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광휘의 성자-166화 (166/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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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장. 조각

대륙 중앙에 위치해 있는 성이며 그 어느 국가에도 속하지 않은 중립 도시에 속하는 셀튼 성, 방금만 하여도 정체불명의 단체와 마수들로 인해 점령당해 있었지만 반나절채 지나지 않아 주인이 본 주인으로 바뀐 셀튼 성이었다. 아름다운 경관으로 관광지로써도 유명했던 셀튼 성이었지만 치열한 전투의 흔적을 보여주듯이 곳곳이 황폐해져 있었고 본래의 성 모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미즈 네로써 허탈한 마음만이 가득했다.

"한명도 빠짐없이 마나 팔찌를 채운 뒤 재갈을 물려 감시하라!, 결코 한눈을 팔면 안 된다!"

"네!"

그런 미즈네 옆에서 부장으로 보이는 남성이 검은 망토를 뒤집어쓴 수십의 인영을 가리키며 명하자 재빨리 부장의 명을 실행하는 병사들이었다. 그들의 정체는 다름 아닌 어떤 방법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수를 소환하고 그 마수들을 조종하였던 실직적인 원흉이었다. 생각보다 많은 수의 마수들이 성안에 존재하고 있었지만 상대는 대륙에 몇없는 7써클 대마법사, 게다가 피나는 훈련을 받은 한 왕국의 정예병들이었다.

약간의 피해를 입기는 했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다시 셀튼 성을 되찾을 수 있었고 재빠른 미즈 네의 판단으로 도망치던 그들을 붙잡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의 신상은 정확한 조사를 해봐야겠지만 범상치 않은 능력을 가진 것은 확실하였기에 온 몸의 마나를 봉쇄하는 마나 팔찌를 채운 뒤에도 감시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미즈네 상단주, 방금 왕성으로부터 연락이 도착했다네."

"왕성으로부터요?"

착잡한 심정으로 셀튼 성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던 미즈 네는 무리한 마나 남용으로 인해 처음 만났을 때보다 몇 십 년은 늙어 보이는 시베르 백작은 말하기도 지쳤는지 자신에 손에 들려있던 두루마기를 미즈 네에게 건네주었다.

연락용 두루마기를 건네받은 미즈 네는 적혀있던 내용을 자세히 읽기 시작하였고 대충이나마 이레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충신이라 소문난 카르페 공작 각하가 왕명을 무시하고 전투에 참여할 정도니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라는 거겠지,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나를 비롯한 이곳에 주둔해 있는 병사들 모두 이레네로 귀환하라는 국왕 폐하의 명도 있었네."

"그렇군요."

셀튼 성을 되찾았고 원흉이라 할 수 있는 조종자들을 붙잡았으니 바룸 왕국의 군대가 없어도 남아있는 상단 호위병들과 용병들로 하여금 셀튼 성을 수습할 수 있었기에 불만 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미즈 네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 석연치 않은 한 가지.

'강력한 마기라…….'

이미 번개의 교단의 실체를 파악한 만큼 그리 놀랄 일은 아니었지만 그 카르페 공작이 왕명을 어길 정도면 시베르 백작의 말대로 보통 일이 아님이 분명하였다. 게다가 그곳에는 자신이 보낸 카룬 또한 있었기에 적지 않아 신경 쓰이는 미즈 네였다.

"그럼 가시죠?"

"?"

"왜 그렇게 멍청히 서계시는 건가요?, 상황이 상황인 만큼 병사들은 나중에 올게 할지라도 왕국의 최대 전력이라 할 수 있는 백작님을 손 빨며 기다릴수는 없겠죠, 워프 마법 진을 사용해서 한발 먼저 가실 생각 아니셨나요?"

"……."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미즈 네의 말투에 더욱 폭삭 늙어지는 시베르 백작이었다. 미즈 네의 말대로 시베르 백작은 병사들보다 한발 먼저 왕국에 당도하라는 왕명이 있었기에 조금의 휴식으로 겨우 모은 마나를 모두 사용해 다시 한 번 워프 마법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었다. 자신 혼자라면 그리 무리없기 가능하겠지만 누가 보아도 같이 가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미즈 네의 모습을 무리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어찌하리.왕명을 무시할 수 없는 노릇이고 이대로 미즈 네를 떼놓고 가는 것도 불가능해 보였으니 자신의 직속 부장에게 군대를 이끌고 왕궁으로 귀환하라는 명을 내리고 다시 한 번 워프 마법 진을 생성시키는 시베르 백작이었고 그런 와중에도 그 어떠한 곳에도 대접받으며 존경받은 7써클 대마법사가 마치 자가용이 된 듯 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공겨……. 아니 막아라!"

"크아악!!!"

"살려줘!"

이레네에 위치한 번개의 교단 교황청 가장 중심에 위치해 있는 교황실 지금 그곳은 말 그대로 아비규환의 상태였다. 그 어떠한 적과 맞선다고 해도 물러서지 말아야할 기사들이었지만 지금 상대하고 있는 적은 상상을 초월하는 존재였다.

"도대체.어쩌다 일이 이렇게 되었단 말이냐."

기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최전방에서 전선을 지키고 있던 카르페 공작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자신 앞에 존재하는 존재에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였다. 그렇게 옆에서 들려오는 처절한 한 성기사의 외침..

"아아..라젠이시여, 어찌하여 성스러운 이곳에 악마가!!"

교황실 중앙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존재, 일단 형체는 인간 같으나 흉악을 뛰어넘어 악마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얼굴상과 겉으로 봐도 단단하기 그지없을 것 같은 칠흑의 갑옷, 무엇보다 양손의 들려있는 거대한 금괴는 그 존재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마몬(Mammom)."

카르페 공작은 자신 또한 알고 있는 그 존재의 이름을 담았다. 마몬(Mammon), 인간의 7대 죄악 중 탐욕에 해당되는 악마이며, 그 옛날 5대교단의 신들이 직접 심판해 봉인되었다는 7대 악마중 하나였다. 탐욕을 상징하는 악마답게 항상 마몬의 손에는 탐욕을 상징하는 금괴에 들려있었고 주변에 있는 모든 것들을 자신의 힘을 바꿀 수 있었다. 물론 탐욕스럽게 그 끝이 없다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게다가."

교황실에 돌입하자 나타나 마몬으로 인해 모두가 혼란 상태에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정신을 차려 마몬에게 대항한 한 남자, 다름 아닌 카룬이었다. 물론 카룬으로써는 마몬이 들고 있던 커다란 금괴에 혹해 무턱대고 달려든 것이지만 그 사실을 알 리 없는 카르페 공작이었다.

하여튼 단독으로 마몬에게 달려들어 전투를 벌인 카룬이었고 상극이라 할 수 있는 속성을 가지고 있었기에 어느 정도 선전을 벌였지만 상대는 신이 직접 나서 심판했을 정도의 힘을 가진 7대 악마중 한명, 단 한 번의 공격에 내팽켜져 구석에 처박혀 꽤 시간이 지난 지금에도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 작품 후기 ============================

본격적인 카룬 사망설...

p.s : 허허.., 바람과 검님 들리시나요?, 내신 떨어지는 절망적인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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