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휘의 성자-185화 (18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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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장. 탄생의 숲

"후우, 요즘 안움직여서 그런가, 몸이 자꾸 걸리네.."

이른 아침, 가볍게 마을 한 바퀴를 산책하고 온 인호는 굳어진 몸을 풀며 중얼거렸다. 요즘 「유니즌」으로 인해 아예 살다시피 게임 캡슐 내에서 지내다보니 몸 이곳저곳 삐걱거리지 않은 곳이 없던 것이다. 물론 여러 알바로 단련되어 있기에 아직까지는 괜찮지만 앞으로 정닥히 하자고 마음먹은 인호였다.

'괜히 아파서 병원가면 그게 다 돈이니까'

현실적인 생각과 함께 산책으로 흘린 땀을 씻고 나온 인호는 자신의 방에 한구석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게임 캡슐을 바라보았다. 본래라면 이미 「유니즌」안에 있을 인호였지만 갑작스러운 대규모 패치라는 공지와 함께 벌써 3일째, 서버를 닫혀 있었다. 보통의 게임과 달리 방대한 량의 데이터 베이스를 가지고 있는 「유니즌」이었기에 자그마한 패치를 하려고 해도 만약의 상태를 대비해 모든 시스템을 멈춘 뒤 진행해야 했기에 1년에 한두 번 몰아서 한꺼번에 패치하는 것이 기본이었다.

하지만 겨우 몇 달 전, 인호가 「유니즌」를 시작하기 얼마 전 이미 대규모 패치가 이루어졌다는 것을 미루워볼때 지금의 대규모 패치는 이상한 감이 없지 않았다.

'설마 교황청 사건 때문은 아니겠지?..'

번개의 교단 교황청 사건, 인호와 완벽하게 관련되어 있다 할 수 있는 이 사건은 이미 적어도 대한민국에서 모르는 이가 없었다. 이미 생활에 일부가 된 「유니즌」이었기에 그에 대한 대중 매체 또한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고 항상 특종에 굶주려 있는 그들이 이런 대어를 놓칠 리 만무하였다.

사건의 크기가 크기였고 '왕국의 영웅'이라는 레어 칭호와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은 명예 남작이라는 직위는 그 당시에 바룸 왕국에 있던 유저들 모두에게 전체 메시지로 공개되었기에 숨기려야 숨길 수 없었다.

또한 서비스된 이후로 단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악마 유형 몬스터의 등장과 듣도 못한 스킬을 쓰고 악마를 처단한 빛의 사제!, 항상 새로운 것를 갈구하는 사람들에게 흥미를 끌기 충분한 소재였다는 것이 한건 하였다.

게다가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찍었는지 카룬이 마몬과 융합된 쉐도우와 싸우는 장면이 동영상으로 찍혀 인터넷에 나돌아 다니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 있다면 일부러 그랬는지는 알 수 없지만 카룬의 얼굴은 어렴풋이 윤곽만 들어났을뿐 자세히 들어나지 않아 신상에 문제는 없다는 것이었다.

'아니, 대충 누군지는 알겠지만…….'

자신을 제외하고 그 당시 교황 실에 있던 유저는 단 한명밖에 존재하지 않았기에 쓴웃음을 짓는 인호였다. 아무튼 이 사건으로 인해 로얄 상단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는 하나 바룸 왕국은 크나큰 피해를 입었고 5대 교단 중 하나인 번개의 교단이 아예 아작 났기에 이것을 보수하기 위해 긴급 패치했을 가능성도 적지 않아 있었다.

"그리고 광휘(光輝)라..."

그렇게 이번일 에 대한 전말을 상기하고 있었을 때 바로 얼마 전 인터넷에서 본 광휘라는 단어에 씩 미소를 짓어보이는 인호였다. 광휘(光輝), 카룬과 깊게 관련되어 있다 할 수 있는 단어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카룬에게 붙여진 일종의 별명이었다.

「유니즌」에 플레이 하는 유명한 유저들이나 상위 랭커들은 각자 자신의 개성에 맞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가장 유명한 것으로 랭킹 1위 시그의 강력한 마법을 모티브한 마신(魔神)이라 할 수 있었는데 자신이 그것은 자칭하는 것이 아닌 그를 보고 인정한 유저들이 내리는 일종의 존경의 표시였다. 그리고 이번 교황청 사건으로 단번에 유명인으로 떠오른 카룬은 유저들로 하여금 광휘라는 별명을 부여받은 것이었다.

"나쁘지는 않겠지"

자신의 신상이 세간에 퍼지는 것은 그리 탐탁지 않았지만 그에 따른 유명세는 충분히 이용해 먹을 가치가 있었다. 게다가 요번 사건과 더불어 앞으로의 일을 생각해 볼 때 더 이상 혼자의 힘으로는 해쳐나갈수 없다는 것을 어렴풋이 인식하고 있는 인호였기에 더욱 그러하였다.

"그러고 보니 이미 아버지와의 내기는 훨씬 전에 이겼네?"

그리고 문득 생각한 자신이 「유니즌」에 접속하게 된 이유, 다름 아닌 인호 아버지와의 내기 때문이었다. 돈에 미쳐 계속 아르바이트를 하는 인호를 보다 못해 공부는 바라지도 않으니 남들과 좀 비슷하게 평범하게 살라는 이유로 가장 인기 있던 가상현실 게임 「유니즌」을 내기를 미끼로 꿰어낸 것이었다.

두 달이라는 시간 안에 일정 금액 이상을 벌어오기, 내기는 이러한 내용이었는데 이미 인호가 가지고 있는 최고급 마정석과 마석만 처리한다고 해도 최소 수천만 원은 거뜬히 벌어들일 수 있었고 인호가 지금까지 모아온 물품들을 반절만 풀어도 이미 내기는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뭐 그렇다고 그만둘 생각은 없지만"

만약 인호가 이긴다면 다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조건이 걸려있는 내기였지만 이미 「유니즌」에 매력에 푹 빠져버린 인호로써는 별 흥미를 끌지 못했다. 가끔씩 하는 것은 나쁘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예전처럼 죽기 살기로 덤벼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인호였다.

띠리리리링~

이런 저런 생각으로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패치로 인해 접속하지 못하게 본사에서 조작하여 굳게 닫쳐있던 캡슐이 종소리와 함께 서서히 열렸다. 3일간에 이르는 대규모 패치가 끝이 났다는 증거였다.

"휴우.그럼 가볼까?"

들어가기 전 다시 한 번 몸을 푼 인호는 편안한 마음으로 캡슐 안에 부착되어 있는 의자에 몸을 기댔다. 그리고 게임 실행을 위한 버튼을 누르고 천천히 눈을 감았고 이내 현실과는 다른 또 다른 세상으로 안내해 주는 메시지가 나타났다.

『「유니즌」에 세계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 작품 후기 ============================

제 2부 시작합니다~~~

본래라면 외전 올린뒤 바로 올릴려고 했지만 뜻하지 않게 출판 제의가 와 꽤 고심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와서 출판한다고 달라질것도 없고 더이상 담임이나 부모님께 밉보이기도 뭐해 그냥 거절하기로 했습니다.

음...제가 미친것까요?..<-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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