잘 알고 있을 텐데요?"

"그거야……."

"벌써 로젠 성의 비극을 잊으신 겁니까?"

"!!!"

생각지도 못한 단어가 루인의 입에서 튀어나오자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루인을 쳐다보는 카잔이었다.

로젠 성의 비극, 그 내용이 무척 파격적인 내용이지만 보이지 않는 손으로 세간에 알려지지 않고 당사자라 할 수 있는 레드 라이언과 블랙 비 길드에서도 고위 간부 밖에 모르는 극비중에 극비인 사건이자 블랙 비 길드와 레드 라이언 길드가 원수지간이 된 원인이기도 하였다. 그런 최고의 x파일이라고 할 수 있는 단어가 난생 처음 보는 사람의 입에서 튀어나왔으니 놀라지 않으면 이상할 것이 분명하였다.

"어.어떻게 그걸?"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닙니다, 저희와 함께 동행할건지 안할지 그리고 함께 한다면 어떻게 블랙 비 녀석들의 행보를 막을 건지 정해야 하지 않겠습니다, 이러는 시간에 그 녀석들은 최종 목적지에 도착할 수도 있습니다!"

"......."

초면에 만난 사람과 하는 대화라고 하기에 무척이나 실례될 말투였지만 지금의 카잔은 불쾌감을 느끼기 보다는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극비 중에 극비라 할 수 있는 로젠 성의 비극을 알고 있지 않나 거대 길드의 간부인 자신한테 이러한 태도를 보이지 않나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없는 상황, 그러나 카룬만큼이나 별 경험을 다 겪어본 카잔인 만큼 얼마 안지나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고 이내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

"좋습니다, 같이 행동하도록 하지요. 단!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면 저희 쪽에서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카잔과 루인의 이해 못할 대화를 묵묵히 듣고 있던 카룬은 카잔이 어찌되었든 허락을 내리자 재빨리 제안을 받아드렸다. 그리고 극적인 타협끝에 순간 주위를 감도는 적막감…….

'알 수 없는 놈이다, 차라리 곁에 두는 게 좋겠어.'

적막감 속에서 바로 옆에 위치해 묵묵히 서있는 루인을 보며 흘겨보며 생각하는 카잔이었다. 로젠 성의 비극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는지 묻고 싶었지만 지금은 루인의 말대로 한시라도 빨리 블랙 비 길드의 행보를 막을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극비 정보를 알고 있는 이를 함부로 내비둘수 없는 일, 차라리 위험 부담을 안고서라도 곁에 있게 할 필요가 있었다.

============================ 작품 후기 ============================

어제는 왠지 글 쓸 마음이 나지 않아 올리지 못했습니다 쩝...

뭐 매일 쓰고 싶은 마음이 들수는 없잖아요? 하하하<-퍽

요즘따라 너무 루인을 띄어주는거 아니야 생각할수도 있는데 무엇을 숨기랴 요번 챕터는 루인이 주인공입니다요~

eorkdgo : 카룬은 돈에 대한 것에면 마신과도 손을 잡을수도 있을존재인데 어떻게든 하겟죠 머

-그래도 빛의 신 전도사인데...라고 말하지만 저또한 그렇게 생각함

하이얼리 : 이제 어떤 짓을 보여줄까.. 카룬은 이 상황을 헤쳐나갈수있는건 .레벨이 낮은 카룬뿐.ㅋㅋ

-그래도 거대 길드라는 거창한 이름 붙여준 카잔들은 그저 독자들에게 있어 겉절이가 되었군요!

원조보이 : 오호 카룬이 주인공이라 ㅎ 인기가 많군 ㅎ 역시 나쁜넘이 인기가많아 ㅋㅋ

-원래 나쁜 남자는 인기가 많은 법이죠...,그런데 카룬은 나쁘다기 보다는 야비한거 아닌가????

KagamineLen : 소설에서 못뿜고 리리플에서 뿜어버림 아 젠장 들켜버렸다ㅋㅋㅋㅋㅋ

-뿜을 상황이 아니라고요!, 정말 그 코멘트가 보고 심각하게 고민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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