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30 / 0248 ----------------------------------------------
14장. 위험한 협상
"너는 도대체 무어냐"
찰나의 시간이 지나고 어느정도 정신을 차린 로테오가 물어왔다. 아직까지 두려움을 모두 떨쳐내지 못했는지 그의 목소리에는 떨림이 있었다. 대사제로 직위가 승격하면서 자신이 이렇게 무력해진 적은 처음있는 일이었기에 손쉽게 두려움을 떨쳐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카룬입니다, 신을 모시는 사제이죠"
"흐음..."
아까와 같은 카룬의 대답에 낮은 신음성을 흘리는 로테오였다. 여러가지 의문점이 한꺼번에 자신의 머리를 압박하였지만 무엇보다 신경쓰이는 것은 지금 카룬의 손에 놓여져 있는 초록빛 구슬, 옛날 자신이 대사제로 승격할때 신의 인정을 받기 위해 딱 한번 보았던 라젠의 눈이었다. 그리고 그 주변을 밝게 빛추고 있는 초록빛, 자신이 생각했던 타락한 사제라면 절대로 신물을 빌어 이런 빛을 만들어 낼수 없었다.
"로테오님, 당신은 정말 제가 이 신물을 훔쳤다고 생각하십니까?"
"믿고 안믿고를 떠나, 이미 신물이 자네의 손에 들려있지 않은가, 그것만으로 충분한 증거가 아니겠나"
"글쎄요, 제가 듣기로는 교단의 신물은 각 교단의 교황청 지하 깊은곳에서 선택된 수호 기사들로 인해 보호되어진다고 들었는데 아닌가요?"
"그건 자네가 제일 잘 알고있을게 아닌가"
"흠, 그거 이상하군요?, 제가 이 신물을 얻은 곳은 교황청이 아닌 주이루라는 숲에서 어떤 나쁜 놈을 혼내주고 얻은건데요?"
"웃기는 소리, 그 신물은 얼마전까지만 하여도 수호 기사들의 보호로 잘 지켜지고 있었다, 그런데 네놈이 그것을 훔쳐간것이 아니더냐!"
"직접 보셨습니까?"
"뭐?"
"로테오님이 신물이 보호되어 있는 곳까지 직접 가 눈으로 보셨나 말입니다"
"그건...,아무리 대사제인 나라고 해도 교황 성하의 허가가 없으면..."
"당신은 지금 속고 계시고 있는겁니다"
"그 말은... 지금 교황 성하께서 내게 거짓을 말하고 있단 말인가?"
'아차..'
조용한 분노가 담긴 말과 함께 로테오의 몸에서 아까와 같은 거센 신성력이 뿜어져 나오자 인상을 찌뿌리는 카룬이었다. 지금까지 카룬이 맘놓고 이야기를 할수 있었던 이유는 모든 물리, 마법 공격을 무효화 시키는 명광의 효과 덕분이었다. 하지만 현재 명광의 지속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점점 로테오의 힘이 되돌아오고 있었고 순간의 말실수로 분노 상태로 변한 로테오였다.
"냉정히 생각해 보십시오!, 정예 신전 기사와 전투 사제가 수천명이 넘어간다는 교황청에 잡임해 선택된 수호 기사외에는 힘을 쓸수 없다는 곳에 들어가 신물을 훔친다는 것이 정말로 말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럼 너의 손에 있는 그 신물은 도대체 무어야 말이냐!"
"다크니스로부터 얻었습니다"
"뭐?"
카룬의 한마디에 주변을 휘몰아치던 폭풍같은 신성력이 거짓말같이 멈췄다. 그리고 찾아온 정적, 급격한 상황 변화에 재빨리 로테오의 눈치를 살피는 카룬이었다. 기가 막히게도 신성력이 멈춤과 동시에 명광의 지속 시간도 끝이 난것이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한순간에 목숨을 잃을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크니스?"
"네, 주이루 숲에서 무언가 실험을 하고있던 다크니스의 일원을 해치우고 이 라젠의 눈을 얻었습니다"
"....아니야, 아무리 그들이라고 해도.."
로테오또한 다크니스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지 아까와 달리 바로 대꾸하지 못했다. 한참동안 혼자 중얼거리던 로테오는 이내 카룬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그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어떻게 믿지?"
"이 라젠의 눈을 당신에게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제가 훔쳤다면 제가 여기에 올필요도 없었거니와 이렇게 정체를 밝힐 이유도 전혀 없었겠지요"
"크흠.."
너무나 파격전인 제안에 또한번 신음성을 흘리는 로테오였다. 솔직히 카룬의 말이 백번 맞는 말이었다. 혼자는 커녕 설사 한 나라의 군대가 작정하고 온다고 해도 신물을 가지기는 커녕 그 가까이에 갈수나 있을지도 불확실한 상황이었고 괜히 카룬이 제발로 다가와 잡힐려고 자신의 정체를 밝힐 이유도 전혀 없었다. 게다가 라젠의 눈까지 준다고 하지 않는가, 다만 카룬의 말들이 진실이라고 믿기에는 너무나 많은 시간을 교황을 믿고 따라왔던 로테오였다.
"그에 따르는 것은?"
"저를 비롯한 제 동료들의 수배령을 풀어주셨으면 합니다, 이 라젠의 눈을 가지고 간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것라고 생각합니다만?"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다만 자네의 말대로 정말 교황 성하께서..."
차마 입에 올리지 못하겠다는 듯이 뒷말을 흘리는 로테오였다. 하지만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카룬이었다. 어느 누가 자신의 우상과 같은 존재가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면 믿고 싶겠는가..,자신이라도 절대 믿지 못할것이 분명하였다.
"아무리 그래도 교단 전체를 장악하고 있지 않은 이상 라젠의 눈을 가져온 이상 뭐라 더 하지는 못할것입니다, 자 여기..."
카룬이 자신의 손에 있던 라젠의 눈을 건네주자 로테오는 바닥의 무릎을 꿇고 손을 들어올려 인간이 할수 있는 최상의 예로 라젠의 눈을 받았다.
"난 아직 자네를 믿지 못하겠네, 다만 자네의 말이 정말 진실이라면...,자네의 그 힘을 빌리고 싶군.."
"...."
역시 대사제랄까, 어렴풋이 카룬의 특별한 힘을 느낀듯 나지막하게 말한뒤 카룬 뒤에 준비되어 있던 이동 포탈 마법진으로 통해 사라지는 로테오였다. 너무 빠른 퇴장이라는 감도 있지만 로테오같은 신의 추종자가 잃어버린 신물을 찾은 이상 그것을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는것보다 중요할 일은 없을 것이다.
"후우..."
이내 빛무리와 함께 로테오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카룬이었다. 라젠의 눈을 잃기는 했지만 자신의 목슴을 건질수 있었고 잘만 하면 수배령까지 풀수도 있었으니 그리 손해본 장사는 아니였다.
"그나저나 이 녀석들은 도대체 뭐였던거지?"
카룬은 먼지가 되어 사라져버린 인영들이 서있던 자리를 보며 중얼거렸다. 몸놀림을 보면 절대로 신전 기사은 아니였다. 신전 기사들은 신의 축복을 받아 방어력과 각종 저항력은 매우 높았지만 그와 같은 속도를 보이지 못했다, 딱져보자면 암살자, 루스보다 더 숙련된 실력자가 분명하였다.
"뭐 거래를 위해 암살 길드에서 고용한 놈들이었겠지"
정체가 어찌되었든 자신에게 피해는 없었기에 대충 뛰넘긴 카룬또한 마법진을 이용해 이곳을 나갈려는 찰나, 눈 안에 들어온 거래 물품들...
"...."
카룬은 자신도 모르게 아직까지 자신의 손에 놓여져 있는 도장 모양의 열쇠를 한참동안 바라보더니 씨익 미소를 지어보였다. 주인 없어진 물품 가져간다고 뭐라할놈 하나 없었다.
============================ 작품 후기 ============================
저 오늘 잠시 마트에 뭐 사러가다가 500원 주웠습니다!!!!
p.s : 경찰서에 갔다주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