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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0편 - 평원을 향해.
생각보다 강한 탓에 점차 초조함을 느꼈다.
─그르르.
일찍 끝내야 하건만 오히려 밖에서는 언데드들을 소환하느라 야금야금 마나를 소모하고 있었고, 마왕이 소환 직전인 지금 자신은 발이 묶였다.
초조한 것은 아르센 역시 마찬가지였다.
둘 다 서로에게 묶여있는 상태.
"리버스(Reverse)."
아르센이 마나를 사방에 뿌려 상대방의 마나를 흩뜨려 놓아 무력하게 만들었다.
릴리프는 알고 있었다는 듯이 똑같이 힘을 뿌려 대응했다.
"소드 캐논(Sword Canon)."
한 발 늦은 대응탓에 아르센이 접근한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다.
주황빛이 물든 오러가 대포마냥 쏘아져 릴리프의 복부를 강타한다.
쾅!
복부를 감싼 두터운 마족의 외피가 갈라졌다. 뒤로 날라가면서 상처가 아물기 시작했다.
"더 이상 시간 끌 필요는 없겠지."
─그건 나 역시.
날아가는 릴리프를 쫓아 복부에 다시 한 번 검을 꽂아넣는다.
쾅!
충격에 릴리프가 입을 살짝 벌렸다.
휘리릭!
충격에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반쯤 잘린 꼬리로 아르센을 감쌌다.
동시에 입을 쩌억 벌린다.
엄청난 크기로 벌려진 입.
그대로 아르센의 머리를 향했다.
콰곽!
입안에 넣기 직전에 성벽과 부딪히며 다시 무위로 돌아갔다.
"롤링 크러시(Rolling Crush)."
복부에 검을 꽂은채로 마나를 불어넣자 안에서 부터 오러의 칼날에 베이며 갈기갈기 찢겨졌다.
─크아아악!
고통에 찬 신음을 내뱉으면서도 날카로운 양 손톱으로 아르센의 등을 찔러왔다.
텅!
손톱이 갑주에서 퉁겨졌다.
"죽어라. 리버스(Reverse)."
릴리프와 아르센의 주변에 마나가 전부 사라졌다.
즉, 순수하게 둘만 남은 것이다.
─끄으, 크크크. 크흐흐. 마족의 몸을 가진상태에서 우리 둘만 남게 하다니 어리석구나.
아르센은 대답대신 무표정한 눈으로 심장에 칼리엄 소드를 박아넣었다.
[미안하지만 나는 별개야.]
검에 자체적으로 오러가 맺히며 릴리프의 심장을 관통했다.
─……!
동공이 크게 떠진다. 마나를 잃은 시점에서부터 붉게 빛나던 안광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죽어라."
[죽어라.]
두 개의 음성이 동시에 들리며 검이 폭발하듯 강한 빛을 내었다.
번쩍!
내성 전체가 빛으로 가득했다.
성벽 위에 있던 테이티 아베노 조차 후드를 깊게 눌러쓰며 빛을 피했다.
그리고 빛이 사라졌을 때에 서 있는 것은 아르센 하나였다.
"끄으으……."
인간으로 돌아온 릴리프.
그가 허망한 눈동자로 자신의 손을 바라본다.
"아직까지 살다니. 질긴 놈이군."
허나, 이제는 볼 것도 없다는 듯이 등을 돌린다.
몸에서 아무런 마나의 힘도 느껴지지 않았다.
더 이상 마법도, 소환술도 쓰지 못할 것이다.
"어어……."
그런 상황에서 테이티 아베노가 나타났다.
"비록 힘을 잃었다해도 손속에 자비는 있을 수 없네."
테이티 아베노가 스테프를 들어 릴리프에게 겨눴다.
릴리프의 피부가 점차 노화되는가 싶더니 주름이 깊게 패인다.
멋스러운 중년에서 순식간에 노인으로 변한 것이다. 예기치 못한 일에 당황한 것은 테이티 아베노 역시 마찬가지였다.
릴리프가 허망한 웃음을 지었다.
"어리석기는. 이미 마왕이 강림을 시작한 이상 중간계에 있는 모든 흑마법사와 어둠의 마나를 쓰는 언데드들은 마왕에게 권속된다. 라이프 캐슬이 깨져도 마왕을 죽이지 않으면 난 결코 죽지않아. 크크크."
릴리프의 몸에 불이 붙었다.
화르륵!
순식간에 재로 변하더니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르센이 읊조렸다.
"마왕을 죽이면 끝나겠군."
"……."
테이티 아베노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부대를 이끌고 서쪽으로 가면 될 것이네. 서쪽에는 넓다란 평원이 하나가 나올것이야. 전투가 쉽고 마왕이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마법진의 좌표를 그곳으로 옮겼다네."
그것이면 충분하다는 듯 열려있는 내성문을 나섰다.
"그러면 조금 있다 보도록 하지."
테이티 아베노가 마법을 이용해 사라진다.
아르센이 밖에 대기하던 말에 올라탄다.
"크리프, 조금만 기다려라."
* * *
쇄액!
Hooke의 검이 보르고스의 오른 귀를 노렸다. 하지만 손쉽게 피한 후에 Hooke의 목에 검을 찔러 넣는 보르고스.
바로 옆에 있던 미소의 검이 보르고스의 검로를 막았다.
퍽!
발로 보르고스의 옆구리를 밀었다.
중심을 잃은 보르고스가 한 바퀴 돌며 검을 휘두르자 오러의 칼날이 둘이 있던 곳을 초토화 시켰다.
미소와 Hooke가 동시에 침을 꿀꺽 삼켰다.
"아이스 크레센트(Ice Crescent)."
보르고스가 달려올때 미소의 검에 얼음이 맺히는가 싶더니 날카롭게 초승달모양으로 보르고스를 공격했다.
쩌엉!
보르고스가 검조차 사용하지 않고 손날로 기술을 깨버렸다.
Hooke가 자세를 극도로 낮춘 상태에서 개구리가 뛰어오르듯 뜀을 뛰며 검을 위로 쳐올렸다.
"검포(劍砲)!"
엄청난 힘과 속력에 일반인이라면 보지도 못하고 죽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빈폴 가의 초대 가주이며 그랜드 마스터. 비록 지금은 어비스 나이트가 되었다지만 일신의 힘 조차 잃은 것은 아니었다.
보르고스의 몸에서 마나가 뻗어지는가 싶더니 Hooke와 미소의 마나가 흩어졌다.
그랜드 마스터의 비기.
마나 장악이다.
"헉!"
중심을 잃은 Hooke가 당황하며 뒤로 물러서려했다.
보르고스의 검은 그가 물러서기 전에 다다를듯이 빨랐다.
턱.
검이 Hooke의 심장에 닿았다. 그렇지만 생각했던 일이 일어나지 않고 큰 이변이 일어났다.
검에 힘이 없는 것이다.
털썩.
그대로 힘을 잃고 쓰러졌다.
"어, 어찌."
당황하고 있을때 거대한 그림자가 둘을 가렸다.
두 명이 고개를 들었다.
아르센이 무표정한 눈으로 내려다보았다.
"가자. 허졉들."
"……."
"……."
Hooke가 입을 연다.
"릴리프가 죽었군요."
아르센이 고개를 저었다.
"다시 태어날 것이다. 마왕을 죽여야만 끝이 난다. 가자."
"충."
"충."
주변에 있던 언데드들이 쓰러졌다.
그것은 드로이드 역시 마찬가지.
상대하던 페르모르그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아르센을 쳐다본다.
당당하기 그지 없었다.
자신은 드로이드를 상대하는 것도 벅찬데 저자는 릴리프를 처리하고 온 것이다.
"……너희도 갈 것인가."
그 물음에 페르모르그가 억지로 일어나며 고개를 끄덕인다.
옆에 레샤드가 선다.
"물론입니다. 저희도 끝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처음 휘젠가르트 성에서 봤던 치기어린 꼬마가 아니었다.
이제는 당당한 한 가문의 가주였다.
아르센이 고개를 살짝 끄덕인다.
"가자."
* * *
까강!
폐루와 샤르피가 엄청난 속도로 맞부딪혔다.
불과 몇 분 동안 수 십합을 겨룰 정도로 스피디한 전투속도였다.
뒤에 있던 벨렌시아와 이지빈이 입을 쩍 벌린채 쳐다만 봤다.
"이것이 소드 마스터인가."
"저희로써는 차마……."
진중하고 무거운 검을 쓰는 빈폴 가와는 다르게 빠르고 가벼운 검을 쓰는 조아드 가는 엄청난 쾌검을 쓴다.
그것이 조아드 폐루.
붉은 사냥개라고 불린 폐루이다.
그리고 블루윈드 기사단에서도 쾌검이라고 소문난 3기사단장 샤르피.
둘이 부딪히니 엄청난 난타전이 되어버렸다.
콰과과!
스킬을 쓸 엄두도 내지 못했다.
엄청난 오러 블레이드가 잔상을 남기며 수 없이 부딪힌다.
둘이 부딪히는 충격파에 제법 넓직한 거리를 둔채 구경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우와아아아─!
그때 사방에서 함성이 들린다. 이지빈이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살폈다.
성벽 위에서부터 모든 곳까지 함성이 파도가 밀려오듯 퍼졌다.
"이게 무슨……."
그 순간 앞에서 전투를 벌이던 기사단과 기마대 앞에 있던 수 많은 언데드들이 힘 없이 쓰러진다.
"설마?"
이지빈의 시선이 내성을 향했다.
다그닥.
옆에서 들리는 말발굽소리와 덮치는 그림자에 벨렌시아와 이지빈의 시선이 자연스레 그쪽으로 돌아갔다.
"아……."
아르센이 서 있었다.
순간 중앙에서 들리던 난타도 끝이 났다.
폐루가 힘이 풀린채 그대로 쓰러진 것이다.
엄청난 속도에 비록 데스 나이트이지만 곳곳에 기스가 나고 상처가 그득했다.
데스 나이트부터 해서 언데드들이 전부다 재가되어 사라졌다.
샤르피가 아르센을 발견하고 바로 무릎을 꿇었다.
"블루윈드 제 3기사단장이 총단장님을 뵙습니다."
"시간이 없다. 준비하라."
"충!"
샤르피가 말에 올라타고 손을 들자 순식간에 도열했다.
지켜보던 기마대가 침을 꼴깍 삼켰다.
지켜보기만 해도 엄청난 위압감이 느껴지는 탓이다.
아르센이 선두에서자 1기사단부터 주욱 늘어선다.
"우리의 목표는 마왕이다. 크리프 혼자 놀게 냅둘수는 없지.
그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아르센이 입가에 미소를 떠올렸다.
"가자."
아직 하늘은 중천에 떠 있었다.
시간은 충분했다.
기사단의 뒤로 수 만의 병력이 뒤따랐다.
그리고 남 네그얼 성을 점령한 남부 연합군 역시 아르센의 병력에 뒤 따라왔다.
총 병력 14만 6천 7백명.
보급병력까지 합치면 20만이 넘는 엄청난 대병력이었다.
그런 대병력이 평원을 향해 모이고 있는 것이다.
============================ 작품 후기 ============================
작가의 말 : 끝을 향해
다음 작품은 [태양 아래서]입니다.
노블레스입니다^^ 게임소설입니다ㅎㅎ
가족의힘님 죄송합니다ㅠㅠ 아무래도 제가 성급하게 적은 듯 하네요ㅠㅠ 저는 몰랐는데 댓글보고 알았습니다ㅠㅠ 수정하겠습니다^^
달의소리님 감사합니다^^
DaysofDoom님 저야 봐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ㅎㅎ
소설은 판타지님 음.. 저도 가족의힘님께서 지적해주셔서 알았어요ㅠㅠ 수정하겠습니다^^
dkssid00님 저도 새벽반... 고쳐야 하는데...
이지빈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강하게 해드리겠습니다.
꾸느님 저는 이질적인거 못느꼈는데 다른 분들 덕분에 다시 보니까 이상하더라구요ㅠㅠ
유레로님 ㅋㅋㅋㅋㅋㅋㅋㅋ그니까요ㅋㅋㅋ 그래서 오늘 죽여버렸습니다ㅋㅋㅋㅋ
kig13님 넵! 바로바로 연재해 드리겠습니다^^
속쫍이님 저야 항상 와주시니까 감사할 뿐이죠ㅎㅎ 매일 보니까 좋죠ㅎㅎ
암무룡님 ㅋㅋㅋㅋㅋㅋㅋㅋ잘 등장 안하는 에고소드니뮤ㅠㅠ