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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장. 조각
"후우..."
신의 권능이 느껴지는 라이나의 외침과 함께 주변 환경이 자신이 사망했던 장소로 바뀌어 가자 숨을 고르며 자신의 몸상태를 확인하는 카룬이었다.
적지 않은 전투로 나있던 크고 작은 상처들은 모두 아물어 있었고 내구도 수리 기능까지 있는지 너덜너덜 했던 장비까지 모두 새것처럼 광택을 내고 있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일정 시간에 한해서지만 보통 때에 3배의 힘을 낼수 있다는 점!, 괜히 궁극 마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그러면 뭐해."
자신의 상태에 흐뭇해 하는 것도 잠시 바로 앞에서 벌어지는 참상에 곧바로 한숨을 내쉬는 카룬이었다.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위축됨에도 불구하고 맞써 싸우는 것은 칭찬해 줄만 했지만 적에게 피해를 입히지 못한다는 점에서 안한 것만 못했다. 소드 마스터로 보이는 카르페 공작이 선전하고 있기는 했지만 별거 아니라는 듯이 그대로 맞아줌과 동시에 점점 자신의 행동 영역을 넓히고 있었다.
"자,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기적적으로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다고는 그리 달라질 것은 없는 상황,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라이나가 말했던 대로 신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신이 콜택시처럼 부른다고 막오는 존재도 아니어와 몇 천 년간 모습도 보이지 않고 있는 엉덩이 무거운 양반들, 그들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었다.
"음?"
하지만 그에 따른 조건이 떠올라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던 카룬은 갑작스럽게 강력한 마나가 한곳에 모여 놀라 고개를 돌리자 어느새 도착했는지 7써클 마법을 사용하고 있는 시베르 백작을 발견할 수 있었다.
화염계로 추정되는 강력한 마법이 마몬에게 쏘아져 큰 폭발음이 주변을 강타했지만 본작 마몬에게는 별다른 외상이 보이지 않자 허망한 표정을 짓는 시베르 백작이었다. 대륙에서 손에 꼽을 만큼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시베르 백작의 공격에도 꿈쩍하지 않은 마몬의 모습은 주변 기사들의 사기를 더욱 떨어트리기 충분하였다.
"카룬님!, 살아계셨군요"
그런 마몬의 모습에 혀를 내두르고 있던 중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자연스럽게 소리가 난 곳으로 고개를 돌린 카룬이었고 아니다 다를까 무척 반갑다는 표정을 짓고 있는 리벨을 찾아볼 수 있었다.
"처음 공격을 받고 내팽겨 졌을 때 그대로 죽으신 줄만 알았습니다."
"바보 같은 소리, 그나저나 상황은?"
"매우 좋지 않습니다, 그래도 처음에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그리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그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마기도 더욱 강력해 지고 있습니다."
"처지 가능성은?"
"솔직히 과장해서 대륙의 모든 전력을 동원하다고 해도 가능성은 없습니다, 마몬은 말 그대로 인간의 7대 죄악중 하나인 탐욕, 인간에게 탐욕이 사라지지 않듯이 그 존재가 사라질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
"크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단호하게 말하는 리벨의 모습에 인상을 찌푸리는 카룬이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더 이상 지체했다가는 대륙의 위험이고 뭐고 또 한 번 죽을 위기해 처할 상황이었다.
"할 수밖에 없겠군."
"무슨 방법이 있는 겁니까?"
카룬의 중얼거림을 들었는지 얼굴을 환하게 피며 한 가닥의 희망을 거는 리벨의 눈에 들어온 두 가지의 물건, 자신은 감히 쳐다보지도 못할 자신이 모시는 신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성물들, 라젠의 촛대와 번개의 깃털이었다.
"성물들은 왜?"
"엉덩이 무거운 양반좀 불러낼까 싶어서 말이지"
알송달송한 카룬의 말에 순간 고개를 갸웃거리는 것도 잠시 그 말의 뜻을 알아챈 리벨의 표정은 점점 경악으로 물들어갔다.
"설..설마..,하지만 확실히 전해지고는 있지만 그건 전설상에.."
"직접 실험해 본적도 없잖아, 게다가 그 외에 방법이라도 있어?"
"……."
지금 자신이 하려는 일이 어떠한 일인지 인식하고 있는지 태연한 표정을 유지하는 카룬의 모습에 왠지 모를 답답함이 느껴지는 리벨이었다. 신의 강림, 지금 카룬이 하려는 일은 다름 아닌 신이라는 전능한 존재를 지금 이곳에 불러내려고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에 따른 조건이 부족합니다."
그랬다, 고대의 문헌상에 적혀있는 내용에 따르면 신을 불러내기 위한 조건은 불러낼 신의 분신, 즉 성물들과 불러낸 신의 영체를 담을 그릇이 필요하였다. 지금 카룬이 번개의 교단의 성물 2개를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또 다른 2개는 지금 이곳에 존재하지 않았고 말이 좋아 신의 영체를 담을 그릇이지 웬만한 사람이라면 신의 힘이 닿는 순간 몸이 산산조각이 날것이 분명하였다.
대륙을 뒤지다 보면 어쩌다 특출하게 버틸 수 있는 이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런 이를 찾을 시간도 없었고 허락해줄리도 만무한 상황이었다.
"글쎄?"
말도 안 된다는 리벨의 표정에 무덤덤하게 대꾸한 카룬은 불편한 눈초리로 자신에게 다가오고 있는 한 인물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살아있는 모습을 보니 매우 반갑네요."
"그러게요"
시베르 백작이 있다는 것부터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그다지 보고 싶지 않은 여우 한마리가 자신 앞에 나타나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카룬이었다. 어찌 보면 이 모든 일과 카룬이 이 일에 관련되어 벌린 이유가 지금 자신의 앞에 있는 여인, 미즈네로 인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가지고 있으시죠?"
"물론이죠."
눈빛만 봐도 안다는 듯이 자신의 인벤토리를 열어 카룬에게 두 가지 물건을 건네주는 미즈 네였고 건네주는 물건을 덤덤한 받은 카룬과 달리 경악하다 못해 눈이 빠질 듯이 크게 뜨는 리벨이었다.
시베르 백작이 여기에 왔다는 것은 당연히 셀튼 성을 되찾았다는 이야기였고, 야비한 미즈네가 적들로부터 가장 가치 있을 성물을 갈취 하지 않았을리가 없었다고 확신할수 있었다.
어찌되었든 2개의 성물을 건네받아 카룬의 손안에 번개의 교단의 모든 성물이 모이자 공명하듯 초록빛을 내뿜기 시작하였다. 더붙어 마기에 물들었던 라젠의 눈은 모든 신물이 모이자 정화되듯 원래의 초록빛을 되찾았다.
"이제 하나 남은건가?"
"그 조건 제가 당담하지요……."
마지막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남겨두고 고민을 빠진 카룬의 뒤로 들려오는 왠지 모를 그리운 목소리, 카룬을 비롯한 그 목소리의 주인공에 대해 파악한 리벨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돌렸다.
"제가 꼭 하게 해주십시오……."
칠흑의 갑옷과 검을 가지고 있는 영락없는 다크 나이트의 모습이었지만 벗겨진 투구로 보이는 맑은 눈동자와 갑옷과 반대되는 눈부신 금발은 그가 더 이상 다크 나이트 따위가 아닌 명예로운 번개의 교단의 신전 기사단장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오늘 별로 길지도 않은데 무척이나 오래 걸렸군요.
이번편에 따라 앞으로의 스토리가 완전히 달라질수 있으니까요..
자 그럼...돌아온 신의 기사와 모두 모인 조건, 그 후의 이야기는?
p.s : 좀 억지스럽다 생각하면 그게 맞는거임..(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